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정부와 중앙은행이 유로화 도입을 위한 구체적 조건과 시점을 제시했다. 카르만 언드라시 재무장관은 9월 10일 에게르에서 열린 제64회 헝가리 경제학자대회에서 2030년까지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바르가 미하이 헝가리중앙은행(MNB) 총재는 현재 마스트리흐트 5개 수렴기준 중 물가안정 기준 1개만 충족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시장이 헝가리의 유로존 가입 가능성을 약 60%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을 함께 제시했다.


바르가 총재 "물가안정 기준만 충족 가능…포린트화도 강세 유지"


바르가 총재는 유로화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3대 조건으로 ▲국민적 지지 ▲조율된 전략 ▲준비된 실물경제를 제시했다. 헝가리의 유로화 도입 지지율은 후보국 중 가장 높은 80%에 달하지만, 같은 응답자의 80%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인식하고 있어 이런 비관론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르가 총재는 헝가리가 과거 단 하나의 수렴기준도 충족하지 못하다가 2015~2016년 요건에 근접했으나 이후 다시 멀어졌다고 짚었다. 현재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기준으로 물가안정 기준 1개만 충족 가능한 상황이며, 실제로 8월 연간 인플레이션이 1.3%로 4개월 연속 MNB 물가안정목표 허용범위(2~4%)의 하단인 2%를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헝가리가 목표를 향해 신뢰성 있게 나아갈 경우 국채금리 추가 하락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르가 총재는 유로화 도입의 가장 큰 위험으로 독자적 통화정책 상실을 꼽으면서도 인적자본의 질·혁신·에너지효율성 등 다른 경쟁우위 요소 마련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포린트화가 최근 1년 6개월간 신흥시장 통화 중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낸 통화로 꼽히며, 헝가리 경기순환과 유로존 간 상관계수도 0.85로 비유로존 통화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린트화 환율은 2026년 4월 정권교체 이후 뚜렷하게 강세로 전환했다. 정권교체 전 유로당 395~400포린트화였던 환율은 6월 중순 345~350포린트화까지 하락하며 5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이후 강세 폭이 일부 되돌려져 9월 중순 현재 헝가리중앙은행 고시환율 기준 유로당 364~367포린트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로화 도입 시 환전 비용이 사라지면서 연간 1000억~1300억 포린트화(약 4300억~5590억 원)의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MNB는 현행 3%인 물가안정목표를 2%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올가을 관련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카르만 장관 "2030년까지 3% 이하"…EU·해외 IB 평가는 신중


카르만 장관은 정부가 새로 산정한 올해 재정적자 목표를 GDP 대비 7.5%로 제시했다. 별도 조치가 없었다면 8.3%까지 확대됐을 것이라는 설명으로, 애초 3.7%로 계획됐던 목표에서 크게 상향 조정된 수치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4.1%에서 2% 수준으로 낮췄다. 이를 반영한 중기 재정전략은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늦어도 10월 말까지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반면 2026년 6월 발표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유럽중앙은행(ECB) 공동 수렴보고서는 체코, 헝가리, 폴란드, 루마니아, 스웨덴 등 미가입 5개국 중 헝가리가 마스트리흐트 5개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장기금리 기준의 경우 2025년 6월~2026년 5월 평균 장기금리가 6.7%로, 기준치(5.1%)를 상당폭 웃돌았다. 다만 이 보고서의 평가 기준일은 바르가 총재가 언급한 8월 인플레이션 수치보다 앞선 시점이어서, 두 평가 사이에는 시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해외 투자은행 시티(Citi) 애널리스트들도 2026년 8월 말 보고서에서 헝가리 정부의 재정적자 목표 상향과 국가채무비율의 역행하는 흐름을 근거로 2030년보다 2030년대 중반을 더 현실적인 도입 시점으로 제시했다.


시사점


헝가리 중앙은행과 정부가 유로화 도입 조건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EU 기관과 해외 투자은행의 평가는 여전히 신중하다. 재정적자·국가채무 등 수렴기준 충족 여부는 10월 말 제출 예정인 2027년 예산안 및 중기 재정전략을 통해 더 구체화될 전망이다. 포린트화 환율 변동성과 물가안정목표 조정 가능성을 포함한 통화정책 방향은 당분간 헝가리 사업 환경의 주요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자료: index.hu, 헝가리중앙은행(MNB), 유럽중앙은행(ECB), EU 집행위원회, hungarytoday.hu, KOTRA 부다페스트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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