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공급 차질 속 부상한 캐나다

중동발 LNG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캐나다가 한국의 LNG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6년 3월 초 카타르 라스라판·메사이드 산업단지에서 설비 피해가 발생하며, 전 세계 LNG 수출의 20%를 담당하던 카타르에너지(QatarEnergy)는 생산을 중단하고 구매자들에게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이에 한국의 2026년 3월 카타르산 LNG 수입은 전월 약 66만 톤에서 25만 톤으로 61.9% 감소하는 등 LNG 수입에 일부 차질이 발생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국가 중 하나로 떠오른 곳이 캐나다다. 다만 캐나다의 등장은 최근에야 가능해졌다. 캐나다는 천연가스 생산국이지만, 오랫동안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해상 운송 인프라(LNG 터미널)가 존재하지 않아, 2024년 기준 천연가스 수출의 99.9%가 대미(對美) 파이프라인 배관에 편중되어 있었다. 캐나다석유생산자협회(CAPP)도 배관 제약과 LNG를 통한 글로벌 시장 접근 부재가 캐나다의 가스 수출 증가를 다른 주요 생산국 대비 제한하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025년 6월 30일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키티맷(Kitimat)에서 LNG Canada가 첫 화물을 선적하면서 이 구조에 변화가 생겼으며,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은 캐나다 에너지 교역을 북미 밖으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품목으로 LNG를 평가하고 있다.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4년까지 일 2,776Mcf(천 입방피트)에 그쳤던 LNG 수출은 2025년 30만3,874Mcf로 늘었다. RBC Capital Markets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25.6월~’26.3월 기간 동안 목적지에 도착한 화물 기준으로도 한국이 30 항차로 최다를 기록했다. 여기에 한국가스공사가 LNG Canada 지분 5%를 보유하고 있어 연 70만 톤 규모의 물량을 확보한 바 있다.

더불어 조달 경로 측면의 이점도 존재한다. 캐나다 서부 연안발 화물은 호르무즈 해협이나 말라카 해협을 거치치 않고 태평양을 횡단해 동북아시아에 도착하게 되며, 이러한 조달 경로의 안정성은 미국 걸프만발 물량이 파나마운하 정체에 노출되는 것과도 대비된다.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물량 확보 못지 않게 운송 경로의 분산이 중요해진 국면에서, 캐나다는 기존 도입선과 겹치지 않는 항로를 제공할 수 있다.


<캐나다 동북아시아 물류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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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CER, 'Canada’s Energy Future 2026']


LNG 가동 및 수출입 현황

캐나다는 2025년 6월 30일 BC주 키티맷의 LNG Canada 터미널에서 첫 화물을 선적하며 LNG 수출국 대열에 합류했다. LNG Canada는 키티맷 부지에 액화설비(트레인)을 최대 4호기까지 건설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단계는 이 중 액화 트레인 1·2호기 포함, 연 1,400만 톤(MTPA) 규모이다. 터미널과 상류 가스전, 배관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약 400억 캐나다달러로, 캐나다 정부는 이를 자국 역사상 최대 단일 민간 투자로 규정하고 있다.

초기 가동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1호기는 2025년 6월 생산을 시작했으나 터빈과 냉매 생산설비 문제로 7월 말까지 정격의 약 50% 수준에 머물렀다. 2호기는 2025년 10월에 시운전을 거쳐 11월에 생산에 들어가며 LNG Canada 1단계가 비로소 전면 가동에 들어갔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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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내용

위치

캐나다 서부 Kitimat 지역

지분구조

한국가스공사(5%), Shell(40%), Petronas(25%), PetroChina(15%), Mitsubishi(15%)

플랜트규모

LNG 1,400만톤/연

원료 공급

코스털가스링크 배관

첫 화물 선적

2025년 6월 30일

생산개시

2025년


[자료 : LNG Canada,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 등]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26년도부터이다. 2025년 12월 4척에 불과했던 출항 선박은 2026년 1월 10척, 2월 11척으로 증가하였다. 항차를 기준으로는 2026년 3월 중순 아시아행 누적 화물은 60항차를 돌파하였고 5월 초 기준 캐나다의 전체 인도 실적은 약 80항차에 도달했다.

한국의 캐나다산 LNG 국내 수입 양상도 변화를 맞이했다. 2026년 1~7월 누계 수입은 221만2,554톤으로 전년 대비 3,004% 증가했다. 2025년 수입이 7만3,627톤에 그쳤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되었지만, 절대량 자체가 2025년 연간 실적의 3배를 수준이 되었다. 한국의 對캐나다 LNG 수입비중은 약 8.4%로 확대됐고, 누계 기준 수입국 순위는 4위(’25년 전체 12위 →’26.1~7월 4위)로 올라섰다.

<한국 LNG 수입 동향>

(단위: Ton, HS코드: 2711.11)


국가명

2025(누계)

2026.7월(누계)

수입중량

비중

수입중량

비중

수입증감률

호주

14,668,930

31.4%

7,447,299

28.4%

▼12.1

말레이시아

7,516,821

16.1%

4,658,403

17.8%

▲18.4

미국

4,383,891

9.4%

3,760,904

14.3%

▲50.6

캐나다

736,270

1.6%

2,212,554

8.4%

▲3,004

카타르

6,966,010

14.9%

1,695,897

6.5%

▼60.9


[자료: 한국무역협회]

캐나다 정부 장기 전망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은 2026년 3월 장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 『Canada's Energy Future 2026: Energy Supply and Demand Projections to 2050』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캐나다의 에너지 생산과 소비가 어떻게 달라질지 전망한 보고서로, 네 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핵심 변수로는 LNG수출량, GDP 성장률,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국제유가·가스가격을 꼽았다. 천연가스는 모든 시나라오에서 생산이 늘지만, 늘어난 생산분의 대부분이 LNG 수출로 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캐나다 국내 난방·발전 수요가 감소한다기 보다, 기존 수요는 유지되고 추가되는 물량이 LNG 수출로 배정된다는 의미다.

<시나리오별 2050년 전망>


시나리오

천연가스 생산

LNG 수출

2024년→2050년 생산 증가율

현행 정책 유지

27 Bcf/d

6.1 Bcf/d (연 4,800만 톤)

약 50%

고성장

32 Bcf/d

7.9 Bcf/d (연 6,200만 톤)

약 75%

저성장

약 21 Bcf/d

4.3 Bcf/d (연 3,300만 톤)

약 15%

Net-zero

약 21 Bcf/d

4.3 Bcf/d (연 3,300만 톤)

약 15%


[자료: CER, Canada’s Energy Future 2026]

현행 정책 유지 시나리오는 현재 가동중이거나 건설 중인 프로젝트 전부에 더해, BC주에 대형 신규 프로젝트 2건이 추가로 가동된다고 가정한다. 고성장은 3건, 저성장과 탄소중립은 1건이다. 네 시나리오 모두에서 천연가스 수출의 3분의 1 이상이 LNG를 통해 세계시장에 도달할 수 있게 되며, CER은 이를 ‘캐나다 천연가스 교역의 중대한 다변화’라고 표현했다.


정책·제도 동향

캐나다 정부는 2025년 8월 총리실 산하에 주요프로젝트사무소(Major Projects Office, MPO)를 설치하고 국가적인 중요 인프라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있다. 2026년 5월 기준 MPO는 원자력, LNG, 교통 인프라 등 22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총 투자규모는 1,260억 캐나다 달러를 상회한다.

LNG Canada 2단계는 2025년 9월 MPO에 회부돼 ‘국가이익사업'으로 관리되고 있다. 2026년 5월 1일 합작 참여사들이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집행을 승인했고, 5월 14일에는 연방정부·BC주정부·LNG Canada가 연내 최종투자결정(FID)을 위한 투자협력 합의에 도달했다. 6월에는 JGC Fluor BC LNG II 컨소시엄에 제한적 착수지시(LNTP)를 발급해 사전 엔지니어링·기자재 조달에 착수했다.

수출인허가 체계 관련해서는, 캐나다에서 LNG를 포함한 천연가스를 수출하려면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의 인가가 필요하며, 인가는 장기 라이선스와 단기 오더 두 가지로 구성된다. 장기 라이선스는 천연가스 최대 40년, LNG 최대 50년까지 발급 가능하며 천연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단기 오더는 최대 2년 범위에서 장관 승인 없이 발급된다. 의무적 공청회는 장기·단기 모두 요구되지 않으며, 위원회는 통상 신청 사실을 공고하고 의견수렴 기간을 두는 방식으로 처리한다. 라이선스·오더 보유자는 매월 수출 실적을 CER에 보고해야 한다.

2026년 2월 기준 LNG 프로젝트와 연계된 유효 수출 라이선스는 24건으로, 25년 기한이 18건, 40년 기한이 6건이었다. 이후 3월 법안 C-15으로 LNG최대 기한을 50년으로 늘리는 개정이 이루어졌으나 기존 라이선스가 자동 연장되지는 않아, 기업이 별도로 재신청해야 한다.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LNG Canada에 발급된 40년 라이선스이다. 나머지 캐나다 천연가스 수출은 최대 2년 단기 오더를 통해 이루어진다. 추후 LNG Canada 2단계와 Ksi Lisims, Cedar LNG 등의 프로젝트들이 차례로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제도적 수출 여력과 실제 수출 역량 사이의 간극은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2026년 초 글로벌 LNG 공급망이 위협받는 가운데, 캐나다가 한국의 새로운 핵심 조달축으로 부상했다. 캐나다 정부는 주요프로젝트사무소(MPO)를 통해 LNG Canada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2026년 7월 기준 한국의 캐나다산 LNG 수입 비중은 기존 1.6%에서 8.4%로 급증하며 공급망 다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공급망 재편은 양국 간 협력과 한국기업의 수급 안정성의 중요도를 어느때보다 주요한 의제로 자리하게 하였다. 한국가스공사(KOGAS)가 LNG Canada 지분 투자를 통해 연 70만 톤의 물량을 확보한 것처럼, 단순 구매를 넘어선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더 나아가 캐나다가 2단계 사업의 사전 엔지니어링 및 기자제 조달(LNTP)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우수한 제조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자재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동 전쟁 영향권 지역과 파나마 운하 정체를 완전히 우회하는 태평양 횡단 항로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이 향후 증가하는 천연가스 생산분의 대부분을 LNG 수출과 연결 짓고 있는 만큼, 캐나다 LNG 품목은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공급망 품목일 것으로 보인다.


자료 :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 캐나다석유생산자협회(CAPP), LNG Canada, LSEG, RBC Capital Markets, 한국무역협회, 한국가스공사등 국내외자료, KOTRA 토론토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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