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을 떠올리면 캘리포니아와 뉴욕 같은 해안 지역이 먼저 생각난다. 태평양과 대서양의 대형 항만을 통해 세계 각국의 상품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교역 지도를 펼쳐보면 중서부의 존재감도 작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미시간이다. 2025년 미시간의 상품 수입액은 1671억 달러로 미국 50개 주 가운데 5위를 기록했다. 수입 규모만 놓고 보면 플로리다와 뉴저지, 펜실베이니아보다 크다.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미국 중서부에서 이처럼 큰 규모의 교역이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을 따라가다 보면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로 익숙한 미시간의 또 다른 역할이 보인다.
미국 교역 지도에서 다시 보는 미시간
미시간은 자동차의 도시로 익숙하다.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가 시작됐고, 지금도 완성차와 부품기업이 촘촘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무역 통계에서 확인되는 미시간의 위상은 자동차 생산기지라는 이미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5년 미시간은 미국 전체 상품 수입의 4.9%를 차지하며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일리노이에 이어 5위에 올랐다.
<미국 주요 주별 수입액 동향>
(단위: US$ 백만, %)
|
구분 |
수입액 |
점유율 |
증감률 |
|||
|
2023년 |
2024년 |
2025년 |
2025년 |
|||
|
전체 |
3,076,552 |
3,263,893 |
3,414,511 |
100.0 |
4.6 |
|
|
1 |
캘리포니아 |
450,113 |
491,565 |
488,063 |
14.3 |
-0.7 |
|
2 |
텍사스 |
381,602 |
396,071 |
411,193 |
12.0 |
3.8 |
|
3 |
뉴욕 |
157,197 |
159,893 |
213,866 |
6.3 |
33.8 |
|
4 |
일리노이 |
224,549 |
217,951 |
210,871 |
6.2 |
-3.2 |
|
5 |
미시간 |
170,788 |
173,013 |
167,109 |
4.9 |
-3.4 |
|
6 |
인디애나 |
91,321 |
106,630 |
153,100 |
4.5 |
43.6 |
|
7 |
조지아 |
136,867 |
145,447 |
150,487 |
4.4 |
3.5 |
|
8 |
뉴저지 |
144,491 |
152,982 |
147,775 |
4.3 |
-3.4 |
|
9 |
펜실베이니아 |
112,930 |
127,210 |
136,183 |
4.0 |
7.1 |
|
10 |
테네시 |
107,050 |
120,419 |
119,531 |
3.5 |
-0.7 |
*주: 주별 수입 순위는 2025년 수입액 기준
[자료: U.S Census Bureau (2026.8.21.),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수출도 작지 않다. 같은 해 미시간의 상품 수출액은 603억 달러로 주별 순위 9위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수출의 2.8%에 해당한다. 수입과 수출을 합치면 한 해 상품 교역 규모가 약 2274억 달러에 이른다. 중서부의 한 주에서 이 정도의 교역이 이뤄진다는 사실은 미시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 바꿔놓는다.
<미국 주요 주별 수출액 동향>
(단위: US$ 백만, %)
|
구분 |
수출액 |
점유율 |
증감률 |
|||
|
2023년 |
2024년 |
2025년 |
2025년 |
|||
|
전체 |
2,021,939 |
2,063,024 |
2,179,891 |
100.0 |
5.7 |
|
|
1 |
텍사스 |
450,535 |
455,558 |
448,199 |
20.6 |
-1.6 |
|
2 |
캘리포니아 |
179,043 |
183,900 |
188,159 |
8.6 |
2.3 |
|
3 |
뉴욕 |
99,999 |
94,067 |
158,595 |
7.3 |
68.6 |
|
4 |
루이지애나 |
99,328 |
86,342 |
92,692 |
4.3 |
7.4 |
|
5 |
일리노이 |
78,748 |
82,050 |
80,195 |
3.7 |
-2.3 |
|
6 |
플로리다 |
68,903 |
72,461 |
79,103 |
3.6 |
9.2 |
|
7 |
인디애나 |
54,292 |
60,231 |
68,573 |
3.1 |
13.8 |
|
8 |
워싱턴 |
61,120 |
58,010 |
65,404 |
3.0 |
12.7 |
|
9 |
미시간 |
65,109 |
62,791 |
60,328 |
2.8 |
-3.9 |
|
10 |
조지아 |
49,877 |
53,505 |
60,290 |
2.8 |
12.7 |
*주: 주별 수출 순위는 2025년 수출액 기준
[자료: U.S Census Bureau (2026.8.21.),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2025년 미시간의 수출과 수입은 전년보다 각각 3.9%, 3.4% 감소했다. 다만 규모만으로는 미시간 교역의 성격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 무엇이 들어오고 무엇이 밖으로 나가는지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시간의 수출입 품목 속에 이 지역 교역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동차 도시의 역설, 완성차가 최대 수입품
미시간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다. 그런데 수입 통계를 보면 조금 낯선 장면이 나온다. 2025년 미시간이 가장 많이 들여온 상품은 승용차였다. 수입액은 398억 달러로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화물차와 자동차 부품까지 합치면 비중은 51.8%로 높아진다. 자동차를 만드는 곳으로 자동차와 부품이 대규모로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2025년 미시간 주요 수입 품목>
(단위: US$ 백만, %)
|
순위 |
HS Code |
품목명 |
수입액 |
비중 |
|
1 |
8703 |
승용차 |
39,820 |
23.8 |
|
2 |
8704 |
화물차 |
24,321 |
14.6 |
|
3 |
8708 |
자동차 부품 및 부속품 |
22,443 |
13.4 |
|
4 |
8544 |
절연전선 및 케이블 |
5,656 |
3.4 |
|
5 |
9801 |
수출 후 재수입된 물품 등 |
5,158 |
3.1 |
|
6 |
8407 |
불꽃점화식 내연기관 |
4,674 |
2.8 |
|
7 |
2709 |
원유 |
3,709 |
2.2 |
|
8 |
9401 |
각종 좌석 및 부분품 |
3,364 |
2.0 |
|
9 |
8543 |
기타 전기 기기 및 부분품 |
2,886 |
1.7 |
|
10 |
8409 |
엔진 부분품 |
2,612 |
1.6 |
|
|
전체 |
167,109 |
100.0 |
|
[자료: U.S Census Bureau (2026.8.21.),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수출에서는 순서가 뒤집힌다. 가장 많이 나간 품목은 자동차 부품 및 부속품으로 92억 달러였다. 화물차와 승용차가 뒤를 이었다. 수입에서는 완성차가 앞서고, 수출에서는 부품이 가장 큰 품목이다. 자동차가 미시간 교역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새롭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자동차와 부품이 오가는 방향이다.
<2025년 미시간 주요 수출 품목>
(단위: US$ 백만, %)
|
순위 |
HS Code |
품목명 |
수출액 |
비중 |
|
1 |
8708 |
자동차 부품 및 부속품 |
9,190 |
15.2 |
|
2 |
8704 |
화물차 |
6,819 |
11.3 |
|
3 |
8703 |
승용차 |
4,758 |
7.9 |
|
4 |
8507 |
축전지 |
2,038 |
3.4 |
|
5 |
8800 |
민간 항공기, 엔진 및 부품 |
1,430 |
2.4 |
|
6 |
2711 |
석유가스 및 기타 가스상 탄화수소 |
1,269 |
2.1 |
|
7 |
7009 |
유리거울(차량용 후사경 포함) |
1,044 |
1.7 |
|
8 |
8409 |
엔진 부분품 |
945 |
1.6 |
|
9 |
8421 |
원심분리기 및 액체·기체 여과·정화기 |
741 |
1.2 |
|
10 |
3004 |
의약품 |
738 |
1.2 |
|
|
전체 |
60,328 |
100.0 |
|
[자료: U.S Census Bureau (2026.8.21.),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정리]
왜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에서 완성차 수입이 이처럼 클까. 이 질문의 답은 미시간 안에서만 찾기 어렵다. 국경 너머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미시간이 누구와 사고파는지를 보면 이 낯선 숫자의 이유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국경을 넘나드는 자동차 교역, USMCA로 연결된 북미 생산망
미시간에서 자동차를 만든다는 말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엔진과 각종 부품이 국경을 오가고, 완성차도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사이를 이동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과 멕시코의 자동차 산업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으며, 일부 자동차 부품은 완성되기까지 국경을 최대 12차례 오가기도 한다(ITA, ’26.2). 캐나다 온타리오 혁신센터(OCI)가 제시한 사례에서도 자동차 부품은 세 나라의 여러 생산거점을 거쳐 7단계로 가공·조립된 뒤 완성차 공장에 공급된다.
<북미 자동차 부품의 국경 간 공급망 사례>

[자료: Ontario Centre of Innovation (OCI)]
USMCA는 이런 생산 구조를 뒷받침하는 기본 틀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협정상 특혜관세를 적용받으려면 역내가치비율(RVC)을 비롯한 원산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승용차와 경트럭에는 75%의 역내가치비율 기준이 적용되고, 핵심 부품과 철강·알루미늄 조달, 노동가치비율에도 별도 요건이 붙는다. 다만 최근에는 자동차·자동차부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와 일부 캐나다산 상품에 대한 무역법 338조 관세 등 별도 조치가 병행되고 있어, USMCA 원산지 요건 충족이 모든 추가관세의 면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캐나다·멕시코를 하나의 생산권역으로 이해하되, 품목별 원산지와 적용 관세를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미시간의 교역 통계도 이런 구조를 그대로 비춘다.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에서 승용차가 최대 수입 품목이고 자동차 부품이 최대 수출 품목이라는 사실이 그 단면이다. 완성차와 부품이 생산 단계에 따라 국경을 오가는 북미 자동차 산업에서는 생산과 수출입의 경계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2026년 7월 1일 열린 첫 USMCA 공동검토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협정 연장을 지지했지만, 미국은 현행 협정의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협정은 계속 효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철강·알루미늄, 노동·환경 기준을 둘러싼 후속 협상은 이어지고 있다. 북미 안에서 생산과 조달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역내 생산 요건을 어디까지 강화할 것인지가 다시 주요 통상 현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시사점
미시간의 교역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수출입 규모가 아니다. 자동차와 부품이 미국·캐나다·멕시코의 생산거점을 오가며 만들어지는 북미 제조업의 구조다. 한국 기업도 미국 진출 전략을 마련할 때 개별 공장 입지에만 주목해서는 북미 공급망의 흐름을 읽기 어렵다. 고객사의 생산 거점과 조달 구조, 부품과 완성품의 이동 경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 첫 공동검토에서 현행 USMCA의 연장에 동의하지 않은 가운데, 자동차 원산지 규정과 역내 생산 요건을 둘러싼 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자동차의 역내 조달 기준 강화와 비역내산 부품 사용 제한을 주요 의제로 제시하고 있어, 완성차 기업과 주요 부품사의 조달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 여부와 함께 자사 제품의 원산지가 어떻게 인정되고, 고객사의 USMCA 요건과 품목별 추가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원산지 증빙과 공급망 추적 능력도 거래 조건을 좌우하는 요소로 중요해지고 있다.
북미 자동차 생산망은 여전히 국경을 사이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2026년 7월 포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의 에섹스 엔진공장(Essex Engine Plant)에 7억 캐나다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고, 같은 달 미국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윈저를 잇는 고디 하우 국제대교(Gordie Howe International Bridge)도 개통됐다. 생산과 물류의 연결은 이어지고 있지만, 국경을 넘는 조건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이 일부 캐나다산 상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캐나다도 대응관세를 확대하면서, USMCA 원산지 충족 여부와 별도 관세조치의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도 어느 국가에 생산거점을 두었는지만으로 북미 시장 접근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어떤 원산지 구조와 조달 체계로 공급망에 참여할 것인지, 품목별 관세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미시간의 교역 지도는 북미 생산망의 높은 연결성과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함께 보여준다.
자료: U.S. Census Bureau, 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ITA), Office of the U.S. Trade Representative(USTR), White House, Government of Canada, Ontario Centre of Innovation(OCI),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