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 J. Park | 미국 관세사 (Licensed Customs Broker) · 통관 컴플라이언스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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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일 발표된 행정명령 제 14411호 ‘Strengthening Customs Enforcement’는 미국 통관정책의 방향이 관세 부과를 넘어 집행과 검증 강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 행정명령은 효과적인 세관 집행이 국가안보와 경제에 필수적이라고 선언하면서, 수입자(Importer of Record)의 책임성, 관세 수입의 확보, 강제노동, 품목분류, 원산지 규정과 원산지 표시 등 연방법 준수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수입자 자격, 정보공개, 보증과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강화하도록 국토안보부와 CBP에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행정명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검증 건수를 직접 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장에서 통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발표 이후 CBP의 원산지와 특혜관세 검증이 이전보다 더 빈번하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한국산 제품에 ‘KR’ 특혜를 적용한 신고에 대해 CBP Form 28을 발행하고, 원산지증명서뿐 아니라 BOM(Bill of Materials, 자재명세서), 재료별 HTSUS 와 원산지, 제조공정, 공급자 진술서 및 거래자료까지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제 KORUS FTA 특혜는 신고 시 ‘KR’ 코드를 입력하는 것으로 끝나는 혜택이 아니라, 수입자가 언제든 전체 생산 기록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유지되는 조건부 혜택으로 이해해야 한다.


미국으로 수출한 한국산 제품에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특혜관세를 적용했다고 해서 검토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수입신고가 수리된 뒤에도 해당 물품이 협정상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때 가장 먼저 받게 되는 문서가 CBP Form 28, 즉 ‘Request for Information(정보제공요청서)’인 경우가 많다.


Form 28은 곧바로 위반이나 벌금을 의미하는 문서는 아니다. CBP가 신고 내용만으로 품목분류, 가격, 원산지 또는 특혜관세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 자료와 설명을 요구하는 사실 확인 절차다. 그러나 답변이 불충분하면 CBP Form 29(Notice of Action)를 통해 KORUS FTA 특혜가 부인되고 일반관세와 이자가 부과될 수 있다. 반복적이거나 근거 없는 특혜신고는 이후 검증 확대와 제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Form 28은 단순한 서류 요청이 아니라 기업의 원산지 관리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험대에 가깝다.


‘한국에서 만들었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KORUS FTA 특혜원산지는 제품의 선적국이나 포장지에 표시되는 원산지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한국에서 최종 생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제품이 자동으로 KORUS FTA 원산지 상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우선 완제품의 정확한 미국 HTSUS 품목번호를 정한 뒤, 현행 HTSUS General Note 33의 해당 품목별 원산지결정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품은 한·미 역내에서 완전생산되었거나, 역내에서 생산되면서 사용된 비원산지 재료가 정해진 세번변경 기준 또는 역내가치비율(RVC) 기준 등을 충족해야 원산지 상품이 된다. 어떤 제품은 류(Chapter) 변경을 요구하고, 어떤 제품은 호(Heading) 또는 소호(Subheading) 변경과 추가 조건을 요구한다. 섬유·의류, 농산물 등에는 별도의 세부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여러 원료를 배합해 만든 식품 믹스가 있다고 하자. 완제품이 한국에서 제조되었다는 생산확인서만 제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수입 밀가루, 전분, 향신료 등 각 비원산지 재료의 HTS 분류와 완제품의 HTS 분류를 비교하여 요구되는 세번변경이 실제로 발생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RVC 기준이 적용된다면 재료가치, 조정가치와 계산방식까지 일관되게 제시해야 한다.


CBP 가 확인하려는 것은 ‘결론’보다 ‘근거의 연결’이다


KORUS FTA에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단일 원산지증명서 서식이 없다. 인증은 수입자, 수출자 또는 생산자가 작성할 수 있으며, 영어 또는 한국어로 작성할 수 있다. 다만 한국어 인증을 제출하면 CBP가 영어 번역을 요구할 수 있다. 인증은 책임 있는 담당자 또는 권한을 받은 대리인이 서명·날짜를 기재해야 하며, 단일 선적 또는 최대 12개월간 동일 물품의 반복 선적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인증서가 분석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CBP는 인증서의 문구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거래기록과 생산기록을 함께 검토한다. 수입자는 수입일로부터 5년간 관련 인증서와 기록을 보관해야 하며, 제대로 작성된 인증은 발급일부터 4년간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유효기간과 개별 수입기록 보관기간은 별개의 의무이므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첫 답변이 중요한 이유


Form 28에 대한 첫 회신은 단순한 자료 전달이 아니라 CBP가 이후 판단에 사용할 공식 기록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대상 엔트리와 상품, 질문 범위, 답변기한을 정확히 확인하고, 완제품의 HTSUS 분류와 적용되는 KORUS FTA 원산지 기준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


원산지증명서만으로 결론을 반복하는 답변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CBP가 요구하는 범위에 따라 BOM, 재료의 원산지와 품목분류, 제조공정 및 거래자료 등이 그 결론을 뒷받침해야 한다. 다만 관련성이 낮은 자료를 과도하게 제출하면 새로운 불일치나 추가 쟁점을 만들 수 있으므로, 제출 내용은 질문과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자주 실패하는 다섯 가지 대응


첫째, 원산지증명서만 제출하고 품목별 원산지 기준 분석을 생략하는 경우다. 둘째, BOM에 재료의 HTS 번호와 원산지가 없거나 ‘국산’, ‘수입산’처럼 모호하게 표시하는 경우다. 셋째, 한국산 원재료라는 공급자의 말만 믿고 그 재료의 KORUS FTA 적격 근거를 확보하지 않는 경우다. 넷째, 제품 라벨의 성분명과 BOM 의 재료명·함량이 서로 다른 경우다. 다섯째, 관세사에게 신고를 맡겼다는 이유로 수입자가 입증 책임까지 이전되었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미국의 수입자는 특혜관세를 청구할 때 그 주장을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관세사는 자료를 정리하고 신고를 지원할 수 있지만, 생산공정과 원재료 정보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따라서 한국 생산자, 수출자, 미국 수입자와 Customs Broker 가 Form 28을 받은 뒤 처음 자료를 모으는 방식으로는 시간과 품질 모두 부족해지기 쉽다.


실제 Form 28 은 무엇을 요구하는가


실제 식품 사례를 익명화해 살펴보면 Form 28의 성격을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 미국 수입자는 한국에서 제조된 냉동 가공식품에 ‘KR’ 특별프로그램지표(SPI)를 사용하여 KORUS FTA 특혜관세를 청구했다. CBP는 해당 제품의 협정상 원산지 지위를 General Note 33에 따라 검증한다는 사실을 통지하면서, 30일 안에 여러 종류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요청 목록에는 공급자의 서명 진술서, 수입 당시 제품과 포장 사진, 중량 백분율로 표시한 성분표, 상세 제조공정도, 공정에 대한 서술형 설명, KORUS 원산지증명서, 구매주문서, 상업송장, 포장명세서, 항공운송장 또는 선하증권, 지급증빙이 포함됐다. 모든 외국어 자료는 영어로 번역해야 한다는 지시도 명시됐다.


이 목록은 CBP가 단순히 원산지증명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제품 사진과 포장은 검토 대상 물품의 동일성을 확인하고, 성분표와 BOM은 비원산지 재료를 식별하며, 제조공정도와 서술서는 한국에서 어떤 생산이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한다. 거래서류와 지급증빙은 해당 생산자료가 실제 엔트리의 물품과 연결되는지를 확인한다. 공급자 진술서는 결론을 책임 있게 확인하지만, 그 자체가 다른 객관적 자료의 부족을 보완하는 만능 문서는 아니다. 각 자료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면서도 동일한 제품, 기간과 거래를 가리켜야 한다.


Form 28 첫 페이지에는 품목분류, 가격평가에 관한 일반 질문과 자료 항목이 함께 표시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답변 범위는 체크된 항목, CBP Officer Message 및 continuation page를 함께 읽어 확정해야 한다. 원산지 검증인데도 양식의 모든 일반 문항에 무조건 장문의 답변을 제출하거나, 반대로 continuation page의 구체적 요구를 놓치는 실수가 발생한다. 답변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이 체크되었는지, 담당 직원이 추가로 무엇을 요구했는지, 어느 엔트리와 상품이 대상인지를 표로 정리하면 과잉 제출과 누락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첫 회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의 위험


Form 28의 첫 답변에서 질문을 잘못 이해하거나 핵심 근거를 누락하면, 나중에 자료를 보완하더라도 처음 형성된 불리한 기록을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 서로 다른 제품명, 배합비, 원산지 또는 생산기간이 기재된 자료를 제출하면 단순한 설명 부족을 넘어 전체 특혜신고의 신뢰성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회신이 없거나 불충분하면 CBP는 보유한 정보만으로 판단하여 Form 29를 통해 KORUS FTA 특혜를 부인하고 일반관세와 이자를 부과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동일 제품, 다른 엔트리 또는 과거 신고로 검토 범위가 넓어질 수 있으며, 기록보관과 신고의 정확성에 관한 추가 질문이나 제재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첫 답변에서 불필요한 단정, 추측 또는 확인되지 않은 공급자 설명을 공식 기록으로 제출하는 것도 위험하다. 이후 정정된 자료가 나오면 CBP는 그 차이의 이유와 자료의 작성 시점을 문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답변 전에는 사실과 법적 기준을 구분하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확인된 사실처럼 표현하지 않아야 한다.


불리한 Form 29가 발행된 뒤 의견 제출이나 사후 구제절차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그 단계에서는 이미 형성된 행정기록을 바탕으로 대응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첫 회신에서 요청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일관되고 검증 가능한 자료로 핵심 쟁점에 답하는 것이다.


사후 대응보다 중요한 사전 준비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첫 수출 전에 KORUS FTA 원산지 파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완제품 HTS와 적용 원산지 기준, BOM 및 재료별 HTS, 원산지, 세번변경 또는 RVC 계산, 제조공정도, 공급자 확인서, 대표 거래·운송서류를 하나의 파일 구조로 관리해야 한다. 제품의 원료, 공급자, 생산공정 또는 HTS가 변경될 경우 기존 인증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고 원산지 분석을 다시 수행해야 한다.


또한 특혜신고 후 오류를 발견했다면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사실관계와 엔트리 상태를 확인하고 Customs Broker 또는 통상 전문가와 상의하여 필요한 정정과 추가 관세 납부 여부를 신속히 검토해야 한다. 정확한 자율정정 기록은 향후 CBP가 기업의 reasonable care(합리적 주의 의무)를 평가할 때에도 중요할 수 있다.


맺음말


KORUS FTA의 관세 혜택은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세관의 질문을 받았을 때 완제품 분류에서 원재료, 생산공정, 거래와 운송기록까지 하나의 논리로 연결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지켜낼 수 있다. CBP Form 28을 받은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료를 많이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CBP가 묻는 법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해당 원산지 기준에 필요한 증거만을 일관된 순서로 제시해야 한다. 미국 시장에서 FTA를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활용하려면 신청 중심이 아니라 검증 대비형 원산지 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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