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으로서 구축해 온 군사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미국 및 유럽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자체 항공산업 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튀르키예의 항공 분야에서는 국산 제트훈련기 Hürjet 개발 및 해외 진출 추진, 기존 F-16 전력 현대화, 차세대 전투기 KAAN 개발 등이 주요 사례로 평가된다.

튀르키예의 항공산업 발전 과정은 해외 기술과 장비를 활용하면서 국내 생산 및 개발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는 완전한 독자 개발보다는 국제 협력과 자체 기술 축적을 병행하는 접근으로 볼 수 있다. 또한 NATO 회원국이라는 지위는 튀르키예가 미국 및 유럽 국가들과 군사적 상호운용성을 유지하고, 방산 협력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Hürjet 사업을 통한 항공 플랫폼 수출 기반 확대

튀르키예는 2026년 4월 국영 방산기업 튀르키예항공우주산업(TAI)이 개발한 국산 제트훈련기 휘르제트(Hürjet)의 스페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튀르키예와 스페인 간 국방 협력 확대 사례로 평가된다. 휘르제트는 2027년 튀르키예 공군에 실전 배치되고, 2028년부터 스페인군에서 운용될 계획이다. 사업은 단순한 항공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양국 산업 협력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일부 기체는 튀르키예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스페인 현지 업체들과 협력해 제작하는 형태다.

또한 튀르키예 방산기업 하벨산(Havelsan)은 휘르제트 운용을 위한 전임무 시뮬레이터(Full Mission Simulator)와 비행훈련 시뮬레이터(Flight Training Simulator)를 공급한다. 이는 튀르키예 기업이 항공기뿐 아니라 훈련·시뮬레이션 분야에서도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벨산은 기존에 해외에서 도입하던 항공 시뮬레이터 분야에서 자체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휘르제트와 함께 관련 솔루션을 수출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향후 휘르제트를 도입하는 국가에 항공기와 시뮬레이터를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페인과 튀르키예 모두 NATO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동맹 내 방산 협력 확대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튀르키예는 휘르제트 수출을 통해 자국 항공 플랫폼의 해외 공급 기반을 넓히고 있으며, NATO 회원국 시장에서 자국 방산 기술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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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체 촬영]


스웨덴 NATO 가입과 연계된 F-16 확보

튀르키예는 자체 개발 사업과 함께 기존 공군 전력 유지와 현대화를 위해 해외 방산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산 F-16 전투기 도입과 기존 보유 전력 성능개량 사업이다.

미국 정부는 2024년 튀르키예에 대한 총 230억 달러 규모의 F-16 전투기 판매 계획을 승인했다. 이번 거래에는 F-16 전투기 40대와 튀르키예가 기존에 운용 중인 F-16 79대에 대한 성능개량 키트가 포함됐다. 해당 거래를 위해 튀르키예는 2021년부터 미국 F-16 구매 희망 의사를 표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외교적인 갈등으로 인해 다소 지연된 바 있으나 스웨덴의 NATO 가입 문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하여 미국으로부터의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스웨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NATO 가입을 신청했으나, 신규 회원국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 모두의 비준이 필요했다. 이후 스웨덴과 튀르키예의 지속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의회가 스웨덴의 NATO 가입안을 비준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튀르키예에 대한 F-16 전투기 판매 절차를 추진했다.

이 과정은 NATO 회원국 간 정치적 협의가 방산 장비 도입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튀르키예는 NATO 내 회원국으로서의 역할과 전략적 중요성을 바탕으로 미국과의 협상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공군 전력 현대화를 위한 F-16 확보를 추진할 수 있었다.


KAAN 개발을 위한 엔진 확보를 통한 항공역량 강화

튀르키예는 기존 전력 현대화와 함께 자체 개발 전투기 확보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튀르키예항공우주산업(TAI)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 KAAN(칸)이다.

KAAN은 튀르키예가 개발 중인 쌍발 엔진 스텔스 전투기로, 향후 튀르키예 공군의 F-16 전력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KAAN 개발을 통해 차세대 전투기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자체 항공기 생산 기반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KAAN 개발 과정에서 엔진 확보가 주요 과제였다. KAAN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110 계열 엔진 활용이 추진되고 있다. 이후 튀르키예는 자체 개발 중인 TF35000 엔진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핵심 구성품에 대한 자립도를 높이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산 F110 엔진 확보 문제는 러시아산 S-400 지대공 미사일 체계 도입 이후 발생한 미국과 튀르키예 간 갈등과 연결돼 있었다. 튀르키예는 2017년 러시아산 S-400을 도입했으며, 미국은 이를 이유로 2019년 튀르키예를 F-35 전투기 공동개발 및 생산 프로그램에서 제외했다. 이후 미국은 미국의 제재법(CAATSA)에 따른 제재도 부과했다. 이로 인해 튀르키예의 주요 방산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제한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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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ww.tusas.com]


이후 양국 관계 개선 움직임 속에서 KAAN용 F110 엔진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6년 7월 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튀르키예에 F110 엔진 수십 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며, 미국 의회 검토 절차도 진행됐다. 미 국무부는 2026년 6월 F110 엔진 판매 계획을 의회에 통보했으며, NATO 회원국 대상 무기 판매 절차에 따른 검토 기간 동안 별도의 반대 절차가 완료되지 않으면서 판매 절차가 다음 단계로 진행되게 되었다.

이번 판매 대상에는 F110-GE-129E/F 엔진과 관련된 통합 작업과 조립, 외부 개조, 인증, 시험평가, 기술자료 이전 및 관련 지원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튀르키예는 이미 F110 엔진을 장착한 KAAN 시제기를 제작해 시험비행을 진행했으며, 양산을 위해 추가 엔진 확보를 추진해 왔다. 업계에서는 F110 엔진 공급이 KAAN 개발 일정과 생산 확대에 필요한 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엔진 확보 과정은 튀르키예가 NATO 회원국으로서 미국과의 방산 협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체 전투기 개발 역량을 확대하려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시사점

튀르키예의 최근 항공산업 관련 움직임은 NATO 회원국이라는 위치와 자국 방산 역량 확대 전략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휘르제트 사업은 유럽 NATO 회원국인 스페인과의 방산 협력을 통해 자국 항공 플랫폼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한 항공기 판매뿐 아니라 시뮬레이터와 훈련 시스템 등 관련 산업까지 함께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항공산업 생태계 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F-16 도입 사례는 NATO 내부의 정치·외교적 협의 과정이 첨단 무기 확보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NATO 가입 승인 과정에서 자국의 요구 사항을 반영했고, 이후 미국과의 F-16 협력을 진행할 수 있었다. KAAN 엔진 확보 추진 역시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NATO 내 협력 구조와 연관돼 있다. 러시아산 S-400 도입 이후 발생했던 갈등으로 제약이 있었지만, 이후 양국 간 협의가 진행되면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부품 확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튀르키예는 앞으로도 해외 기술 협력과 자체 개발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항공산업을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및 유럽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확보하는 한편, TAI 등 자국 방산기업을 중심으로 항공 플랫폼 개발과 수출 역량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AAN과 휘르제트 등 항공 플랫폼의 개발과 양산이 본격화될 경우 기체 구조물, 항공전자, 착륙장치, 배선, 복합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외 부품 수요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항공부품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참여 경험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방산기업과의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으며, 공동개발과 협력생산을 통한 공급망 진입 가능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현지 기업 T사의 부품 엔지니어 G씨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튀르키예의 항공산업이 자체 개발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양산이 확대될수록 가격뿐 아니라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해외 부품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산 부품은 품질과 신뢰성이 우수해 현지 방산기업과의 부품·소재 분야 협력 가능성이 높아 자사도 현재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사례는 NATO와 같은 다자 안보 협력 체계가 회원국 간 방산 협력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각종 방산 협력은 정치·외교적 관계, 수출 승인 절차, 기술 이전 조건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확인된다.

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이라는 기반 위에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자체 항공기 개발 역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휘르제트 수출, F-16 전력 현대화, KAAN 개발 과정은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향후 튀르키예 항공산업의 발전 과정에서는 해외 협력을 통한 기술 확보와 자국 기술 개발 간 균형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AAN과 같은 차세대 항공 플랫폼 개발이 진행되면서 엔진, 전자장비, 시뮬레이션 등 관련 분야의 산업 기반 확대 여부도 주요 관심 분야가 될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NATO 회원국으로서 구축한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동시에 자국 항공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방산 분야에서 국제 협력과 국내 산업 육성을 병행하려는 국가들의 사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 : 현지 언론 Anadolu Agency, Daily Sabah, 튀르키예 투자금융청, 무역관 보유자료 등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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