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해외 의존도와 가공능력 부족,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의 과제
방산·반도체·배터리·전력망 등 미국 주요 제조업과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관련 광물 수요가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가 미국의 산업 경쟁력과 국가안보를 좌우하는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핵심광물을 경제와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면서 공급망 교란 위험이 높은 광물로 정의하고 있다. 2025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리튬, 알루미늄, 희토류 등 총 60개 광물을 핵심광물로 지정했다. 미국은 이 가운데 상당수 광물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데, 2025년 기준 13개의 핵심광물은 순수입 의존도가 100%, 20개는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주목하는 공급망 취약성은 단순히 광물의 매장량이나 수입의존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광물을 실제 제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재와 부품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분리·정제, 제련, 가공 등의 중간단계가 필요한데, 미국은 일부 핵심광물에서 이러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세계 2위의 미가공 희토류 산화물 생산국임에도 국내 가공능력이 제한돼 일부 물량을 해외에서 추가 정제·가공한 뒤 다시 수입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미 백악관도 국내에서 광물을 채굴하더라도 가공을 해외에 의존한다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핵심광물 정책도 광물 자체의 확보에서 공급망 전반의 생산역량 확보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2025년 3월 발표된 행정명령은 ‘광물 생산(Mineral Production)’의 범위를 채굴뿐 아니라 가공, 정제, 제련 및 가공 핵심광물과 파생제품 생산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명시했다. 이러한 기조는 2026년 들어 핵심광물의 국내 가공·정제와 소재·부품 생산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재정지원과 프로젝트 지원으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관련 주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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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주요 정책·조치 |
주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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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월 |
미국 광물 생산 확대 행정명령 |
광물 생산 범위를 채굴에서 가공·정제·제련 및 파생제품 생산까지 확대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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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월 |
가공 핵심광물·파생제품 Section 232 조사 |
해외 의존도가 미국 국가안보와 산업기반에 미치는 영향 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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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월 |
가공 핵심광물·파생제품 관련 대통령 포고 |
높은 해외 의존도와 국내 가공능력 부족을 공급망 취약요인으로 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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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3월 |
핵심광물 가공·배터리 제조 지원 |
핵심광물·소재 가공 및 배터리 제조·재활용 시설 확대에 최대 5억 달러 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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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4월 |
핵심광물·소재 기술개발 지원 프로그램 |
희토류 생산 효율화, 갈륨·게르마늄 등의 정제·합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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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5~6월 |
핵심광물 가공·희토류 공급망 프로젝트 지원 |
희토류·마그네슘 가공 파일럿 등 공급망 공백을 메우는 프로젝트 지원 확대 |
[자료 : 백악관, 미 에너지부(2026.8), 달라스무역관 종합]
지역별로 다른 광물 생산기반, 공급망 확대의 토대가 되다
미국의 광물산업은 지역별로 서로 다른 생산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USGS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비연료 광물 생산액은 약 1,120억 달러로, 네바다·애리조나·텍사스·알래스카·캘리포니아 등이 주요 생산 주로 나타났다. 특히 금속 및 금속광물 생산액은 서부지역이 약 328억 달러로 가장 큰 반면, 기타 산업용 광물은 남부지역이 약 160억 달러로 가장 높은 생산액을 기록했다.
<2025년 미국 지역별 금속·산업용 광물 생산액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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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및 금속광물 지역별 생산액 |
기타 산업용 광물 지역별 생산액 |
* 주: 금속 및 금속광물은 서부, 기타 산업용 광물은 남부의 생산액이 가장 높음.
[자료: 미 지질조사국 (2026.8.)]
이러한 지역별 산업기반은 최근 핵심광물 공급망 확대 과정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부지역에서는 기존 자원개발 기반을 중심으로 핵심광물의 채굴과 가공을 연계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희토류 광산 마운틴 패스(Mountain Pass)에서는 희토류 채굴과 함께 분리·정제 역량 확대가 진행되고 있으며, 네바다에서도 리튬 자원개발과 배터리급 소재 생산을 연계하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반면 핵심광물 공급망이 분리·정제, 제련, 소재·부품 생산까지 확대되면서 광산 입지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지역의 기존 산업기반을 활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 중남부에서는 석유·가스, 화학·금속 및 제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리튬 추출, 희토류 정제, 금속 제련 및 소재·부품 생산 등 공급망의 다양한 단계에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자원 확보에서 소재·부품 생산까지, 다양해지는 프로젝트
지도에서 나타나듯 최근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은 자원개발·추출에서 분리·정제, 제련·가공, 소재·부품 생산까지 공급망 전 단계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공급망 확보 방식이 기존 광산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식뿐 아니라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 기존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하거나 해외에 의존해 온 가공공정을 미국 내에 구축하는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 중남부에서 추진되는 주요 프로젝트는 이러한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주요 핵심 광물 공급망 프로젝트 분포>

*주: ‘26년 기준 주요 핵심광물 프로젝트 사례를 중심으로 작성 (예정지 포함)
[자료: 미 에너지부 및 각 기업 발표자료 종합, 생성형 AI 활용 이미지 제작 (2026.8)]
1. 자원개발·추출: 기존 자원에서 새로운 핵심광물을 찾는다
핵심광물 공급망의 출발점인 자원개발·추출에서는 기존 광산 개발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국내 자원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칸소의 스맥오버(Smackover) 지층에서는 오랫동안 석유·가스와 브롬 생산에 활용돼 온 지하 염수에서 리튬을 직접 추출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텍사스 라운드 톱(Round Top)에서도 희토류를 비롯한 다양한 핵심광물의 자원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자원 확보가 전통적인 광산 개발뿐 아니라 기존 자원과 산업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분리·정제: 산업 부산물도 새로운 공급원으로 활용한다
자원 확보 이후의 분리·정제 단계에서는 기존 산업 부산물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루이지애나에서는 알루미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레드머드(Red Mud)에 포함된 희토류 등 핵심광물을 회수·분리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지 않고 기존 산업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다.
3. 제련·가공: 해외 의존도가 높은 중간 생산단계를 미국으로 재편한다
광물 자체의 확보를 넘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제련·가공 등 중간 생산단계를 미국 내에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루이지애나에서는 흑연을 배터리에 사용되는 음극활물질(AAM)로 가공하는 생산시설이 구축됐으며, 오클라호마에서는 미국 내에서 크게 축소된 1차 알루미늄 제련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신규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4. 소재·부품 생산: 지역별 강점을 연결해 공급망을 완성한다
공급망의 하류에서는 정제·가공된 핵심광물을 첨단산업에 실제 투입되는 소재와 부품으로 전환하는 생산기반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핵심광물 및 영구자석 제조기업인 USA 레어 어스(Rare Earth)는 텍사스 라운드 톱(Round Top)의 희토류 자원개발과 오클라호마 스틸워터(Stillwater)의 영구자석 생산시설을 연계하는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자원개발과 최종 제조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더라도, 각 지역의 자원과 제조기반을 연계해 하나의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망 및 시사점
최근 정책과 투자 흐름을 보면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은 자원개발·추출에서 분리·정제, 제련·가공, 소재·부품 생산까지 미국 내 생산기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 광산지역뿐 아니라 에너지·화학·금속·제조업 기반을 갖춘 지역까지 관련 프로젝트가 확대되면서 핵심광물 산업의 지역적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프로젝트가 아직 개발 또는 건설 단계에 있어 향후 상업생산 시점과 실제 생산규모는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핵심광물 프로젝트가 공급망 전 단계로 확대되면서 광물 처리공정 구축과 생산시설 운영에 필요한 기술·설비 및 엔지니어링 분야의 수요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프로젝트별로 실증, 상업화, 생산시설 건설 등 진행 단계에 따라 필요한 기술과 공급망이 달라지는 만큼, 우리 기업도 프로젝트 초기부터 발주 구조를 파악하고 기술협력, 설비 공급, 설계·조달·시공(EPC) 협력 등 참여방식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미국에 생산거점을 보유한 우리 제조기업에는 원재료와 소재 조달처를 다변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 내 리튬·희토류·알루미늄·흑연 프로젝트의 상업생산 시점과 생산능력을 모니터링하고, 장기 구매계약(Off-take) 등 조달 협력 가능성도 선제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련 분야의 현지 투자와 파트너십을 검토할 때에는 광산의 위치뿐만 아니라 에너지 공급, 기존 산업기반, 물류망 및 최종 수요기업과의 접근성까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례에서 확인했듯 자원개발과 정제·가공, 소재·부품 생산은 서로 다른 지역의 강점을 연결하는 형태로도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 핵심광물 시장은 단순히 어디에서 광물이 채굴되는가를 넘어 어디에서 정제·제련되고, 어떤 제조기반과 연결돼 소재와 부품으로 생산되는지까지 공급망 전반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자료: 미 백악관, 미 지질조사국(USGS), 미 에너지부(DOE), 각 기업 발표자료 및 KOTRA 달라스무역관 자료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