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라이브스토어와 아마존을 중심으로 확산했던 K-뷰티 열풍이 최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온라인 채널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한국 화장품 브랜들이 최근 미국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잇따라 진입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 매장을 통해 제품을 소개했던 K-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소비자들의 일상 동선인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 배치되며 K-뷰티가 또 다른 도약기를 맞고 있다.
뷰티 전문 매장 세포라(Sephora)부터 슈퍼마켓 타깃(Target)까지
지난 8월 뷰티 전문 유통 소매업체인 세포라는 CJ 올리브영과 협업을 통해 미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 580여 곳에 K-뷰티 전문 큐레이션 매대인 ‘올리브영 K-뷰티 에딧(K-beauty Edit)’을 론칭하고, 양사가 선별한 19개 K-뷰티 브랜드를 선보였다. 올리브영 K-뷰티 에딧에 포함된 제품은 온라인 숍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번 협업은 올리브영 한국 매장의 경험을 미국으로 옮겨와 최신 K-뷰티 트렌드가 반영된 제품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소개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뉴욕에 위치한 컨설팅 기업의 소매 담당 애널리스트 A씨는 KOTRA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올리브영은 시장에서 검증된 브랜드 리스트와 수 많은 판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 세포라에 올리브영 형태로 입점해 한국 유망 인디 브랜드들이 미국 거대 유통망에 실시간으로 진입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세포라 매장 내 올리브영 K-뷰티 에딧>

[자료: KOTRA 뉴욕무역관 직접 촬영]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도 지난 9월 초 미 전역 600개 매장에 ‘타깃 뷰티 스튜디오(Target Beauty Studio)’를 열고, 미국을 포함한 90개 글로벌 브랜드의 1600여 개 제품을 선보였다. 뷰티 전문 유통기업인 얼타(Ulta)와 최근 파트너십을 종료한 타깃은 뷰티 분야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검증된 수요를 갖춘 브랜드로 매대를 재편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뷰티 스튜디오 브랜드 가운데 K-뷰티 브랜드는 롬앤디, 성분 에디터 등 총 12개로 미국 브랜드를 제외하고, 국가별 최다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타깃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시장에서 검증된 카드로 통하는 K-뷰티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타깃의 K-뷰티 브랜드 입점 확대는 그간 뷰티 마니아를 중심으로 소비되던 K-뷰티가 미국 대중 소비층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타깃의 타깃 뷰티 스튜디오 이미지>

[자료: Target.com]
미 최대 유통망 중 하나인 월마트도 최근 메디큐브와 토니모리, 더 페이스샵 등 국내 뷰티 브랜드 제품의 오프라인 입점 매장을 늘리고 있다. 또 코스트코 역시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했던 K-뷰티 제품을 오프라인 매대로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 5월 케이시크릿 서울 1988이 미 코스트코 270여개 매장에 정식 입점됐으며, 이밖에 미샤, 코스알엑스 등도 매장 내 뷰티 코너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 6월 텍사스주에 위치한 월마트 Laredo점에 마련된 메디큐브 전용 매대>

[자료: Walmart Laredo Facebook]
미 메인스트림으로 안착한 K-뷰티, 쇼핑몰 풍경도 바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에 따르면 2026년 3월 21일 기준 52주간 미국 내 K-뷰티 매출액은 28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무려 48.1% 성장했다. 이는 2024~2025년 연매출 성장률에 비해 3.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2025~2026년 K-뷰티의 미 가구 침투율은 28.7%로 1년 사이 5.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월 모건스탠리는 미국 시장 내 K-뷰티 시장이 지속 성장해 올해는 매출규모가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의 시메온 거트먼 애널리스트는 “K-컬처의 인기 상승과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 수요 증가가 성장의 동력”이라고 전했다. 거트먼 애널리스트는 7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전망이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확인했다.
<미국 내 K-뷰티 연간 매출액 및 전년 대비 성장률>

주: 3월 21일 기준 52주간 K-뷰티 제품 매출 기준
[자료: NielsenIQ]
<미국 가구 내 K-뷰티 침투율 추이>

주: 3월 21일 기준 52주간 K-뷰티 제품 매출 기준
[자료: NielsenIQ]
미국의 한국 화장품의 수입도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 화장품 수입액은 17억9925만 달러로 미국 전체 수입 시장에서 점유율 24.7%를 기록해 전년에 이어 1위 자리에 올랐다. 올해 1~7월 누적 수입액은 전년 동기대비 11.4% 증가한 11억6182만 달러로 수입 시장 점유율은 26%를 넘어섰다.
<미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 및 수입 시장 내 점유율 동향>
(단위: 1,000USD, HScode 3304 기준 )

주: 2026년 데이터는 1~7월 누적 기준
[자료: U.S. Department of Commerce, Bureau of Census]
업계 관계자들은 K-뷰티의 인기가 미 소비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피부관리 전문가이자 스킨케어 교육자인 카산드라 뱅크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K-뷰티의 인기가 미국 시장에서 다른 국가 화장품의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과 일본 화장품이 (K-뷰티의) 뒤를 이을 것이며, 이후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의 제품도 미국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뷰티의 인기는 미 쇼핑몰도 변화시키고 있다. 뉴저지주 소재의 웨스트필드 가든 스테이트 플라자에는 지난 1년간 아시아계 소매업체의 입점이 늘고 있다. 웨스트필드 골든 스테이트 플라자의 케이트 사백 임대 담당 부사장은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며 “이제 소비자들은 쇼핑몰에서만 브랜드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와 해외여행 등을 통해 브랜드를 접하고 있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소비자가 브랜드와 연결되면 실제 공간에서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한다”며 “이러한 변화가 쇼핑몰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닐슨IQ의 안나 마요 뷰티 산업 전문가는 최근 K-뷰티의 인기와 관련해, 이 시장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해 매장으로 가져오고,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전망 및 시사점
K-뷰티 브랜드는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 틱톡,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빠르게 인지도를 확보해 왔다. 그러나 최근 세포라, 타깃,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망으로의 진출이 확대되면서, 온라인에서 형성된 팬덤을 오프라인 대중 소비로 전환하는 옴니채널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중심 성장의 다음 단계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K뷰티 기업들은 온라인 바이럴과 판매에만 의존하기보다, 아마존·틱톡 등에서 확보한 소비자 인지도를 바탕으로 미국 주요 리테일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유통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K-뷰티를 일부 온라인 소비자층의 트렌드에서 벗어나 미국 대중 소비시장에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CNBC, Sephora, NielsenIQ, U.S. Department of Commerce, Bureau of Census, Target, Walmart, Morgan Stanley및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