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소비 채널로 확대되는 영국 리세일 시장
영국에서 리세일은 단순한 일회성 중고 구매를 넘어 신제품 구매 전 비교·탐색 과정에 포함되는 소비 채널로 확산되고 있다. 영국심장재단(BHF, British Heart Foundation)이 영국 소비자 45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조사 결과, 응답자의 42%가 신제품 구매 전 중고로 구매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한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7%는 생활비 부담을 중고 구매의 주요 이유로 꼽았으며, 중고거래 플랫폼 Vinted의 조사에서도 2025년 거래된 패션 제품의 평균 가격은 신제품 정가보다 7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세일의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의 중고 구매 선택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플랫폼의 고객 수도 기존 패션 유통 기업과 유사한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소비데이터 분석 플랫폼 SpendMapper의 추정치에 따르면, 2025년 Vinted의 영국 내 연간 구매 고객은 약 1740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패션 유통기업 가운데 구매 고객 수 기준으로 Primark와 Next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또한 Vinted 조사에서는 플랫폼 구매의 76%가 신제품 구매를 대체한 것으로 나타나, 리세일 플랫폼이 신제품 판매 채널을 대체하는 소비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세일 이용 확대는 개인 간 온라인 플랫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국 통계청(ONS,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의 중고상품 소매업 판매량 지수는 2023년 이후 2년 연속 상승해, 오프라인 매장 기반 중고상품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북아일랜드 제외) 중고상품 소매업 판매량 지수 추이**>

[자료: 영국 통계청, RSI: Retail of second hand goods in stores (vol sa):All Business Index]
*주1: 유럽 주요 9개 시장의 Vinted 회원 설문과 플랫폼 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주2: 판매량 지수는 소매판매액에서 가격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판매량 지표로, 2023년 평균을 100으로 환산한 연쇄물량지수임. 계절요인을 제거한 수치이며, Great Britain(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의 매장형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함
이처럼 리세일 이용이 확대되면서 플랫폼 경쟁의 범위도 단순 거래 중개에서 거래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미배송, 상품 설명과 실제 상태의 불일치, 위조품 등의 위험을 낮추기 위한 구매자 보호와 진위·상태 검수 기능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리세일 플랫폼 경쟁, 단순 중개에서 결제·배송·검수 서비스로 확대
영국 온라인 리세일 시장에서는 eBay와 Vinted, Depop 등 주요 플랫폼이 각기 다른 상품군과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경쟁하고 있다. eBay는 패션부터 전자제품, 생활용품과 수집품까지 다양한 중고상품을 취급하는 종합 마켓플레이스다. Vinted는 개인 간 패션 거래의 편의성을 앞세워 영국 이용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Depop 역시 개인 간 패션 거래에 특화된 리세일 플랫폼으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다.
<영국 주요 리세일 플랫폼의 거래 지원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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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
주요 서비스 영역 |
주요 서비스 및 내용 |
서비스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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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ay |
배송, 구매자 보호, 정품 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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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편의와 고가 상품 거래 신뢰 강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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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ted |
결제·정산, 구매자 보호, 진위·상태 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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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안정성과 상품 검수 범위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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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op* |
결제·정산, 배송, 거래 보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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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배송·거래 보호를 플랫폼 내에서 연계 |
[자료: eBay UK, Vinted, Depop 홈페이지 기반 KOTRA 런던무역관 정리]
*주: eBay는 2026년 2월 Etsy로부터 Depop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6년 7월 30일 인수를 완료함
플랫폼의 거래 지원 기능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중고상품의 진위와 상태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있다. 영국 지식재산청(IPO,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온라인으로 중고의류를 구매한 소비자 가운데 4명 중 1명은 위조품을 정품으로 오인해 구매한 경험이 있었으며, 위조품 구매 경험자의 14%는 이후 중고상품 구매를 꺼리게 됐다고 답했다. 이는 위조품 문제가 중고상품 거래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향후 구매 의향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플랫폼별 서비스 구성은 다르지만, 경쟁 범위는 공통적으로 상품 등록과 거래 중개에서 결제·판매대금 관리, 배송추적, 구매자 보호 및 정품 검수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등록 상품 수와 이용자 규모뿐 아니라 거래 위험을 줄이는 운영 역량도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브랜드·유통기업도 회수·수선·재판매로 리세일 참여 확대
영국에서는 전문 플랫폼뿐 아니라 브랜드와 유통기업도 리세일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참여 방식은 사용 제품 반납 시 할인·크레딧을 제공하는 보상판매, 회수 제품의 재판매 및 대여 등으로 다양하다. 이처럼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재사용·수선·재판매·대여 등을 통해 사용 기간을 늘리는 소비 방식을 순환소비(circular consumption)라고 한다. 일부 기업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보다 리세일 플랫폼, 회수·물류업체 및 수선 전문업체와 협력해 회수부터 재판매까지의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브랜드와 유통기업의 리세일 참여 방식은 기업 규모와 기존 유통망에 따라 달라진다. 대형 유통기업은 외부 기업과 협력해 회수·수선·재판매 등 여러 서비스를 연계하고, 일부 브랜드는 기존 온라인몰에 외부 리세일 솔루션을 연결하거나 특정 품목에 적합한 재판매 모델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영국 브랜드·유통기업의 순환소비 서비스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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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모델 |
예시(기업명) |
핵심 기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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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통합형 |
Marks & Spencer(M&S) 'Anothe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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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몰 연동형 |
Polarn O. Pyret(PO.P), Fashion Eyewear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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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품목 전문형 |
The Fall Bri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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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M&S, Tern, The Fall Bride 홈페이지 및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KOTRA 런던무역관 정리]
브랜드가 리세일 과정에 직접 참여할 경우 신제품 판매 이후에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할 수 있으며, 운영 방식에 따라 중고시장에서 형성되는 제품별 수요와 가격, 주요 손상 유형과 수선 수요 등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제품 회수와 상태 검수, 재고·반품 관리 및 물류 운영이 필요하므로, 운영 기반이 부족한 기업은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 현지 플랫폼과 검수·수선·리퍼브(refurbishment)*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주: 리퍼브(refurbishment)는 중고 또는 반품 제품을 점검·정비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뜻함
회수품을 다시 상품으로 만드는 선별·수선 역량
브랜드와 유통기업의 리세일 참여가 확대되면서 중고 제품을 회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국의 자원순환 전문 비영리기관 WRAP(Waste and Resources Action Programme)이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패션·섬유업계 자원순환 협약(UK Textiles Pact)* 참여 기업의 의류·섬유제품 회수량은 2019년 대비 약 3배로 증가했다.
회수품 가운데 재판매 가능한 제품은 상태와 오염 정도, 수선 가능성을 확인한 뒤 세척·수선, 등급화와 가격 산정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처럼 회수 물량이 늘면서 재판매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선별·검수와 수선·재활용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도 커지고 있다.
제품의 내구성과 수선 가능성은 회수 이후 재판매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요소다. WRAP과 리즈대학교 섬유·색채연구소(LITAC, Leeds Institute of Textiles and Colour)의 공동 연구에서는 제품의 가격, 브랜드, 섬유 조성 등의 정보만으로 의류의 내구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별·수선·재판매를 연계하는 순환경제 모델이 의류뿐 아니라 가구와 생활용품 등에도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수품의 품질 편차가 커질수록 이러한 상태 판정의 중요성도 커진다. WRAP은 상태가 좋은 제품이 개인 간 리세일 플랫폼에서 먼저 거래되면서 회수·기부 단계에는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제품이 유입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회수 단계에서는 제품 상태를 바탕으로 재판매·수선·재활용 등 적절한 후속 처리 경로를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런던 소재 수선업체 운영자 D씨는 KOTRA 런던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리세일을 염두에 두고 상태를 관리하려는 고객의 경우 단순히 손상된 부분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선 이후에도 제품의 외관과 기능, 가치가 유지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제품 정보와 적합한 교체 부품을 확보할 수 있으면 수선 가능 여부와 비용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회수품의 상태를 판정하고 수선 여부와 후속 처리 경로를 정하는 운영 방식은 패션 외 소비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광역 맨체스터의 순환경제 시설 Renew Hub는 주민이 기증한 가구와 생활용품 등을 선별·수리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재판매하거나 자선단체에 제공하며, 회수·수선·재판매를 하나의 운영 체계로 통합하고 있다. 2021년 개장 이후 폐기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약 45만5000개 상품을 판매했다. 이는 리세일 시장에서 선별과 수선, 재판매를 연계하는 방식이 다양한 소비재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 리세일 사업의 경쟁력은 중고상품 확보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회수품을 일관된 기준으로 선별·분류하고, 수선 비용과 예상 판매 가격을 바탕으로 재판매 여부를 판단하는 운영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리세일 운영 단계별 주요 서비스 및 핵심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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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
관련 서비스 |
핵심 운영 역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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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회수 |
매장 반납, 택배 회수, 보상판매, 역물류 |
회수율 및 물류비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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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검수 |
품목·소재·브랜드·오염도 분류, 진위 및 상태 확인 |
진위·상태 판정 기준의 표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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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수선 |
세탁, 부품 교체, 기능 복원, 리퍼브 |
부품 확보와 수선 비용·기간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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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 |
상태 등급화, 가격 산정, 촬영, 상품 정보 작성 |
일관된 등급·가격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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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배송 |
플랫폼 등록, 안전결제, 포장, 배송추적 |
결제·배송·고객 보호 체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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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매 불가품 처리 |
업사이클링(upcycling)**, 소재 재활용, 적정 폐기 |
상태별 처리 기준과 후속 처리망 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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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관리 |
회수·검수·수선·판매·재활용 결과 기록 |
단계별 데이터 연계와 추적 가능성 |
[자료: WRAP 및 SUEZ UK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KOTRA 런던무역관 정리]
*주1: 패션·섬유업계 자원순환 협약(UK Textiles Pact)은 WRAP이 운영하며, 참여 기업이 의류·섬유의 재사용 확대와 폐기물 감축 등을 함께 추진하는 협약임
**주2: 업사이클링(upcycling)은 폐기되거나 사용된 제품에 새로운 기능과 가치를 더하는 것을 뜻함
리세일 운영 과정의 이력관리는 환경 관련 주장의 근거를 마련하는 데도 필요하다. 영국 경쟁시장청(CMA, Competition and Markets Authority)은 브랜드와 유통기업뿐 아니라 제조·공급업체도 공급망 전반에서 사용되는 ‘친환경’, ‘지속가능’, ‘재활용’ 등의 표현을 점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영국 광고기준위원회(ASA, 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도 일부 소재·포장의 환경적 특성이 제품 전체에 적용되는 것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주장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재활용 소재 비율이나 수거·수선·재판매 실적 등을 환경 관련 주장에 활용할 경우 관련 근거와 산정 방식을 기록하고, 제품 전체에 대한 주장과 일부 소재·포장에 대한 주장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시사점: 현지 협업을 통한 단계적 진입과 데이터 활용
영국 리세일 시장은 중고상품 거래 중개를 넘어 결제, 배송, 진위·상태 검수, 수선 및 회수 물류가 결합된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완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현지 플랫폼이나 관련 서비스 업체와 협력해 자사 제품의 회수부터 재판매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리세일 시장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이를 통해 판매 이후에도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하고, 운영 방식과 협력 범위에 따라 중고시장에서 형성되는 제품별 수요와 가격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재 기업은 제품별 손상 유형과 수선 수요를 향후 제품 개선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반복적인 수선 수요가 확인되는 품목은 부품 교체 가능성, 세척 후 외관 유지성, 반복 사용 내구성 등을 검토하고, 판매 속도와 가격 유지율은 디자인·색상·사이즈별 상품 기획이나 부품 재고 계획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고가 패션·액세서리 기업은 일련번호, QR코드·NFC 또는 디지털 보증서 등을 활용해 제품의 제조·판매·수선 이력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기술 도입에 앞서 정보의 입력 주체와 구매자 공개 범위 등 운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장 진입 초기에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 현지 플랫폼·역물류·수선기업과 함께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회수율, 재판매 가능 비율, 평균 수선비·처리기간, 신제품 정가 대비 재판매가 비율, 수선·물류 비용 등을 통해 품목별 수익성을 검토할 수 있다.
종합하면, 영국 리세일 시장에서는 중고상품 확보뿐 아니라 회수품을 선별·상품화하고 관련 비용을 관리하는 운영 역량도 중요하다.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리세일 사업의 확대 여부와 제품·부품 전략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자료: 영국심장재단(BHF), Barclays, 영국 지식재산청(IPO), SpendMapper, Vinted, 영국 통계청(ONS), WRAP, 리즈대학교 섬유·색채연구소(LITAC), SUEZ UK, 영국 경쟁시장청(CMA), 영국 광고기준위원회(ASA),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런던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