왜 아직 일본 드럭스토어엔 없을까 — 그런데도 잘 팔리는 이유


일본 마쓰모토키요시·돈키호테 같은 대형 드럭스토어·버라이어티숍 매대를 둘러보면, 아직 한국발 '노글루' 속눈썹을 상시 진열해둔 곳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온라인에서는 이미 한국 노글루 속눈썹이 카테고리 1위를 다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진열대보다 스마트폰 화면이 먼저 반응한 셈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K-뷰티 인기를 배경으로 '노글루' 속눈썹이 아이메이크업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일본에서 붙임속눈썹은 '파티나 촬영 때만 꺼내는 특별한 아이템'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출근·등교 전 짧은 시간에 완성하는 데일리 아이템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일본 아이메이크업 시장 전반의 흐름 변화가 있다. Mordor Intelligence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인조속눈썹 시장은 2025년 약 23억1000만 달러에서 2031년 약 33억 7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연평균 6.24%)이며, 특히 온라인 채널은 연평균 7.11%로 오프라인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붙임속눈썹은 더 이상 미용실·전문 매장에서만 사는 특별한 물건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후기를 보고 바로 담는 일상 소비재로 진화하고 있다.


즉, 지금 일본 시장은 '오프라인엔 아직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이미 검증이 끝난' 과도기에 있다. 이는 한국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다. 오프라인 진열대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에 온라인에서 먼저 팬덤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아닌 ‘자연스러움’을 사는 한국 속눈썹


최근 일본 아이메이크업 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헬시&시어(healthy&sheer)'다. '건강해 보이면서도 살짝 비치듯 투명한' 느낌을 뜻하는 이 조합어처럼, 일본 아이래시 업계 정보 매체는 "2026년에는 속눈썹 밀도를 빽빽하게 채우기보다, 일부러 '틈'과 '투명감'을 만들어 눈동자에 빛이 들어오는 반짝이는 눈매를 연출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접착제를 바르고 눈두덩 위에 얹던 예전 방식 대신, 족집게로 집어 내 속눈썹 아래에 살짝 붙이기만 하면 완성되는 노글루 방식이 이 흐름과 정확히 맞아떨어진 것이다.


일본 뷰티 리뷰 플랫폼 LIPS에는 한국 브랜드 오리오(Ollio)를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접착제가 필요 없는, 완전히 새로운 붙임속눈썹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상륙했다"는 반응과 함께, "몇 가닥씩 내 속눈썹에 덧대는 느낌이라 자연스럽고 시간이 확 줄었다"는 후기가 176건 넘게 달렸다.


구분

기존 방식

노글루 방식

부착 방법

접착제를 발라 자연 속눈썹 위에 부착

밴드에 접착 성분이 미리 발라져 나와, 족집게로 바로 부착

소요 시간

접착제 건조 대기 필요

즉시 부착, 1분 컷

자연스러움

다소 인위적인 인상

내 속눈썹처럼 자연스러운 마무리

재사용

글루 찌꺼기를 리무버로 제거·세척하면 3~5회까지 재사용 가능

접착력을 다시 살릴 수 없어 대부분 1~2회 사용 후 소모품처럼 버려짐(마그네틱 타입은 예외)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정리]

한국 속눈썹 시장은 ‘유행을 상품화하는 시장’


한국 노글루 속눈썹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빠른 디자인 회전이다. 한국에서는 K-팝 아이돌 메이크업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 몇 주 안에 관련 디자인이 제품화된다. 굵고 진했던 '망가 속눈썹(K-아이돌 다발감)'이 2026년에는 훨씬 얇고 섬세한 '마이크로 다발감'으로 빠르게 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 아이래시 살롱들도 이 흐름을 따라 시술 메뉴판에 아예 '한국풍'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다.


즉, 한국 기업은 제품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움', '시간단축', 'SNS 화제성'이라는 가치 자체를 상품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기획력과 디자인 회전 속도는 일본 로컬 브랜드에서는 보기 어려운 한국 시장만의 경쟁력이며, 일본 소비자와 바이어가 지속적으로 한국 속눈썹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대 없이도 1위, 온라인이 먼저 증명한 수요


일본 대형 이커머스 큐텐재팬(Qoo10 Japan)에서는 이미 여러 한국 노글루 속눈썹 브랜드가 실제 판매 순위로 반응을 증명하고 있다.


브랜드/제품

특징

마담래쉬(Madame 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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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인증 노글루 속눈썹.

2026년 4월 큐텐재팬 입점 직후 속눈썹·포인트메이크업 부문

동시 1위(5일 연속)

깜빡(CCAMBBAK/カンパ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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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가닥 속눈썹 원조 브랜드, 일본 전용 공식 SNS 운영, 큐텐재팬 메가와리마다 '한국아이돌풍' 프로모션 진행

오리오(Ol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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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글루 붙임속눈썹·네일 브랜드, 일본 공식 사이트(ollio.jp) 오픈하며 정식 진출

꽁래시(KKONG 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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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착제 불필요 다발감 부분 붙임속눈썹, 전용 족집게 세트 구성

코린코(コリン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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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포인트(부분) 붙임속눈썹 메이커, 10~11mm 길이로 화려함은 살리고 티는 안 나게

[자료: 각 브랜드 홈페이지·SNS,, KOTRA 도쿄무역관 작성]


이 중 가장 최근 판도를 흔든 것은 마담래쉬의 사례다. 지난 4월 29일 큐텐재팬에 제품 모음전 페이지를 오픈한 직후 속눈썹 부문과 포인트 메이크업 부문에서 동시 1위를 5일 연속 기록했다.


일본 뷰티앱 LIPS가 10~50대 2,027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K-뷰티 카테고리에서 "딱히 정해둔 브랜드가 없다"는 응답이 24.5%에 달했다. 즉 "어느 브랜드냐"보다 "지금 후기가 좋고 SNS에서 화제냐"가 구매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본 소비자의 약 78%는 화장품을 살 때 Qoo10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는데, 마담래쉬·오리오·꽁래시가 가장 먼저 자리 잡은 곳도 바로 이 채널이다.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알리·테무발 노글루 속눈썹에 대한 불안감도 감지된다. "눈 가까이 붙이는 접착제 성분에 대해 최소한의 인증도 없이 파는 초저가 직구 제품은 못 믿겠다, 차라리 조금 비싸도 정식 유통 제품을 사겠다"는 후기가 한국 뷰티 커뮤니티에서도 다수 확인된다. 정식으로 수입된 한국 제품이 '안전하고 인증된 K-뷰티'라는 이미지를 잘 심는다면, 이 틈새를 공략할 수 있다.

다음 정거장은 오프라인 – 팝업으로 확인된 확산 시그널


온라인 순위만으로는 실제 오프라인 수요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도쿄 현지에서는 이 우려를 뒤집는 장면이 포착됐다. 마담래쉬는 8월말 시부야109에서 노글루 속눈썹 무료 체험' 팝업을 열었는데, KOTRA 도쿄무역관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부스 앞은 체험을 기다리는 인파로 통로까지 대기줄이 형성돼 있었다. 아직 상시 오프라인 매대에 정식 입점한 사례는 많지 않지만, 이러한 팝업 반응은 온라인에서 쌓인 수요가 오프라인으로 옮겨가는 초기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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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촬영]


현지 바이어가 보는 진짜 반응


화장품 및 생활잡화 수입업체 T사의 K상은 도쿄무역관 담당자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노글루 속눈썹과 일본 시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Q1. 최근 한국의 노글루 속눈썹의 일본 내 반응은 어떠한가요?

폭발적인 초기 반응을 지나, 이제는 주류 트렌드로 안착하는 단계입니다.

일본의 Z세대와 2030 여성들 사이에서 SNS(틱톡, 인스타그램)를 중심으로 '속눈썹 붙이기 혁명'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존의 풀을 사용하는 속눈썹은 '어렵고 귀찮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한국의 노글루 제품은 쉽게 붙일 수 있고,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에게 딱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Q2. 귀사는 왜 한국의 노글루 속눈썹에 주목하시게 되셨나요?

압도적인 기술력과 트렌드를 선호하는 스피드 때문입니다.

일본에도 속눈썹 시장은 아주 큽니다. 하지만 기존 일본 제품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글루 방식을 고수하거나, 노글루 제품이 있어도 밴드가 두껍고 무거운 편이었습니다. 반면 한국 제품은 접착제의 안전성과 초경량 밴드 기술이 결합되어 있어 경쟁력이 확실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한국 기업 특유의 빠른 제품 개발 속도와 세련된 패키징 디자인이 일본 젊은 층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Q3. 한국과 일본의 노글루 속눈썹의 차이가 뭘까요?

가장 큰 차이는 ‘디자인의 디테일’과 ‘접합부의 기술력’이라는 생각입니다.

일본 제품은 대개 풍성하고 화려한 '갸루' 스타일의 전통이 남아있는 반면, 한국 제품은 가닥가닥 살아있는 '아이돌 속눈썹' 스타일(가닥 속눈썹)이 중심입니다. 이 점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한국 제품은 접착제 역할을 하는 '압착 겔'이 매우 얇고 투명하면서도 유지력이 좋습니다. 일본 제품은 고정력은 좋으나 접착 부위가 다소 두꺼운 경향이 있는데, 한국은 이 기술적 밸런스를 아주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Q4.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노글루 속눈썹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더 다양한 ‘내추럴 디자인’과 ‘가성비’입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메이크업을 했을 때 '나 속눈썹 붙였다!' 하고 티가 나는 것보다, 원래 내 속눈썹이 길고 예쁜 것처럼 보이는 '내추럴함'을 추구합니다. 또 매일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보니 한 패키지당 들어있는 피스(piece) 수가 더 많거나, 가격 부담을 낮춘 대용량 가성비 제품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습니다.


Q5. 일본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에게 해 주실 조언은?

일본의 약사법(약기법) 준부와 ‘친절한 설명서’에 신경 써주세요.

일본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한 번 신뢰를 얻으면 롱런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첫째로, 눈에 닿는 제품인 만큼 접착 성분의 안전성 입증과 철저한 성분 검사가 필수입니다. 둘째로, 일본 소비자들은 제품 사용법을 아주 꼼꼼하게 읽습니다. 한국어 직역이 아닌, 정확하고 친절한 일본어 튜토리얼(동영상 QR코드 포함 권장)을 패키지에 구성하는 것이 반품률을 낮추고 재구매율을 높이는 핵심 비결입니다. 현지 바이어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일본 한정 디자인 등을 기획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지금 준비해야 할 것들


한국 노글루 속눈썹 시장은 빠른 디자인 회전과 SNS 기반 마케팅을 강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오프라인까지 판매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먼저 규제 측면에서, 속눈썹 본품은 대부분 일본 약사법(약기법)상 잡화(雑貨)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규제가 가볍다. 다만 밴드에 접착 성분이 이미 코팅돼 나오는 노글루 속눈썹은 접착제가 일체화된 소재이므로, 코팅 성분 자체의 피부·점막 안전성(자극성, 알레르기 유발 물질 포함 여부)을 사전에 검증하고 이를 제품 표시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된다.


또 채널별로도 접근이 달라야 한다. Qoo10·라쿠텐 등 온라인 채널은 메가와리 세일과 후기 노출이 핵심이고, 다이소·돈키호테 등 버라이어티숍은 저가 입문용 라인이 유효하며, LIPS·@cosme는 초기 체험단·리뷰 시딩이 필수적이다. 팝업 스토어는 온라인 팬덤을 오프라인 구매로 전환시키는 가교 역할을 하는 만큼, 정식 입점 전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본인의 눈매(눈 크기, 속눈썹 밀도, 눈꺼풀 형태)에 맞춘 컬·길이·곡률 조정과, PL(제조물책임)보험 가입·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 관리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시사점


한국 노글루 속눈썹은 단순한 한류 상품이 아니다. 빠른 디자인 회전력과 자연스러움, 시간 단축이라는 차별화된 가치가 결합되며 일본 아이메이크업 시장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붙임속눈썹은 '화려한 이벤트용 아이템'에서 '바쁜 아침을 절약해주는 데일리 눈매 케어템'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마담래쉬의 Qoo10 1위 사례처럼 한국 중소기업도 후기·SNS 노출만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구조다.


무엇보다 지금은 일본 오프라인 매대가 아직 한국 노글루 속눈썹으로 채워지기 전 단계다. 온라인에서 검증된 수요가 시부야109·유라쿠초 마루이 팝업에서 확인된 실제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오프라인 상시 입점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 지금이 브랜드 인지도를 선점할 적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에게 일본은 단순한 수출시장이 아니라, 접착제 대체 기술과 디자인 기획력을 앞세워 온라인에서 먼저 팬덤을 만들고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전략시장이다. 다만 접착제 성분 표시, 광고 문구의 약기법 준수, 품질 인증을 통한 저가 직구 제품과의 차별화는 반드시 함께 준비해야 할 과제다.



자료: Mordor Intelligence, Qoo10 Japan, LIPS, 마담래쉬·깜빡·오리오·꽁래시·코린코 공식 홈페이지 및 SNS, KOTRA 도쿄무역관 현장조사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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