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 9730MW 돌파, 수력 중심의 급속 확충


에티오피아 수자원에너지부(MoWE)는 2025/26 회계연도 중 국가 발전설비용량이 7910MW에서 9730MW를 넘어섰다고 발표하였다. 1개 회계연도 만에 약 23%가 증가한 것으로, 2025년 9월 9일 준공된 그랜드에티오피아르네상스댐(GERD, 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 5150MW)의 전체 터빈 순차 가동이 증가분의 대부분을 설명한다. GERD는 프란시스 터빈 13기를 갖춘 아프리카 최대 수력발전소로, 연 1만5700GWh를 생산해 국가 발전량의 절반가량을 단일 설비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완공된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

[자료 : EEP(Ethiopia Electric Power)]


확충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수요 잠재력이 있다. 에티오피아 인구는 2026년 1억3890만 명으로 나이지리아에 이은 아프리카 2위이며, 연 2.5% 성장으로 2030년 이전 1억5000만 명 진입이 전망된다. 중위연령 19.3세, 도시화율 22.9%로 전력 수요를 새로 만들어낼 인구·산업 기반이 아직 대부분 미개발 상태다. 실제로 1인당 발전량은 약 140kWh로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전력수요는 연 10% 내외로 급증해 2023년 18TWh에서 2035년 56TWh로 3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산업화와 전기차 보급(2030년 14만8000대 목표)에 더해 데이터센터가 신규 수요원으로 급부상해 2025년 기준 총수요의 약 30%에 해당하는 8TWh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즉 9730MW는 종착점이 아니라 에티오피아 전력수급을 위한 출발점에 가깝다.


< 에티오피아 발전원별 설비용량(2025/26 회계연도) >

발전원

용량(MW)

비중

비고

수력

9201

약 94%

GERD 5150MW 포함

풍력

504

약 5%

아다마 I·II, 아셰고다, 아셀라 등

폐기물·태양광·지열

47

0.5%

각 25 / 15.32 / 7MW

합계

약 9730

100%

전년 7910MW 대비 23% 증가

[자료: 에티오피아 수자원에너지부(MoWE) 발표(2026.7)]


아프리카 내 위상은 발전원별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수력 설비용량 기준으로는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 1위로 2위권과의 격차가 두 배 이상인 반면, 총 설비용량 기준으로는 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각 약 63GW)에 이은 6위권으로 수력 특화형 확충 국가라는 성격이 뚜렷하다. 에티오피아전력공사(EEP)는 요금개혁과 GERD 가동에 힘입어 2026년 71억 비르 순이익으로 흑자 전환하였다.


< 아프리카 주요국 발전설비용량 비교 >

국가

설비용량

특징

이집트

약 63.5GW

가스 중심, 아프리카 1위

남아프리카공화국

약 63.4GW

석탄 중심

알제리

약 22.6GW

가스 96%

모로코

약 15.7GW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나이지리아

약 14.2GW

가스 중심, 실가동률 낮음

에티오피아

약 9.7GW

수력 9,201MW로 수력 부문 아프리카 1위

[자료: 미국에너지정보청(EIA) 기준 2024년 설비용량, 에티오피아는 MoWE 2025/26 회계연도 발표치]


현재 진행 중인 코이샤댐과 아이샤 풍력 발전소


코이샤(Koysha) 수력발전은 GERD, Gibe III에 이은 에티오피아 3위 규모의 사업으로, 300MW급 터빈 6기를 설치해 총 1800MW를 확보할 계획이다. 2026년 7월 발전소동 1단계 구조물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했으며, 계획 총량 772만5000㎥ 중 620만㎥를 초과하는 롤러압축콘크리트(RCC)를 타설해 약 80%의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댐은 해발 623m, 구조물 높이 136m에 도달했으며, 24시간 2교대로 월평균 10만㎥ 이상을 타설 중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코이샤댐 건설현장>

[자료: Webuild]


아이샤(Aysha) 풍력은 성격이 다르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2026년 7월 15일 300MW 아이샤 풍력사업에 최대 1억1000만 달러 금융을 승인하였다. 총사업비 5억800만 달러 규모로 아랍에미리트 AMEA Power가 사업주이며, EEP를 단일 구매자로 하는 25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이 체결되었다.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가 전량 EEP 소유로 민자발전(IPP) 비중이 0%인 상황에서, 아이샤는 에티오피아 최초의 풍력 IPP이자 민관협력(PPP) 시범 사례에 해당한다. 이 밖에 가드·웨란소 태양광(합계 225MW) IPP 경매가 진행 중이며, 정부는 2030년까지 설비용량 최대 1만4000MW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역내 전력수출 확대: 케냐 연계선이 만든 수출 회랑


확충된 발전력은 곧바로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수단(200MW)·지부티(150MW)·케냐(400MW, 1200MW로 확대 예정) 연계선을 통해 동아프리카 최대 전력수출국으로 부상하였으며, 2024/25 회계연도에만 1억1800만 달러의 국외매출을 기록하였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연 1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케냐 측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무살리아 무다바디(Musalia Mudavadi) 케냐 수석내각장관 겸 외교디아스포라부 장관은 2026년 7월 30일 에티오피아 관영 통신(ENA)과의 인터뷰에서, 케냐가 에티오피아와 전력 구매·공급 협정을 이미 체결하여 에티오피아 수력 전원을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선이 건설되었으며 그중 일부는 탄자니아 방향으로 연장되고 있다고 언급하고, 양국 경제의 통합이 진전되면서 협력 관계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아울러 라무항 확장을 포함한 LAPSSET 회랑 사업이 내륙국인 에티오피아에 추가적인 해상 접근로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도 함께 제시하였다.


이는 단일 계약을 넘어 제3국 수출로 확장되는 국면을 시사한다. 에티오피아-케냐 500kV 초고압직류송전(HVDC) 선로는 2022년 상업운전을 개시해 케냐가 첫해 약 1000만 달러의 공급비용을 절감하였고, 케냐-탄자니아 400kV 연계선 커미셔닝으로 에티오피아-케냐-탄자니아를 잇는 남북 전력회랑이 가시화되면서 3국 간 상업계약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 에티오피아-지부티 2호선(AfDB·세계은행 재원)도 2026년 완공 예정이다. 제도적 기반도 갖춰지고 있다. 동아프리카 전력풀(EAPP, Eastern Africa Power Pool)의 역내 양자 전력거래는 연 3500GWh를 상회하며, 세계은행·AfDB 지원 하에 전일시장(DAM, Day-ahead Market) 출범이 추진 중이다. EAPP 사무국과 독립규제위원회(IRB)가 아디스아바바에 소재하고 있어, 연계선 및 시장 인프라(정산시스템, 계통운영 소프트웨어) 발주 정보의 수집 거점 역할도 겸한다.


병목의 이동: 발전에서 송배전·보급으로


설비 확충에도 최종 소비자 단계 지표는 취약하다. 2025년 기준 전기접근률은 44%(도시 93.4%, 농촌 6.6%), 계량 접속 기준 그리드 접속가구는 22%에 그친다. 배전 손실률은 22%로 기술적 손실과 도전(盜電)·미수금 등 비기술적 손실이 함께 작용하며, 상업손실만 구입전력의 17%에 달한다. 에티오피아전력배전공사(EEU)의 2026년 6월 공급신뢰도는 연간 정전시간(SAIDI) 285.7, 정전빈도(SAIFI) 209.7로 SAIFI가 연간계획치를 초과하였고, 계통이 N-1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020년 이후 전국 단위 대정전이 4차례 발생하였다. 외화 부족에 따른 예비부품 조달난으로 기존 설비 일부가 비가동 상태에 놓인 전례도 있어 유지보수·부품 수요가 상시 존재한다.


이에 정부는 2025년 9월 Mission 300 국가에너지컴팩트를 통해 2026~2030년 총 96억5000만 달러 규모의 전력부문 투자소요를 공식화하였다. 주목할 지점은 투자의 무게중심이 발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발전(16억6000만 달러)은 98%가 민간 재원으로 IPP 경매를 통해 조달되는 반면, 송전(20억9000만)·배전(31억5000만)·라스트마일(4억1000만)은 합계 56억 달러로 전체의 58%를 차지하며 대부분 MDB 차관 등 공공재원으로 집행된다. 특히 배전이 단일 분야 최대 항목이어서 변압기·케이블·계량기 등 표준 기자재의 반복 조달이 뒤따를 전망이다. 2030년 목표는 송전망 3만km, 배전망 45만6000km, 배전 손실률 13%, 전기접근률 75%이며, 2024년 9월부터 4년간 명목 400% 인상하는 요금 현실화 개혁이 병행 시행 중이다.


조달 구조 및 진행 중인 발주


전력 조달은 국영 EEP(발전·송전)·EEU(배전)의 공공조달과 세계은행(WB)·AfDB 등 MDB 재원 국제경쟁입찰(ICB)로 대별된다. MDB 재원 사업은 달러 지불이 보장되어 외화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낮다. 세계은행 PRIME 사업 1차분에서는 1000만 달러 초과 입찰 8건(약 3억2000만 달러)이 2026~2027년 계약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전량 송배전 분야다.


<에티오피아 PRIME 주요 입찰 현황(2026년 기준)>

발주처

사업 내용

규모(백만 달러)

계약(예정)

EEP

아디스아바바 변전소 7개소 재구축(2개 Lot)

95.5

2026.8

EEP

변압기·베이설비 공급(10개 변전소, 2개 Lot)

57.5

2026.8

EEP

아디스아바바 132/230kV 송전선 재구축

45.1

2026.8

EEU

20개 타운 배전기자재 벌크 공급

29.9

미정

EEU

배전망 업그레이드·재활(2개 Lot)

28.8

2027.1

[자료: 세계은행 PRIME 조달계획(2026)]


EEU가 확인한 우선조달 품목은 배전 표준자재 20종으로, 배전용·컴팩트형 변압기, AAC·ABC 전선 및 LV/MV 지중케이블, 환상망개폐기(RMU)·배선용차단기(MCB), 전력량계(AMI 포함), 콘크리트 전주·복합애자 등이 반복·대량 구매된다. 디지털화 영역에서는 아디스아바바 SCADA/DMS 구축이 2026년 6월 기준 공정 87%에 도달하였고, 2026년부터 대형 수용가 대상 시간대별 요금제(ToU) 도입이 예정되어 계량·과금 시스템 수요가 연쇄 발생할 전망이다.


에티오피아 전력공사 Yalew Ayker 기획국장 인터뷰


야레우 아이케르(Yalew Ayker) 에티오피아 전력공사(EEP, Ethiopian Electric Power) 기획국장은 최근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과의 공식 인터뷰를 통해 현재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대규모 수력발전 인프라 사업의 진행 경과와 향후 한국과의 에너지 협력 비전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먼저 에티오피아 남서부 오모(Omo)강 유역에 건설 중인 2160MW 규모의 대형 수력발전 프로젝트인 코이샤(Koysha) 댐의 추진 현황과 평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이케르 기획국장은 "코이샤 댐 프로젝트는 현재 공정 계획에 따라 매우 순조롭게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어 "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에티오피아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산업화로 인해 나날이 급증하고 있는 국가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며, "나아가 동아프리카 전력망 통합(EAPP)을 통한 전력 수출 등 역내 청정에너지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전 용량 확충에 발맞춘 전력망 현대화 및 한국과의 인프라 협력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대해서는 송·배전망 분야의 한국 참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표명했다. 아이케르 국장은 "대규모 발전 설비의 확충만큼이나 생산된 전력을 산업단지와 가정에 안정적으로 송전할 수 있는 고압 송전선로 및 배전 인프라의 현대화가 국가적 당면 과제"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송·배전망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개발협력(ODA) 및 금융 지원이 앞으로도 긴밀히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전력망 시공 및 기자재 제작 역량을 보유한 한국 우수 엔지니어링·전력 기업들이 에티오피아 전력망 현대화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양국 간 에너지 협력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사점


현재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전력산업 및 프로젝트 발주 트렌드를 파악하고 발주의 무게중심을 정확히 읽을 필요가 있다. GERD 준공으로 발전력 확충이라는 큰 고비는 넘겼고 향후 5년의 발주는 변전소·송전선로·배전망·가구연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입 경로로는 MDB 재원 기자재·EPC 입찰로 계약 확보, 원격검침인프라(AMI)·SCADA 등 디지털화 솔루션으로 실적 확장, 중장기적으로 보증을 결합한 IPP·PPP 참여 등이 가능하다. 특히 PRIME은 기자재 단독 공급(Goods) 입찰이 별도 발주되어 시공 리스크 없이 진입할 수 있고, 다수 Lot 분할 발주로 중견기업도 선별 응찰이 가능하다.


최대 리스크는 외화 유동성과 송금이다. 2024년 7월 환율 자유화 이후 비르화가 달러당 54에서 '26년 상반기 기준 155까지 절하되었고, 정부·국영기업 자체 재원 사업은 대금의 달러 환전·송금 단계에서 지연이 발생한다. 재원(MDB·양자원조·자체) 확인이 입찰 참여 판단의 제1 기준이 되어야 하며, 달러 표시 계약과 확인신용장(Confirmed L/C), 세계은행 부분위험보증(PRG) 등의 결합이 권장된다. 중국계 기업의 저가 공세가 최대 경쟁요인이나 IEC 인증·납기 신뢰성·공장인수시험(FAT) 대응력에서는 차별화 여지가 있으며, 예비품·A/S를 묶은 패키지 제안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 : 에티오피아 수자원에너지부(MoWE) 발표(2026.7), EEP 코이샤 사업 발표(2026.7), National Energy Compact for FDR Ethiopia(Mission 300, 2025), Ethiopian Energy Outlook 2025, 세계은행 PRIME 조달계획(2026), 에티오피아 통신(ENA), IRENA Energy Profile: Ethiopia(2025), Webuild, KOTRA 아디스아바바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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