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관세 부과 개요

일본 정부가 이번 달 4일, 한국산과 중국산 용융아연도금 강대·강판(Galvanized Iron, GI)에 대해 최대 38%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GI는 표면에 용융 아연 도금을 실시함으로써 우수한 방청 기능이 부가된 강대 및 강판이며, 주로 가드레일이나 주택, 울타리 등의 건재나 냉장고 등의 전기 기기의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원료로서 사용된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4일 한국산 및 중국산 GI에 대한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 정령이 각의에서 의결됐다고 발표했다. 정령은 이번 달 7일에 공포되었으며, 이번 달 8일부터 12월 7일까지 약 4개월 간 잠정 반덤핑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현재 우리 기업이 제조한 GI는 일본으로 수출 시 해당 잠정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2025년부터 시작된 반덤핑 조사 경과

일본의 이번 GI 잠정 반덤핑 관세 부과의 배경을 살펴보면, 지난해인 2025년 4월 28일이 그 기점이다. 당시 일본제철 및 고베제강소 등 일본 주요 철강기업 4사가 한국 및 중국의 철강재가 일본에서 부당 저가 판매되어 손해를 입혔다며 공동으로 일본 정부에 조사를 요청하였다.

일본 정부는 이에 응하여 신청 내용을 심사한 후 2025년 8월 13일 공식적으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하였다. 2026년 7월 24일에는 일본 정부가 조사 결과, 한국과 중국이 자국에 판매한 철강재가 부당 저가 판매되고 있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국내 판매가격에 비하여 각각 한국산은 최대 43%, 중국산은 최대 69% 낮은 가격으로 일본에 수출되었다는 결론이었다.

이후, 해당 조치에 영향이 불가피한 관련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해당 내용에 대해 소명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올해 8월 4일에는 잠정 판정 내용이 그대로 각의 결정되어 7일에 공포, 8일부터 잠정 관세가 적용 중이다.

일본의 철강 시황과 이번 조치의 배경

철강 산업은 일본 경제에서 중요도가 매우 높은 산업군에 속한다. 일본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기계류가 철강재를 근간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의 총 수출액 중 수송용기기(자동차 등), 일반기계, 전기기기의 세 품목이 전체 수출의 57%에 달한다. 일본철강연맹이 공개한 최신 자료인 2024회계연도 일본 국내 철강 수요처 구성에 따르면, 용도별 최종수요 48.7%로 1위를 차지하는 건설용을 제외하면 자동차용 22.4%, 산업기계용 5.7%, 전기기계용 5.1%로, 일본의 수출 상위 3품목인 자동차·기계·전기전자 모두 합쳐 30%를 상회한다. 이는 일본 경제에 있어서 철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의 수출액 품목별 비중과 일본 철강재 최종수요처별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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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재무성, 일본철강연맹]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현재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철강 업계와 관련이 있다. 일본철강연맹에 따르면 일본의 2025년 조강 생산량은 57년 만의 최저치인 8,067만 톤으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생산이 가장 위축됐던 2020년의 8,278만 톤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속되는 자국 내 철강 수요 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의 전세계적인 공세가 그 배경에 있다.

<일본의 조강 생산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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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일본철강연맹]

실제로도 일본의 대표적인 철강 3사인 일본제철, JFE홀딩스, 고베제강소 각 사 결산자료에 따르면, 2025년도 최종 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모두 감소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JFE홀딩스와 고베제강소가 각각 약 23%, 22% 가량씩 감소한 반면, 일본제철은 약 95% 가량의 순이익 감소폭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일본제철은 2025년 6월 US스틸 인수 완료에 따른 부담으로 당초 700억 엔의 적자가 예상됐으나, 비용 개선 등을 통해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95% 감소라는 수치가 최종 결산 공고에서 발표되었다. 3사 가운데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적었던 고베제강소도 부진한 철강 사업을 기계와 전력 사업에서의 이익이 메워준 형국이다.


현장 인터뷰

KOTRA 오사카무역관은 이번 관세가 부과 결정 이전, 현장의 움직임을 더 자세히 듣기 위해 철강 관련 한국 기업을 방문하여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철강 관련 한국 기업 담당자와의 인터뷰(관세 부과 결정 이전)>


Q1. 최근 일본 철강 시황은 어떻습니까?

A1.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업계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연기나 취소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철강 업계의 경우 생산계획이 수 년 후까지 잡혀있는 등 시황의 변화가 매우 둔하기도 하고, 주 수요처인 자동차, 조선, 건설 분야는 일본의 주요 기간산업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철강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일본에서도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 센터 건설 계획 프로젝트가 많아 해당 신수요까지 고려하면 철강재 영업 현장 상황은 아직까지는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Q2. 일본 철강 업계의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할 우리 기업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A2. 우리 철강재는 일본과의 오랜 거래이력,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본의 수요처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고급강의 경우 합금이 필수적인데, 우리 기업의 경우 신형 제철소를 통한 비용 절감을 활용해 가격경쟁력 있는 고급강을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 수요처에서는 일본제의 생산량이 수요량을 못 따라오는 경우, 수입 철강재도 고려하려 하기 때문에 이 또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자료: KOTRA 오사카무역관]

시사점

이번 GI 잠정 반덤핑 관세는 오는 12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부과되며, 일본 정부는 이후 12일까지 반덤핑 조사를 진행해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에 대해서도 지난해부터 반덤핑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조사가 GI 이외 품목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철강을 둘러싼 무역 환경 변화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관련 동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 변화하는 통상 환경에 발맞추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자료: 일본 재무성, 일본 경제산업성, 일본철강연맹, 일본철강신문, 일본제철, JFE홀딩스, 고베제강소, 연합뉴스, 경향신문, 철강정보원, KOTRA 오사카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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