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다시 부는 K-프랜차이즈 바람

2026년 8월, 필리핀 외식시장에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두 곳이 잇달아 진출했다. 한국 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Compose Coffee)는 8월 7일 메트로 마닐라 타기그시티의 마켓마켓(Market! Market!)에 필리핀 1호점을 개점했다. 비슷한 시기 BHC치킨도 메트로마닐라 내 퀘존에 위치한 SM North EDSA에 첫 매장을 열며 현지 영업을 본격화했다.

〈컴포즈커피 필리핀 1호점과 BHC치킨 필리핀 1호점〉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53883a06.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900pixel, 세로 600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5388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40pixel, 세로 480pixel

[자료 : Jollibee Corporation, Quezon 시청]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이들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뒷받침하는 파트너의 면면이다. 컴포즈커피의 필리핀 사업에는 현지 최대 외식기업인 졸리비그룹(Jollibee Group)이 참여하고 있다. 졸리비는 2024년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인수한 데 이어 2026년 필리핀에 첫 매장을 선보였으며, 향후 필리핀을 한국 외 주요 성장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BHC치킨 역시 필리핀의 대표적인 의류·생활소비재 기업 수옌(Suyen Corporation)과 손잡고 시장에 진출했으며, SM Supermalls 등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주요 K-프랜차이즈 진출 현황>

브랜드

필리핀 진출

확인 가능한 최근 매장 현황

주요 현지 파트너

주요 특징

Bonchon

2010년

약 180개 추정

Scottland Food Group

한국식 치킨을 필리핀 대중시장에 안착시킨 대표적인 선발 브랜드

bb.q Chicken

2022년

최소 15개*

LCS Group 등

K-드라마·한국 연예인 등 한류 콘텐츠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강화

Paris Baguette

2024년

7개

Berjaya Food International·Middle Trade

치킨 중심이던 K-F&B의 외연을 베이커리·카페 부문으로 확대

BHC Chicken

2026년

1개

Suyen Corporation·SM Supermalls

대형 쇼핑몰을 거점으로 필리핀 주요 상권 진입 추진

Compose Coffee

2026년

1개

Jollibee Group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현지 대중 커피시장 공략

[자료: 각 사, ABS-CBN, Philstar, BusinessWorld, Philippine Daily Inquirer 자료 종합

* 주: Bonchon은 최근 2차 자료 기준 추정치이며, bb.q Chicken은 2025년 4월 공개자료에서 확인되는 최소 매장 수. 2026년 공식 전국 점포 수는 확인되지 않음.

최근의 흐름은 필리핀 K-프랜차이즈 시장이 단순한 브랜드 진출을 넘어 새로운 확장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직접 매장을 개설하거나 개별 사업자를 통해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필리핀 유력 기업이 경쟁력 있는 한국 브랜드를 발굴하고 자사가 보유한 유통망·점포 운영 경험·현지 시장 이해도를 결합하는 형태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K-프랜차이즈 상당수가 현지 대기업 또는 전문 유통기업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및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필리핀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입지가 단순한 ‘한류 기반 외식 콘텐츠’에서 벗어나, 현지 주요 유통·외식기업이 자체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검토하는 하나의 상업적 브랜드군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한국식 치킨’에서 커피·베이커리로…K-프랜차이즈의 외연 확대

필리핀 내 K-프랜차이즈의 역사는 최근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본촌(Bonchon)은 2010년 필리핀에 진출해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을 현지 시장에 안착시킨 대표적인 선발 브랜드다. 이후 2022년 bb.q치킨이 진출하면서 한국식 치킨 브랜드 간 경쟁이 본격화됐고, 2024년에는 파리바게뜨(Paris Baguette)가 현지 첫 매장을 열며 K-프랜차이즈의 영역이 치킨 중심에서 베이커리·카페 부문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필리핀 진출 주요 K-프랜차이즈 타임라인>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5388000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178pixel, 세로 476pixel

최근 흐름에서 주목되는 점은 한국 식음료 브랜드가 필리핀 소비자에게 일회성 ‘한류 체험’의 대상을 넘어 일상적인 소비 선택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한국 드라마와 K-pop 등 한류 콘텐츠를 통해 접한 치킨·떡볶이·라면 등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K-food 소비 확산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면, 최근에는 커피와 베이커리처럼 구매 빈도가 높고 일상성이 강한 품목으로 소비 영역이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필리핀 1호점의 아메리카노는 90페소부터 판매되고 있으며, 오렌지 아메리카노 약 150페소, 비엔나 크림 라테 약 160페소, 달고나 라테 약 170페소 등 주요 음료 역시 대체로 100페소대에 형성돼 있다. 한국에서 구축한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을 필리핀 시장에서도 전면에 내세우며, 프리미엄보다는 접근성과 반복 구매 가능성을 중심으로 현지 소비층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컴포즈커피 필리핀 1호점 주요 음료 가격>

(단위 : PHP, KRW)

메뉴

가격

한화 환산*

아메리카노

₱90~

약 2000원

오렌지 아메리카노

약 ₱150

약 3350원

비엔나 크림 라테

약 ₱160

약 3570원

달고나 라테

약 ₱170

약 3800원

[자료: 필리핀 현지 언론 및 매장 공개가격 종합]

*주 : 2026년 8월 27일 기준 PHP 1 = KRW 22.33 적용

반면 BHC와 bbq 등 한국식 치킨 브랜드는 개인 단위의 반복 구매보다는 가족·친구와 함께 소비하는 외식 수요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같은 K-프랜차이즈 안에서도 품목에 따라 소비 맥락이 분화되고 있다. 커피가 출퇴근·쇼핑·여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 중심의 일상 소비를 겨냥한다면, 치킨은 가족·친구 단위의 식사와 모임 등 집단 외식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는 필리핀 내 K-프랜차이즈의 성장 기반이 특정 메뉴에 대한 한류 소비에서 보다 다양한 생활 소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커피와 베이커리처럼 구매 주기가 짧고 소비 빈도가 높은 업종의 진출 확대는 향후 K-프랜차이즈 시장이 ‘한국 음식 경험’ 중심에서 일상 소비시장 내 브랜드 경쟁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류는 콘텐츠를 넘어 ‘한국식 라이프스타일’ 소비로

필리핀에서 한류는 여전히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형성하는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나 K-pop에 등장한 음식과 제품을 단순히 따라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 한국에서 유행하는 브랜드와 메뉴, 소비방식 자체를 빠르게 수용하는 방향으로 한류 소비의 범위가 확장되는 양상이다. 특히 ‘한국에서 실제로 인기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하나의 브랜드 가치로 인식되면서, 한국 시장에서 축적된 인지도와 경험이 필리핀 소비자의 초기 관심을 끌어내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최근 필리핀에 진출한 컴포즈커피(Compose Coffee)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에서 대규모 매장망을 확보한 브랜드라는 점과 K-pop 스타를 활용해 구축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진입했다. BHC치킨 역시 뿌링클 등 한국 시장에서 이미 인지도가 높은 대표 메뉴를 전면에 내세우며, 필리핀 소비자에게 ‘한국에서 유행하는 브랜드와 메뉴를 현지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매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K-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이 단순히 ‘한국 음식’이라는 국적성에 머무르기보다, 한국에서 형성된 브랜드 경험과 소비 트렌드를 얼마나 신속하게 현지 시장에 구현하느냐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소셜미디어 역시 이러한 브랜드 경험을 확산시키는 핵심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 신규 매장 개점과 한정 메뉴, 유명인 협업, 매장 방문 후기 등이 온라인 콘텐츠로 재생산되면서 외식 행위 자체가 개인의 취향과 경험을 공유하는 소비 콘텐츠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현지 식음료 마케팅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식사나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음료·디저트 등이 적극 활용된다. 이에 따라 한국 브랜드에도 단순한 현지화에 그치지 않고 타글리시(Taglish), 밈(meme), 친구 집단을 중심으로 한 바르카다(barkada) 문화 등 필리핀 젊은 소비층의 언어와 생활양식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에 접목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현지 Tiktok>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171805f2.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10pixel, 세로 923pixel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1718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86pixel, 세로 910pixel

[자료 : Tiktok]

필리핀의 젊은 인구구조와 소득수준의 향상은 이러한 소비 확산을 뒷받침하는 중장기 요인이다. 국제 경제분석기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필리핀 전체 인구의 약 46.2%가 25세 미만으로 추정된다. 또한 연소득 1만 달러 이상 가구의 비중은 2025년 61.4%에서 2030년 85.9%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소비층의 두터운 인구 기반에 구매력을 갖춘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외식·카페·베이커리 등 선택적 소비재 시장의 성장 여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소비시장의 중장기 성장 기반>

구분

2025년

2030년 전망

25세 미만 인구 비중

46.2%

-

연소득 US$10,000 이상 가구 비중

61.4%

85.9%

[자료: EIU, Consumer goods: Philippines, 2026.7.31.]

이러한 흐름을 종합하면 필리핀에서의 한류 소비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을 접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에서, 한국에서 유행하는 브랜드와 메뉴·공간·소비방식까지 일상에서 경험하려는 형태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이는 K-프랜차이즈가 한류에 따른 일시적 관심을 넘어, 필리핀 소비자의 일상적인 외식·여가 소비 안에서 독자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점차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물가 속 강화되는 가성비 중심 소비

K-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2026년 필리핀 소비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지출 효율성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도 한층 커지고 있다. 높은 생활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가계의 재량지출 여력이 제한되고 있으며, 외식 소비에서도 가격과 제공량, 할인 여부 등을 꼼꼼히 비교하는 실속 중심의 소비행태가 뚜렷해지고 있다.

PwC가 2025년 필리핀 소비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저가·가성비 브랜드를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56%는 한정된 예산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대량 구매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2%는 할인 및 판촉행사를 적극적으로 찾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47%는 월별 필수지출을 제외하면 저축이나 여가에 활용할 수 있는 소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고 답해, 생활비 부담이 선택적 소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소비자의 가성비 중심 소비행태>

소비행태

응답 비중

대량 구매를 통한 예산 활용

56%

저가·가성비 브랜드 이용

45%

할인·프로모션 탐색

42%

필수지출 후 저축·여가비가 거의 없음

47%

[자료: PwC Philippines, Voice of the Consumer Survey 2025]

*주: 각 수치는 서로 다른 조사문항에 대한 필리핀 응답자 501명 응답 기준임


실물 소비지표에서도 이러한 가격 민감도의 확대를 엿볼 수 있다. 2026년 7월 필리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를 기록했으며, 음식물 물가는 5.3%, 음식점·숙박 서비스 물가는 6.8% 상승했다. 같은 해 2분기 가계최종소비지출은 실질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으나, 음식점·호텔 부문 지출은 0.2% 감소했다. 전체 소비가 일률적으로 위축됐다기보다 제한된 가계 예산 안에서 필수적인 지출과 가격 대비 효용이 높은 상품을 우선하는 선별적 소비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소비환경에서는 ‘한국 브랜드’라는 이미지에 기대어 가격 프리미엄을 부과하기보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대비 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대표 메뉴를 비롯해 1인용 상품, 가족·친구 단위의 공유형 세트, 할인 및 멤버십 프로그램 등을 적절히 구성해 초기 구매를 반복 소비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컴포즈커피처럼 진입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인 브랜드는 현재 필리핀의 가격 민감적 소비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넘어 지방으로 확대되는 출점 전략

K-프랜차이즈의 필리핀 진출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관심도 신규 브랜드의 진입 여부에서 안정적인 점포망 구축과 확장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요 브랜드는 메트로 마닐라에서 초기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안티폴로(Antipolo), 팜팡가(Pampanga), 산타로사(Sta. Rosa) 등 인근 루손 지역으로 영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세부(Cebu), 다바오(Davao) 등 지역 거점도시가 차기 출점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방 진출은 단순히 점포 수를 늘리는 것과 달리 지역별 구매력과 비용구조, 물류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과제를 수반한다. 2026년 7월 수도권(NCR)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였던 반면 수도권 외 지역(AONCR)은 6.7%를 기록했으며, 수도권 외 음식점·숙박 서비스 물가는 8.3% 상승했다. 특히 세부가 포함된 센트럴 비사야스(Central Visayas)의 물가상승률은 8.7%에 달해, 지역별 소비여건과 영업비용의 편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주요 지역 물가 상승률 비교>

구분

2026년 7월 물가 상승률

수도권(NCR)

4.4%

수도권 외 지역(AONCR)

6.7%

수도권 외 음식점·숙박 서비스

8.3%

Central Visayas

8.7%

[자료: 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PSA), 2026.8.5.]

필리핀 특유의 지리적 여건 역시 전국 단위의 점포망 구축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다. 7,5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뤄진 군도국가라는 특성상 지역별 물류비와 배송 소요시간의 편차가 크며, 만성적인 교통 혼잡과 태풍·홍수 등 기상 요인도 안정적인 공급망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신규 K-프랜차이즈의 초기 출점이 SM 계열 쇼핑몰, Market! Market!, BGC 등 주요 상업시설과 핵심 상권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지방 확장 과정에서는 안정적인 물류망과 함께 경쟁력 있는 상권을 선점하는 역량이 점포 확대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 확대와 함께 커지는 공급망·규제 관리 중요성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매장 운영 못지않게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과 규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한국산 소스와 프리믹스(premix), 포장식품 등 브랜드 고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원재료를 필리핀으로 수입할 경우 현지 식품의약품청(FDA)의 영업허가(LTO), 제품등록(CPR), 표시사항 등 관련 요건이 적용될 수 있어 사전 검토가 요구된다.

수입 원재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환율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도 주요 관리 대상이다. 2026년 8월 페소화가 달러당 약 61~62페소 수준의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산 원재료와 장비를 수입하는 사업자는 현지 매출과 수입비용 간 환율 변동 위험에 보다 크게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 정체성과 맛을 결정하는 핵심 원료는 본국 조달을 유지하되, 대체 가능한 범용 식자재는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는 등 품목별 공급망을 차별화하는 전략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KR-PH FTA)은 일부 한국산 원재료와 설비의 관세 부담을 완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한국산 제품 전체에 일률적으로 무관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 수입에 앞서 품목별 양허세율과 원산지 결정기준, 원산지 증명 요건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점포 확대와 함께 프랜차이즈 계약 및 지식재산권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필리핀 행정명령 제169호(Executive Order No. 169)는 일부 프랜차이즈 계약에 대한 서면·공증 및 등록 관련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며, 필리핀 상표제도는 선출원주의(first-to-file)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현지 파트너와의 계약구조를 명확히 설정하는 한편,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앞서 브랜드명·로고 등 핵심 상표에 대한 권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안정적인 시장 운영의 전제가 된다.

시사점

필리핀 K-프랜차이즈 시장은 한류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초기 진출 단계를 넘어, 현지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점포망을 확대하는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졸리비그룹, 수옌 등 현지 유통·외식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점포 운영 역량을 갖춘 기업이 한국 브랜드의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향후 필리핀 진출을 검토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도 단순한 브랜드 수출보다 현지 유통망과 상권 확보 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발굴하고, 마스터 프랜차이즈 등 시장 여건에 적합한 사업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필리핀 소비자의 높은 가격 민감도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표 메뉴와 현지 소비방식에 맞춘 상품 구성을 통해 초기 관심을 반복 구매로 전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메트로 마닐라를 넘어 지방 주요 도시로 출점지역이 확대될수록 지역별 구매력과 임차료, 물류비용 등을 함께 고려한 차별화된 운영전략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외식업계 관계자 G씨는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장기적인 성패는 결국 필리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 가격과 안정적인 매장 운영을 얼마나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K-프랜차이즈의 점포 확대는 완제품 브랜드뿐 아니라 소스·시즈닝을 포함한 원재료와 프리믹스·베이커리 원료·포장재·주방설비 등 연관 품목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수출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 고유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산 핵심 원재료를 지속적으로 조달하는 프랜차이즈가 늘어날 경우 점포 수 증가가 관련 품목의 반복적인 수입수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은 프랜차이즈 본사뿐 아니라 필리핀 현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및 식자재 유통업체를 잠재 수요처로 함께 검토하되, 식품의 경우 FDA 등록·표시사항 등 현지 규제와 한-필리핀 FTA 활용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자료 : Jollibee Corporation, Quezon City Government, 각 사 공식자료, ABS-CBN, The Philippine Star, BusinessWorld, Philippine Daily Inquirer, 필리핀 현지 언론 및 매장 공개가격, TikTok, Economist Intelligence Unit(EIU), PwC Philippines, 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PSA) 및 KOTRA 마닐라무역관 자료종합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