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비, 경제성장률보다 빠르게 증가
미국의 의료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CMS)에 따르면 미국의 국민의료비 지출은 2024년 전년 대비 7.2% 증가한 5조 263억 달러를 기록했다. 재원별로는 민간 건강보험 지출이 약 1조 6,446억 달러로 전체의 32%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메디케어(21%), 메디케이드(18%), 본인부담 지출(11%)이 뒤를 이었다. CMS는 국민의료비가 2025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5.4% 증가해 같은 기간 GDP의 연평균 증가율인 4.1%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중은 2024년 18.0%에서 2034년 20.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료비 지출 규모와 GDP 비중(2022~2024)>

[자료: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병원 운영비와 건강보험료 상승…기업과 가계 부담으로 확산
이 같은 의료비 상승은 민간 건강보험료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국 비영리 보건정책 연구기관 KFF(구 카이저가족재단)에 따르면, 2025년 직장 기반 가족 건강보험의 연간 평균 보험료는 2만 6,993달러로 전년 대비 6%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근로자 부담액은 평균 6,850달러에 달했다. 의료비 상승은 기업의 고용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비 상승에 AI 활용 확대하는 미국 의료기관과 보험사
의료비 부담이 지속되면서 미국 의료기관과 보험사는 진료 확대보다 비용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가 진료기록 작성, 보험 청구, 의료 영상 판독 보조, 예약 및 상담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며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과 원격 진료도 확대되면서 병원들은 제한된 인력으로 더 많은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5년 미국 의학 학술지『JAMA Health Forum』에 게재된 논평은 AI가 의료 현장에 광범위하게 도입될 경우 미국 전체 의료비의 5~10%를 절감할 잠재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미국 의료기관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행정 업무를 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의료기관인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은 2025년 생성형 AI 기반 임상 문서화 플랫폼을 도입해 진료 중 의사와 환자의 대화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진료기록 작성과 임상 문서 관리, 진료 시점 의료 코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진은 AI가 작성한 진료기록을 검토 및 수정한 후 전자의무기록에 등록하며 환자 맞춤형 진료 후 안내문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다.
*진료 시점 의료 코딩(Point-of-Care Coding): 진료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의료행위와 진단 내용을 실시간으로 표준 의료코드(ICD, CPT 등)로 변환해 보험 청구와 진료비 정산에 활용하는 업무
또한, 매사추세츠 제너럴 브릭햄(Mass General Brigham)과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진이 미국 5개 병원에서 1,800여 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AI 기반 진료기록 작성 도입 이후 의료진의 전자의무기록 사용 시간이 하루 평균 13분(3%), 진료기록 작성 시간은 16분(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 1인당 주간 환자 진료 건수도 평균 0.5건 증가해 생성형 AI가 의료기관의 업무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의료진이 생성형 AI 기반 진료기록 작성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

[자료: 클리블랜드 클리닉]
시사점
미국 의료비가 GDP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의료기관과 보험사는 비용 관리와 운영 효율성 제고를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진료기록 작성, 의료 코딩, 보험 청구 등 반복적인 행정업무를 자동화하고 의료진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로운 AI 기술 도입 시 기존 전자의무기록 및 보험 청구 시스템과의 연동 가능성과 실제 업무 효율성 개선 효과가 주요 고려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임상지원 도구인 드래곤 코파일럿(Microsoft Dragon Copilot)과 의료 AI 기업 어브리지(Abridge), 앰비언스 헬스케어(Ambience Healthcare) 등은 미국 의료기관에서 널리 사용되는 전자의무기록 플랫폼 에픽(Epic)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진료 중 대화를 바탕으로 진료기록 초안을 작성하고 의료진이 기존 전자의무기록 업무 환경에서 이를 검토 및 승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부 서비스는 의료 코딩 제안과 보험 청구에 필요한 문서 작성 기능까지 제공해 진료기록 작성부터 청구 준비까지의 업무를 연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도 미국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과 보험 청구 시스템에 연동할 수 있는 기술적 호환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의료데이터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요건을 충족하고 의료진의 기존 업무 흐름을 크게 변경하지 않는 사용자 환경을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기업은 진료기록 작성시간 단축, 코딩 정확도 향상, 보험 청구 오류 및 지급 거절 감소 등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입증하고 현지 의료기관과의 실증 협력을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료: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 JAMA Health Forum,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 KOTRA 시카고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