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웰니스(Wellness)’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웰니스란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상에서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운동이나 식단 관리 등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수면, 스트레스 관리, 명상, 정신적 안정 등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다양한 분야가 웰니스 산업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웰니스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피트니스 센터나 건강식품뿐만 아니라 명상과 수면을 돕는 디지털 콘텐츠, 착용형 건강관리 기기, 스트레스 관리 서비스, 비대면 상담, 기업의 임직원 심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분야가 웰니스 산업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다.
이처럼 호주의 웰니스 산업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웰니스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 GWI)가 2026년 발표한 ‘글로벌 웰니스 경제 국가 순위(Global Wellness Economy: Country Rankings)’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웰니스 경제 규모는 2023년 약 1,272억 달러에서 2024년 약 1,410억 달러로 10.9% 증가했다. 2024년 기준 호주는 세계 9위의 웰니스 경제 규모를 기록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중국·일본·인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한편, 호주의 1인당 웰니스 경제 규모는 5,184달러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마음건강이 주목받는 배경
마음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일상 속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자리하고 있다. 호주 통계청(ABS)의 2025년 일반사회조사(General Social Survey)에 따르면, 15세 이상 호주인의 9%가 심리적 스트레스 수준에서 ‘매우 높음(Very High)’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34%는 일상생활에서 항상 또는 자주 시간에 쫓긴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지표는 일상 속 시간적 압박과 심리적 스트레스가 호주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로 관리하는 마음건강
호주의 마음건강 분야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디지털 서비스의 확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음건강 관련 서비스 역시 일상에서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서는 웹사이트, 모바일 앱, 웹채팅, 온라인 커뮤니티, 전화 및 문자 등을 통해 상담, 교육, 예방부터 회복 지원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25년 2월 호주 정부는 디지털 정신건강 프로그램(Digital Mental Health Program)을 바탕으로 총 1억 3,520만 호주달러(약 9,444만 미달러) 규모의 지원을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12개 주요 서비스가 디지털 및 온라인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2026년 1월에는 무료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인 ‘메디케어 정신건강 체크인(Medicare Mental Health Check In)’이 출범했다. 이 서비스를 활용해 이용자는 온라인 자가관리 도구와 함께 전화나 화상을 통해 훈련된 전문가가 제공하는 저강도 인지행동치료(LiCBT)를 이용할 수 있다. 호주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디지털 기술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개인의 일상 속 정신건강 지원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료: Medicare Mental Health Check In 공식 홈페이지]
현지 전문가가 보는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
KOTRA 시드니 무역관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정신건강·심리 분야의 정책, 연구, 상담 및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 S씨와 인터뷰를 진행해 호주에서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가 확대되는 배경과 역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S씨는 호주 정부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배경으로 정신건강 서비스 수요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공급과 비용 부담, 지역적 거리 등으로 인한 접근 장벽을 꼽았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2024~2025년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했던 사람 가운데 34.4%는 적어도 한 차례 치료 이용을 미루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S씨는 무료 디지털 서비스가 비용이나 지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에 대한 낙인, 사생활 보호에 대한 우려, 문화적으로 적절한 지원 부족 등으로 기존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추가적인 지원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역할에 대해서는 기존 대면 상담을 대체하기보다 이를 보완하는 추가적인 선택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직접 상담을 받기 어렵거나 대면 방식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 활용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디지털 지원과 대면 치료를 함께 제공하는 ‘혼합형 지원(Blended Care)’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씨는 향후 디지털 서비스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서비스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이용자가 실제로 겪는 접근 장벽을 파악하고 디지털 지원을 기존 정신건강 서비스 체계와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서비스 제공자가 근거 기반 지침을 활용해 디지털 프로그램을 기존 상담·치료 방식과 적절히 결합한다면 이용자에게 보다 다양한 지원 방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점
호주 웰니스 시장은 운동과 식단 등 신체 건강 중심의 영역에서 수면, 스트레스 관리, 정신적 웰빙 등 일상적인 마음건강 관리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정부가 디지털 정신건강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소비자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마음건강 관련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전문적인 정신건강 상담이나 치료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면·명상 콘텐츠,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착용형 건강관리 기기, 디지털 자기관리 서비스, 기업 임직원 대상 웰니스 프로그램 등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 기업 역시 전문적인 치료 영역 외에도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수면·스트레스 관리·명상·생활습관 관리 등 일상적인 웰니스 분야를 중심으로 호주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해볼 만하다.
다만 마음건강과 관련된 서비스는 일반적인 웰니스 상품에 비해 신뢰성과 안전성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제공하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호주 소비자의 생활방식과 이용 환경을 고려해 콘텐츠와 사용자 환경을 현지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서비스 효과에 대한 근거, 이용자 안전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질환의 치료나 증상 개선 효과를 표방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웰니스 서비스와 적용되는 규제 범위가 달라질 수 있어 진출 전 관련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호주에서 웰니스는 신체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마음건강과 일상적인 자기관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 기업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수요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현지화, 신뢰성 확보, 현지 전문가·기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자료: Global Wellness Institute(GWI),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ABS), Australian Government Department of Health, Disability and Ageing, National Digital Mental Health Framework, Medicare Mental Health Check In 공식 홈페이지 및 KOTRA 시드니무역관 인터뷰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