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의 물류창고 시장에서 공급 부족과 임대료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기업들은 신규 면적을 확보하기보다 기존 창고의 공간 활용도와 처리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밀도 적재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한정된 공간에서 처리능력을 높이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Cushman & Wakefield Core에 따르면 UAE의 고사양(Grade A) 물류시설 평균 점유율은 95%에 달하며, 아부다비 산업·물류 복합단지인 KEZAD도 98%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신규 물류시설이 공급되고 있지만 상당수는 준공 전에 임차가 이뤄지고 있어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임대료 역시 최근 1년간 두바이 18%, 아부다비 13% 상승했으며, Emirates NBD에 따르면 두바이 창고 평균 임대료는 2026년 9월 기준 제곱피트당 49디르함으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이처럼 물류시설의 공간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창고 운영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넓은 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수평적 확장보다 같은 면적에서 적재 밀도와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자동화·수직화가 주요 대응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료: 무역관 직접촬영]
이커머스가 만드는 속도 경쟁
이러한 전환의 배경에는 이커머스 확산이 있다. 두바이 소매기업들이 당일배송을 경쟁요소로 내세우면서 마이크로 풀필먼트와 자동 분류설비 등 도심형 물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재고를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 분산 배치하면서 대형 창고 중심의 물류구조에서 소규모 거점을 병행하는 형태로 전환되는 흐름도 나타난다. 사례로 2026년 2월 두바이 기반 Chalhoub Group은 두바이 투자공원(DIP) 물류창고에 중동 지역 최초의 Goods-to-Person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창고의 중간층(mezzanine) 공간에 12대의 자율주행 운반로봇(AMR)과 110개 선반을 배치해 이커머스 주문 대응력을 높였으며, 업체 측에 따르면 주문 처리시간은 최대 5배 단축되고 피킹 생산성은 최대 6배 향상됐다. 이는 기존 물류시설의 추가 확장 없이 자동화를 통해 보관·피킹 효율을 높인 사례로, UAE 물류시장에서 AMR 등 창고 자동화 설비 수요 확대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물류사 A 관계자는 “공간 제약으로 기존 면적의 보관·처리 효율을 높이는 자동화 수요가 커지고 있으며, 설계 단계부터 자동화 시스템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료: 자동설비 업체 SPAN 공식자료]
규제가 만드는 콜드체인 설비 수요
또 하나의 수요 축은 온도관리 물류다. 의약품·의료제품을 취급하는 창고는 EDE의 시설 허가와 우수 보관·유통관리기준(GSDP)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자유구역 물류창고의 경우 현장검사를 거쳐 별도 준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백신·바이오의약품 등 온도 민감 제품의 보관·유통에는 냉각설비뿐 아니라 온도 모니터링·기록, 예비전원 등 관련 설비와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식품 부문에서도 콜드체인 투자가 이어진다. 두바이는 푸드테크 밸리(Food Tech Valley)를 조성해 식량안보와 신선식품 유통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연계한 물류·콜드체인 인프라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고온 환경과 친환경 요건이라는 현지 변수
다만 UAE 시장에는 고려할 변수가 있다. 여름철 기온이 45℃에 육박하는 환경에서 냉각설비와 자동화 장비는 국내보다 훨씬 까다로운 조건에서 작동해야 한다. 또한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성능을 갖춘 고사양 물류시설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고 있어, 자동화 설비 제안 시 에너지 절감 효과를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시설 요건도 구체적이다. 고사양 물류시설에서는 높은 층고와 평탄도 높은 바닥, 충분한 전력용량, 효율적인 도크 설비 등 자동화 운영을 지원하는 시설 요건이 중요하다.
시사점 및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
우리 기업에는 세 가지 접근 경로가 있다. 첫째, 창고 자동화 설비다. 자동 창고시스템과 자율주행 운반로봇, 자동 분류기와 창고관리시스템(WMS)은 공간 제약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단품 납품보다 기존 창고 구조에 맞춘 설계와 시운전,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제안이 유리하다.
둘째, 콜드체인 설비다. 냉장·냉동 유닛과 온도 모니터링 장비, 냉장 운송 설비는 의약품 규제 강화와 식품 수요 확대에 맞물려 있다. 의약품용은 GSDP기준 충족과 검증 자료가 사실상 전제 조건이므로, 관련 문서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협의에 도움이 된다.
셋째, 협력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 시장의 발주는 대부분 물류 부동산 개발사와 자유무역지대 운영사, 3자물류(3PL) 기업을 통해 이뤄진다.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와 두바이 사우스, 아부다비 케자드가 주요 거점이며, 신규 시설이 준공 전에 임차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시설 설계 단계에서 접점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고온 환경에서의 성능 자료와 현지 유지보수·부품 공급 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자료: Cushman & Wakefield Core, Emirates NBD, Emirates Drug Establishment(EDE), Food Tech Valley, SAVOYE, 현지 물류업계 및 KOTRA 두바이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