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란 변호사, 베이징 더헝(德恒) 칭다오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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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26일,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제23차 회의에서 개정된 「중화인민공화국 상표법」이 통과됐다. 개정법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이는 1983년 상표법 시행 이후 40여 년 만의 전면 개정이다. 기존 8장 73조에서 9장 87조로 확대됐으며, 상표의 등록·사용·관리·보호 전반에 걸쳐 제도가 정비됐다.
그동안 중국 상표 실무에서는 악의적 상표 선점, 대량·중복 출원, 미사용 상표 방치, 온라인상 부정 사용, 소비자 오인 유발 등의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은 이러한 문제들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이를 계기로 중국 상표제도는 등록 건수 중심에서 벗어나 실질적 사용·브랜드 가치·시장질서·소비자 보호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문에서는 개정 상표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변화된 제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점검해야 할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6대 핵심 변화
1) 악의적 상표 선점 규제 강화…'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개정법은 '상표 등록 요건'을 다루는 별도의 장(제2장)을 신설했다. 실제 사용할 목적이 없거나,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필요한 범위를 명백히 초과해 상표를 등록하려는 경우에는 등록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경영을 위한 방어적 출원과 악의적인 선점 출원을 가르는 법적 기준이 한층 명확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여기에 더해 제54조는 행정처벌 조항을 새로 신설했다. 악의적 출원으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 경우, 상표관리 부서가 경고 조치를 하거나 10만 위안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57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3년 연속 사용하지 않은 상표에 대해, 상표 주관부처가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 '3년 미사용 취소(撤三)' 제도는 제3자가 직접 취소를 신청해야만 절차가 개시됐지만, 개정법은 행정기관이 별도 신청 없이도 미사용 상표를 정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실사용 없이 선점되거나 대량으로 쌓여 있던 이른바 '좀비 상표'가 한층 효과적으로 정리될 것으로 기대되며, 기업 입장에서도 상표권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과 절차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2) 주지·저명 상표 보호 강화…미등록 상표도 제품분류를 벗어나 보호 가능
개정법 제21조는 주지(主知)·저명(著名)상표의 보호 대상을 기존 '등록 상표'에서 '모든 주지·저명상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 등록하지 않은 브랜드라 하더라도 주지·저명성이 인정되면 제품분류(류)를 벗어나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아직 중국에 상표를 등록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라면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다.
아울러 해외 상표등록 심사나 상표 분쟁 처리 과정에서 해당 상표가 중국 내 관련 공중에게 널리 인식돼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경우, 기업의 요청에 따라 상표관리 부서가 주지·저명 여부를 직접 확인해줄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국경 간(cross-border) 권리보호 활동에 국내법적 지원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3) 인터넷상 상표 사용을 법률에 명시…온라인 브랜드 관리 중요성 확대
개정법 제2조는 상표 사용의 정의에 '인터넷 등 정보네트워크를 통한 사용행위'를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그동안 모호했던 온라인상 사용 행위가 상표권 설정, 사용 증거 확보, 침해 판정, 취소 항변, 적법성 심사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법률에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상품 표시, 소셜미디어 브랜드 홍보, 라이브커머스 노출 등 온라인 활동 전반이 법률상 정당한 상표 사용으로 명확히 인정받게 됐다.
4) 동적 표지 등록 허용…디지털 시대의 브랜드 보호 수단 확대
개정법 제14조는 등록 가능한 상표 요소에 '동적 표지(动态标志)'를 새로 추가하고, 다른 요소와 결합해 등록출원할 수 있도록 했다. 동적 영상이나 브랜드 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환경에서 활용되는 시각적 요소도 식별력을 갖추고 상표등록 요건을 충족하면 상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상품 자체의 성질에서 비롯된 동적 효과, 기술적 효과를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동적 효과, 상품에 실질적 가치를 부여하는 동적 효과 등은 등록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기업은 기존의 문자·도형 중심 상표뿐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 사용 중인 브랜드 요소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상표 보호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5) '꼼수 상표' 강력 타격…소비자 오도행위 엄격 관리
최근 등록상표의 일부 문구나 표현만 부각해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이른바 '꼼수상표(心机商标)' 사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개정법은 이처럼 등록상표를 실제 사용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오도하거나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했다.
개정법 제56조는 상표 집행 부서가 위반 사업자에게 시정을 명하고, 위법 영업액이 5만 위안 이상이면 영업액의 5배 이하, 영업액이 없거나 5만 위안 미만이면 25만 위안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기한 내 시정하지 않으면 등록상표를 취소할 수도 있다. 아울러 단체나 개인이 위법행위를 신고·제보할 수 있는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6) 상표 이의신청 기간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
개정법은 상표 초심공고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했다. 상표 등록 절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타인의 유사·침해 상표를 발견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국에서 핵심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은 상표 공고에 대한 모니터링 주기를 단축하고, 이의신청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내부 대응체계를 미리 갖춰둘 필요가 있다.
기업의 전략적 대응 방안: 6대 핵심 조치
위 개정 내용을 종합하면, 기업은 중국 진출 준비 단계부터 상표권 확보와 권리보호 전반에 걸쳐 한층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1) 보유 상표권 자체점검 및 정리
먼저 기존 보유 상표권을 핵심 상표, 방어 상표, 유휴 상표로 구분해 전면 점검해야 한다. 실사용 가치가 없는 유휴 상표는 개정법 시행일(2027년 1월 1일) 전에 자진 취소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하는 방안을 검토해, 시행 이후 '정상적 경영 필요 범위 초과'를 이유로 등록이 거절·취소되는 상황을 미리 방지할 필요가 있다. 방어 상표는 사업 관련성과 향후 사용 계획을 보완해 심사에 대비하고, 카테고리 범위가 과도하거나 기업 규모에 맞지 않는 등 리스크가 높은 상표는 별도로 식별해 조정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2) '등록'에서 '사용' 중심으로 상표관리 전환
개정법 시행에 따라 상표를 등록·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지속적으로 확보·관리하는 것이 한층 중요해졌다. 기업은 상품 포장, 광고자료, 판매계약서, 전자상거래 페이지, 공식 홈페이지, 소셜미디어 등 온·오프라인에서 발생하는 상표 사용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보관할 필요가 있다.
특히 '3년 미사용 취소(撤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료를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해당 상표를 언제·어디서·어떤 상품에 사용했는지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사용 시점과 사용 상품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핵심 브랜드에 대해서는 시장점유율, 광고·홍보 투자 규모, 언론 보도, 수상 내역 등 브랜드 인지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꾸준히 축적해, 향후 주지·저명 상표 인정이나 국경 간 상표권 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3) 상표 모니터링 및 이의 신청 대응 체계 최적화
이의신청 기간이 2개월로 단축된 만큼, 모니터링 빈도와 대응 속도를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 자동화된 상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전문기관과 협력하면 공고 기간 내 침해 상표를 신속히 발견·대응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승인 절차와 대응 기한을 명확히 정해, 절차 지연으로 이의신청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상표 분쟁에서는 권리 자체뿐 아니라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가'도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방어적 상표 등록 전략의 신중한 재평가
방어 상표 등록의 타당성을 재평가해, 출원 건수가 기업 규모와 사업 범위에 부합하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개정법은 방어 등록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생산·경영 필요를 명백히 초과하는' 등록만을 규제 대상으로 삼는다. 대기업이 브랜드 보호 차원에서 유사 상표를 등록하는 것은 정상적 경영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개인이 사업과 무관하게 대량의 상표를 한꺼번에 등록하면 선점 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기업은 실제 경영 상황에 맞춰 방어 등록의 범위·수량을 합리적으로 계획하고, 핵심 브랜드에 대해서는 동적 표지 등 새로운 상표 요소를 활용해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5) 온라인 상표 사용 및 광고·마케팅 표현 사전 점검
온라인상 상표 사용도 법률상 '사용'에 포함됨에 따라, 기업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공식 홈페이지, 소셜미디어, 라이브커머스 등 온라인 채널에서의 상표 사용 현황을 체계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비자를 오인시키거나 제품의 실제 특성과 다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이 상표나 광고에 쓰이고 있지 않은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또한 제품 포장, 전자상거래 상세페이지, 라이브커머스 방송 등 온·오프라인 전반의 상표·광고 검토 기준을 통일하고, 제품명 선정과 마케팅 기획 단계에서부터 오인·혼동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내부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웹페이지 스크린샷, 화면 녹화, 판매기록 등 온라인상 상표 사용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전자자료도 체계적으로 보관할 필요가 있다.
6) 주지·저명 상표 및 해외 권리보호 증거체계 구축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이라면, 주지·저명 상표 관련 증거를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중국 내 상표 사용 이력, 시장 보급 범위, 광고 투입 규모, 수상 경력, 언론 보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향후 주지·저명 상표 인정 절차나 상표 분쟁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서 상표 선점이나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중국 내 브랜드 인지도와 사용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시사점
이번 상표법 전면 개정은 단순한 제도 변경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관리 역량 전반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브랜드 자산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면 개정법 시행을 기존 상표 등록·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상표 사용 증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브랜드 보호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향후 상표 관리는 '출원-등록-갱신'에 그치는 절차적 관리에서 벗어나, 브랜드 명명과 상표 등록, 온·오프라인 사용 관리, 사용 증거 보관, 라이선스 관리, 권리침해 대응, 해외 상표 보호 및 컴플라이언스 점검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브랜드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개정법 시행을 앞둔 이 전환기를 활용해 기존 상표의 등록·사용 현황과 관리체계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정비함으로써, 새로운 법제 환경 속에서도 브랜드 자산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고 시장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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