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보이는 패션 소비의 변화

우즈베키스탄은 면화 생산과 섬유·봉제산업이 발달해 전통적으로 의류 생산기반이 강한 국가다. 최근에는 이러한 생산기반과 함께 수도 타슈켄트를 중심으로 현대식 쇼핑몰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확대되면서 패션 소비 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KOTRA 타슈켄트 무역관이 최근 Tashkent City Mall을 방문했을 때 글로벌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팝업스토어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 주변에서는 방문객들이 상품을 둘러보는 모습도 관찰됐다. 단일 현장의 방문객 규모만으로 실제 구매수요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타슈켄트의 현대식 쇼핑공간 확대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부동산 컨설팅사 CMWP에 따르면 2024년 타슈켄트의 현대식 쇼핑공간은 임대가능면적 기준 약 47만8500㎡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같은 해 개장한 Tashkent City Mall은 이 가운데 약 10만㎡를 차지했다.

Tashkent City Mall에는 Zara, Massimo Dutti, Pull&Bear, Bershka, Stradivarius 등 Inditex 계열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폴란드 패션 브랜드 Sinsay 역시 2025년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뒤 빠르게 점포망을 확대해 2026년 7월 기준 현지 33호점을 열었다. 특히 수도뿐 아니라 지방 도시까지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글로벌 대중 패션 브랜드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타슈켄트시티몰 및 의류매장(ZARA)>

[자료: KOTRA 타슈켄트 무역관 직접 촬영]

‘생산국’인데 수입 의류도 늘었다

우즈베키스탄 패션시장에서 주목할 또 다른 변화는 강한 현지 생산기반을 유지하면서 수입 의류의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 국가통계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통계상 대규모 기업(large enterprises)으로 분류되는 의류 제조기업의 생산액은 43조1000억 숨(UZS)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동시에 해외에서 유입되는 의류도 과거보다 늘었다. 국가통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HS 61(편물 의류)과 HS 62(비편물 의류)의 합산 수입액은 2023년 약 7331만 달러에서 2024년 약 1억2429만 달러로 69.5%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약 1억2539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 의류(HS 61·62) 수입 동향>

(단위: US$ 백만)

구분

2023년

2024년

2025년

HS 61 편물 의류

40.3

63.6

65.8

HS 62 비편물 의류

33.0

60.7

59.6

합계

73.3

124.3

125.4

[자료: 우즈베키스탄 국가통계위원회]


수입 의류의 공급처도 다양하다. UN Comtrade 기준 최신 통계인 2024년의 HS 61·62 수입액을 합산하면 튀르키예산이 약 3984만 달러로 전체의 32.0%를 차지했으며, 중국산은 약 3537만 달러로 28.4%를 기록했다. 두 국가가 전체 수입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탈리아산(약 2411만 달러), 방글라데시산(약 1146만 달러) 등도 유입되고 있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이 단순히 자국에서 생산한 의류를 소비하는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생산품과 다양한 수입제품이 함께 경쟁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현대식 쇼핑공간 확대와 글로벌 브랜드 진출이 맞물리면서 소비자가 접할 수 있는 가격대와 스타일의 범위도 이전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SNS에서 먼저 스타일을 찾는 젊은 소비자

상품을 접하고 선택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KOTRA 타슈켄트 무역관이 현지에서 만난 젊은 소비자 A씨는 “2~3년 전에는 바자르와 로컬 마켓에서 옷을 주로 샀고 비슷한 스타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선택지가 늘면서 다양한 스타일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Pinterest에서 스타일 참고자료를 찾고 SNS의 블로거나 인플루언서가 소개하는 옷차림도 참고한다고 답했다. Y2K, 올드머니(Old Money), 한국식 스타일 등 과거보다 다양한 패션을 주변에서 접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을 활용한 현지 의류매장의 패션 홍보 사례>

[자료: corecl 인스타그램]

이를 우즈베키스탄 전체 소비자의 행동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현장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특정 스타일의 유행 자체보다 소비자가 매장에 진열된 상품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SNS를 통해 원하는 스타일을 먼저 탐색하고 이를 실제 의류 선택에 참고하는 소비방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젊은 인구구조도 이러한 소비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다. 2026년 인구·농업총조사 예비결과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전체 인구는 약 3905만 명이며, 이 가운데 15~29세 인구는 약 847만 명으로 전체의 약 21.7%를 차지한다. 이처럼 젊은 소비층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SNS를 통한 스타일 탐색과 새로운 브랜드·패션에 대한 노출은 향후 우즈베키스탄 패션 시장의 변화를 살펴보는 데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의류 소비의 기준이 ‘가격 중심에서 디자인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지 의류매장 관계자 B씨는 KOTRA 타슈켄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고객의 패션 취향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고 평가했다. B씨는 “가격은 여전히 중요한 구매요인이지만, 과거처럼 가격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보다 디자인과 스타일, 자신만의 개성을 함께 고려해 옷을 선택하는 고객이 확실히 늘었다”며 “소비자가 찾는 스타일도 다양해지면서 매장에서도 여러 디자인과 제품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자르·쇼핑몰·온라인이 함께 존재하는 유통시장

소비채널 역시 하나의 형태로 재편되기보다는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바자르와 로컬 마켓이 여전히 주요 의류 구매처로 기능하는 가운데 Tashkent City Mall, Samarqand Darvoza 등 현대식 쇼핑몰이 글로벌 브랜드와 새로운 스타일을 접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와 SNS 기반 판매채널이 더해지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공존하는 유통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미국 국제무역청에 따르면 2024년 우즈베키스탄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약 12억 달러로 전체 소매시장의 3.8%를 차지했으며, 온라인 구매 품목 가운데 패션제품의 비중은 19%였다. Uzum Market, Wildberries와 같은 종합 전자상거래 플랫폼도 이용되고 있지만, 패션제품의 경우 Telegram과 Instagram을 활용한 개별 온라인숍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도 우즈베키스탄 시장의 특징이다.

실제 현지 Telegram 의류 판매채널에서는 판매자가 신상품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가격, 사이즈, 소재, 원산지 등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며 소비자가 메신저를 통해 문의하거나 주문하는 판매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게시물을 확인한 뒤 메신저를 통해 상품을 문의하거나 주문한다. 현지 생산제품뿐 아니라 튀르키예산 의류와 중국 OEM 제품 등 다양한 상품이 이러한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대형 패션 전문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가 집중되기보다 개별 온라인숍과 오프라인 매장이 함께 존재하는 분산형 유통구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재킷: 약 $54 /S / 두꺼운 린넨 / 엉덩이 덮는 기장 / 터키산

스커트: 약 $40 / 36·38·40·42 / 쉬폰·풍성한 핏 / 터키산

블라우스: 품절

스카프: 약 $12 / 90×99cm

가방+박스: 약 $28(할인가)

[자료: FERIDA SHOWROOM 텔레그램 채널]

한국 패션 브랜드의 현지 진입 사례도 확인된다. 한국 키즈 패션 브랜드 JELLYMALLOW는 Tashkent City Mall 내 아동 전문 콘셉트 스토어 Minnie4Kids를 통해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JELLYMALLOW의 공식 글로벌 매장 안내에도 Minnie4Kids가 우즈베키스탄 판매처로 명시돼 있다.

이는 단독 매장 형태의 진출은 아니지만 한국 패션 브랜드가 타슈켄트의 주요 현대식 쇼핑몰 내 편집유통망을 활용해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확보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시에 하나의 브랜드 사례만으로 한국 패션 전반의 현지 수요를 판단하기보다는 실제 시장 진입 방식의 하나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매장 내외부 전경>

[자료: KOTRA 타슈켄트 무역관 직접 촬영]

한국기업 시사점: 가격보다 차별화, 진출은 단계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은 강한 현지 의류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튀르키예와 중국 등으로부터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도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기업이 기본 의류 제품에서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전략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글로벌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진입하고 소비자가 접하는 스타일과 구매채널이 다양해지는 변화는 차별화된 제품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브랜드는 디자인과 콘셉트가 명확한 캐주얼웨어, 키즈 패션, 스포츠·라이프스타일 제품 등을 중심으로 현지 소비자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유통 측면에서는 처음부터 대규모 단독매장을 개설하기보다 주요 쇼핑몰의 팝업스토어나 기존 편집매장을 활용해 시장성을 검증하는 단계적 접근을 고려할 만하다. 일정 기간 판매를 통해 선호 제품과 가격대, 사이즈별 반응 등을 확인한 뒤 상설 입점이나 현지 파트너를 통한 유통 확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JELLYMALLOW의 편집매장 유통 사례 역시 이러한 접근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마케팅에서도 단순히 ‘한국 브랜드’라는 점만 강조하기보다 현지 소비자가 SNS에서 참고하고 공유할 수 있는 착장과 스타일을 제안하면서 디자인·핏·품질 등 제품의 구체적인 차별점을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패션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소비자가 ‘바자르에서 쇼핑몰로 이동하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강한 현지 생산기반 위에서 수입제품과 글로벌 브랜드가 확대되고, 현대식 쇼핑몰과 온라인 플랫폼, SNS가 함께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한국기업 역시 이러한 시장 변화를 고려해 차별화된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반응을 단계적으로 확인하는 시장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우즈베키스탄 국가통계위원회 및 SIAT, UN Comtrade, U.S. International Trade Administration, CMWP, Tashkent City Mall, LPP, JELLYMALLOW, KOTRA 타슈켄트 무역관 현장조사 및 소비자 인터뷰 종합 등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