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각의는 2026년 6월 24일 기존 「음료포장조례(Verordnung über Getränkeverpackungen, VGV)」를 전면 개편한 「포장재조례(Verpackungsverordnung, VerpV)」를 채택했다. 새 조례는 2027년 1월 1일 발효되며, 종전 음료용기에 집중됐던 규제범위를 재질과 용도에 관계없이 포장재 전반으로 확대한다. 다만 포장재 설계요건, 유리포장 폐기처리부담금, 플라스틱·음료팩 회수의무 등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요 조항은 2028~203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포장재를 더 많이 재활용하는 데 있지 않다. 제품을 판매한 뒤 발생하는 포장폐기물의 처리뿐 아니라 제품을 처음 설계할 때부터 포장재 사용량과 재질, 재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하도록 기업의 책임 범위를 넓히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변화다.
유럽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기업이 폐기 이후까지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확대생산자책임(EPR)*’이 포장재 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EU가 포장재 규제를 제품 설계 단계까지 크게 확대한 데 이어, 스위스도 기존 음료용기 중심의 제도를 포장재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유럽의 규제 변화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 확대생산자책임(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제품을 시장에 공급한 기업이 판매 이후 발생하는 폐기물의 회수·재활용에도 재정적 또는 조직적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 최근에는 폐기물 처리비용 부담을 넘어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자원순환을 고려하도록 하는 정책수단으로 활용 범위 확대
규제 개요
① 도입 배경 및 목적
스위스가 포장재 회수와 재활용을 새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유리포장 분리수거는 오래전부터 운영돼 왔으며, 기존 음료포장조례(VGV)를 통해 유리·PET·알루미늄 등 주요 음료용기의 회수와 재활용, 폐기비용 부담 등을 관리해 왔다. 다만 기존 제도는 모든 포장재를 하나의 법체계에서 포괄하기보다 음료용기 등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규제하는 방식이었다. 종이·판지, 일반 플라스틱 등 상당수 포장재는 민간 회수시스템과 업계의 자율적인 운영에 의존해 왔다.
최근 유럽의 포장재 정책은 단순히 사용 후 포장을 회수·재활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포장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하기 쉽게 설계하며 재생원료를 활용하도록 기업의 책임을 제품 설계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포장재 분야에서 이러한 생산자책임을 본격적으로 제도화한 대표적인 사례는 1991년 독일의 포장재조례(Verpackungsverordnung)다.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에 사용된 포장재를 회수·재활용할 책임을 부과하면서 포장을 시장에 내놓은 기업도 그 포장이 폐기되는 과정까지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이 본격적으로 제도화됐다.
이후 EU는 회원국마다 서로 다른 포장 규제가 생겨 역내 상품 이동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994년 「포장 및 포장폐기물 지침(PPWD, Directive 94/62/EC)」을 마련했다. 포장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회원국이 공통으로 따라야 할 기본 틀을 마련한 것이다.
최근에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과거에는 “이미 버려진 포장을 어떻게 회수하고 재활용할 것인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애초에 포장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재활용하기 쉽게 만들 수 있는가”, “새 플라스틱 대신 재생원료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가”가 주요 규제과제로 떠올랐다. 포장재 규제의 중심이 폐기 단계에서 제품의 기획과 설계 단계까지 이동한 것이다.
EU 역시 기존 PPWD를 대체하는 「포장 및 포장폐기물규정(PPWR, Regulation (EU) 2025/40)」을 마련해 2026년 8월 12일부터 일반 적용을 시작했다.
▶EU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본격 적용 핵심 사항_글로벌 이슈 모니터링(26.8.7.)
▶EU 「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EU) 2025/40」 원문
최대 교역 상대인 EU와 포장 규제가 지나치게 달라질 경우 스위스 기업과 수입업체는 EU용 포장과 스위스용 포장을 따로 관리해야 하고, 이는 추가적인 생산·행정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위스 정부도 이번 조례 개정 과정에서 EU와 지나치게 다른 별도 규제, 이른바 ‘Swiss Finish*’가 국제기업의 비용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적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포장재의 정의와 보고에 사용하는 재질·단위 등을 가능한 한 EU 기준과 맞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했다. 새 VerpV는 스위스 기술무역장벽법(THG)을 법적 근거 중 하나로 두고 있으며, 개정 과정에서 WTO 통보절차도 진행됐다. 따라서 이번 규제는 단순한 폐기물·환경정책을 넘어 스위스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때 고려해야 하는 제품·기술요건의 성격도 함께 갖는다. 이에 스위스는 기존 VGV를 전면 개편해 모든 재질의 포장과 포장 구성요소를 포괄하는 새로운 포장재조례(VerpV)를 마련했다. 기존 음료용기 관련 제도를 유지하면서 포장 최소화와 재활용을 고려한 설계, 일회용 플라스틱·음료팩 회수, 유리포장 폐기비용 부담, 포장재량 보고 등으로 기업 책임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 Swiss Finish: EU나 국제기준에 추가로 적용되는 스위스 고유 규제. 스위스 정부는 이번 개편에서 지나친 Swiss Finish가 기업의 비용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적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EU 기준과 가능한 한 맞추는 방향을 채택
<유럽 및 스위스 포장재 규제의 주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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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주요변화 |
규제의 초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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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독일) |
포장재 생산자책임 본격 도입 |
생산자도 폐기단계 책임 부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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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EU) |
포장 및 포장폐기물 지침(PPWD) 도입 |
EU 공통 회수·재활용 기준 마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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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스위스) |
음료포장조례(VGV) 시행 |
유리·PET·알루미늄 등 음료용기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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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026년(EU) |
PPWR 발효·일반 적용 |
포장 설계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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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스위스) |
모든 포장재를 포괄하는 VerpV 시행 |
설계·시장 출시·회수·보고까지 규제 확대 |
[자료: OECD, 독일 연방환경청(Umweltbundesamt), EUR-Lex, EU 집행위원회,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자료 종합]
② 기존 VGV와 무엇이 달라지나?
기존 VGV가 음료용기를 중심으로 회수·재활용과 폐기비용을 관리했다면, 새 VerpV는 모든 재질의 포장과 포장 구성요소를 대상으로 한다. 조례상 포장은 상품을 담거나 보호·취급·운송·배송·보관·표시·진열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품을 폭넓게 포함한다. 제조자 역시 스위스에서 포장재나 포장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뿐 아니라 이를 상업적 유통 목적으로 스위스에 수입하는 기업을 포함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제품을 제조해 스위스 수입·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일반적인 B2B 구조에서는 현지 수입자가 직접적인 법적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한국 제조기업 역시 포장재의 재질과 중량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포장 사양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음료포장조례(VGV)와 새 포장조례(VerpV) 주요 내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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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기존 조례 VGV(2000년) |
새 조례 VerpV(202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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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범위 |
주로 음료용기와 일부 일회용 포장재 |
상품의 포장·보호·운반·배송·표시·진열에 사용되는 모든 재질의 포장 및 포장 구성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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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상 |
음료용기, 특정 일회용 포장재, 유리병 등 |
플라스틱, 유리 금속, 종이·판지 등 모든 포장재와 포장 구성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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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단계 |
주로 판매 후 회수·재활용 및 폐기비용 부담 |
포장 설계, 시장 출시, 회수, 보고, 재활용 및 폐기까지 전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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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수입자 의무 |
일부 음료용기와 일회용 포장재에 대한 회수·재활용 의무 |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포장재 회수·재활용 의무, 포장재 정보 보고의무, 재활용·재사용을 고려한 설계요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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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포장 |
유리 음료용기의 회수 및 폐기비용 부담 중심 |
2028년부터 식품·화장품용 유리포장까지 사전 폐기처리부담금(VEG)*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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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음료팩 |
일부 품목 중심의 회수체계 |
2031년부터 회수의무(업계 회수 기업 가입으로 대체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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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률 |
포장재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재활용률 기준은 제한적 |
2032년부터 음료팩·플라스틱 재활용률 기준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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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의무 |
포장재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보고의무는 제한적 |
2031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포장재 종류·중량·처리방식 등을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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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성격 |
음료용기 및 특정 포장재의 회수·폐기비용 규율 중심 |
환경보고 규정이면서 스위스 시장 출시 요건을 정하는 제품·기술 규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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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기준 |
품목별·용기별 규율 |
매출액과 포장재 물량 등, 기업 규모 기준 도입 |
* 사전 폐기처리부담금(Vorgezogene Entsorgungsgebühr, VEG): 제품이 폐기된 이후 발생할 수거·운송·재활용 비용을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는 단계에서 미리 부담하도록 하는 스위스 제도. 현재 주로 유리 음료용기에 적용되며, 2028년부터 식품·화장품용 유리포장으로 범위 확대
[자료: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Verordnung über Getränkeverpackungen(VGV)」, 「Verpackungsverordnung(VerpV)」 및 최종 해설보고서 종합]
③ 주요 의무는 2028~2032년 순차 적용
새 포장재조례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되지만 이번 개편으로 추가되는 주요 기업 의무가 한꺼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음료포장 관련 규정은 VerpV 내에서 계속 적용되고, 2028년 유리포장 VEG 확대를 시작으로 2030년 포장 설계요건, 2031년 플라스틱·음료팩 회수 및 일반 포장재 보고, 2032년 재활용률 기준이 차례로 적용된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특히 2028년 식품·화장품용 유리포장 부담금 확대, 2030년 포장 설계요건, 2031년 회수·보고의무의 적용시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스위스 새 포장재조례(VerpV) 단계별 시행 일정 및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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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시점 |
주요 변경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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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1.1. |
새 포장재조례(VerpV) 발효, 기존 음료포장조례 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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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1.1. |
유리포장 선납 폐기처리부담금 적용범위를 음료 외 식품·화장품용 유리포장까지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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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1.1. |
모든 포장재에 포장 최소화·재활용 용이성·재생원료 사용·고위험우려물질 제한 등 일반 설계요건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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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1.1.1. |
일정 규모 이상 기업에 음료팩·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회수의무 및 일반 일회용 포장재 보고의무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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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2.1.1 |
회수대상 음료팩 70%,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55%의 물질재활용률 기준 적용 |
[자료: 스위스 연방각의, 「Verordnung über Verpackungen (Verpackungsverordnung, VerpV)」(2026.6.24.) 및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최종 해설보고서 종합]
2. 스위스 포장재조례(VerpV) 주요 규제 내용
새 VerpV는 단순히 포장재의 재활용률만 높이는 제도가 아니다. 포장을 설계해 시장에 출시하는 단계부터 회수·재활용, 관련 비용의 부담, 시장 출시량과 재활용 실적의 보고·자료 보관까지 포장재 관리 전반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다룬다.
<스위스 새 포장재조례(VerpV) 주요 규제 및 적용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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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주요 내용 |
정량 기준·의무 |
시행 |
우리기업 관련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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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포장 설계 |
포장 부피·중량 최소화, 재활용 용이성, 재생원료 사용, SVHC* 배제 |
일률적인 최소 함량은 없음. 기술적 가능성·경제성 고려 |
2030.1.1 |
식품·화장품·소비재 등 전 품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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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음료팩 회수 |
업계 공동체계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판매·인도 장소 등에서 별도 회수 |
2년 연속 매출 100만 스위스프랑(CHF) 초과 + 포장재 500kg 초과 |
2031.1.1 |
일회용 플라스틱·음료팩 사용 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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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포장 처리 |
회수 포장재는 우선 물질재활용, 불가능한 경우 단계적으로 다른 회수 방식 적용 |
회수·처리비용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충당 |
2031년 회수의무와 연계 |
현지 수입·유통 파트너 비용에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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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음료팩 재활용률 |
회수대상 포장재에 최소 물질재활용률 설정 |
음료팩 70%, 일회용 플라스틱 55% |
2032.1.1 |
업계 공동회수체계 및 비용에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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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률 미달 조치 |
목표 미달 시 UVEK**가 추가 회수의무 또는 보증금제 도입 가능 |
최소 보증금 부과 가능 |
2032.1.1 이후 |
제도 미달 시 추가 비용 발생 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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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포장 VEG |
기존 음료용 중심에서 식품·화장품용 유리포장까지 확대 |
개당 1~10라펜, 0.02ℓ 미만·반기 1,000개 미만 등 제외 |
2028.1.1 |
K-Food·K-Beauty 직접 영향 가능성 높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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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 신고·납부 |
대상 유리포장 수량을 담당기관에 신고하고 부담금 납부 |
반기 종료 후 30일 내 신고, 60일 후 납부기한 도래 |
2028.1.1 |
스위스 수입자의 행정업무·비용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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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 환급 |
부담금을 납부한 유리포장을 다시 수출하면 환급 신청 가능 |
환급액 25스위스프랑(CHF) 미만은 지급하지 않음 |
2028.1.1 |
스위스 재수출 구조를 이용하는 기업에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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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일회용 포장 보고 |
전년도 국내 소비용 포장재 중량을 재질별로 BAFU***에 전자 신고 |
2년 연속 100만 스위스프랑(CHF) + 500kg 초과, 매년 2월 말 |
2031.1.1 |
제조사가 소재·중량 정보 제공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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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재활용 실적 보고 |
회수·재활용한 포장재 중량 등을 재질별로 신고 |
매년 2월 말, 일부 처리주체는 플라스틱을 PET·PE·PP·PS·PVC로 구분 |
관련 의무 적용시 |
공급망 데이터 관리 중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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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체계 운영 기록 |
음료팩·플라스틱 회수·처리 현황을 BAFU에 보고 |
매년 3월 31일, 관련 증빙 5년 보관 |
관련 의무 적용시 |
주로 현지 운영주체 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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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 음료용기 보증금 |
재사용 음료용기에 보증금 부과 및 회수 |
최소 30라펜, 일부 예외·업계체계 인정 |
2027년 체계 승계 |
음료 수출기업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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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PET·알루미늄 음료용기 |
기존 회수·재활용 체계 지속 |
재질별 재활용률 최소 75% |
2027년 체계 승계 |
음료 수출기업 참고 |
* SVHC(Substances of Very High Concern): EU REACH 규정에 따라 발암성, 생식독성, 고잔류성·고생물농축성(vPvB) 등이 높아 유럽화학물질청(ECHA)이 지정·관리하는 고위험 화학물질
** UVEK(Eidgenössisches Departement für Umwelt, Verkehr, Energie und Kommunikation): 스위스 연방 환경·교통·에너지·통신부. 환경 정책 및 포장재·폐기물 관련 연방 조례 제정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
*** BAFU(Bundesamt für Umwelt): 스위스 연방 환경청. UVEK(연방 환경·교통·에너지·통신부) 산하 기관으로, 포장재 및 환경 관련 실무 정책 집행과 지침 마련 담당
[자료: 스위스 연방각의, 「Verordnung über Verpackungen (Verpackungsverordnung, VerpV)」(2026.6.24.) 및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최종 해설보고서 종합]
① 2030년부터 포장 자체가 제품 설계요건으로
2030년부터 제조자와 유통업자는 상품이 담긴 포장재를 스위스 시장에 공급할 때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제품 안전과 위생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포장의 부피와 중량을 줄이고 △수거·처리·재활용이 쉽도록 설계하며 △재생원료를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하고 △스위스 화학물질법상 고위험우려물질(SVHC)을 포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제품의 기능이나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에는 일부 예외가 정해질 수 있다.
기존에는 포장이 사용된 이후 어떻게 회수하고 재활용하는지가 주된 규제 대상이었다면, 앞으로는 시장에 제품을 내놓기 전부터 포장재의 양과 재질, 재활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EU의 PPWR처럼 포장 종류별로 일률적인 재생원료 최소함량이나 세부적인 재활용성 등급을 곧바로 적용하지는 않는다. 스위스는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전제로 기본 원칙을 제시해 기업에 일정한 설계 여지를 남겼다.
② 일회용 플라스틱·음료팩, 회수부터 재활용까지 관리
2031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나 음료팩을 스위스 시장에 공급할 경우, 사용 후 포장재가 실제로 회수·처리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업계 공동 회수·재활용 시스템에 참여하거나 관련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처리체계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판매·인도 장소나 그 인근에서 소비자가 사용한 포장재를 반납할 수 있도록 별도의 회수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반납 장소 역시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다만 소규모 사업자까지 일률적으로 회수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2개 사업연도 연속으로 매출액이 100만 스위스프랑(CHF)을 넘고, 시장에 공급한 포장재도 연간 500kg을 초과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위험물 운송용 포장과 의료용 포장은 해당 회수의무에서 제외된다.
회수한 포장재는 단순히 수거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다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물질재활용해야 하며, 회수와 선별·재활용에 필요한 비용도 해당 포장재를 시장에 공급하는 측이 부담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 있다. 이어 2032년부터는 실제 재활용 성과에도 기준이 적용된다. 회수 대상 음료팩은 최소 70%,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최소 55%가 물질재활용돼야 한다. 재활용률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규제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스위스 환경청(UVEK)은 해당 포장재를 기업이 자체 비용으로 직접 회수하도록 하거나, 특정 포장재에 보증금제도를 도입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즉 새 제도는 기업에 단순히 회수 장소만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내놓은 포장재가 실제로 회수되고 다시 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그 성과까지 관리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③ 식품·화장품 유리용기, 2028년부터 VEG 대상 확대
우리 기업이 이번 개편에서 가장 먼저 체감할 가능성이 높은 변화는 유리포장에 대한 선납 폐기처리부담금(VEG)의 적용범위 확대다. 현재 VEG는 주로 유리 음료용기에 적용되고 있지만, 2028년부터는 식품과 화장품을 담는 유리포장까지 대상이 넓어진다. 해외에서 내용물을 채운 상태로 스위스에 들어오는 제품도 포함되기 때문에, 유리병에 담긴 소스·장류·가공식품이나 유리 용기를 사용하는 화장품을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부담금은 포장 1개당 1~10라펜 범위에서 정해진다. 다만 모든 유리포장에 같은 금액이 일률적으로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부담금 수준은 수거와 운송, 재활용 등에 드는 비용을 고려해 스위스 연방 환경·교통·에너지·통신부(UVEK)가 결정한다.
소형·소량 제품에는 예외도 있다. 용량이 0.02리터 미만인 용기나 반기 기준 공급·수입량이 1,000개 미만인 경우 등은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식품이나 화장품에 사용되지 않는 유리포장 역시 적용대상이 아니다.
VEG 적용대상에 해당하면 비용뿐 아니라 신고 절차도 함께 발생한다. 납부대상자는 매 반기 종료 후 30일 이내에 대상 유리포장 수량을 신고해야 하며, 부담금은 반기 종료 후 60일이 되는 시점까지 납부해야 한다. 이미 VEG를 납부한 유리포장을 다시 해외로 반출하는 경우에는 환급을 신청할 수 있지만, 환급액이 25스위스프랑(CHF) 미만이면 지급되지 않는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결국 ‘병 하나당 얼마가 추가되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누가 신고하고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까지 거래 단계에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현지 수입업체와 계약할 때 VEG 적용 여부와 신고·납부 주체, 제품가격 반영 방식, 재수출 시 환급 처리 등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④ 포장재도 이제 제품 정보처럼 관리해야
새 조례에서 눈여겨볼 또 다른 변화는 포장재 관련 정보를 기업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2031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제조자·수입자는 전년도에 스위스 국내 소비용으로 제조하거나 수입한 일회용 포장재의 중량을 재질별로 구분해 매년 2월 말까지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에 전자 방식으로 보고해야 한다. 단, 모든 기업이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2개 사업연도 연속 매출액이 100만 스위스프랑을 넘고, 연간 포장재 물량도 500kg을 초과하는 경우 보고의무가 적용된다. 보고해야 하는 정보는 단순한 총량에 그치지 않는다. 회수·재활용 사업자의 경우 실제로 얼마나 회수했고 그중 얼마를 재활용했는지 재질별로 관리해야 하며, 플라스틱도 PET·PE·PP·PS·PVC 등 주요 수지별로 구분해 관련 데이터를 파악해야 한다. 회수·처리 과정과 관련된 증빙자료와 산정근거 역시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새 조례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재활용 가능한 포장을 쓰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어떤 포장재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필요할 때 이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법적 보고의무는 주로 스위스 현지 제조자나 수입자에게 적용되더라도, 실제 자료의 상당 부분은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현지 수입자가 포장재량을 신고하려면 한국 제조업체에 포장재의 소재와 중량, 구성방식 등에 관한 정보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도 앞으로는 포장을 디자인이나 물류의 영역으로만 보기보다 제품 사양의 일부처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제품별·SKU별로 포장재의 소재와 중량, 단일·복합재 여부, 재생원료 사용 여부 등을 정리해 두면 스위스뿐 아니라 EU의 포장재 규제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다.
⑤ 음료 수출기업은 새 규정과 기존 제도를 함께 봐야
새 VerpV가 2027년부터 시행된다고 해서 음료포장과 관련된 모든 규제가 그때 처음 생기는 것은 아니다. 기존 음료포장조례(VGV)에서 운영해 온 주요 제도 가운데 상당 부분은 새 조례에서도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재사용 음료용기에는 원칙적으로 최소 30라펜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사용한 용기를 다시 회수해야 한다. 유리·PET·알루미늄 음료용기에 적용해 온 최소 75%의 물질재활용률 기준도 계속 유지된다. 따라서 음료를 스위스로 수출하는 기업이라면 이번 개편을 단순히 ‘새로운 포장 규제가 추가됐다’고만 볼 필요는 없다. 기존에 적용되던 음료용기 규제는 그대로 이어지는 가운데, 여기에 일반 포장재의 설계요건과 플라스틱·음료팩 회수, 포장재량 보고 등 새로운 의무가 추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VerpV는 기존 음료포장 규제를 완전히 새 제도로 바꿨다기보다, 그동안 음료용기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체계의 범위를 포장재 전반으로 크게 넓힌 개편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 스위스 포장재조례(VerpV) 최종 조례 원문 — Art. 1~29 전체 조문
- Art. 3: 일반 포장 설계요건
- Art. 4~7: 음료팩·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의 회수·처리·재활용
- Art. 8~16: 유리포장 VEG 및 신고·납부·환급
- Art. 17~20: 음료용기 표시·보증금·회수·재활용
- Art. 21~24: 보고의무
- Art. 29: 조례 및 개별 의무 시행시점
▶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포장재조례 최종 해설보고서 — 조문별 도입배경·적용대상·EU 비교
▶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포장재조례 채택 발표 — 주요 변경사항 요약
⑥ EU PPWR와 닮았지만 같은 규제는 아니다
스위스가 이번 조례를 마련하면서 EU와의 규제 정합성을 중요하게 고려한 만큼, 실제 기업 대응에서도 두 제도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EU는 기존 「포장 및 포장폐기물 지침(PPWD)」을 대체해 「포장 및 포장폐기물규정(PPWR)」을 도입했고, 2026년 8월 12일부터 일반 적용을 시작했다. PPWR의 목표는 단순히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포장을 처음 설계하는 단계부터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하기 쉽게 만들며, 재생 플라스틱 사용과 재사용·리필을 늘리고 일부 일회용 포장을 제한하는 등 포장의 생산부터 사용·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제도에 가깝다.
이처럼 EU와 스위스가 지향하는 방향은 상당 부분 비슷하다. 그러나 실제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스위스 VerpV는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재활용하기 쉽게 설계하도록 요구하면서도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여지를 두고 있다. 반면 EU PPWR는 재활용 가능성, 재생 플라스틱 함량, 포장폐기물 감축, 과대포장 등 여러 항목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다. 쉽게 말하면 스위스는 일부 핵심 수치만 두고 상대적으로 원칙 중심으로 규제하는 반면, EU는 포장 설계 단계부터 여러 기준을 수치화하고 있다.
<스위스 VerpV와 EU PPWR 주요 정량 규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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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스위스 VerpV |
EU PPW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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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시점 |
2027년 시행, 주요 신규 의무 2028~2032년 순차 적용 |
2026.8.12. 일반 적용, 주요 의무 2030년 전후 본격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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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성 |
정량 등급 없음 |
A ≥95% / B ≥80% / C ≥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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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 플라스틱 |
최소함량 없음 |
2030년 10~35% → 2040년 25~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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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폐기물 감축 |
정량목표 없음 |
2030년 -5% → 2035년 -10% → 2040년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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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빈 공간 |
정량기준 없음 |
일부 포장 최대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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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플라스틱 재활용 |
55%** |
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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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팩 재활용 |
70% |
별도 동일 기준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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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적용기준 |
일부 의무 100만 스위스프랑(CHF) + 500kg |
동일한 일괄 기준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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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포장 부담금 |
1~10라펜/개 |
EU 공통 개당 부담금 없음 |
* 2018년 대비 1인당 포장폐기물 감축목표
** VerpV상 회수대상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의 물질재활용률
*** EU 회원국의 전체 플라스틱 포장폐기물 재활용 목표
[자료: 스위스 연방각의 VerpV, BAFU 최종 해설보고서, Regulation (EU) 2025/40 및 EU 집행위원회 자료 종합]
구체적인 기준을 보면 이러한 차이가 더욱 분명하다. EU는 포장재가 실제로 어느 정도 재활용 가능한지를 A·B·C 등급으로 나눠 관리하는 체계를 도입한다. A등급은 95% 이상, B등급은 80% 이상, C등급은 70% 이상의 재활용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정 시점 이후에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포장을 EU 시장에 출시하기 어려워진다.
재생 플라스틱 사용에도 최소 기준을 둔다. 2030년에는 포장 유형에 따라 10~35%, 2040년에는 25~65%까지 소비 후 재생 플라스틱 사용비율을 높이도록 했다. 스위스가 재생원료를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일률적인 최소비율을 정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EU는 포장재 하나하나의 설계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발생하는 포장폐기물의 양도 줄이려 하고 있다. 회원국은 2018년을 기준으로 1인당 포장폐기물 발생량을 2030년까지 5%, 2035년 10%, 2040년 15% 줄여야 한다. 일부 그룹·운송·전자상거래 포장의 경우에는 포장 안의 빈 공간이 원칙적으로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기준도 적용된다. 다만 표에 나타난 숫자를 단순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스위스와 EU 모두 플라스틱 포장과 관련해 55%라는 재활용률이 등장하지만, 두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다르다. 스위스의 55%는 VerpV에 따라 회수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가운데 실제로 물질재활용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반면 EU의 55%는 각 회원국이 자국에서 발생한 전체 플라스틱 포장폐기물을 대상으로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국가 단위 재활용 목표다. 숫자는 같지만 적용대상과 산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규제로 볼 수 없다.
이처럼 스위스는 EU의 큰 방향을 따라가면서도 세부적인 숫자까지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규제를 택했다. 이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EU와 지나치게 다른 별도 규제를 만들지 않으려는 스위스 정부의 접근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 차이를 활용할 수 있다. EU와 스위스에 동시에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세부 기준이 높은 EU PPWR를 기본 포장 사양으로 삼고, 여기에 스위스에서 별도로 요구하는 VEG, 현지 회수체계, 포장재량 보고 등을 추가로 관리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두 시장은 서로 다른 법체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EU PPWR에 맞춘 포장을 사용한다고 해서 스위스 VerpV상의 모든 의무가 자동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포장 설계 측면에서는 상당 부분 공통 대응이 가능하더라도, 스위스 고유의 비용·회수·신고 요건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3. 스위스 현지 업계 반응
새 VerpV의 방향에 대해서는 순환경제·재활용 업계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유통·산업계에서는 행정부담과 공정한 비용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폐기물 조례 및 포장 조례에 대한 의견 수렴 과정 최종 보고서
<스위스 주요 업계·단체의 VerpV 관련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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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
주요 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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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ss Recycle |
포장재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 EU PPWR보다 상대적으로 실용적인 방식이라고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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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ELSVERBAND.swiss |
포장재가 실제 판매보다 수개월~수년 앞서 기획·조달되는 만큼 기업의 조기 준비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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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esuisse |
안전·위생상 재활용·재사용이 어려운 포장의 예외 필요, 보고의무의 행정부담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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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ssmem 등 |
해외 제조업체·온라인 판매자의 무임승차와 스위스 기업의 이중 비용부담 방지 필요 |
[자료: Swiss Recycle, HANDELSVERBAND.swiss, BAFU 의견수렴 결과보고서 종합]
Swiss Recycle은 이번 VerpV가 스위스에서 포장재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규제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회용 플라스틱과 음료팩의 회수체계와 구체적인 재활용률이 법제화되면서 생산자책임을 확대하고 전국적인 회수·재활용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EU PPWR와 비교해서는 스위스가 상대적으로 실용적인 접근을 택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더불어 유통업계는 시행까지 시간이 남아 있더라도 준비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HANDELSVERBAND.swiss는 포장재 기획과 구매, 생산, 공급계약이 실제 판매보다 수개월 또는 수년 앞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들어 기업들이 지금부터 어떤 포장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재활용하기 어려운 재질이 있는지, 공동 회수체계에 가입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점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상품을 직접 수입하거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해 포장 디자인을 직접 결정하는 기업일수록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
반면 규제 제정 과정에서는 기업의 행정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공식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economiesuisse는 안전·위생·제품규제로 인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어려운 포장에 대해서는 예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의무가 기업의 행정부담을 높일 가능성도 우려했으며, 매출액만으로 실제 포장재 취급규모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Swissmem 등은 해외 제조업체와 온라인 판매자의 ‘무임승차’와 스위스 산업계의 이중 비용부담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 준수와 회수·재활용 비용이 스위스 사업자에게만 집중될 경우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다.
최종 조례에는 이러한 논의를 반영해 일부 회수·보고의무에 매출 100만 스위스프랑(CHF)과 포장재 500kg이라는 적용기준을 두고, 일반 포장 설계요건에도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는 조건을 포함했다.
4. 시사점
이번 VerpV 개편에서 우리 기업이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부분은 법적 의무를 직접 부담하는 기업과 실제 규제 대응을 준비해야 하는 기업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조례상 제조자에는 스위스에서 제품이나 포장을 제조하는 기업뿐 아니라 포장재나 포장된 제품을 상업적 유통 목적으로 스위스에 수입하는 사업자도 포함된다. 따라서 한국 제조사가 스위스 현지 수입·유통업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일반적인 B2B 구조에서는 현지 수입자가 신고·부담금·회수 등 직접적인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장재의 재질과 중량, 재생원료 사용 여부, 재활용 가능성과 같은 정보는 결국 제품 제조단계에서 확보해야 한다. 현지 바이어나 수입업체가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공급업체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거나 포장 사양 변경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① K-Food·K-Beauty는 2028년 유리포장부터 우선 확인
한국 기업이 가장 먼저 살펴볼 변화는 2028년부터 확대되는 유리포장 VEG다. 유리병에 담긴 소스, 장류, 가공식품이나 유리병·유리용기를 사용하는 화장품은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직접적인 비용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은 스위스 바이어나 수입업체와 계약할 때 △VEG 적용대상 여부 △신고·납부 주체 △비용을 어느 당사자가 부담할 것인지 △스위스에서 재수출할 경우 환급을 누가 처리할 것인지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② 포장재의 소재와 무게를 제품 데이터처럼 관리해야
2030년 포장 설계요건과 2031년 보고의무에 대비해서는 기업 내부의 포장재 데이터 관리체계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제품별 포장 구성재질 △각 구성요소의 중량 △단일·복합재 여부 △재생원료 사용 여부 △재활용 가능성 △고위험우려물질 포함 여부 등을 제품 또는 SKU별로 관리해 두면 향후 스위스 수입자의 자료 요청뿐 아니라 EU PPWR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포장이 주로 디자인·브랜딩·물류의 문제였다면 앞으로 유럽 시장에서는 포장재 정보 자체가 수출 과정에서 관리해야 하는 규제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③ 플라스틱·음료팩은 현지 회수체계 참여 여부도 확인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이나 음료팩을 사용하는 기업은 현지 수입·유통 파트너가 어떤 회수·재활용 체계에 참여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업계 공동체계를 통해 포장폐기물 처리를 확보하지 않는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현지 사업자는 별도의 회수체계를 마련해야 하므로, 현지 파트너의 회수시스템 참여 여부가 향후 비용과 유통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④ EU와 스위스에 모두 수출한다면 ‘공통 포장 + 스위스 요건’ 방식 검토
스위스와 EU를 동시에 수출시장으로 두고 있는 기업은 양 시장용 포장을 완전히 따로 설계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세부적인 정량기준을 적용하는 EU PPWR를 기본 사양으로 활용하고, 스위스의 VEG·회수·보고 등 고유 요건을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스위스 정부도 기업이 EU용과 스위스용 포장을 별도로 개발하고 데이터를 따로 관리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EU와의 규제 정합성을 이번 개편의 주요 원칙으로 삼았다. 다만 EU와 스위스는 별도의 법체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EU PPWR를 준수한다고 해서 스위스 VerpV상의 의무까지 자동으로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업은 현지 수입자·유통파트너와 규제상 역할을 조기에 정리하고, 포장재 공급업체로부터 필요한 자료를 확보해 향후 스위스와 EU의 포장재 규제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스위스 포장재조례에서 우리 기업이 주목해야 할 변화는 단순히 ‘재활용 기준이 높아졌다’는 데 있지 않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제 제품 내용물뿐 아니라 ‘무엇으로, 얼마나 포장했는가’까지 시장진입 과정에서 관리해야 하는 요소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자료: 스위스 연방각의 「Verordnung über Verpackungen(VerpV)」 및 최종 해설보고서·의견수렴 결과보고서(2026.6.24.), 스위스 연방환경청(BAFU), 연방의회(20.3695, 20.433), Fedlex, Regulation (EU) 2025/40, EUR-Lex, Swiss Recycle, Promarca, KOTRA 취리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