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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집중구매(集中带量采购, 集采): 중국 정부가 공공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의약품의 공급처(제약사)를 결정하는 일종의 입찰 제도. 통상 연간 구매 물량을 할당하여 가격 인하를 유도함으로써 공공의료 비용과 환자 부담을 낮추는 것을 목적으로 함. |
1. 오리지널 의약품 10개 품목, 집중구매 낙찰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Novartis)의 심부전 치료제 사쿠비트릴·발사르탄(Sacubitril/Valsartan, 제품명: 엔트레스토·Entresto·诺欣妥) 은 중국 관련 약품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의약품으로, 시장 규모나 위상으로 인해 국가 의약품 집중구매에 포함될지 여부가 환자나 병원, 제약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은 고혈압과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2015년 미국에서 처음 허가받은 뒤 2017년 중국 시장에 출시됐으며, 현재 중국 국가의료보험 을류(乙类) 의약품에 포함돼 있다. 현재 중국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시장규모는 87억 4600만 위안(약 1조 9700억원)에 이르고 있는데, 모상의약(摩熵医药)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병원 시장에서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매출은 60억 위안(약 1조3500억 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35% 이상 증가했는데, 이 중 노바티스 제품이 약 90%를 차지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해당 의약품의 핵심 결정형 특허가 2026년 11월 8일 만료되면 복제약의 시장 진입이 늘어나면서 국가 집중구매에 필요한 가격 경쟁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6년 6월 중국 국가 지식산권국이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보상(PTE, Patent Term Extension)을 결정하면서 특허 만료일이 5년 연장된 2031년 11월 8일로 늦춰졌다. 이로 인해 해당 의약품의 복제약 시장 진입에도 차질이 예견됐다.
사쿠비트릴·발사르탄 복제약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은 업체는 여러 곳이지만, 특허 문제없이 실제 가격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었다. 이 품목은 2025년 제11차 국가 집중구매에서도 특허 문제로 대상에서 제외된 적이 있었기에 제12차 집중구매에도 포함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2026년 7월 31일 발표된 제12차 국가 의약품 집중구매 결과에서 노바티스의 오리지널 제품이 최종 낙찰됐다. 이번 집중구매부터 참조제제*를 대상으로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방식이 도입되면서 노바티스의 제품도 낙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참조제제(参比制剂): 복제약 개발과 품질 평가의 기준이 되는 의약품으로, 통상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이 지정됨.
기존 집중구매는 제시된 구매물량에 맞추어 제약회사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이른바 ‘물량 조건부 최저가 낙찰’ 방식에 가깝다. 반면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방식은 기존의 참조제제(통상적으로 오리지날 의약품)가 일정 가격 요건을 충족하면 구매 물량을 보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낙찰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약정구매량은 ‘0’이지만 공공의료기관의 구매 대상에는 포함되기 때문에, 의료기관이 실제 수요에 따라 해당 제품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약정구매량 미할당 방식이 적용되려면 ① 참조제제일 것, ② 해당 의약품이 당해 집중구매 대상에 포함될 것, ③ 일반 가격경쟁에 참여했으나 낙찰되지 않았을 것, ④ 제시가격이 기준가격의 3배 이하이면서 최고 유효 신고가격보다 낮을 것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제12차 국가 집중구매에서는 총 10개 참조제제가 낙찰됐으며, 이 가운데 9개가 약정구매량 미할당 방식으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노바티스의 사쿠비트릴·발사르탄과 일본 제약사 에자이(Eisai)의 어지럼증 치료제 베타히스틴 등 수입 오리지널 의약품 6개가 포함됐다. 중국 기업 제품 중에서는 진저우아오훙약업(锦州奥鸿药业)의 주사제와 광저우뤼스쯔(广州绿十字)의 복합아미노산 18AA-Ⅶ 주사제 등이 같은 방식으로 낙찰됐다.
반면 독일 제약사 바이엘(Bayer)의 이오프로마이드 주사제는 10개 참조제제 가운데 유일하게 일반 가격경쟁을 통해 낙찰돼 약정구매량을 확보했다. 제12차 집중구매에서는 의료기관이 특정 브랜드에 대한 구매 수요를 사전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바이엘은 이에 따라 의료기관이 신고한 수요에 해당하는 약정구매량을 배정받게 됐다.
<중국 제12차 의약품 집중구매 오리지널 의약품 10개 낙찰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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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
낙찰 제품 |
용도 |
낙찰 방식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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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엘 (Bayer) |
이오프로마이드 주사제 |
CT·혈관조영용 조영제 |
일반 약정구매량 배정 |
독일계 글로벌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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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Novartis) |
사쿠비트릴·발사르탄 경구제 |
심부전·고혈압 치료 |
약정구매량 미할당 |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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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자이 (Eisai) |
베타히스틴 경구제 |
어지럼증 치료 |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 (오리지널 의약품 중국 현지 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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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람파넬 경구제 |
뇌전증 치료 |
일본계 글로벌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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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보트 (Abbott) |
디드로게스테론 경구제 |
여성호르몬(프로게스틴) 제제 |
네덜란드계 대형 다국적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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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제니우스 카비 (Fresenius Kabi) |
대두유 기반 지방유제 주사제 |
정맥 영양 공급 |
독일 대형 다국적 제약사 (오리지널 현지생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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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이시제약 (Maruishi) |
세보플루란 흡입액 |
전신 흡입마취 |
일본계 중형 전문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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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파겐제약 (Minophagen) |
복합 글리시리진 경구제 |
간질환 치료 |
일본계 소형 전문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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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녹십자 (广州绿十字) |
복합아미노산(18AA-Ⅶ) 주사제 |
정맥 영양 공급 |
중국 중형 제약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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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우아오훙약업 (锦州奥鸿药业) |
펜히클리딘 주사제 |
응급·마취 관련 |
중국 중형 제약사 |
[자료: 상하이양광의약구매망(上海阳光医药采购网), KOTRA 난징무역관 자료 정리]
2. 중국 의약품 집중구매 제도란?
중국의 의약품 집중구매(集中带量采购)는 의료·의료보험·의약품 분야를 연계하는 ‘삼의연동(三医联动)*’ 개혁의 주요 정책 중 하나다. 2018년 말 11개 도시**에서 시범 도입된 이후 약 8년째 시행되고 있다. 여러 공공의료기관의 의약품 수요를 모아 제약사에 일정 구매량을 보장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대량구매 가격인하(以量换价)’ 방식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의약품 가격과 환자 부담을 낮추고 의료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삼의연동(三医联动): 의료서비스(医疗), 의료보험(医保), 의약품(医药) 분야의 정책을 연계해 추진하는 중국의 보건의료 개혁 방식
**11개 도시: 도시 구성에 따라 '4+7'이라 표현한다. 직할시 4곳(베이징·상하이·톈진·충칭)과 일반 도시 7곳(광저우·선전·선양·다롄·시안·청두·샤먼)이다.
2018년 국가 차원의 의약품 집중구매 시범사업이 도입되기 전까지 중국에서는 주로 성(省) 단위로 의약품 입찰이 이뤄졌다. 당시에는 입찰을 통해 가격만 정할 뿐 실제 구매량은 보장하지 않는 구조였다. 제약사가 낮은 가격으로 낙찰되더라도 판매량을 확보할 수 없어 병원 영업과 판촉에 추가 비용을 투입해야 했고, 이는 의약품 유통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공공병원이 각각 의약품을 구매하다 보니 가격 협상력이 낮았고, 일부 특허 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은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복제약도 제품별 품질 차이가 있어 의료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은 의약품 집중구매 제도를 도입했다. 국가 의약품 공동구매사무실(联采办)이 전국 공공의료기관의 의약품 수요를 모아 대규모 구매 물량을 확보하고, 일정 물량을 구매하는 대신 제약사로부터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주로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여러 제약사가 경쟁할 수 있는 의약품이 대상이 된다. 반면 특허 보호기간이 남아 있는 혁신신약이나 의료보험 협상(医保谈判)* 등재 후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의약품, 시장 규모가 작거나 경쟁 업체가 충분하지 않은 품목, 공급 부족 우려가 있는 의약품 등은 일반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의료보험 협상(医保谈判):혁신신약과 독점 의약품이 국가의료보험 당국과 가격을 협의해 확정한 뒤 의료보험 목록에 등재되는 방식이다. 이는 '대량구매 가격인하(以量换价)' 집중구매와 비독점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경쟁 입찰(竞价)과 함께, 의약품이 중국 국가 의료보험 체계에 진입하는 세 가지 주요 경로 중 하나이다.
집중구매 제도는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를 보완하며 꾸준히 변화해 왔다. 2018년 시범사업에서는 품목별로 한 개 업체를 선정해 가격을 낮추는 데 중점을 뒀지만, 공급이 특정 업체에 집중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제1~7차에서는 주 공급업체와 예비 공급업체를 각각 두어 공급 안정성을 보완했다.
제8~10차에서는 예비 공급업체를 여러 곳으로 확대해 공급 안정성을 높였다. 그러나 업체 간 저가 경쟁이 심해지면서 일부 오리지널 의약품이 공공의료기관 시장에서 이탈하는 문제도 나타났다. 이에 제11차부터는 가격 인하뿐 아니라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과 과도한 저가 경쟁 완화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의료기관이 필요한 특정 브랜드와 구매량을 미리 제출하는 ‘브랜드별 구매량 신고(厂牌报量)’ 제도도 이때 도입됐으며, 이러한 변화는 제12차 집중구매의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중국 의약품 집중구매 제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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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
시기 |
낙찰 방식 |
주요 제도 변화 |
정책 방향 |
주요 특징 및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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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도시 시범사업 |
2018년 |
최저가 1개사 낙찰 |
11개 도시에서 25개 복제약 품목 대상 시범 실시 |
신속한 가격 인하 |
단일 업체 공급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 의약품 선택권 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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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차 |
2019 ~2022년 |
복수 기업 낙찰 (주 공급 1개사+예비 공급 1개사) |
제6차부터 인슐린을 포함해 바이오의약품으로 대상 확대 |
가격 인하 중심 |
공급 안정성은 개선됐으나 예비 공급체계는 제한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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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차 |
2023~ 2024년 |
복수 기업 낙찰 (주 공급 1개사+복수 예비 공급사) |
예비 공급체계 확대 |
가격 인하 + 공급 안정 |
과도한 저가 경쟁으로 수익성 악화, 일부 오리지널 의약품의 공공의료기관 시장 이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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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
2025년 |
브랜드별 구매량 신고 도입, 입찰 자격요건 강화, 담합 방지 규정 보완 |
임상 안정성·품질 확보·과도한 가격 경쟁 완화 |
가격 인하 중심에서 품질·공급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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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
2026년 |
복수 기업 낙찰 +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
가격 기준 도입, 참조제제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신설, 특허 분쟁 품목 처리방안 마련, 계약이행 관리 강화 |
품질·가격·임상 수요·공급 안정성 종합 고려 |
오리지널 의약품 10개 품목 낙찰 등 공공의료기관 시장 진입 방식 다양화 |
[자료: 중국 국가의료보장국(国家医保局), KOTRA 난징무역관 자료 정리]
2026년 7월 시행된 제12차 국가 의약품 집중구매는 제11차에서 시작된 제도 개선을 한층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일정 구매량을 보장하는 대신 가격을 낮추는 기존의 ‘대량구매 가격인하(以量换价)’ 원칙은 유지하면서도, 그동안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한 저가 경쟁과 공급 불안 등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첫째, 지나친 저가 입찰을 제한하는 가격 기준을 마련했다. 전체 유효 입찰가격을 토대로 기준가격을 산정하고, 평균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한 제품은 낙찰 자격은 유지하되 약정구매량을 배정하지 않는다. 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저가 입찰을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둘째, 참조제제를 위한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방식이 새롭게 도입됐다. 기존에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이 집중구매에서 낙찰되려면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춰야 했으며, 그렇지 못하면 공공의료기관 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위축될 수 있었다. 제12차부터는 일반 가격경쟁에서 탈락한 참조제제도 일정 가격 요건을 충족하면 낙찰 제품으로 인정받아 공공의료기관의 구매 대상에 남을 수 있다. 다만 구매 물량은 별도로 보장되지 않으며, 각 의료기관이 임상 수요에 따라 구매 여부와 물량을 결정한다. 이번 제12차에서는 9개 참조제제가 이 방식을 통해 낙찰됐다.
셋째, 특허 분쟁 가능성이 있는 의약품에 대한 처리 방식도 바뀌었다. 이전처럼 집중구매 단계에서 특허 문제를 사전에 판단하기보다, 특허 분쟁 가능성이 있는 품목도 집중구매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입찰 기업이 지식재산권 관련 확약서를 제출하고 특허 침해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하도록 했다. 이후 법원에서 특허 침해가 인정되면 제품의 시장 퇴출이나 손해배상 등에 대한 책임은 해당 기업이 부담한다. 앞서 살펴본 노바티스(Novartis)의 사쿠비트릴·발사르탄도 이러한 특허 관련 제도가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 밖에도 제11차에서 도입된 ‘브랜드별 구매량 신고’ 방식을 유지하고, 해외 제약사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심사를 강화했다. 일선 의료기관의 구매량 산정 방식도 개선해 실제 임상 현장의 의약품 수요가 보다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했다.
낙찰 이후의 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의약품 생산과 품질관리, 포장, 원·부자재 관리부터 안정적인 공급, 의약품 이력 추적, 지나치게 낮은 입찰가격에 대한 소명, 지식재산권 관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집중구매는 단순히 가격만 비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품질·공급·규정 준수를 함께 관리하는 체계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제12차 집중구매에는 65개 의약품 품목이 포함됐다. 약 4만5000개 의료기관이 구매 수요를 제출했으며, 495개 기업의 859개 제품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327개 기업의 521개 제품이 최종 낙찰됐다. 이에 따라 국가 집중구매 대상 의약품 품목은 누적 555개로 늘어났으며, 감염질환·항암·심뇌혈관질환·대사성 만성질환·류머티즘 및 면역질환 등 주요 치료 분야를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중국의 집중구매 정책은 점차 ‘최저가 우선’ 방식에서 가격과 품질, 공급 안정성, 실제 임상 수요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낙찰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제10차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한 품목도 낙찰되지 않았지만, 제11차에서는 2개, 제12차에서는 10개 오리지널 의약품이 낙찰됐다.
특히 제12차에서 도입된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과도한 저가 입찰을 제한하는 가격 기준, 특허 분쟁 품목에 대한 처리 방식 개선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의약품 가격을 낮춰 환자 부담을 줄인다는 집중구매의 기본 취지는 유지하면서도, 임상 현장의 의약품 선택권과 품질, 공급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한 것이다.
3. 제12차 집중구매, 오리지널 제약사의 참여 확대 배경
제12차 국가 의약품 집중구매에서는 이전과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그동안 큰 폭의 가격 인하를 이유로 집중구매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수입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입찰에 참여하고, 일정 수준의 가격 인하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집중구매 참여를 포기하고 공공의료기관 시장에서 철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집중구매에 참여해 가격을 크게 낮추기보다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약국이나 온라인 플랫폼 등 병원 밖 시장에서 기존 가격을 유지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오리지널 제약사 입장에서는 집중구매 참여에 따른 부담이 컸다. 큰 폭으로 가격을 낮추면 해당 제품의 수익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중국에서의 가격 인하가 다른 국가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집중구매를 포기하더라도 브랜드 인지도와 기존 유통망,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 경험을 바탕으로 병원 밖 시장에서는 일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특허 만료 후 복제약이 대거 출시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과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는 전형적인 ‘특허 절벽(Patent Cliff)’* 현상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
*특허 절벽(Patent Cliff): 의약품 특허 만료 후 복제약이 대거 출시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과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
그러나 국가 집중구매가 상시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1년 이후 집중구매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면서 낙찰 여부가 공공의료기관 시장 진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품질·효능 동등성 평가를 통과한 복제약이 저렴한 가격으로 대규모 공급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이 누리던 가격 프리미엄도 점차 약해졌다. 특히 집중구매에서 탈락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경우 주요 공공의료기관의 처방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리지널 제약사도 기존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12차 집중구매의 제도 변화는 오리지널 제약사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했다. 대표적인 것이 참조제제(오리지널 의약품)를 대상으로 한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방식이다. 임상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인지도가 높은 오리지널 참조제제는 일반 가격경쟁에서 낙찰되지 않더라도 일정 가격 요건을 충족하면 공공의료기관의 구매 대상에 남을 수 있다. 약정구매량은 보장되지 않지만, 의료기관이 실제 임상 수요에 따라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것이다. 가격을 일정 부분 낮추면서도 병원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되는 것은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오리지널 제약사의 태도 변화는 중국 집중구매 제도 전반의 변화를 보여준다. 제12차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진입 방식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도한 저가 입찰을 제한하는 가격 기준을 마련하고, 특허 분쟁 품목의 처리 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낙찰 이후 품질과 공급에 대한 관리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제약사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가격과 원가 경쟁력 뿐만 아니라 공급 안정성, 품질관리, 지식재산권, 임상 현장의 선호도 등이 함께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유형별 영향도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복제약 기업은 여전히 가격과 원가 경쟁력이 중요하지만, 무조건 최저가를 제시한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약정구매량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생산, 공급 능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해졌다.
오리지널 제약사에는 공공의료기관 시장에 남을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과거에는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받아들이지 못해 집중구매에서 탈락한 제약사의 경우, 판매가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비중선(집중구매 탈락) 의약품'으로서 가격 관리, 구매량 제한, 병원의 중선(집중구매) 의약품 우선 사용 압박 등을 겹겹이 받으며 원내 점유율이 크게 줄어 사실상 병원 시장을 떠나는 것에 가까웠다. 이제는 제12차 집중구매의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방식이 절충적 경로를 제공한다. 일정 수준의 가격 인하를 수용하기만 하면, 구매량을 보장받지 못하더라도 '중선(中选) 의약품' 자격을 얻어 병원에 진입이 원활해지고, 비중선 의약품에 적용되던 각종 제한에서 벗어나 공공의료기관 시장에 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사점
‘약정구매량 미할당’ 집중구매는 물량을 바탕으로 가격 인하에 집중하던 기존 제도의 한계를 극복하여 임상수요나 공급 안정성, 품질 등을 종합적 고려하여 경쟁토록 하고 있다. 이는 가격 인하를 통해 공공의료의 접근성이나 보험재정 효율을 높이고 환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최소한의 수익성을 보장함으로써 시장내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의약품의 공급을 보장하며, 의료기관의 처방 선택권도 확대하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특히 약정구매량 미할당 낙찰, 브랜드별 구매량 신고, 과도한 저가 입찰을 제한하는 가격 기준 등이 도입되면서 가격 외 요소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제12차에서 오리지널 참조제제 10개 품목이 낙찰된 것도 이러한 제도 변화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약정구매량 미할당 품목은 실제 구매량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낙찰 자체가 안정적인 매출 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계 제약사 입장에서는 공공의료기관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가 이전보다 다양해졌지만, 가격 인하 압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중국 시장 진출 시 제품의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임상 수요, 공급 능력, 특허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공의료기관과 DTP 약국* 등 병원 외 유통채널을 함께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는 여전히 가격경쟁 압력에 노출되어 있는 반면,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은 혁신신약이나 개량신약 등에는 기존의 집중구매 제도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DTP(Direct to Patient) 약국: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 등을 지정 약국을 통해 환자에게 공급하는 유통 방식.
자료: CCTV닷컴, 모상의약(摩熵医药), 상하이양광의약구매망(上海阳光医药采购网), 신화사(新华社), 인민망(人民网), 중국 국가의료보장국(国家医保局) 등 KOTRA 난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