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교육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학교와 대학 등 교육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교육과정, 교사 양성, 교과서와 학습 콘텐츠를 함께 개편하는 질적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교육을 국가 발전을 위한 핵심 분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해 왔다. 2025년 5월 대통령 주재 학교교육 개혁 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최근 7년간 유아·학교교육 예산은 7배 증가했으며, 2025년 관련 예산으로 약 60조 숨이 배정됐다.
교육서비스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국가통계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교육서비스 규모는 39조6000억 숨으로 전년 대비 10.4% 증가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에듀테크만을 별도로 집계한 것이 아니라 교육서비스 시장 전반을 나타내는 수치임에 유의해야 한다.
<우즈베키스탄 학교 교육 현장>

[자료: Uzdaily.com]
교육과정 개편과 함께 디지털 기술의 교육현장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유아교육에서는 UNICEF와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협력으로 교사가 온라인 교육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Learning Passport의 현지 플랫폼인 'Bolalik Akademiyasi'가 도입되는 등 디지털 콘텐츠 활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OECD TALIS 2024(2025년 발표)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중등교육 교사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온라인 또는 하이브리드 수업을 한 차례 이상 실시한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비율은 4%로 OECD 평균 16%보다 낮았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라인·하이브리드 수업의 활용이 아직 제한적인 수준임을 보여준다.
AI가 정규교육으로…2030년까지 500만 명 교육
최근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인공지능(AI) 교육의 본격화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026/27학년도부터 학교의 '정보학 및 정보기술' 과목에 AI 기초 개념과 기본 활용 역량을 포함할 계획이다.
이를 상징하는 정책이 '5 Million AI Leaders' 프로젝트다. 정부는 2030년까지 학생·청년층 475만 명, 교사 15만 명, 공무원 10만 명 등 총 500만 명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AI를 일부 IT 전문인력만의 기술로 한정하지 않고 학교·직업교육·고등교육 등으로 확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Five Million AI Leaders’ 학생 포럼 개최 모습>

[자료: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
실제 교육 콘텐츠 확보도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기술부에 따르면 aileaders.uz를 통해 글로벌 교육사업자의 AI·IT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Coursera의 3000개 강좌를 우즈베크어로 번역했다.
교사들의 AI 활용 경험도 눈에 띈다. OECD TALIS 2024에서 우즈베키스탄 중등교육 교사의 62%가 최근 12개월 동안 업무에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OECD 평균 36%를 웃돌았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최근 12개월 동안 수업에 AI를 사용하지 않은 교사 가운데 54%는 학교의 AI 활용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꼽았으며, 이는 OECD 평균 37%보다 높았다.
현지 한국어 교육기관 관계자 C씨도 정책과 교육현장 사이의 간극을 지적했다. C씨는 KOTRA 타슈켄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교육현장에서 AI를 활용한 수업과 교육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미 나오고 있지만, 개별 교육기관이 직접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미 개발된 AI 교육 플랫폼 가운데 현지 교육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플랫폼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제약도 있다는 설명이다. C씨는 “해외 기업의 협력 제안 가운데 기존 플랫폼 판매에 가까운 경우도 있는데, 정규수업에 그대로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언어는 물론 문화적 차이와 종교적 요소까지 고려해 현지 교육환경에 맞는 콘텐츠인지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과 함께 커지는 민간 IT 교육시장
민간 IT 교육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에 따르면 등록 민간 IT 교육센터는 2024년 390개에서 2025년 428개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교육과정 수료자는 2만4800명에서 3만 7800명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IT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등교육기관도 102개에서 145개로, 관련 학생 수는 약 7만8000명에서 12만800명으로 늘었다.
<우즈베키스탄 IT 교육시장 주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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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24 |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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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민간 IT 교육센터 |
390개 |
428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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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교육과정 수료자 |
24,800명 |
37,80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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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관련 고등교육기관 |
102개 |
145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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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학생 수 |
약 78,000명 |
120,800명 |
[자료: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
아직 에듀테크 시장만을 별도로 보여주는 공신력 있는 시장규모 통계는 부족하다. 다만 IT 교육기관과 학습자가 동시에 증가하고 정부가 AI·디지털 인재양성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에 대한 수요 확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한국도 이미 교육협력 확대…에듀테크 협력의 기반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에는 이미 다양한 교육협력 기반이 형성돼 있다. 인하대학교 타슈켄트(IUT), 부천대학교 타슈켄트(BUT), 아주대학교 타슈켄트(AUT), 페르가나 한국국제대학교(KIUF) 등 한국계 고등교육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KOICA와 타슈켄트 한국교육원도 양국 교육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자료: 우즈베키스탄 국립세계언어대학교(UzSWLU)]
최근에는 기존의 대학·직업교육 협력을 넘어 온라인교육과 에듀테크 분야로도 협력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KOICA는 2025~2029년 총 690만 달러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세계경제외교대학(UWED) 사이버대학 설립을 위한 온라인교육 제도 구축 및 환경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교육을 위한 제도와 환경을 구축해 UWED의 사이버대학 설립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한국의 온라인 고등교육 경험을 활용한 협력 사례로 볼 수 있다.
KOICA 관계자는 KOTRA 타슈켄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지 교육현장에서 구체적인 에듀테크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ICA는 우즈베키스탄 국립세계언어대학교(UzSWLU)를 중심으로 에듀테크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디지털 평가와 학습관리 등에 대한 현장 수요를 확인했다. 특히 한국어 교육 분야에서는 학습자 증가에 비해 TOPIK 응시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자체 졸업인증과 한국어 능력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IBT(Internet-Based Test) 방식의 디지털 평가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설명이다. 기존 기출문제의 반복 활용에 따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문제은행과 TOPIK II 쓰기 영역의 AI 자동채점·첨삭, 영역별 성적 및 문항별 정답률을 분석할 수 있는 LMS 등 평가와 학습관리를 결합한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제시됐다.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현지 교육환경에 맞춘 기술적 대응도 필요하다. KOICA 관계자는 일부 교육기관의 인터넷 속도와 접속 안정성을 고려해 저속 네트워크에서의 오디오·영상 전송 최적화, 답안 임시저장, 오프라인-온라인 자동 동기화 등의 기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순 평가에 그치지 않고 오답 분석과 문항별 해설, 학습 콘텐츠를 연계하고, 현지 대학·기관이 자체 디지털 교재를 제작·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의 협력이 시장 안착에 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기업 진출, 기술력과 함께 ‘현지화’가 관건
우즈베키스탄 에듀테크 시장에서는 AI·코딩·STEM 교육 콘텐츠와 교원 대상 솔루션을 우선 살펴볼 수 있다. 정부가 대규모 AI 인재양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학생 대상 실습·프로젝트형 콘텐츠뿐 아니라 AI 활용 수업설계, 온라인 교원연수, 디지털 교수법 등도 협력 분야가 될 수 있다.
교육기관을 대상으로는 디지털 평가와 학습관리 분야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현장에서 확인된 수요를 고려할 때 관련 솔루션의 진출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기능 자체뿐 아니라 현지의 인터넷·IT 인프라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적 현지화와 함께 콘텐츠 현지화도 중요한 요소다. 우즈베크어 지원은 물론 현지 교육과정과 학습환경,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콘텐츠 구성이 필요하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정부도 글로벌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Coursera 강좌 약 3000개를 우즈베크어로 번역하는 등 현지화를 병행하고 있다.
진출방식에서도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뿐 아니라 현지 교육기관·에듀테크 기업과 콘텐츠를 공동 개발하고 실증하는 B2B 방식, 정부·공공 교육사업에 현지 파트너와 함께 참여하는 B2G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현지 기관이 자체 콘텐츠를 제작·탑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저작도구와 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등 현지 교육기관의 지속적인 활용을 지원하는 협력모델도 고려할 만하다.
우즈베키스탄의 교육개혁은 교육과정 개편에서 디지털 교육, 그리고 AI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단기적인 시장규모만으로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정부의 교육정책과 실제 교육현장의 수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기업에는 기술과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현지 교육환경에 맞게 솔루션을 적용하고, 현지 교육기관과 지속가능한 협력모델을 구축하는 역량이 중요한 경쟁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실, 우즈베키스탄 국가통계위원회,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 OECD, UNICEF, 한국어교육기관 및 KOICA 인터뷰, KOTRA 타슈켄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