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수입금지, 관세 통제로 전환 추진
에티오피아가 2024년 1월부터 시행해 온 내연기관차 수입금지 조치를 완화할 전망이다. 현지 매체 Wahid Business News는 2026년 8월 31일 에티오피아 각료회의가 내연기관차에 대한 직접 수입금지를 관세 기반 수입 통제로 대체하는 방침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카사훈 고페(Kassahun Gofe) 무역지역통합부 장관은 이번 조치가 WTO 가입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며, 전기차 전환 정책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WTO 가입 협상이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2026년 4월 22~23일 열린 제7차 WTO 가입작업반 회의에서 WTO 규범에 맞지 않는 수입제한 조치의 철폐 현황을 보고했다. 당시 카사훈 장관은 헌옷 수입금지를 관세 부과로 대체한 선례를 들며, 내연기관 자동차와 삼륜차에도 가입 전에 같은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3년 가입을 신청한 에티오피아의 WTO 협상은 최종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9월 23일 에티오피아 국영통신(ENA) 보도에 따르면, 무역지역통합부는 17개국 중 11개국과 양자 협상을 마쳤고 6개국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BRICS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도 에티오피아의 WTO 가입 지지가 명시됐다. 당시 보도는 관계 기관이 30일 이내에 세부 시행규칙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침 발효 전까지 기존 수입제한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6년 10월 5일 확인한 공개자료만으로는 후속 지침의 공표·발효 여부와 구체적인 적용 조건을 확인하기 어렵다.
전면 개방보다는 관세·환경 기준으로 수입 억제할 듯
이번 조치가 내연기관차 시장의 전면 개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금지 이전 시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높은 관세와 각종 재정 조치로 내연기관차 수입을 억제하면서 전기차의 가격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무역지역통합부 국제무역 협상 담당자인 타게스 물루게타(Tages Mulugeta)는 지난 5월 The Reporter와의 인터뷰에서 수입제한을 해제하더라도 과거의 수입 구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환경 관련 조치와 과세 등 내연기관차 수입을 억제할 대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TO는 수입금지와 수량제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지만 일정한 예외를 인정한다. 관세는 가입 협상에서 정해지는 양허 수준과 관련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환경·기술 규제도 비차별성과 불필요한 무역제한 방지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에티오피아가 도입할 관세와 환경 요건의 WTO 규범 합치성은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운용에 따라 판단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WTO 가입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관세와 환경 기준을 통해 내연기관차에 대한 사실상의 진입장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수입금지 이전에도 내연기관차에는 관세와 각종 내국세가 중첩 부과돼 왔다. 특히 소비세는 2023년 개정 소비세법(Proclamation No. 1287/2023)에 따라 신차와 중고차를 구분하고 배기량과 연식별로 차등 부과된다. 향후 관세와 내국세를 포함한 총세부담 및 환경 요건이 어떻게 정해지는지에 따라 실제 수입 확대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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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세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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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
HS코드·차종 등에 따라 차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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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세(Excise Tax) |
10~500%(순수 내연기관 승용차, 배기량·연식별 차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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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세(VAT)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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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세(Surtax)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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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징수세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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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세목별 과세표준이 다르고 일부 세금은 앞선 세금을 포함한 금액에 부과되므로 세율을 단순 합산한 값이 실제 부담률은 아님. 향후 수입 재개 시 적용 세율과는 다를 수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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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wC, EY 등
지난 2년간 중국계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조립 생태계 형성
수입금지 이후 에티오피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정부는 2022년부터 전기차 수입과 현지조립을 지원하는 차등 관세 및 세제 혜택을 도입했다. 도입 당시 전기승용차 관세는 완성차(CBU) 15%, 반조립(SKD) 5%, 완전분해(CKD) 키트 면제였으며, 부가가치세·소비세·추가세 면제도 마련됐다. 다만 실제 적용 세율과 면제 요건은 최신 관세 고시를 기준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5년에는 내연기관 승용차·삼륜차·이륜차의 일부 SKD·CKD 키트로 수입제한 대상이 확대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2026년 2월 Bloomberg가 에티오피아 정부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전체 운행 차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수입금지 도입 전 1% 미만에서 약 6%로 높아졌다. 현지 조립라인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BYD, 창안(Chang'an), JAC, GAC 등 중국계 기업들이 현지 수입업체와 손잡고 업체별로 판매, 현지조립 및 충전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2월 보도 당시 전기차 조립공장은 17곳이며, 정부는 2030년까지 60곳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세 체제로 바뀌더라도 지난 2년간 형성된 전기차 수입·조립·유통 생태계가 단기간에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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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현지 파트너 |
진출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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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
모엔코(Moenco) |
2024년 12월 공식 출시. 출시 당시 순수 전기차 5종 공개, 쇼룸·A/S센터 개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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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안(Chang'an) |
현지 딜러 |
현지 딜러를 통해 벤벤 E-Star 등 판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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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 |
탐린 모터스(Tamrin Motors) |
전기차 수입 판매 및 현지조립 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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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C |
화젠그룹(Huajian Group) |
2025년 5월 공식 진출, 판매·충전망 확대 및 KD 조립 계획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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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 골든드래곤 |
벨라이네 킨디에 그룹(BKG) |
BKG의 전기 미니버스 현지조립에 부품 공급 및 기술진 참여 |
자료: Bloomberg 등
한국 기업도 전기차 현지조립 사업 추진
이런 가운데 한국 기업의 전기차 현지생산 사업 추진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기업 K사는 2026년 9월 에티오피아 B&C 매뉴팩처링 그룹, 국내 물류·엔지니어링 기업 Y사와 현지 조립생산(KD)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건설과 알루미늄 제조업을 영위하는 B&C가 공장 부지와 인프라를 확보해 생산시설을 짓고, Y사가 공장 설계와 기술 컨설팅, 생산설비 공급을 맡으며, K사는 전기 SUV와 픽업 등 전기차를 연간 1,000여 대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조립공장은 2026년 10월 착공해 2027년 상반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현지 생산 차량은 에티오피아 내수뿐 아니라 소말리아, 케냐, 우간다, 르완다, 지부티 등 동아프리카 주변국으로도 수출될 예정이다.
COP32 개최 앞두고 친환경 정책 기조 강화 전망
에티오피아는 2027년 11월 아디스아바바에서 제3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2)를 개최한다. 2025년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에서 아프리카그룹의 지지를 받아 개최국으로 확정됐다. 아비 아메드(Abiy Ahmed) 총리가 직접 국가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으며, 정부·민간·시민사회 등을 포함해 6만~8만 명으로 예상되는 참가자가 방문할 전망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 9월 에티오피아의 COP32 준비에 대한 유엔의 지원 의사를 재확인했다. 개최국으로서 기후·환경 분야의 정책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아비 총리는 9월 BRICS 정상회의에서 COP32에 대비한 회원국 간 기후 의제 조율 트랙 신설을 제안했고, 에티오피아 정부는 같은 달 뉴욕 기후주간을 계기로 저탄소 혼합시멘트 확대를 위한 국제 공동행동(Blend Better Cement)에 참여했다. 아디스아바바 상공회의소(AACCSA)도 녹색성장센터를 통해 기업의 환경 대응과 녹색금융 접근을 지원하고 있다.
교통 부문에서도 전기차 전환과 배출가스 관리 강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알레무 시메(Alemu Sime) 교통물류부 장관은 9월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2026 노르딕-아프리카 EV 서밋'에서 수입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녹색 교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2026년 9월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아디스아바바에서 배출가스 검사를 받은 대중교통 차량 410대 중 47%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당국은 기준 미달 차량에 일정 기간 내 정비를 요구하는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입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 불안도 전기차 전환 정책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COP32를 앞두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에티오피아가 친환경 교통정책을 지속할 유인이 크다. 향후 내연기관차 수입이 허용되더라도 배출가스 기준 등 환경 요건이 함께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사점
내연기관차 수입 규제 완화가 곧 시장의 전면 개방을 뜻하지는 않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관세와 환경 기준을 통해 내연기관차 수입을 계속 억제할 것으로 보이며, WTO 관련 의무를 충족하는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내연기관차 수입규제의 관세 체제 전환이 추진되더라도 실제 시장 접근성은 적용 세율, 대상 차종, 연식 및 환경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관련 기업은 수입허용 여부와 시행일을 공식 지침으로 확인하고, 관세와 내국세를 포함한 총세부담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현지조립 확대 계획과 충전 인프라 수요를 바탕으로 부품·설비·충전 서비스 사업 기회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공장 확대 목표를 확정 수요로 간주하기보다, 개별 사업의 추진 단계와 현지 업체의 조달 구조를 확인해 공급 가능한 품목을 발굴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대금 결제 조건과 외환 조달 가능성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자료: 에티오피아 무역지역통합부, 에티오피아 교통물류부, WTO, UNFCCC, The Reporter, Wahid Business News, Fana Media Corporation, Bloomberg, 기업 보도자료 및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