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발발과 이라크 내 주요 피해 상황 (2026년 2월 말~4월 중순)
격화된 전투 및 치안 악화
중동전쟁 기간 동안 이라크는 역내 친이란 무장세력과 다국적군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안보 위기를 겪었다. 특히 수도 바그다드 최고 경계 구역인 그린존(Green Zone) 내 미국 대사관 및 미군 주둔 기지를 비롯해 북부 핵심 거점인 아르빌의 군사 인프라 인근에 드론 및 로켓을 활용한 산발적인 피격 사건이 집중되면서 전역의 치안 불안감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이러한 국지적인 충돌과 안보 리스크는 이라크 진출 외교단과 외국계 기업들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물류망 차질 및 국가 프로젝트 중단
전황이 악화되면서 국가 경제의 핵심인 남부 바스라 항만의 수출입 물류망 운용에도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해상 물류의 불안정과 내륙 이동 제한으로 자재 수급이 막히면서, 이라크 전역에서 진행 중이던 정유공장 신설 및 전력망 확충 등 주요 국가 프로젝트들이 대거 중단되거나 무기한 연기되는 타격을 입었다.
신정부 출범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경제 위기 (2026년 4월~6월)
신정부 구성 및 안정화 조치
극심한 전란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2026년 4월 니자르 아미디(Nizar Amidi) 신임 대통령이 선출된 데 이어, 국가 비상사태 수습을 위해 각 정파가 전격적으로 합의하면서 알리 알 자이디(Ali al-Zaidi)를 신임 총리로 하는 신내각이 5월 공식 출범했다. 기업인 출신의 알 자이디 총리는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성향을 지녀, 극심한 정파 갈등을 중재하고 국가 위기를 돌파할 타협안으로서 적임자로 지명되었다. 이처럼 내각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구성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쟁 여파와 국가 부도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시아파 주도 연합체인 '조정틀(Coordination Framework)'을 비롯한 주요 정치 세력들이 기득권을 양보하고 합의에 전격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이 작용했다. 신정부는 출범 직후 전후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분열된 정파를 아우르고 국가 정상화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호르무즈 봉쇄와 외환위기설 직면
그러나 신정부의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 여파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라크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국가 재정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원유의 해상 수출길이 가로막히면서 원유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었다. 달러 유입이 급감하고 재정이 고갈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고 있다. 심지어 현지에서는 이 사태가 조금만 더 장기화되었더라면 당장 다가오는 7월 국가 공무원들의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외환위기설이 제기될 정도로 국가 경제 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2026년 6월 들어 이라크 중앙은행에서 시중 은행으로 달러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은행 인출에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는 외환위기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공식 환율 조정을 검토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전망 (미-이란 휴전 MOU 이후) (2026년 6월 중순~ )
수습 계획 및 이라크 시장 전망
최근 체결된 미-이란 휴전 MOU를 기점으로 이라크는 본격적인 경제 수습 국면에 돌입했다. 이라크 국영 석유마케팅사(SOMO)의 알리 니자르 알샤타리(Ali Nizar Al-Shatari) 사장은 미-이란 간 합의 모멘텀을 환영하며, 이달 말까지 원유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글로벌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유조선 지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SOMO 측은 유조선들이 이라크 항만에 도착하는 대로 향후 20~25일 이내에 원유 수출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강력한 안전 보장을 바탕으로 북부 쿠르드 지역 유전의 원유 생산도 조만간 일산 23만 배럴 규모로 신속히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관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해운·선사들이 요구하는 역내 안보 안정성 확약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오인 리스크 등으로 인해 공급망이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기까지는 빨라도 1~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6월 20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또다시 상황이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라, 언제쯤 완전한 복구를 할 수 있을지 예측이 더욱 어렵게 되었다.
이라크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만큼 튀르키예, 시리아 등을 경유하는 북·서부 육로 원유 수출 루트 다변화를 강력히 추진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일각에서 제기된 OPEC 탈퇴설을 일축하며 유가 변동성 억제와 시장 안정을 위해 OPEC의 감산 및 가격 정책 공조 체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오랜 재정 고갈을 겪은 이라크 정부의 국책 자금 집행력 회복 속도는 당분간 완만할 전망이다.
우리 기업에 대한 시사점
SOMO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원유 수출 재개 신호탄이 켜졌으나, 거시경제 지표와 금융 인프라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여전히 시차가 존재하므로 우리 기업들의 철저한 내실 경영과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ㅇ프로젝트 기업: 재건 분위기에 편승한 무리한 신규 수주 추진은 지양해야 한다. 이라크 정부의 재원 여력이 바닥나 있는 상태이므로, 섣부른 신규 프로젝트 제안은 대금 회수 지연이나 미수금 발생 등 심각한 기회비용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신정부는 현재 신규 프로젝트 발주를 중단하고 기계약한 대형 프로젝트 또한 부패 점검을 이유로 취소하는 등 강력한 점검에 나선 상황이다. 따라서 당장은 불확실한 수주보다는 물류 마비로 중단되었던 기존 수주 프로젝트의 현장 재정비와 운영 정상화에 집중하며 차분히 준비할 때이다. 국방부 장관 등 일부 주요 장관은 아직 공석인 상태이며, 그 외 부처 장관 역시 임명 초기이기 때문에 주요 프로젝트가 추진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ㅇ일반 수출 기업: 거래 중인 기존 바이어가 있더라도 무리한 선적은 금물이다. 물류망, 세관 통관, 해외 송금 등 대외 거래를 위한 제반 여건이 제대로 정상화되었는지 바이어와 사전에 충분히 확인한 후 계약 및 선적을 진행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희망적인 점은 그동안 불안정한 중동 정세로 인해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기승인된 상담회 참여까지 철회했던 이라크 바이어들이, 항공편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5월 말부터는 다시 적극적으로 방한 지원을 요청하며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현지 정부와 바이어들의 움직임을 활용하되, 역내 치안 안정을 상시 주시하며 안전 수칙 준수 및 금융 대응책을 긴밀히 유지해야 한다.
자료: 현지 언론(Shafaq News, NINA, Al Mada, Rudaw, Iraq Oil Report 등) 및 KOTRA 바그다드 무역관 수집 자료 바탕으로 내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