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는 트레이딩 카드, 미니 피규어, 블라인드 박스, 봉제 키링 등 다양한 컬렉터블이 연령대를 넘어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제품 자체에 대한 수요뿐 아니라 수집 과정을 콘텐츠로 만들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과거에는 희소한 제품을 확보하고 소장하는 데 수집의 의미가 컸다면, 최근에는 좋아하는 캐릭터와 브랜드를 통해 취향과 팬덤을 드러내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SNS가 있다. SNS는 단순한 제품 홍보 채널을 넘어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한 제품을 활용하며, 다른 수집가와 교류하는 핵심 접점이 됐다. 소비자는 언박싱 영상을 통해 제품을 접한 뒤 피규어와 캐릭터 상품으로 책상이나 선반을 꾸미고, 봉제 키링과 미니 참을 가방이나 의류에 달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한다. 구매 이후에는 컬렉션 소개와 제품 리뷰, 교환 및 리셀 경험을 다시 콘텐츠로 공유한다. 제품 발견부터 구매, 활용, 거래까지 이어지는 경험이 콘텐츠를 통해 확산되면서, 컬렉터블 시장은 상품 판매와 팬 커뮤니티가 맞물려 새로운 수요를 이어가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미국 컬렉터블 시장 규모는 2025년 321억3000만 달러로 추산되며,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5.3% 성장해 2033년에는 480억8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25년 기준 미술품과 골동품이 전체 시장의 34.37%를 차지했으며, 현대 컬렉터블의 비중은 53.79%에 달했다. 트레이딩 카드 부문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7.2% 성장하며 전체 시장보다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컬렉터블 시장 규모 및 전망 (2023~2033)>

[자료: Grand View Research]
키덜트를 사로잡은 다양한 수집의 세계
미국 컬렉터블 시장의 중심이 아동용 완구에서 성인의 취미와 팬덤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The Toy Association에 따르면 ‘키덜트’로 불리는 성인 소비자는 미국 완구 매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 완구 판매액은 2025년 1~4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으며, 포켓몬과 NFL 트레이딩 카드, 라이선스 상품, 프리미엄 제품이 성장을 이끌었다. 2026년 같은 기간에는 판매액이 13% 늘었고, 18세 이상 소비자가 전체 성장분의 35%를 차지하며 성인층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소비자층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제품 기획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정판과 희소성에만 집중하기보다 인기 캐릭터와 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IP)을 다양한 크기와 가격대의 제품으로 선보이고, 새로운 시리즈와 협업 상품을 꾸준히 추가하는 방식이다. 패키지와 소재, 제품 구성에 차이를 두어 수집을 처음 시작하는 소비자에게는 접근하기 쉬운 제품을 제공하고, 기존 컬렉터에게는 새로운 구매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Funko Pop!’은 ‘Monsters, Inc.’의 ‘Mike’와 ‘Sulley’를 브랜드 특유의 비율과 표정으로 재해석했다. 서로 다른 작품의 캐릭터에도 일관된 디자인 형식을 적용해 여러 IP 제품을 함께 수집하고 전시하기 쉽다는 점이 특징이다. ‘Super7’은 ‘Snoopy’를 복고적인 감성의 피규어로 제작해 캐릭터에 대한 향수를 공략하고 있으며, ‘Youtooz’는 ‘SpongeBob SquarePants’의 캐릭터와 장면을 특유의 조형으로 재구성해 팬들의 콘텐츠 경험을 전시용 제품으로 연결하고 있다.
블라인드 박스와 조립형 제품은 구매 과정에 발견과 참여의 재미를 더한다. ‘Mighty Jaxx’는 ‘Minions’ 캐릭터를 ‘Freeny’s Hidden Dissectibles’ 시리즈로 구성해 하나의 IP를 여러 디자인으로 확장했다. ‘52TOYS’도 ‘Tom and Jerry’의 다양한 장면과 표정을 소형 피규어로 개발해 시리즈 단위의 수집 수요를 겨냥했다. ‘Blokees’의 ‘Cookie Monster’ 제품은 조립과 관절 움직임을 결합해 완성품을 소장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만드는 과정까지 제품 경험에 포함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유명 IP와 아티스트의 디자인 언어를 결합한 제품이 두드러진다. ‘KAWS’와 ‘Star Wars’가 협업한 ‘Stormtrooper Companion’은 대중적으로 익숙한 캐릭터에 ‘KAWS’ 특유의 조형을 적용해 아트토이로 재해석한 사례다. 이러한 협업은 캐릭터 팬뿐 아니라 디자인과 아트토이를 수집하는 성인 소비자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이며 컬렉터블의 가격대와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의 인기를 상품 수요로 전환하는 협업도 활발하다. ‘MEDICOM TOY’는 한국 드라마 ‘Squid Game’의 가면 요원을 대표 제품인 ‘BE@RBRICK’ 형태로 재해석했고, ‘Squishmallows’는 ‘KPop Demon Hunters’의 캐릭터를 봉제 제품으로 확장했다. 영상 속 캐릭터와 의상, 시각적 상징이 글로벌 완구 브랜드의 제품 형식과 결합하면서 콘텐츠 소비가 피규어와 봉제 인형, 팬 커뮤니티로 이어지고 있다.
‘Mattel’의 ‘Barbie’는 영화와 패션, 인형을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다. 영화 속 인물과 의상을 반영한 제품은 기존 ‘Barbie’ 수집가뿐 아니라 영화 팬과 패션에 관심이 높은 성인 소비자까지 아우른다. 이처럼 미국 컬렉터블 시장에서는 동일한 IP가 피규어, 블라인드 박스, 조립형 완구, 봉제 인형, 패션 인형 등으로 확장되며 소비자의 취향과 구매 목적에 따라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
<인기 캐릭터 IP를 활용한 주요 컬렉터블 제품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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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ko Pop! × Monsters |
Mighty Jaxx Toys × Minions |
Super7 × Snoopy |
Blokees × Cookie Monster |
Youtooz × SpongeBo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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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WS X Starwars |
52TOYS × Tom and Jerry |
Medicom Toy × Squid Game |
Squishmallows × Kpop Demon Hunters |
MATTEL × Barbie |
[자료: 각 홈페이지]
사고 공유하고 다시 거래하는 컬렉터블 생태계
미국 컬렉터블 시장의 유통망은 브랜드 공식몰과 대형 리테일러, 완구 전문점 등 기존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팝업스토어, 팬 컨벤션, 소셜 커머스, 라이브 이커머스와 온라인 리셀 플랫폼까지 확장되고 있다. 소비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신제품과 관련 콘텐츠를 발견한 뒤 온라인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고, 라이브 판매·실시간 경매를 통해 한정판과 희귀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후 중복품이나 희귀품은 eBay, Whatnot, StockX, Fanatics Collect 등에서 교환·재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제품 기획과 판매, 콘텐츠 확산, 팬 커뮤니티, 2차 거래가 연결되면서 리셀 시장은 단순 중고거래를 넘어 컬렉터블의 유통과 수요를 뒷받침하는 주요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블라인드 박스와 한정판 제품은 반복 구매와 교환 수요를 높여 이러한 유통 생태계의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 T사 커머스 부문 관계자 J씨는 “컬렉터블은 시각적 매력이 크고 언박싱 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어 숏폼과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다”며 “브랜드가 제작한 콘텐츠뿐 아니라 소비자가 공유하는 언박싱 영상과 컬렉션 소개도 제품에 대한 관심과 신뢰를 높여 플랫폼 내 숍 유입과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K-캐릭터와 콘텐츠, 미국 팬덤 시장을 넓힐 기회
미국 컬렉터블 시장은 키덜트 소비 확대와 글로벌 팬덤의 성장, 한정판 구매 문화, 소셜미디어와 리세일 시장의 발달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K-pop, 웹툰, 게임, 애니메이션 등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한국기업에도 포토카드, 미니 피규어, 봉제 키링, 블라인드 박스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할 기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기업은 보유한 콘텐츠와 캐릭터 IP를 포토카드, 미니 피규어, 봉제 키링, 블라인드 박스 등으로 상품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때 단순히 캐릭터 이미지를 적용하기보다는 소비자가 후속 제품을 계속 수집할 수 있도록 시리즈와 세계관을 구성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시즌별 신제품, 현지 한정판, 미국 브랜드·아티스트와의 협업은 팬덤과의 접점을 이어가는 주요 방식으로 주목할 만하다.
제품군은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의 입문형 상품부터 소재와 패키지를 차별화한 프리미엄 한정판까지 단계적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 전시용 제품에 머물지 않고 가방이나 의류에 부착하거나, 소비자 간 교환과 소셜미디어 공유가 가능하도록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소비자의 취향과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역시 현지 시장 적응을 위한 주요 과제가 될 수 있다.
초기 시장 진입은 자사 온라인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품별 반응을 확인한 뒤 판매 채널을 넓히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이후 판매 데이터와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캐릭터 전문점, 팝업스토어, 팬 컨벤션, 라이브커머스 등과 연계하면 보다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현지 유통사나 리테일러와 협업할 때는 판매 수수료, 최소 주문량, 재고 부담, 반품 조건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한정판 중심의 판매 전략도 과도한 희소성보다는 안정적인 공급과 정기적인 신제품 출시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품 인증과 IP 보호는 시장 진출 단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다. QR코드, 고유 일련번호, 홀로그램, 위조 방지 패키지 등을 적용하고 미국 내 상표권과 디자인권, 라이선스 사용 범위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미국의 완구 안전 기준과 연령 표시, 유해물질 제한, 소형 부품의 질식 위험 경고 등 관련 요건을 출시 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미국 컬렉터블 시장의 경쟁은 단일 인기 상품을 넘어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공유하며 교환할 수 있는 IP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에는 콘텐츠 경쟁력을 제품 기획과 유통, 팬 커뮤니티, 정품 인증 체계로 연결해 미국 내 K-콘텐츠 팬덤을 장기적인 소비 기반으로 발전시킬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자료: Grand View Research, 미국완구협회, U.S. 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