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고령화를 복지비용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기 시작했다. 2024년 60세 이상 인구는 1420만 명을 넘어섰고, 2030년에는 약 18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도 2025~2026년 고령자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2026년 안에 '실버경제 개발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실버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고령자 전용 돌봄시설과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관련 서비스도 의료·주거·영양·여가 등 여러 산업에 분산돼 있다. 다만 이러한 공급 공백은 새로운 시장 수요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베트남은 의료기기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한국산 제품이 수입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 기업은 시니어 영양제품과 의료기기를 비롯해 통합돌봄·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30년 고령인구 1,800만 명…빠른 고령화가 베트남 실버시장 성장 견인
실버경제는 통상 60세 이상 인구의 소비와 경제활동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산업을 의미한다. 의료·제약은 물론 고령친화 주거, 영양, 금융, 관광, 이동보조기기, 돌봄기술 및 지역사회 서비스까지 폭넓게 포함된다. 고령자를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소비자이자 경제활동의 주체로 인식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베트남은 2011년 고령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2024년 60세 이상 인구는 142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섰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9.3%에 달했다. 203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약 1800만 명으로 늘어나고, 2034~203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프랑스와 스웨덴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전환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베트남의 고령화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베트남의 주요 고령화 관련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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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번 |
지표 |
내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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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60세 이상 인구(2024) |
1420만 명 |
전체 인구의 14%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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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60세 이상 인구(2025, 추산) |
1610만 명 |
전체 인구의 약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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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60세 이상 인구(2030, 전망) |
1800만 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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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기대수명(2024) |
74.7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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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합계출산율(2024) |
여성 1명당 1.91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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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고령사회 진입 전망 시기 |
2034~20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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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초고령사회 진입 전망 시기 |
2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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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트남 통계청, 보건부, 현지 언론 등 하노이무역관 자료 종합]
베트남 고령층은 더 이상 단순한 부양 대상에 머물지 않는다. 2026년 3월 베트남 정부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약 900만 명의 고령자가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40만 명은 기업이나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도시화와 교육 수준 향상을 경험한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소비 범위도 치료 중심에서 예방건강, 영양, 여행, 교육 및 여가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베트남의 고령층 연령대별 주요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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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 |
특징 |
주요 지출 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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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0세 |
활동성·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음 |
예방건강, 영양, 여행, 여가, 평생학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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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0세 |
만성질환과 이동 불편 증가 |
의료서비스, 보조기기, 전문돌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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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
높은 의존도와 상시돌봄 수요 확대 |
24시간 돌봄, 재활, 전문요양 서비스 |
[자료: 베트남 통계청, 유엔인구기금]
복지에서 성장산업으로… 베트남 실버경제 육성정책 준비 본격화
베트남 정부는 고령자 정책의 초점을 복지에서 산업 육성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6년 3월 실버경제 관련 국가회의에서 팜 민 찐(Pham Minh Chinh) 당시 베트남 총리는 고령자를 의료 부담이 아닌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복지 보장을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로 정책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고령자 정책을 사회보장에만 한정하지 않고 산업·고용·기술정책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25년 2월 발표된 '2035년까지 국가 고령자 전략(Decision No.383/QD-TTg)'은 건강관리와 사회참여뿐 아니라 고령친화 환경 및 서비스 기반 조성까지 포괄하고 있다. 같은 해 말 발표된 지시문 Directive No.35/CT-TTg는 산업무역부에 베트남형 실버경제 모델 연구를, 과학기술부에는 고령층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활동 참여 지원을 주문했다. 이어 2026년 4월 레 민 흥(Le Minh Hung) 베트남 총리는 실버경제 개발계획을 연내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다만 정책적 관심이 실제 시장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 장기요양 체계와 전문인력, 민간투자 유인책 및 관련 산업을 아우르는 통합 기준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실버경제 개발계획과 후속 법령을 통해 토지·세제·투자 지원책과 서비스 기준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가 시장 성장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돌봄·영양·의료기기 중심으로 시장 확대 전망
Savills Vietnam은 베트남 고령층의 소비가 건강관리뿐 아니라 영양, 여행, 여가 및 사회활동으로 확대되면서 웰니스와 의료서비스를 결합한 주거·돌봄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시니어 돌봄시장 규모가 2024년 23억 달러에서 연평균 5.81% 성장해 2032년 36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4~2032년 베트남 돌봄시장규모 전망>
(단위: US$십억)

[자료: Savills Vietnam]
1) 돌봄 인프라
베트남의 고령자 돌봄 인프라는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2024년 민간 요양시설은 약 100곳에 불과했으며, 기존 사회보호시설의 수용 능력도 전체 수요의 약 30%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베트남 노동보훈사회부에 따르면 전국 사회보호시설은 공공 195곳과 비공공 230곳을 포함해 총 425곳이지만, 이 가운데 고령자 전용시설은 46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장애인·아동·정신질환자 등을 함께 지원하는 시설로, 고령자 전문 돌봄시설이 전혀 없는 지역도 적지 않다.
고령인구 대비 요양시설 보급률은 약 0.07%로 선진국의 5~7%와 큰 차이를 보인다. 높은 이용료와 전문인력 부족도 시장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특히 중증질환자를 돌볼 수 있는 서비스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가족 중심의 부양문화를 고려한 모델도 도입되고 있다. 2022년 하노이시 시범사업으로 출범한 Nhan Ai Day Care는 고령자가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전문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2024년 호치민시에 문을 연 Genki House도 일본 Genki Living Energy와 협력해 일본식 지역사회 돌봄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베트남 시니어케어 업체 A의 한 관계자는 KOTRA 하노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시니어케어 시장은 고급형 서비스뿐 아니라 가족 친화적인 생활밀착형 돌봄서비스에도 열려 있다”며 “이는 가족 부양을 중시하는 베트남 특유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2) 시니어 영양·건강기능식품
영양·건강기능식품은 실버경제 분야 가운데 비교적 빠른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Ken Research에 따르면, 베트남 영양·건강기능식품 시장은 2025년 약 12억 달러, 18만5000톤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 가운데 고령자 대상 제품군이 가장 빠르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고혈압 및 당뇨병 환자 중 진단을 받은 비율은 각각 40.2%와 35.0%에 불과해 만성질환의 조기 발견과 관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약국과 헬스·뷰티 유통채널에서는 칼슘·콜라겐·비타민D3 등 뼈·관절 건강제품을 비롯해 홍삼·비타민B·오메가3 등 인지기능 및 심혈관 관리 제품, 근육 유지를 위한 단백질 보충제 등이 주요 시니어 제품군으로 판매되고 있다.
3) 의료기기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은 2023년 말 기준 16억7000만 달러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8번째로 큰 규모이며, 연평균 약 8% 성장해 2026년 말에는 2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베트남 내 만성질환자는 약 22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관련 의료 수요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베트남은 현재 의료기기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요 수입국은 중국·한국·일본·독일·미국 등이다. 특히 2025년 한국산 의료기기 수입액은 약 3억20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16.3%를 차지해 국가별 1위를 기록했다.
시사점
베트남 실버경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민간 부문의 투자는 의료·재활·주거·여가를 결합한 통합형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Vin그룹은 일본 Well Group과의 협력에 이어 2025년 시니어 리빙 브랜드 Vin New Horizon을 출범했으며, 2026년에는 치료·재활·회복 기능을 통합한 Vinmec Ocean Park 2를 개원했다. 이는 실버시장이 개별 제품과 단순 돌봄시설을 넘어 의료·주거·생활서비스를 연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수입 수요와 유통시장이 이미 형성된 의료기기와 시니어 영양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 돌봄과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 원격 모니터링 등 디지털 헬스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은 서비스 비용과 전문인력 부족, 미비한 제도 기반을 고려하면 현지 병원·유통사·개발사와의 협력 및 베트남의 소득수준과 가족부양 문화에 맞춘 서비스 설계가 시장 진입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료: 베트남 통계청, 보건부, Ken Research, Savills Vietnam, 현지 언론 등 KOTRA 하노이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