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럽 사모자본 시장의 중심지
영국은 유럽 최대 규모의 사모자본 시장 가운데 하나로, 특히 PE·VC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춘 투자 허브다. 영국사모투자협회(UK Private Capital, 구 BVCA)에 따르면, 2024년 영국에 기반을 둔 PE·VC 운용사의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6% 증가한 460억 파운드(약 94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투자 규모뿐 아니라 자금 기반도 견고하다.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2025년 기준 영국 사모시장(PE·사모신용·인프라 등 포함)의 운용자산(AUM, Assets Under Management)을 약 1조2000억 파운드(약 2463조 원)로 추산했으며, 이는 유럽 전체 사모시장 운용자산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 주: 1파운드 = 2,052.26원 (2026.7.1., 우리은행 최초고시 환율기준 적용)
<주요 용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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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용어 |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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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주체·투자 유형 |
사모펀드(Private Equity, PE) |
주로 비상장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 등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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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Venture Capital, VC) |
성장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나 혁신기업에 투자해 장기적인 자본차익을 추구하는 투자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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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Limited Partner, 출자자) |
사모펀드에 자금을 출자하지만 개별 투자와 펀드 운용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는 투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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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General Partner, 운용사) |
펀드를 조성·운용하고 투자 대상 선정, 기업가치 제고 및 투자금 회수를 담당하는 운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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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기관 |
금융행위감독청 (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 |
금융회사의 영업행위와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영국의 금융감독기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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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펀드 구조 |
드라이파우더 (Dry Powder, 미집행 투자자금) |
투자자로부터 출자를 약정받았으나 아직 투자에 집행되지 않은 자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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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접펀드(Fund of Funds) |
개별 기업이나 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여러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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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규모·시장 구분 |
라지캡(Large-cap) |
PE·M&A 시장에서 기업가치나 거래 규모가 큰 대형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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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캡(Mid-cap)· 미들마켓(Middle Market) |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거나 거래 규모가 중간 수준인 PE·M&A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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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회수 단계 |
바이아웃(Buyout) |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기업가치를 높인 뒤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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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기업의 비상장 전환 (Public-to-private) |
상장기업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해 상장폐지한 뒤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하는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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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 |
보유한 기업이나 자산의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과 수익을 회수하는 과정 |
2025년 영국 사모펀드의 산업별 투자 동향
2025년 영국 사모펀드 시장에서는 비즈니스 서비스, 금융서비스, 기술·미디어·통신(TMT), 산업재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다. 특히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기업과 인공지능(AI) 확산 및 산업 구조 변화의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1. 비즈니스 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는 2025년 전체 PE 딜 건수의 45%를 차지하며 가장 활발한 투자 분야로 나타났다(전년 대비 2%포인트 증가). 회계·법률 서비스,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시험·검사(Testing·Inspection) 등 전문 서비스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전문 서비스 기업은 안정적인 고객 기반과 반복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어 경기 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높고, 동일 업종 기업을 연속적으로 인수·통합해 규모를 확대하기에도 적합해 PE 투자자들의 선호가 높다. 2025년 영국계 사모펀드 Cinven이 회계·세무·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Grant Thornton UK의 과반 지분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2. 금융서비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자산관리와 금융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거래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사례는 CVC, Nordic Capital, 아부다비투자청(ADIA) 컨소시엄의 Hargreaves Lansdown 인수다. 이는 안정적인 고객 기반과 반복적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한 금융서비스 기업이 여전히 PE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3. 기술·미디어·통신(Technology·Media·Telecommunications)
기술·미디어·통신(TMT) 분야는 여전히 주요 투자 분야였지만, AI가 기존 사업모델에 미치는 영향과 경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투자자들의 선별적 접근이 강화됐다. 특히 규제 대응 기능이나 기업의 핵심 업무를 지원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업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4. 산업재(Industrials)
산업재 분야도 2025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재 딜은 2024년 69건에서 2025년 103건으로 약 49% 증가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각국의 국방비 확대를 배경으로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공급망 재편과 제조업 경쟁력 강화 움직임도 산업재 투자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PE·VC 펀드의 투자자(LP) 구성
영국 PE·VC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는 투자자(LP, Limited Partner)의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UK Private Capital의 「2024년 투자 활동 보고서(2024 Report on Investment Activity)」에 따르면, 2024년 영국에서 운용되는 PE·VC 펀드가 조달한 자금 가운데 해외 기관투자자의 출자액은 약 210억 파운드로 전체의 63%를 차지했으며, 영국 투자자의 출자액은 56억 파운드로 17%에 그쳤다.
바이아웃(Buyout) 펀드만 보면 연기금이 전체 출자의 23%를 차지해 가장 큰 투자자군으로 나타났으며, 자산운용사(12%)와 재간접펀드(Fund of Funds, 11%)가 뒤를 이었다. 장기 투자 성향을 가진 기관투자자가 영국 사모펀드의 핵심 자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산업별 투자기회 확보를 위해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Invest Europe(유럽사모투자협회)에 따르면 2025년 유럽 PE·VC 펀드레이징 규모는 1470억 유로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바이아웃(Buyout) 펀드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1030억 유로를 모집했다. 한편 Grant Thornton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가 참여한 영국 PE 거래 비중은 2015년 약 23%에서 2025년 33%로 확대됐다.
영국 정부도 국내 장기 자본의 사모시장 유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체결된 맨션하우스 협약(Mansion House Accord)*에 따라 주요 확정기여형 연금사업자**들은 2030년까지 기본형 펀드 자산의 최소 10%를 사모시장에 배분하고, 이 가운데 전체 자산의 최소 5%를 영국 사모시장에 투자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영국 정부는 이를 통해 약 500억 파운드의 추가 사모시장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동안 해외 자본 의존도가 높았던 영국 사모펀드 시장에서 국내 기관투자자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맨션하우스 협약(Mansion House Accord): 17개 주요 DC 연금사업자가 2030년까지 기본형 펀드 자산의 최소 10%를 사모시장에, 그중 전체 자산의 최소 5%를 영국 사모시장에 배분한다는 자발적 목표를 제시한 협약
** 주: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연금은 가입자와 사용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운용하며, 연금 수령액이 운용 성과에 따라 결정되는 연금 제도
한편 자금 조달은 대형 운용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영국 GP(General Partner, 펀드 운용사)의 58%는 최근 1년간 펀드레이징이 이전보다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LP들이 운용 실적이 검증된 대형 운용사와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춘 GP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영국 PE 시장 주요 전망
1. 미집행 자금(Dry Powder)의 투자 집행 확대
2026년 영국 PE 시장에서 주목할 변수 가운데 하나는 미집행 자금(Dry Powder)의 활용 여부다. 미집행 자금은 GP가 LP로부터 출자를 약정받았지만 아직 실제 투자에 집행하지 않은 자금을 의미한다. UK Private Capital은 최신 분석에서, 영국에서 운용되는 PE·VC 펀드의 미집행 자금을 약 1900억 파운드(약 390조 원)로 추산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집행 자금이 누적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기업가치에 대한 인식 차이가 꼽힌다. 팬데믹 당시 저금리 환경에서 높은 가격으로 자산을 인수한 매도자는 기존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대하는 반면, 금리 상승과 금융조달 비용 증가로 매수자는 이전과 같은 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금리와 과도한 부채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이 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신규 투자와 엑시트 모두 지연되고 있다.
다만 2026년부터 미집행 자금의 투자 집행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Grant Thornton의 「2026년 사모펀드 전망(Private Equity Outlook 2026)」에서는 영국 사모펀드의 70%가 2026년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미국의 기업 및 PE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Deloitte 조사에서도 PE 응답자의 90%가 2026년 거래 건수 증가를, 87%가 거래금액 증가를 전망했다.
2. 에너지·인프라 등 실물자산 투자 확대
PE 투자자들의 관심 분야도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 PE 시장에서는 기술 분야와 함께 에너지·인프라 등 실물자산 분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EY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에너지·유틸리티 분야에서는 13건, 총 67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집계돼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방위산업과 AI 인프라,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재편,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관련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3. 세컨더리 시장 확대
세컨더리 시장(Secondary Market)*도 2026년 주요 변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고금리와 엑시트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투자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거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기존 투자자산을 새로운 펀드로 이전해 계속 운용하는 컨티뉴에이션 펀드(Continuation Fund)**와, LP가 보유한 펀드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세컨더리 거래(Secondary Transaction)다. Cambridge Associates는 2026년 사모시장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자금 분배액 가운데 최소 20%가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투자자산을 즉시 매각하지 않고도 LP에게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주: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사모펀드 지분이나 펀드가 보유한 투자자산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이전하는 시장을 의미함.
** 주: 기존 펀드가 보유한 투자자산을 새로운 펀드로 이전해 계속 운용하는 구조로, 기존 투자자에게는 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하고 운용사에는 자산의 보유·운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됨.
시장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
영국 PE 시장의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금리와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주요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 차입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바이아웃 거래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으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 차이도 거래 성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
엑시트 시장의 회복 속도도 중요한 변수다. 투자자산 매각이나 기업공개(IPO)가 지연되면 기존 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신규 펀드 결성과 후속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영국 PE 시장의 회복 여부는 신규 투자 확대와 기존 투자자산의 원활한 회수 여부에 달려 있다.
시사점
2026년 영국 사모펀드(PE) 시장은 역대 최고 수준의 미집행 자금(Dry Powder)과 투자심리 개선 기대에 힘입어 점진적인 회복이 예상된다. 연기금의 사모시장 투자 확대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자금 기반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AI 인프라, 에너지, 방위산업, 비즈니스 서비스 등 구조적인 성장 동력을 갖춘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 회복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금리와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 완화와 엑시트 시장 정상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기업가치에 대한 인식 차이가 지속되거나 기업공개(IPO)와 기업 매각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신규 투자 확대 속도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영국계 PE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국내 기업은 성장성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구조와 명확한 사업 확장 전략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영국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AI, 에너지, 첨단 제조, 비즈니스 서비스 등 투자 수요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투자유치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UK Private Capital, Financial Conduct Authority(FCA), Invest Europe, Grant Thornton, Deloitte, EY, Cambridge Associates, KPMG UK, Forvis Mazars, D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