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오전 10시, 맨해튼 다운타운은 그 어느 때보다 상기된 표정의 뉴욕 시민들로 가득했다. 지난 6월 13일 치러진 미국프로농구(NBA) 결승 5차전에서 뉴욕 닉스(Knicks)가 4승 1패로 샌안토니오 스퍼스(Spurs)를 꺾고 5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데 따른 열기다. 뉴욕시는 이번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다운타운에서 시티홀로 이어지는 ‘캐년 오브 히어로즈(Canyon of Heroes, 영웅의 협곡: 맨해튼 남단 금융지구를 관통하는 브로드웨이 구간의 별칭)’에서 대규모 ‘티커 테이프(Ticker-tape)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승의 주역인 선수단을 비롯해 축하 악단, 치어리더, 초청 가수 및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축제의 서막을 열었다. 맘다니 뉴욕 시장 역시 직접 오픈 버스에 탑승해 운집한 닉스 팬들에게 기념 티셔츠를 던지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행사를 보기 위해 일부 극성팬들은 전날 밤부터 대기하기 시작했으며, 당일 새벽 6시부터는 본격적으로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맘다니 시장은 당일 오전 ABC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1만 명 이상의 경찰 인력을 배치했다”며,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지역 내 지하철 운행을 일부 제한하는 등 원활한 통행과 안전사고 예방에 만반의 준비를 기했다”고 밝혔다. 퍼레이드가 끝난 직후인 정오부터는 시티홀 앞에서 선수단에게 뉴욕 우승 기념 열쇠를 전달하는 공식 행사가 이어졌다. 행사는 뉴욕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팝가수 알리샤 키스(Alicia Keys)가 뉴욕의 찬가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를 열창하며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환호하는 뉴욕 닉스 팬들과 퍼레이드 행렬>

[자료: NYC Mayor’s office 채널 갈무리]
닉스 결승 진출이 가져온 3억8000만 달러 경제 효과
맘다니 시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포스트시즌 기간 뉴욕시 전역에서 최소 3억8000만 달러(한화 약 5800억)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가 창출됐다”고 발표했다. 파이널 기간 매디슨 스퀘어 가든(MSG)에서 열린 홈 경기당 경제 효과는 약 9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입장권 판매 및 2차 시장 거래 수수료는 물론 숙박, 교통, 주변 식음료 업계와 소상공인 매출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이번 우승은 한밤의 스포츠 열기를 내수 호재로 연결한 뉴욕 현지 소상공인들에게도 커다란 승리를 안겨주었다.
특히 6월 18일 진행된 티커 테이프 퍼레이드에는 보안 및 환경 정비 등 공공 안전 비용으로 약 2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이날 퍼레이드 구간에는 수백만 명의 인파가 운집하며 인근 상권이 기록적인 특수를 누렸다. 경기 당일 외에도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모여든 팬들이 주변 식당과 카페, 바, 식료품점을 대거 이용하면서 골목 상권 매출은 경기 당일 못지않게 급증했다. 뉴욕시 5개 자치구는 물론 타 주 및 해외 방문객이 유입되면서 맨해튼 내 호텔 투숙률과 주요 관광지 방문객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1973년 이후 53년 만의 우승인 만큼, 닉스의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 등 공식 라이선스 상품 판매량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안겼다.
마케팅 컨설팅사에 근무 중인 A 씨는 “이번 퍼레이드에 투입된 공공 비용은 전 세계 수천만 명의 시청자에게 송출된 방송 효과와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투입 자본 대비 전 세계에 뉴욕의 도시 브랜드를 강력하게 각인시킨, 압도적인 수익을 거둔 성공적 투자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시청 앞에서 열린 열쇠 전달식>

주: 팀을 이끈 제일런 브런스(좌)과 조란 맘다니 시장(우)
[자료: NYC Mayor’s office 채널 갈무리]
시사점
53년 만에 뉴욕 닉스가 마침내 NBA 챔피언에 등극하며 뉴욕 시민들은 하나가 되었다. 현재 롱아일랜드 신네콕 힐스(Shinnecock Hills)에서는 US 오픈 골프 대회가 한창이며, 맨해튼에서 허드슨강을 건너면 바로 연결되는 뉴저지 이스트 러더퍼드의 ‘아메리칸 드림 몰’ 인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MetLife Stadium)에서는 FIFA 월드컵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 A씨는 “스포츠 팬들에게 지금은 그야말로 뉴욕이 다시 한번 세계 스포츠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적기”라며, “스포츠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해 단순한 경기 입장권이나 굿즈 판매 이상의 거대한 부가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안전하고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대중교통 등 도시 인프라가 대폭 확충되는 한편, 전 세계에서 몰려든 팬들로 인해 숙박, 외식, 로컬 소매업계가 유례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며, “이는 곧바로 도시의 막대한 판매세 및 관광세 수입 증대로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축구뿐만 아니라 미식축구(NFL), 농구(NBA), 야구(MLB) 등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로 스포츠 리그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비자의 관여도와 충성도가 매우 높다. A 씨는 "미국 소비자들은 경기 날에 스포츠 펍이나 집에 모여서 여럿이서 관람하는 문화가 있다"며, "경기 시즌에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서 밀키트, 음료, 배달 등에 대비한 제품과 마케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스포츠를 매개로 한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연계한 고도화된 마케팅 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자료: New York Times, Bloomberg, Fortune, ABC, NYC Mayor’s office, KOTRA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