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의료시장 성장과 남아공의 거점 역할


아프리카 의료시장이 인구 증가와 공공의료 확대, 보건위생 인식 제고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60세 이상 인구가 최근 15년간 약 50% 증가해 2025년 약 6,700만 명에 달했으며, 2050년에는 1억 6,3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평균수명 증가와 함께 고령층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어 만성질환 관리, 진단검사, 기초 의료서비스, 병원 인프라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에 비해 아프리카 내 의료제품 생산 기반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현지 생산되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은 주로 소모품에 머무르고 있으며, 유통되는 의료제품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한국 바이오헬스 기업이 아프리카 시장을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다만 의료기기와 진단기기는 일반 소비재와 달리 인허가와 품질관리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이후 공공조달 목록 반영, 보험급여 대상 선정, 임상병리검사기관·병원·유통사의 도입 결정이 이루어져야 실제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내에서 비교적 발달한 민간의료 시장, 민간보험사, 공공 임상병리검사기관, 의료기기 규제기관을 갖추고 있어, 한국 기업이 남부아프리카로 시장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거점으로 활용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배경에서 KOTRA요하네스버그무역관은 우리 기업의 남아공 바이오헬스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KOTRA-SALDA 세미나, 단순 상담회보다 ‘시장 진입 구조’초점

KOTRA는 6월 2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남부아프리카 임상검사 진단협회(Southern African Laboratory Diagnostics Association, SALDA), 한국무역협회(KITA)와 공동으로 ‘2026 한-아프리카 바이오헬스 파트너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남아공 보건부, 잠비아·보츠와나 규제청, 민간 의료보험사, 민간 임상병리검사기관, 협회 등 주요 관련 기관과 수요처, 바이어들이 참석해, 국내 의료기기, 진단기기 기업이 남아공 및 남부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필요한 규제, 공공조달, 민간보험, 임상병리검사기관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 제품을 소개함과 동시에 우리 기업이 남아공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할 때 만나게 되는 주요 절차를 소개하고, 이해관계자를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남아공 보건부는 국가건강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NHI) 로드맵과 공공조달 방향을 소개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제품규제청(South African Health Products Regulatory Authority, SAHPRA)은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기기 인허가 요건을 설명했다. 주요 민간보험사 Discovery Health와 Medscheme은 민간보험 시장에서 혁신 의료기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소개했고, 남아공 국립보건검사서비스(National Health Laboratory Service, NHLS)와 민간 임상병리검사기관은 국가 진단서비스 확대와 공공 민간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의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기기 인허가 요건 발표>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직접 촬영]

이번 행사는 “바이어를 만나는 자리”인 동시에 “남아공 의료기기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우리 기업에게 이번 세미나는 제품을 현지에 공급하기 전에 어떤 기관의 승인이 필요한지, 공공조달에서는 어떤 목록과 기준이 중요한지, 민간보험사는 어떤 근거자료를 요구하는지, 임상병리검사기관은 제품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SALDA 협력 확대와 체외진단 분야의 기회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SALDA는 남부아프리카 체외진단 분야의 산업협회로 최근 한국 의료기기 업계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 KOTRA가 개최한 남아공 의료전시회(World Health Expo, WHX) 한국관 행사에서는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SALDA가 체외진단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규제 정보 교류, 시장 데이터 공유, 세미나 및 바이어 매칭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세미나 또한 이러한 교류 분위기 속에서 남아공 보건당국, 보험사, 병리검사 네트워크, 국내 기업을 연결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아공 및 남부아프리카에서는 감염병, 결핵, HIV, 만성질환, 암 진단 등 공공보건과 연결된 진단 수요가 있다. 또한 의료 접근성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검사실 기반 장비뿐 아니라 현장진단(Point-of-Care Testing, POCT), 휴대형 진단기기, 신속검사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제품이 실제 시장에서 쓰이려면 단순히 성능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허가, 품질관리, 임상병리검사기관 사용성, 보험 또는 공공조달 적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체외진단 분야 한국 기업은 SALDA와 같은 현지 협회 채널을 통해 시장 정보를 확보하고, 임상병리검사기관, 유통사, 규제기관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제품 설명자료를 준비할 때는 “정확도가 높다”는 일반적 설명보다 현지 의료환경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검사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소모품 공급과 유지보수는 어떻게 가능한지, 의료진 교육은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조달 시장: 국가건강보험(NHI)필수목록 변화 모니터링 필요

남아공 보건부는 이번 세미나에서 국가건강보험(National Health Insurance, NHI) 도입과 연계한 보건제품 조달체계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NHI 체계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체외진단기기 등 보건제품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고 공공의료 현장에 공급할 것인지를 설명했다. 보건부는 필수진단목록(Essential Diagnostic List)과 보건소·클리닉 등 1차 진료기관에서 필요한 의료기기 및 진단기기 목록을 개발할 것이며 향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기술사양 검토, 내부 승인 절차 등을 거쳐 관련 목록을 정비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달 방식으로는 입찰, 프레임워크 계약, 직접조달 등이 언급됐고, 조달 과정에서는 품질, 적정가격, 공급 가능 물량, 공급 보증, 직접배송, 성과 및 데이터 관리 등이 주요 기준으로 제시됐다.

이 내용은 한국 기업이 남아공 공공의료 시장을 준비할 때 단순히 제품 가격이나 성능만 강조해서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공조달 시장에서는 해당 제품이 남아공 보건정책상 필요한 품목인지, 필수진단목록이나 1차 진료기관 장비 수요와 연결될 수 있는지,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유지보수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제품 소개자료를 준비할 때 기술사양, 품질 인증, 공급 가능 물량, 소모품 공급체계, 현지 유통·서비스 파트너, 사용 데이터 관리 방안 등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인허가: 제품 경쟁력보다 먼저 확인해야 기본 요건

두번째로 중요한 분야는 인허가다. 남아공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려면 보건제품규제청(SAHPRA) 관련 요건을 이해해야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제품규제청(South African Health Products Regulatory Authority, SAHPRA)은 이번 세미나에서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기기의 현지 인허가 요건을 발표했다.

발표에서는 남아공에서 의료기기와 체외진단기기를 제조·수입·유통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자 라이선스, 제품 위험등급별 등록 절차, 신청 및 갱신 절차, 수수료, 기술문서 준비 요건 등이 소개됐다. 인허가 과정에서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13485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의료기기 등록제도를 단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일부 제품군을 대상으로 기술문서 제출 및 검토 절차를 점검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 내용은 한국 기업이 남아공 시장에 진출할 때 제품 경쟁력보다 먼저 인허가 가능성과 현지 유통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아공 바이어나 유통사와 상담을 진행하더라도 실제 판매를 위해서는 현지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 제품 위험등급 확인, 기술문서, 품질관리 인증, 갱신 절차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제품 소개자료와 함께 ISO 13485 인증 여부, 제조 및 품질관리 자료, 기존 해외 인허가 현황, 위험등급 분류, 현지 수입·유통 파트너의 라이선스 보유 여부를 사전에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민간보험 시장: 건강기술평가와 비용효과성 자료가 중요

세번째로 중요한 분야는 민간보험이다. 남아공은 공공의료와 민간의료가 병존하는 시장이며 민간병원과 민간보험사의 영향력이 크다. 이번 세미나에 남아공 주요 보험사 Discovery Health와 Medscheme이 참석한 것은 한국 기업이 민간의료 시장 진입 구조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 Discovery Health는 건강기술평가(Health Technology Assessment , HTA)와 보험급여에 대해, Medscheme은 민간보험 제도 내 혁신기술 도입과 포트폴리오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Discovery Health 발표는 민간보험사가 혁신 의료기술을 채택할 때 임상적 근거, 비용효과성, 환자성과, 재정 영향을 함께 검토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즉, 제품이 기술적으로 우수하더라도 보험사가 비용을 보전하거나 민간병원이 적극 도입하려면 “환자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기존 방식보다 비용 측면에서 어떤 이점이 있는지”, “의료기관 운영에 어떤 개선을 가져오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은 우리 기업이 남아공 민간시장에 접근할 때 중요한 준비사항이다. 예를 들어 현장진단기기는 검사 속도와 정확도 외에도 환자 대기시간 단축, 조기진단 가능성, 의료진 업무 효율 개선, 전체 진료비 절감 가능성 등을 자료로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진단기기와 의료기기는 제품 카탈로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보험사와 병원, 임상병리검사기관이 판단할 수 있는 임상적·경제적 근거자료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상담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립보건검사서비스와 민간 임상병리검사기관: 실제 사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채널

진단기기 기업에는 임상병리검사기관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남아공 국립보건검사서비스(NHLS)와 Ampath, Lancet 등 민간 임상병리검사기관이 참여해 국가 진단서비스 확대와 공공-민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 NHLS는 남아공 공공부문 진단기관이며 Ampath와 Lancet은 남아공 주요 민간 병리검사 네트워크임.

NHLS는 남아공 공공부문 진단검사를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다. 따라서 체외진단기기, 검사장비, 시약, 현장진단 솔루션을 공급하려는 기업에는 중요한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민간 임상병리검사기관 역시 병원, 보험사, 환자와 연결되는 실제 사용 현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제품이 현지 임상병리검사기관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정확도와 속도 뿐만 아니라 장비 유지보수, 시약 및 소모품 공급, 검사실 운영체계와의 적합성, 사용자 교육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남아공 시장 진출 시 “제품을 누가 수입할 것인가”뿐 아니라 “어느 임상병리검사기관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가”, “기존 검사 프로세스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가”, “시약과 소모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특히 체외진단 분야는 초기 판매보다 지속적인 소모품 공급과 사후관리 체계가 중요하므로 현지 유통사와 임상병리검사기관을 함께 고려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보츠와나·잠비아 규제기관 참여, 남부아프리카 확장 가능성 확인

이번 세미나는 남아공뿐 아니라 남부아프리카 주변국의 규제 환경도 함께 확인하는 자리였다. 보츠와나 의약품규제청(Botswana Medicines Regulatory Authority, BoMRA)은 보츠와나 내 의료기기 규제요건을 소개하며, 의료기기 등록 및 관련 문의를 담당하는 규제기관의 역할을 설명했다. 잠비아 의약품규제청(Zambia Medicines Regulatory Authority, ZAMRA)은 의료기기 및 체외진단기기 등록과 관련한 규제요건을 발표했으며, 제품 등록 과정에서 기술문서 평가, 품질관리시스템, 성능평가, 규제준수 등이 중요하게 검토된다는 점을 소개했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남아공을 우선 거점으로 삼으면서 보츠와나, 잠비아 등 주변국 진출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다만 각국은 규제기관, 등록 절차, 수입요건, 공공조달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남아공에서의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국가별 요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세미나는 주변국 규제기관과 직접 접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한 정보 수집 채널로 활용할 수 있겠다.

한국 기업 제품 시연, 시장 진출 실증 중심 접근 필요

오후 세션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 피칭과 제품 시연이 진행됐다. KOTRA는 한국 기업들을 대표하여 글로벌 의료기술 혁신 사례와 제품을 소개하고 현장 데모 및 B2B 네트워킹에 참여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녹십자엠에스의 혈색소 측정기, 스타메드의 고주파 열치료(Radiofrequency Ablation, RFA) 기술 및 기기, 진스랩의 분자진단 및 핵심 원료 효소 등이 소개됐다.

<한국 기업 제품을 시연하는 남아공 현지 바이어>

[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직접 촬영]

KOTRA는 이번 세미나 이후 후속 실증과 전시회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남아공 국립병원 등 5개 병원에서 혈색소 측정기 등 3개 제품 시연을 추진하고, 9월 강원의료기기전시회(Global Medical Equipment Show, GMES) 발주처 방한 지원, 10월 WHX 전시회 참가 지원을 통해 후속 조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는 우리 기업이 단순 상담에서 그치지 않고 현지 사용환경을 확인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사점: 우리 기업은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선택하는가’먼저 봐야

이번 KOTRA-SALDA 세미나가 보여준 핵심은 남아공 바이오헬스 시장의 기회가 단순히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데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공공의료 확대와 진단서비스 수요 속에서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분야가 존재하지만 실제 진입을 위해서는 규제기관, 공공조달 담당기관, 민간보험사, 임상병리검사기관이 각각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평가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아공 바이오헬스 시장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은 제품 홍보자료만 준비해서는 부족하다. 제품별 SAHPRA 인허가 요건, ISO 13485 등 품질관리 자료, 현지 대리점 또는 유통사의 라이선스, 공공조달 적용 가능성, 보험사 제출용 임상·경제성 자료, 임상병리검사기관 사용성 검토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 남아공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지만 제품 경쟁력과 함께 제도 대응력이 갖춰져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남아공 진출 전략은 제품을 파는 전략이 아니라 현지 의료 생태계에 맞춰 들어가는 전략이어야 한다. 이번 KOTRA-SALDA 세미나는 한국 기업이 남아공과 남부아프리카 시장의 규제, 조달, 보험, 임상병리검사기관 구조를 한자리에서 확인한 자리였으며 후속 실증과 WHX 전시회 연계를 통해 실제 사업화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됐다.

자료: SALDA-KOTRA 세미나 발표자료, KOTRA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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