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난이 장기화되면서 ‘집을 어떻게 더 많이, 더 빨리 공급할 것인가’가 주요 주택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공급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주택가격과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높은 건설비용은 신규 공급 확대를 제약하고 있다. Goldman Sachs Research에 따르면 월평균 모기지 상환액이 잠재 주택구매자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20% 미만에서 2022년 이후 30% 이상으로 높아지는 등 주택구매 부담도 크게 확대됐다.


미국의 주택 공급 부족은 수백만 호 규모로 추산된다. Realtor에 따르면 2025년 주택공급과 가구형성 간 누적 격차는 약 221만 호이며, 높은 주거비 등으로 독립가구 형성이 지연된 18~44세의 잠재수요 약 182만 호까지 고려하면 전체 부족 규모는 약 403만 호에 달한다. Goldman Sachs Research도 주택시장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통상적인 신규 건설 외에 약 300만~400만 호의 추가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임대·자가주택 공실률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0여 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주택 공급 부족이 장기간 누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공급을 빠르게 늘리는 데는 구조적인 제약도 있다. 지역별 토지이용·인허가 규제와 건설인력 부족, 높은 건설비용 및 건설업 생산성 저하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Goldman Sachs Research는 토지이용 규제를 미국 주택공급 확대의 핵심 제약요인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존 현장건축을 보완하면서 보다 신속하고 비용 효율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공장제작 주택(factory-built housing)이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제조주택(manufactured housing)과 모듈러 주택(modular housing)이 대표적인 유형으로, 주택의 상당 부분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 작업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가 제조주택의 생산규제 완화와 금융 접근성 개선을 추진하면서 공장제작 주택의 활용 확대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미국 주택 공급부족 추이(2012~202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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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Housing Gap은 주택공급과 가구형성 간 누적 격차이며, 잠재수요 포함 수치는 18~44세의 미형성 가구수 반영

[자료: Realtor.com Economic Research]


< 미국 주택 공실률 추이(1965~202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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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공실률은 임대 및 자가주택 기준

[자료: 미 상무부, Goldman Sachs Research]


제조·모듈러 주택, 공장생산 기반 주택공급 대안으로 부상

미국의 공장제작 주택은 대표적으로 제조주택과 모듈러 주택으로 구분된다. 두 유형 모두 주택의 상당 부분을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설치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적용되는 건축기준과 인증·인허가 체계에는 차이가 있다. 제조주택은 미 주택도시개발부(HUD)의 HUD Code에 따라 연방 차원의 건축·안전기준을 적용받는 별도의 주택 유형이다. 반면 모듈러 주택은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하더라도 일반 현장건축 주택과 마찬가지로 최종 설치지역의 주·지방 건축기준(building code)을 적용받는다.


즉 제조주택은 연방 기준에 따라 생산·인증되는 주택인 반면, 모듈러 주택은 일반 주택의 건설공정 일부를 공장으로 옮긴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공장제작 방식은 현장 작업을 줄이고 생산공정을 표준화할 수 있어 건설인력 부족과 높은 건설비용에 대응할 수 있는 주택공급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연간 약 10만 호 규모의 제조주택이 출하되고 있으며, 모듈러 방식도 단독주택뿐 아니라 다세대·학생·근로자주택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 미국 제조주택과 모듈러 주택 비교 >

구분

제조주택(Manufactured Home)

모듈러 주택(Modular Home)

생산방식

공장에서 주택·섹션 제작 후 현장 운송·설치

공장에서 모듈 제작 후 현장 조립

적용기준

연방 HUD Code

주·지방 Building Code

규제체계

연방 건축·안전기준 중심

최종 설치지역별 기준 적용

주요 활용

단독주택 중심

단독·다세대·학생·근로자주택 등

[자료: HUD, U.S. Census Bureau]


미국의 조립식 건축물 수입은 최근 수년간 전반적으로 확대됐다. 2021년 약 5억1천만 달러에서 2024년 약 8억 달러까지 증가한 뒤 2025년에는 약 7억3600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2025년 기준 캐나다가 전체의 37.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중국(19.5%), 멕시코(7.1%), 베트남(5.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캐나다와 중국이 전체 수입의 약 57%를 차지하는 등 상위 공급국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산 수입은 약 107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0.3% 증가했으나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이다.

< 미국 조립식 건축물 주요국별 수입 추이 >
(단위: US$ 백만, %)

국가

2021

2022

2023

2024

2025

'25 비중

캐나다

215.93

297.81

328.95

295.81

273.53

37.2

중국

78.90

87.48

116.97

173.97

143.67

19.5

멕시코

41.54

57.94

56.62

67.77

52.58

7.1

베트남

12.07

20.10

15.64

28.88

37.44

5.1

이스라엘

46.10

46.49

38.05

31.31

29.73

4.0

한국

9.95

3.51

4.71

7.59

10.65

1.4

전체(기타 포함)

509.78

643.18

724.27

802.55

735.88

100.0

*주: HS 9406.10(목재 조립식 건축물), 9406.20(철강제 모듈러 건축 유닛), 9406.90(기타 조립식 건축물) 합산. Imports for Consumption, Customs Value 기준
[자료: USITC DataWeb]


제조주택 영구 철제 섀시 요건 완화로 생산·설계 유연성 확대

대표적인 변화는 제조주택의 영구 철제 섀시(permanent chassis) 요건 완화다. 제조주택은 과거 이동을 전제로 한 주택에서 발전하면서 운송에 사용되는 철제 섀시를 설치 후에도 영구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돼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택이 설치 후 한 장소에서 장기간 사용되면서 해당 요건이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키고 다양한 설계를 제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2026년 7월 제정된 「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는 연방법상 제조주택의 정의를 개정해 영구 섀시 유무와 관계없이 제조주택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법률은 HUD가 섀시 없이 생산되는 제조주택에 대한 후속 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제도 정비가 완료되면 제조업체의 생산·설계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편은 생산비용 절감뿐 아니라 다층화와 설계 다양성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HUD의 후속 기준 마련과 주별 제도 정비가 필요한 만큼 실제 생산비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시행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낮은 주택가격에도 높은 금융비용… 제조주택 보급 확대의 또 다른 장벽

생산·설계 측면의 규제 완화가 추진되는 한편, 실제 구매 단계에서는 높은 금융비용이 또 다른 과제로 남아 있다. 제조주택 구매자는 토지를 함께 소유하지 않거나 주택이 부동산(real property)이 아닌 개인재산(personal property)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주택담보대출(mortgage) 대신 주택 자체를 담보로 하는 home-only loan(또는 chattel loan)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Pew Charitable Trusts에 따르면 2018~2024년 대출을 이용해 제조주택을 구매한 소비자의 44%가 home-only loan을 이용했으며, 이들 대출의 중위금리는 8.5%로 일반 mortgage를 이용한 제조주택 구매자의 5.4%보다 약 3%포인트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토지를 임차하는 구매자는 일반 mortgage 이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토지를 소유하더라도 주별 제도에 따라 제조주택을 부동산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이러한 대출을 이용하기도 한다.


금리 차이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제조주택 개인재산대출의 제한적인 2차 금융시장이다. 일반 mortgage는 Fannie Mae와 Freddie Mac 등이 대출을 매입·유동화해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와 위험 분산을 지원하는 반면, home-only loan은 이러한 시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대출기관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결국 제조주택의 생산비용이 낮아지더라도 높은 금융비용이 지속되면 저렴한 주택가격의 장점이 실제 구매자의 부담 완화로 충분히 이어지기 어렵다. 이에 최근 미국의 정책적 관심도 생산규제 완화에서 제조주택 구매자의 금융 접근성 개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제조주택 금융방식 비교>

구분

Mortgage

Home-only loan

이용 비중

56%

44%

중위금리

5.4%

8.5%

일반적 담보

주택·토지

주택

주요 특징

일반 주택담보대출

개인재산대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주: 이용 비중 및 중위금리는 2018~2024년 제조주택 구매대출 기준
[자료: Pew Charitable Trusts]

美 행정부·의회, 제조주택 금융 접근성 개선 추진

높은 금융비용이 제조주택 보급의 제약요인으로 지적되면서 미국의 정책 지원도 생산비용 절감에서 구매자의 금융 접근성 개선으로 확대되고 있다. 핵심은 제조주택의 개인재산대출(home-only loan)을 2차 금융시장과 연계해 대출기관의 위험 부담을 낮추고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3월 13일, 「Removing Regulatory Barriers to Affordable Home Construction」 행정명령에 서명해 FHFA에 제조주택 개인재산대출(chattel lending) 관련 지침과 저잔액 주택담보대출 인센티브 제도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했다. FHFA도 6월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금융소외 시장 지원을 위한 Duty to Serve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제조주택 등 저소득·금융소외 시장에 대한 2차 금융시장 지원방식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의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2026년 6월 Fannie Mae와 Freddie Mac이 제조주택 개인재산대출의 일부 금융위험을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제조주택 대출을 2차 금융시장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상당수 정책이 검토·입법 단계에 있어 실제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의 제조주택 정책이 ‘더 저렴하게 생산하는 것’에서 ‘더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금융 접근성이 개선될 경우 구매자의 부담 완화와 함께 제조주택 수요와 판매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주요 제조주택 업체들도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다변화, 판매·금융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美 주요 업체, 생산능력 확대·제품 다변화로 시장 대응

미국 공장제작 주택 시장에서는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와 제품 다변화, 판매망 확충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주택가격과 공급 부족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존 제조주택뿐 아니라 소형·저가형 주택과 모듈러·ADU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신규 생산시설 투자와 기업 인수를 통해 생산능력과 지역별 생산·판매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사업모델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일부 업체는 주택을 생산해 딜러에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판매망을 확대하거나 소비자 금융을 연계하면서 생산·판매·금융을 연계한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제조주택은 구매자의 금융 접근성이 시장 확대의 주요 변수인 만큼, 주요 업체들도 제품 다변화와 구매 접근성 개선을 함께 추진하는 모습이다.


< 미국 주요 공장제작 주택 기업 및 최근 동향 >

기업

이미지

주요 분야

최근 동향

Clayton H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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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모듈러·소형주택

아칸소 Conway 신규 생산시설 개장(’26.3), 408ft² 규모 소형·저가형 TRU Mini 출시 등 생산능력 및 제품군 확대

Champion H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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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모듈러·ADU

북미 46개 생산시설 기반 사업 전개, 美 서부 11개 판매점 인수 등 직접 판매망 확대 및 소비자 금융사업 강화

Cavco Indu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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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모듈러 주택

American Homestar 인수로 생산·판매 기반 확대, 애리조나 El Mirage 신규 생산시설 추진 등 생산능력 확충

[자료: 각 사 발표자료 종합]


시사점


미국의 주택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제조·모듈러 주택은 기존 현장건축을 보완하는 주택공급 방식으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섀시 요건 완화 등 생산 규제가 정비되고 2차 금융시장 연계를 통한 대출 접근성 개선까지 논의되면서, 제조주택 정책이 '생산 비용 절감'을 넘어 '실수요자의 구매 여건 개선'이라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의 경우 완성주택뿐 아니라 건축자재·부품, 모듈 제작기술, 생산자동화 및 스마트홈 솔루션 등 연관 분야의 시장 가능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공장제작 주택은 생산공정의 표준화와 효율성이 중요한 만큼 창호·단열재·내외장재, 냉난방·전력설비, 에너지효율 관련 제품 등을 중심으로 현지 제조업체의 공급망 참여 및 기술·제품 연계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KOTRA 워싱턴DC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소형주택 업체 A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공사기간, 지역별 건축기준 충족 여부와 품질의 안정성 등이 중요하게 고려된다”며 “해외기업도 미국 기준에 부합하는 건축자재·부품이나 에너지효율·스마트홈 기술 등을 중심으로 현지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은 제조주택에는 연방 HUD Code, 모듈러 주택에는 주·지방별 건축기준이 적용되며, 실제 설치 과정에서도 지역별 토지이용·인허가 요건 등이 영향을 미친다. 이에 미국 시장 진출을 검토할 경우 완성주택의 직접 수출뿐 아니라 현지 제조사·개발업체와의 협력, 부품·기술 공급 등 다양한 진출방식을 함께 살펴보고, 제품별 적용 기준과 진출지역의 인허가 요건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미 주택도시개발부(HUD),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 미 의회, U.S. Census Bureau, Realtor.com Economic Research, Goldman Sachs Research, Pew Charitable Trusts, POLITICO, 각 사 발표자료 및 KOTRA 워싱턴DC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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