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블랙매스와 텅스텐 폐기물·스크랩의 해외 반출을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026년 8월 6일 관련 임시 최종규칙(Temporary Final Rule)을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8월 27일부터 미국 내 대상 물질 판매자는 월간 판매량의 100%를 미국 내 개인·기업 등(U.S. persons)에게 우선 배정해야 한다. 대상 물질은 원칙적으로 미국 내에 유지해야 하며, 해외로 반출하려면 BIS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의무는 2027년 8월 27일까지 적용된다.
이번 규정은 국방물자생산법(DPA) 제101조와 2026년 7월 30일 발표된 ‘회수 가능한 핵심광물 및 소재에 관한 대통령 결정(Presidential Determination on Recoverable Critical Minerals and Materials)’을 근거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결정에서 회수 가능한 핵심광물 및 소재(CMMs)를 미국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희소·핵심 자원으로 규정하고, 국내 공급 부족이 미국의 국가방위와 안보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BIS는 블랙매스와 텅스텐 폐기물·스크랩을 국내 판매 우선배정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내 판매와 해외 반출에 관한 세부 요건을 마련했다.
BIS는 회수 가능한 핵심광물의 국내 공급을 신속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일반적인 사전 입법예고 및 의견수렴 절차 없이 임시 최종규칙을 시행했다. 규정 자체는 8월 6일 발효됐으며, 월간 판매량 100%의 미국 내 우선배정 의무는 8월 27일부터 적용된다. 조정 또는 예외 신청은 2026년 8월 6일부터 2027년 8월 27일까지 가능하며, BIS는 이번 규정의 내용과 향후 추가 판매배정 요건의 필요성 등에 관한 의견을 2026년 11월 4일까지 접수한다.
블랙매스·텅스텐 스크랩 수출 제한…해외 반출 통제 본격화
현재 배정명령의 대상은 텅스텐 폐기물·스크랩과 BIS가 정의한 블랙매스다. BIS는 블랙매스를 양극재와 음극재 또는 기타 배터리 셀 잔여물을 포함하는 파쇄된 리튬이온 배터리 스크랩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아래 배터리 관련 Schedule B 코드로 분류되는 모든 폐기물이 아니라 이 정의에 해당하는 물질만 규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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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edule B 코드 |
대상 품목 |
월간 미국 내 판매 의무 |
적용 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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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1.97.00.00 |
텅스텐 폐기물 및 스크랩 |
100% |
2026.8.27.~2027.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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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9.13.00.00 |
화학 종류별로 분류되고 납·카드뮴·수은을 포함하지 않는 폐 전지·배터리·축전지 관련 폐기물 및 스크랩 중 블랙매스에 해당하는 물질 |
100% |
2026.8.27.~2027.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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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9.14.00.00 |
화학 종류별로 분류되지 않고 납·카드뮴·수은을 포함하지 않는 폐 전지·배터리·축전지 관련 폐기물 및 스크랩 중 블랙매스에 해당하는 물질 |
100% |
2026.8.27.~2027.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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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49.19.00.00 |
기타 폐 전지·배터리·축전지 및 관련 전기·전자 폐기물·스크랩 중 블랙매스에 해당하는 물질 |
100% |
2026.8.27.~2027.8.27. |
배터리 관련 3개 Schedule B 코드에 포함된 모든 폐기물이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각 코드로 분류되더라도 BIS가 규정한 블랙매스의 정의를 충족하는 경우에만 100% 국내 판매 의무가 적용된다.
해외 가공이 반드시 필요한 기업을 위한 예외 절차도 마련됐다. BIS는 기업의 요청에 따라 개별 또는 일반적인 조정·예외를 승인할 수 있으며, 신청 처리 중에는 DPAS 임시 허가를 부여할 수도 있다. BIS는 신청서 접수 후 14일 이내 검토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예외 검토 사유로는 △규제로 인해 과도하거나 예외적인 부담이 발생하는 경우 △규제 적용이 결과적으로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을 감소시키는 경우 △미국 외 지역에서 가공·정제한 뒤 다시 미국으로 반입하는 경우 등이 제시됐다. 예외를 신청하려는 기업은 관련 사실관계와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BIS에 제출해야 한다.
또한 DPAS에 따른 조정·예외 승인은 수출관리규정(Export Administration Regulations, EAR)에 따른 수출·재수출 등의 허가를 대체하지 않는다. 해당 거래에 별도의 수출통제 요건이 적용되는 경우 이를 별도로 준수해야 한다.
BIS는 규제 집행을 위해 구매자 정보, Schedule B 코드, 거래물량 및 판매금액 등의 자료를 요구하거나 조사할 수 있다. 대상 물질의 해외 반출이 신고된 경우 미 세관국경보호청(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CBP)이 BIS의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화물을 보류할 수도 있다.
현재 직접적인 배정명령 대상은 블랙매스와 텅스텐 폐기물·스크랩이지만, BIS는 대통령 결정에 포함된 다른 회수 가능 CMM도 향후 추가 배정명령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Federal Register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미국 업계, 원료 확보 기대와 처리 인프라 부족 우려 동시 제기
미국 내 관련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재활용기업은 블랙매스와 텅스텐 스크랩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미국 내에 공급될 경우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가능해져 신규 처리시설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 내 재활용 산업이 단기간에 증가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높은 인건비와 건설비, 제한적인 재활용·정제시설 규모 등을 고려하면 국내 판매를 의무화하는 것만으로 미국 내 처리 능력이 곧바로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주요 배터리 관련 협회들도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광물 재활용을 둘러싼 기존 환경규제와의 관계도 향후 과제로 거론된다. 미국에서는 자원보전회수법(RCRA)에 따른 유해폐기물 관리와 독성물질관리법(TSCA)에 따른 화학물질 규제가 블랙매스 처리·재활용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규 공급망 정책과 기존 환경규제 간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우리 기업, 미국발 원료 조달·해외 가공 구조 사전 점검 필요
이번 규제는 미국에서 블랙매스나 텅스텐 스크랩을 조달해 한국 또는 제3국에서 가공·정제하는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미국 공급업체와 거래 중인 국내 기업은 우선 취급 품목의 Schedule B 코드와 블랙매스 해당 여부를 확인하고, 8월 27일 이후 기존 계약에 따른 물량 반출이 가능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에서 회수한 원료를 한국이나 다른 국가의 정제시설로 보낸 뒤 다시 미국으로 공급하는 사업 구조라면 BIS 예외 승인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해외 가공 후 미국으로 재반입한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거래 구조와 가공 과정, 반출·재반입 물량 등을 사전에 정리해 승인 절차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규제 대상이 다른 핵심광물까지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BIS가 추가 할당명령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배터리 소재, 금속 재활용, 희소금속 등을 취급하는 기업은 자사 공급망에서 미국산 회수 원료가 어느 단계에 포함돼 있는지 파악하고 관련 규제 변화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블랙매스나 텅스텐의 미국 외 반출이 사업상 필수적인 기업이라면 규제 시행 후 대응하기보다 BIS의 조정·예외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급업체와의 계약에서도 수출 제한, 승인 지연, 대체 조달 가능성 등 규제 변화에 따른 위험을 사전에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료: U.S. Department of Commerce 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BIS), The White House, Federal Register; Reuters, KOTRA 디트로이트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