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 환급, 실제 지급 절차 진행 중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된 관세에 대해 해당 법률만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후, 미국 정부는 이미 납부된 관세를 돌려주기 위한 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대규모 관세 환급을 처리하기 위해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CAPE)을 도입했다.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은 미국 수입업자 또는 권한을 부여받은 통관 브로커가 환급 대상 수입신고 번호를 제출하면, 관세국경보호청이 해당 신고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를 제외해 세액을 다시 계산하고 환급하는 방식이다.
관세국경보호청은 지난 4월 20일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 1단계를 가동한 데 이어 6월 29일 2단계를 시행했다. 이어 오는 10월 6일부터 3단계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9월 15일 미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밝혔다.
|
구분 |
시행 시점 |
주요 대상 및 특징 |
|
1단계 (Phase 1) |
2026년 4월 20일 |
아직 세액 확정(liquidation)이 되지 않은 수입 건과 세액 확정 후 80일 이내인 일부 수입 건을 중심으로 환급 처리 |
|
2단계 (Phase 2) |
2026년 6월 29일 |
사후 정산(reconciliation) 대상으로 표시됐으나 정산 신고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일부 수입 건까지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 이용 범위 확대 |
|
3단계 (Phase 3) |
2026년 10월 6일 |
최종 확정 수입 건(finally liquidated entries) 중 법원이 세액 재확정(reliquidation)을 명령한 소송 원고의 수입 건을 처리 |
주: 단계별 실제 적용 여부는 개별 수입신고 상태와 법원 명령 등 요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U.S. Court of International Trade,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정리]
환급 절차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국경보호청이 9월 15일 국제무역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11일 기준 파일 검증을 통과한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 신고에는 약 2,720만 건의 수입신고가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약 1,994만 건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를 제외한 상태로 세액이 확정 또는 재확정됐다. 시스템을 통해 처리 대상으로 접수된 잠재적·확정 환급금은 약 1,347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관세와 이자를 합쳐 약 1,220억 달러가 관세국경보호청의 처리를 거쳐 미 재무부로 전달됐다. 다만 재무부에 전달된 금액이 모두 실제 수입업자에게 지급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세 환급 3단계, 오래전에 세액이 확정된 일부 거래도 처리
이번 3단계의 핵심은 기존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 절차에서 처리하기 어려웠던 일부 최종 확정 수입 건에 대한 환급 경로가 마련된다는 점이다.
미국의 수입신고는 물품 수입 이후 관세국경보호청의 정산 절차를 거쳐 최종 관세액이 확정된다. 관세국경보호청은 세액이 확정된 뒤 일정 기간 동안에는 자체적으로 해당 신고를 다시 검토하고 세액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 최종적으로 확정된 수입 건은 일반적인 행정 절차만으로 다시 정산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1, 2단계에서는 아직 세액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세액 확정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수입 건을 중심으로 환급이 이뤄졌다. 미 관세법상 관세국경보호청이 직권으로 세액을 다시 확정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세액 확정 후 90일이며, 1단계에서는 처리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세액 확정 후 80일을 운영상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80일 기준을 넘긴 일부 거래는 1단계를 통한 처리가 제한돼, 과거에 납부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를 어떤 방식으로 돌려줄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었다.
관세국경보호청은 3단계를 통해 이 가운데 법원이 세액 재확정을 명령한 최종 확정 거래를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즉, 3단계는 관세국경보호청이 오래된 수입신고를 다시 열 수 있는 권한을 새롭게 만드는 제도라기보다, 법원의 재확정 명령이 내려진 거래를 실제 전산 시스템을 통해 처리하기 위한 절차로 볼 수 있다.
관세국경보호청에 따르면 국제무역법원에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 환급 관련 소송을 제기한 원고 가운데 법원의 재확정 명령이 적용되는 수입업자(IOR; Importer of Record)가 3단계의 대상이다. 이 가운데 2026년 7월 30일까지 유효한 수입업자 번호를 관세국경보호청에 제출한 원고는 10월 6일부터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 신고를 제출할 수 있다. 7월 30일 이후 수입업자 번호를 제출한 원고에 대해서는 관세국경보호청이 별도의 지침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3단계가 시행된다고 해서 과거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가 부과된 모든 최종 확정 거래가 자동으로 환급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관세국경보호청이 밝힌 운영방침에 따르면, 3단계는 국제무역법원에 관세 환급 관련 소송을 제기한 원고 가운데 해당 수입 건에 법원의 재확정 명령이 적용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단순히 관세를 납부했고 수입 건의 세액이 오래전에 확정됐다는 이유만으로 10월 6일부터 3단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수입업자의 최종 확정 거래를 어디까지 환급할 수 있는지는 아직 법적 쟁점으로 남아 있다. 미 정부는 관세국경보호청이 자체적으로 다시 정산할 수 있는 기간을 넘긴 수입 건에 대해서는 법원 명령 없이 환급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제무역법원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수입업자에게까지 일괄적으로 재확정 및 환급을 명령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3단계 시행은 그동안 기존 시스템 절차로 처리하기 어려웠던 일부 최종 확정 거래에 대한 처리 경로가 마련됐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 발표된 3단계만으로 비소송 수입업자의 최종 확정 거래까지 환급 대상이 전면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기업, 수입 건 별 상태와 미국 측 수입업자 확인 필요
한국 기업은 미국으로 수출한 제품에 국제비상경제권한법 관세가 부과됐다는 사실만으로 환급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개별 수입신고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선 미국 측에서 실제로 관세를 납부한 수입업자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어 수입신고 번호(Entry Number)와 미국 세관 수입신고서(CBP Form 7501) 등을 통해 해당 거래에 관세가 실제로 부과됐는지, 세액이 언제 확정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세액이 확정되지 않았거나 세액 확정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일반 수입 건은 1단계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후 정산 대상으로 표시됐으나 정산 신고가 아직 제출되지 않은 일부 거래는 2단계 적용 여부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면 기존 1단계의 처리 범위를 벗어난 최종 확정 거래라면, 미국 측 수입업자가 국제무역법원 관련 소송의 원고인지, 해당 수입신고 건이 법원의 재확정 명령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환급금 수령을 위한 은행 정보도 점검해야 한다. 관세국경보호청이 9월 15일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11일 기준 총 2만 184건, 약 13억 달러 규모의 환급금이 수입업자 또는 지정 수령인의 자동결제시스템(ACH) 계좌 정보가 등록되지 않아 미 재무부로 전달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환급 대상 미국 수입업자는 미 세관 자동 상업 환경 시스템(ACE)에 환급용 은행계좌 정보가 정확하게 등록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 수출기업이 직접 미국의 수입업자가 아닌 경우에는 실제 통합 관세 행정 처리 시스템 신고와 환급금 수령의 주체가 미국 현지 수입업자나 유통업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미국 거래처와 과거 수입신고 내역을 함께 확인하고, 관세 비용을 계약상 어느 쪽이 부담했는지와 환급금 처리 방식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단계가 예정대로 시행되면 지금까지 처리 방식이 불분명했던 일부 최종 확정 수입 건에도 환급 절차가 마련될 전망이다. 다만 환급 가능 여부는 개별 수입신고의 세액 확정 상태와 소송 참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기업은 미국 수입업자 및 현지 관세 전문가와 함께 대상 거래를 사전에 점검하고, 향후 관세국경보호청과 법원의 추가 지침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U.S. Court of International Trade, 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Thompson Hine, ACI Law Group, International Trade & Supply Chain Insights,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