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조선산업은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 등 범용 상선의 대량 건조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조선국과 가격·생산 규모를 중심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함정과 크루즈선, 연구선·관공선, 대형 요트 등 기술집약도가 높고 척당 부가가치가 큰 선종에 특화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산업적 강점을 기반으로 유럽의 안보 수요 확대, 탄소배출 규제 강화, 해상풍력 투자 확대 및 EU 차원의 해양 제조업 육성 정책 등이 새로운 성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조선업의 사업 영역도 신조선 건조에 그치지 않고 선박 개조(레트로핏), 장기 유지보수·정비(MRO), 해상풍력 등 해양 에너지 관련 기자재 및 인프라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독일 조선산업 현황


독일 해양산업은 대형 조선소뿐만 아니라 기자재, 엔진 및 추진 시스템, 전기·자동화, 설계·엔지니어링, 수리·정비, 항만 및 해양 서비스 기업들이 전국적으로 촘촘하게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독일조선해양기술협회(VSM)에 따르면, 현재 독일 해양산업에는 약 2800개 기업이 활동 중이며 연간 매출은 약 350억 유로, 가치사슬 전체 고용 인원은 20만 명 이상에 달한다. 특히 기자재 산업의 상당 부분이 바이에른주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등 남부의 기계·전기 산업 집적지에 위치하고 있어, 조선업의 산업 기반이 북부 연안뿐 아니라 남부 제조업 집적지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VSM 통계에 따르면, 종업원 50인 이상인 독일 조선소의 2025년 총매출은 74억4700만 유로로, 2024년(64억5600만 유로) 대비 1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46억9200만 유로로 전체 매출의 약 63%를 차지했다. 민수용 해양선박 신조(Seeschiffbau) 부문에서는 2025년 한 해 동안 총 12척, 34억2500만 유로 규모의 선박이 인도됐으며, 신규 수주는 13척, 21억55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41척, 142억7200만 유로로 집계됐다.


2024년과 비교하면 선박 인도액은 22.5% 증가한 반면, 신규 수주액은 전년도 대규모 수주가 집중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79.9% 감소했으며, 수주잔고액도 12.7% 줄었다. 다만 수주잔고를 척수 기준으로 보면 36척에서 41척으로 증가해, 금액 기준 수주잔고는 감소했지만 척수 기준으로는 증가하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독일 민수 해양신조 주요 지표(2022~2025년)>

(단위: 척, 천GT, 천CGT, € 백만)

인도(COMPLETIONS)

2022

2023

2024

2025

수량 (척)

7

11

11

12

총톤수 (천GT)

352

311

242

443

환산톤수 (천CGT)

350

351

414

480

금액(백만 유로)

2,485

2,644

2,795

3,425

신규 수주(NEW ORDERS)

2022

2023

2024

2025

수량 (척)

9

22

14

13

총톤수 (천GT)

40

192

982

98

환산톤수 (천CGT)

77

312

1,127

45

금액(백만 유로)

966

2,626

10,729

2,155

수주잔고(ORDER BOOK)

2022

2023

2024

2025

수량 (척)

46

46

36

41

총톤수 (천GT)

1,106

901

1,324

1,112

환산톤수 (천CGT)

1,314

1,138

1,758

1,096

금액(백만 유로)

10,909

9,701

16,339

14,272

[자료: VSM]


선종별 실적을 살펴보면 독일 민수 조선업의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특화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5년 크루즈선과 요트 부문은 4척이 인도됐으나,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인도액의 89.1%를 차지했다. 신규 수주에서도 크루즈선과 요트 6척이 전체 수주액의 92.3%를 차지했으며, 연말 기준으로는 18척의 수주잔고가 전체 잔고액의 83.5%에 달했다. 이는 독일 민수 조선업이 범용 상선의 대량 건조보다는 크루즈선·요트 등 척당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산업구조로 특화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독일 해양신조 선종별 실적>

(단위: 척, GT, CGT, € 백만, %)

인도(COMPLETIONS)

크루즈선·요트

상선 및 기타

기타

합계

수량 (척)

4

2

6

12

총톤수 (GT)

412,968

16,728

13,002

442,698

환산톤수 (CGT)

438,977

17,488

23,800

480,265

금액(백만 유로)

3,050

66

309

3,425

금액 비중 (%)

89.1

1.9

9.0

100.0

신규 수주(NEW ORDERS)

크루즈선·요트

상선 및 기타

기타

합계

수량 (척)

6

2

5

13

총톤수 (GT)

42,950

9,846

45,420

98,216

환산톤수 (CGT)

k.A.

12,214

32,792

45,005

금액(백만 유로)

1,988

66

100

2,155

금액 비중 (%)

92.3

3.1

4.6

100.0

수주잔고(ORDER BOOK)

크루즈선·요트

기타(상선 포함)

합계

수량 (척)

18

23

41

총톤수 (GT)

1,009,020

103,284

1,112,304

환산톤수 (CGT)

945,662

150,563

1,096,226

금액(백만 유로)

11,918

2,354

14,272

금액 비중 (%)

83.5

16.5

100.0

[자료: VSM]


주요 산업 트렌드


현재 독일 조선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향후 발전 방향을 시사하는 주요 트렌드는 크게 네 가지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함정: 방산 수요 확대와 ‘검증된 플랫폼 기반 신속 조달’

함정 건조는 독일 조선산업의 핵심 부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독일을 비롯한 NATO 회원국의 국방력 강화와 맞물려 잠수함, 호위함, 지원함, 해양 감시·무인체계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독일 정부 역시 함정 건조 능력을 국가 안보와 방위산업 기반 유지에 직결되는 전략적 역량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최근 독일의 함정 조달에서는 신속한 전력화와 사업 안정성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간이 소요되는 신규 함형 개발보다 검증된 플랫폼과 기존 공급망을 활용해 조달기간을 단축하고 개발 위험을 낮추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독일 정부가 일정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누적된 F126 다목적 호위함 사업을 중단하고, 대안으로 TKMS의 ‘MEKO A-200 DEU’* 호위함 초도 4척과 추가 4척의 옵션 도입을 추진한 것이 이러한 조달 기조의 대표적인 사례다.

* MEKO A-200 DEU: TKMS의 다목적 호위함 기본 플랫폼 MEKO A-200을 바탕으로 독일 해군의 요구에 맞춰 대잠수함전 능력 등을 특화한 독일형 파생 모델


<대잠전 특화형 호위함(Frigate) MEKO A-200 D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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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독일 연방군]


방산 수요 증가는 독일 함정산업의 생산능력 확충과 해외 수주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TKMS는 Wismar 조선소에 2억 유로 이상을 투자해 잠수함과 수상함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최대 12척 규모 신형 잠수함 사업에서도 Type 212CD를 제안해 우선공급자로 선정되는 등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 크루즈선: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경쟁우위 지속


민간 조선 분야에서는 크루즈선과 여객선이 독일을 비롯한 유럽 조선업의 시장 지위를 대표하는 고부가가치 선종이다. VSM이 영국 Clarksons Research 자료를 인용해 집계한 2025년 말 기준 세계 선종별 수주잔고 통계에 따르면, 유럽 조선소의 여객선·페리(+기타 비화물선) 부문 수주잔고는 738억 달러로 중국(313억 달러), 일본(35억 달러), 한국(8억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독일에서도 2025년 전체 해양신조 인도액의 89.1%, 신규 수주액의 92.3%, 연말 수주잔고액의 83.5%가 여객 선종인 크루즈선 및 요트 부문에 집중됐다. 이는 유럽, 특히 독일 조선업이 범용 상선보다 높은 기술력과 맞춤형 설계가 요구되는 크루즈선·여객선 시장에서 뚜렷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독일 조선업의 독보적인 크루즈선 건조 역량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파펜부르크(Papenburg)에 위치한 Meyer Werft가 있다. Meyer Werft는 2025년 10월 14만 GT(총톤수)급 LNG 추진 크루즈선 ‘Disney Destiny’를 Disney Cruise Line에 인도하는 등 대형 크루즈선 건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어 2025년 12월에는 MSC Cruises와 약 18만 GT, 최대 탑승 인원 5400명 규모의 차세대 ‘New Frontier’ 크루즈선 4척과 추가 2척의 옵션 건조를 위한 주요조건합의서(Term Sheet) 및 의향서를 체결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첫 선박은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되며, 옵션까지 포함하면 파펜부르크 조선소의 중장기 건조 물량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 건조한 LNG 추진 크루즈선 Disney Destiny>

Disney Destiny | Ein weiteres Disney-Schiff von der MEYER WERFT

[자료: Meyer Werft]


3. 환경규제에 따른 선박 수리·개조: 단순 정비를 넘어 ‘탈탄소 엔지니어링’으로 진화


신조선 시장과 함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분야는 기존 운항선의 수리·개조(Retrofit) 시장이다. EU-ETS의 해운 부문 적용으로 선사의 탄소배출 비용 부담이 커지고, FuelEU Maritime 시행에 따라 선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온실가스 집약도도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선박의 긴 운용수명을 고려하면 글로벌 선대를 단기간에 친환경 신조선으로 교체하기 어려워, 기존 선박의 에너지 효율과 추진체계를 개선하는 레트로핏이 현실적인 대응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관련 기술도 빠르게 다양화되고 있다. 선체·프로펠러 효율 개선과 엔진·연료공급계통 개조를 비롯해 배터리·하이브리드 시스템, 폐열회수, 에너지 관리, 풍력보조추진 등이 기존 선박에 적용되고 있으며, 메탄올 등 대체연료 사용을 위한 엔진과 관련 시스템 개조도 상용화되고 있다. 이러한 작업에는 수리조선소의 도킹·설치 역량과 추진·연료·전력·제어 분야 전문기업의 기술이 함께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독일의 수리·개조 시장도 정기 검사와 부품 교체 중심의 전통적인 MRO에서 선박의 운항 효율 개선과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는 종합 엔지니어링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즉, 수리조선의 역할이 단순 유지보수를 넘어 기존 선박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4. 해양기술과 해상풍력: ‘선박’에서 해양 에너지 인프라로 사업영역 확대


독일의 해상풍력 확대는 조선업이 전통적인 선박 건조를 넘어 해양 에너지 인프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독일 해상풍력법(WindSeeG)은 해상풍력 발전용량을 2030년 30GW, 2035년 40GW, 2045년 70GW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해상풍력단지가 대형화되고 입지가 해안에서 더욱 먼 원해로 이동하면서, 생산된 전력을 육상으로 송전하기 위한 2GW급 고압직류송전(HVDC) 컨버터 플랫폼과 변전설비, 관련 설치·지원선 등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독일 조선업계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독일 조선소들은 선박 건조 과정에서 축적한 대형 철강 구조물 제작과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인프라 공급망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Meyer Werft는 DolWin4, BorWin4, BalWin1, BalWin2 등 4개 해상 계통 연결 프로젝트에서 컨버터 플랫폼의 철강 구조물 제작을 맡아 이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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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Meyer Werft]


또한 최근에는 독일 조선소의 참여 범위가 일부 철강 구조물 제작에서 대형 해상 플랫폼의 핵심 구조물 제작·조립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Meyer 그룹의 Neptun Werft는 벨기에 Smulders와 설립한 합작법인 NSORe를 통해 North Sea Connector 2 프로젝트의 2GW급 해상 컨버터 플랫폼 제작에 참여한다. 플랫폼의 상부구조물(Topside)은 독일 북부 로스토크시 바르네뮌데(Rostock-Warnemünde)에서 제작·조립되며, 이후 Siemens Energy의 전력전송 설비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는 2GW급 해상 컨버터 플랫폼의 상부구조물을 독일 조선소에서 제작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처럼 최근 독일 조선소들은 선박 건조에서 축적한 대형 구조물 제작·조립 역량을 해상풍력 및 전력망 인프라에 활용하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향후 해상풍력과 해상 전력망 투자가 지속될 경우, 해상 컨버터 플랫폼을 비롯한 해양 에너지 인프라는 독일 대형 조선소의 새로운 수주 분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및 정책 현황


독일 조선산업의 변화에는 기업 차원의 전략뿐 아니라 EU와 독일 정부의 산업정책 전환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 3월 발표된 ‘EU Industrial Maritime Strategy’는 유럽이 크루즈선, 함정, 연구선 등 기술집약적 선종에서는 강점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범용 상선과 일부 전략 선종에서는 아시아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EU는 친환경·디지털 기술과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역내 조선·해양 제조 기반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정책수단으로는 ‘Industrial Maritime Value Chains Alliance’를 통한 투자·공급망 협력, ‘Shipyards of the Future’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화·AI·로봇·모듈화 기술 지원, 전략적 공공조달 및 금융지원 등이 포함된다. 특히 공공 발주를 다년간 조정·연계하고 일부 전략적 조달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과 경제안보 요소까지 고려함으로써, 역내 생산기반과 핵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조

구분

주요 내용

핵심 추진 조치

3대 핵심축

건조·기자재·수리(Build, Equip & Repair)

유럽의 조선·해양기자재 제조역량과 기술주도권 강화

• EU Industrial Maritime Value Chain Alliance 출범

• 조선소의 디지털·순환 전환 촉진

• Shipyards of the Future R&I 지원

• 공공수요·재정지원 활용 확대

• 글로벌 공정경쟁 여건 개선

해운 경쟁력·연결성(Transport & Connect)

EU 해운산업의 경쟁력·지속가능성·연결성 강화

• 해운 보고·행정절차 간소화

• 친환경·디지털 전환 지원

• EU 선적 경쟁력 및 고품질 해운 촉진

• IMO 국제기준 논의에서 EU 역할 강화

안보·방산(Secure & Protect)

EU 해운산업의 경쟁력·지속가능성·연결성 강화해 EU의 안보·방위 자립도 제고

• 해군 생산능력 확충 지원

• EU 차원의 해양상황인식 역량 강화

• 군사적 요구조건을 반영한 Dual-use Ferry 지원체계 추진

• 해양 안보·회복력 강화

공통 지원 기반

기술혁신(Access to Innovation)

차세대 해양기술의 개발과 시장 적용 촉진

• 정책·규제·R&D 자금 연계

• 친환경·디지털·자동화 기술 개발 지원

• EU 지원 연구성과의 실증·상용화 촉진

금융·투자(Access to Finance & Investment)

선대 탈탄소화, 기술혁신 및 방산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지원

• CEF, Innovation Fund, Horizon Europe 활용

• European Defence Fund 연계

• 회원국 EU-ETS 수입 활용

• InvestEU 등 위험분담 금융수단 활용

인력·일자리(Access to Skills & Quality Jobs)

숙련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해양산업 전문인력 기반 강화

• 해양산업 기술·인력 격차 파악

• 직업훈련·재교육·숙련향상 확대

• 해양 관련 고등교육 참여 확대

[자료: EU 집행위]


독일 정부도 2026년 조선업을 연방 대형보증(Großbürgschaft) 프로그램 대상에 포함해 대형 선박 및 해양 프로젝트의 금융조달 기반을 강화했다. 2026년 4월 29일부터 30일 이틀간 열린 제14차 국가해양회의에서도 조선산업의 경쟁력, 해양안보, 해상풍력 인프라 및 연구개발 지원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등 조선·해양산업을 안보와 에너지 전환, 산업 회복력의 관점에서 지원하려는 정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규제 측면에서는 EU-ETS와 FuelEU Maritime이 해운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촉진하는 핵심 제도다. EU-ETS의 해운 부문 적용에 따라 선사는 2024년 배출량의 40%, 2025년 70%, 2026년부터 100%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단계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FuelEU Maritime은 2025년부터 시행돼 선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2020년 평균 대비 2025년 2%, 2030년 6%, 2050년 8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규제는 선사의 친환경 선박 및 기술 도입을 촉진하면서, 조선·기자재 산업에도 신조선의 친환경화와 기존 선박의 성능 개선을 위한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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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U 집행위]


우리 기업의 기회 요인


독일 조선산업은 오랜 기간 형성된 공급망과 기존 거래관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어 신규 공급기업의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KOTRA 함부르크무역관이 인터뷰한 한국선급 독일지부 관계자도 “독일 조선산업은 선주가 선호하는 확고한 공급망이 형성되어 있어 이를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가격 경쟁을 통한 기존 공급망 진입보다는 독일 조선산업의 구조 변화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는 수요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특히 범용 선박의 대량 건조 물량보다는 친환경 레트로핏, 방산·특수선, 해상풍력·해양 인프라, 크루즈선 등 기술집약적 분야를 중심으로 자사 제품과 적합한 고객군을 선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친환경 레트로핏은 기존 운항선대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폭넓은 기회를 제공한다. 에너지 효율 개선 장치, 전력변환·하이브리드 시스템, 선박용 배터리, 대체연료용 펌프·밸브 및 안전장치, 상태진단·예지정비 솔루션 등이 주요 수요 분야다. 방산·특수선 역시 수요 증가가 기대되지만, 높은 수준의 안전·품질 기준과 사이버 보안, 장기 부품공급 및 공급망 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초기 진입장벽은 상대적으로 높다. 이에 따라 조달기관에 직접 접근하기보다는 현지 조선소와 시스템통합업체(System Integrator), 주요 기자재·서비스 기업의 공급망을 통해 단계적으로 진입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이다.


해상풍력과 HVDC 플랫폼 분야에서는 전기·배전 시스템, 케이블 관리, 공조·화재안전, 크레인·리프팅 설비, 특수 밸브·배관, 모니터링 및 유지보수 장비 등 다양한 기자재 수요가 기대된다. 독일 내 해상 플랫폼 제작 기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해양플랜트와 조선 기자재 분야에서 경험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공급기회가 될 수 있다. 크루즈선 분야에서도 공조, 수처리, 자동화·에너지관리, 방화재 및 객실·호텔 관련 설비 등의 수요가 존재하지만, 주요 조선소가 장기간 구축해 온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격보다는 기술적 차별성과 안정적인 납품·서비스 역량이 중요하다.


분야를 불문하고 독일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제품 자체의 경쟁력과 함께 선급·유럽 인증, 납기 준수, 기술지원 및 사후서비스 등 공급업체로서 요구되는 기본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또한 EU의 역내 공급망 강화와 전략적 공공조달 확대를 고려해 프로젝트별 현지조달 및 역내 기여도, 지속가능성, 사이버 보안, 장기 서비스 요건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시사점


독일 조선산업은 범용 상선의 가격·물량 경쟁보다는 함정·크루즈선·특수선, 선박 개조, 해상풍력 인프라 등 기술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국방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친환경 규제 강화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선체 건조 능력뿐 아니라 복합 시스템 통합, 안정적인 기자재 공급, 품질·납기, 장기 유지보수 등 종합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EU의 역내 공급망 강화와 경제안보 정책에 따라 지속가능성, 사이버 보안, 역내 산업 기여도 등 시장 진입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도 강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독일을 완성선 중심의 경쟁시장보다는 고부가가치 선박, 기존 운항선대 및 해양 에너지 인프라에서 발생하는 기술·기자재·서비스 수요 시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규 진입 시에는 대형 조선소와의 직접 거래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기존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OEM, 시스템통합업체(SI), EPC, 전문 기자재·서비스 기업, 수리조선소 및 현지 파트너 등을 통해 기술·납품 레퍼런스를 축적하고 거래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전략이 현실적이다.


한편, 독일 및 유럽 조선산업의 변화와 현지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인 2026 함부르크 조선 해양 산업 전시회(SMM Hamburg 2026)가 9월 1일부터 4일까지 함부르크에서 개최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총리가 후원자로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는 약 60개국에서 22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고 5만 명의 업계 관계자가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양안보·방산 분야의 MS&D Expo가 B8홀에 새롭게 마련되고, A2홀의 Energy Efficiency Hub에서는 에너지 효율과 탈탄소 기술이 집중 소개된다. 또한 9월 2~3일 함부르크 컨벤션센터(CCH)에서는 올해 신설된 항만 분야 국제 콘퍼런스 'all about ports'가 병행 개최돼, 항만의 디지털화·자동화·에너지·안보 등 해양산업과 항만 인프라의 연계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KOTRA 함부르크무역관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한국관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운영하는 통합 동남권 한국관에 총 30개 기업이 참가한다. 이들 한국관 참가기업 외에 개별 참가기업까지 포함하면 전시회 전체에 약 60개의 한국 기업이 참가할 예정으로, 탈탄소화와 스마트 선박 등 글로벌 조선·해양산업의 주요 흐름에 대응한 첨단 기자재와 친환경 솔루션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알리고,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바이어와 신규 거래 및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 개요


전시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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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함부르크 조선 해양 산업 전시회(SMM Hamburg 2026)

장소

독일 함부르크 국제전시장 (Hamburg Messe)

규모

약 90,000㎡

기간

2026.09.01.~09.04.

홈페이지

https://www.smm-hamburg.com/

주최

Hamburg Messe und Congress GmbH

참가기업 수

약 2,200개 사

한국기업 수

약 60개 사(통합한국관 30개 사)

방문자 수

약 5만 명

전시회 주제

Driving the Maritime Transition

전시 품목

조선 해양 기자재

[자료: Hamburg Messe und Congress]



자료: 독일조선해양기술협회(VSM), 독일 연방군, 독일 국방부, TKMS, Meyer Werft, EU 집행위원회, 독일 연방정부, 독일 배출권거래국(DEHSt), Amprion, 50Hertz, NEPTUN SMULDERS Offshore Renewables, Hamburg Messe und Congress, Clarksons Research, KOTRA 함부르크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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