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는 박테리아·효모·곰팡이 같은 미생물로 설탕·전분·농업 부산물을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공정이다. 인도에서는 이 공정 하나가 항생제·비타민 같은 원료의약품부터 인슐린·백신 등 바이오의약품, 산업용 효소, 연료용 에탄올과 압축바이오가스(CBG), 생분해성 플라스틱까지 폭넓은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최근 인도 정부는 발효 기반 제조를 산업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다. 페니실린G 등 핵심 발효 원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온 구조를 바꾸기 위해 2020년 원료의약품 생산연계인센티브(PLI)가 도입됐고, 이후 바이오제조 정책과 바이오의약품 육성 사업이 잇따라 나왔다. 여기에 덴마크 효소기업 노보네시스(Novonesis)가 2026년 9월 마하라슈트라주 공장 확장에 6억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기업이 인도를 단순 판매시장이 아닌 생산 거점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도 나오고 있다.
인도 발효산업 현황과 시장 규모
인도 발효산업은 크게 여섯 개 분야로 나뉜다. 항생제·비타민·복합 원료의약품(API)을 만드는 의약 원료, 인슐린·백신·단일클론항체 같은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섬유·피혁·세제·식품·사료에 쓰이는 산업용 효소, 에탄올과 압축바이오가스 같은 바이오연료, 프로바이오틱스 등 식품 원료, 그리고 PHA·PLA 등 신생 바이오소재다.
시장 규모는 발효 화학제품만 볼지, 정밀발효만 볼지, 바이오경제 전체를 볼지에 따라 추정치가 크게 다르다. 특히 정밀발효 시장은 같은 해 기준으로도 기관별 성장률 전망이 4.9%와 42.4%로 크게 엇갈려, 수치를 인용할 때는 집계 범위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구분 |
기준연도 규모 |
전망 |
연평균성장률 |
|
발효 화학제품(IMARC) |
2025년 32억 달러 |
2034년 55억 달러 |
5.8% |
|
정밀발효(IMARC) |
2025년 1억 5,270만 달러 |
2034년 39억 9,000만 달러 |
42.4% |
|
정밀발효(Research and Markets) |
2024년 2억 2,536만 달러 |
2030년 2억 9,603만 달러 |
4.9% |
|
바이오경제 전체(ABLE·BIRAC) |
2025년 1,953억 달러 |
2030년 3,000억 달러 |
- |
※ 전망치는 각 기관 추정치
[자료: IMARC Group, Research and Markets, ABLE·BIRAC 『India BioEconomy Report 2026』 종합(2026.9월 조회),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외국인 투자 동향
가장 큰 신호는 노보네시스의 투자다. 2024년 1월 노보자임스(Novozymes)와 크리스찬 한센(Chr. Hansen)의 합병으로 출범한 노보네시스는 2026년 9월 2일 마하라슈트라주 파탈강가(Patalganga) 공장을 확장하는 데 6억 유로(약 7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오연료·생활용품·식음료용 효소를 생산할 이 시설은 2030년 완전 가동이 목표이며, 인도뿐 아니라 중동·아프리카 공급을 맡는 거점이 된다.
글로벌 효소·발효 업계의 재편도 인도 생산 거점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노보네시스는 2025년 6월 dsm-firmenich가 보유하던 사료용 효소 합작사업(Feed Enzyme Alliance) 지분을 15억 유로에 인수했다. 장비 분야에서는 에펜도르프(Eppendorf)·사르토리우스(Sartorius) 등 발효조·바이오리액터 공급사가 인도 바이오의약품·식음료 공장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고, 써모피셔(Thermo Fisher Scientific)는 인도 상공부 산하 산업국내교역진흥국(DPIIT)과 바이오 스타트업 500곳 이상을 3년간 지원하는 양해각서를 2025년 9월 체결했다.
|
기업 |
국적 |
인도 내 활동 |
|
노보네시스(Novonesis) |
덴마크 |
마하라슈트라주 파탈강가 효소 공장 확장에 6억 유로 투자 발표(2026.9.2.), 2030년 완전 가동 목표 |
|
dsm-firmenich |
네덜란드·스위스 |
영양·효소·특수원료 분야 인도 사업 운영 |
|
써모피셔(Thermo Fisher Scientific) |
미국 |
DPIIT와 바이오 스타트업 500곳 이상 3년 지원 양해각서(2025.9) |
|
에펜도르프·사르토리우스 등 |
독일 등 |
발효조·바이오리액터 등 공정장비 공급 |
[자료: 각 사 발표 및 인도 상공부 보도자료 종합(2026.9월 조회),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투자 인센티브 제도
인도에는 발효 기반 제조를 직접 지원하거나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가 다섯 가지 이상 겹쳐 운영되고 있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인 것은 원료의약품 PLI다.
1. 원료의약품(Bulk Drugs) PLI (2020년)
핵심 출발물질(KSM), 의약 중간체(DI), 원료의약품(API)의 수입 의존을 줄이기 위해 국내 생산분 매출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다. 4개 대상 분야 가운데 2개가 발효 기반(주요 발효 KSM·DI, 틈새 발효 KSM·DI·API)이며, 페니실린G, 7-ACA, 에리스로마이신 티오시아네이트, 클라불란산, 리팜피신, 비타민 B1 등 41개 품목이 지정돼 있다. 발효 기반 품목은 순매출의 20%에서 시작해 15%, 마지막 연도에는 5%로 단계적으로 낮아지는 인센티브를, 화학합성 품목은 10%를 받는다. 지원 기간은 FY2020-21부터 FY2029-30까지다.
총 예산은 694억 루피(약 7억9000만 달러)로 48개 사업이 승인됐다. 인도 의약품국 발표(2026.9.25.)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약정 투자액 433억 루피를 넘어선 521억 루피(약 5억9000만 달러)가 실제 투자됐고, 39개 사업이 가동에 들어갔다. 이 제도로 그동안 수입에 크게 의존하던 페니실린G·클라불란산·리팜피신 등이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했다. 신청 자격은 인도에 등록된 제조기업의 신규(그린필드) 투자로 한정되므로, 외국 기업은 인도 현지법인을 세워야 직접 신청할 수 있다.
|
기업 |
품목 |
소재지 |
투자액·생산능력 |
|
Lyfius Pharma(Aurobindo 계열) |
페니실린G |
안드라프라데시주 |
227억 루피, 연 1만 5,000톤 |
|
Kinvan |
클라불란산칼륨 |
히마찰프라데시주 |
50억 5,000만 루피, 연 400톤 |
|
Centrient Pharmaceuticals India |
아토르바스타틴 |
펀자브주 |
16억 1,000만 루피 |
[자료: 인도 화학비료부 의약품국 보도자료(2026.9.25.),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2. 의약품(Pharmaceuticals) PLI (2021년)
예산 1500억 루피(약 17억 달러) 규모로 바이오의약품, 복합 제네릭, 특허·특허만료 의약품, 희귀의약품, 지정 API 등을 지원한다. 2026년 6월 기준 목표 투자액 1727억5000만 루피를 크게 웃도는 4674억4000만 루피(약 53억 달러)가 실제 투자됐다.

[자료: 인도 화학비료부 의약품국 보도자료(2026.9.25.) 기준 KOTRA 뉴델리무역관 재구성]
3. 바이오파마 샥티(Biopharma SHAKTI) (2026-27년 연방예산)
2026-27년 연방예산안에서 발표된 가장 최신의 바이오의약품 육성 사업이다. 5년간 1000억 루피(약 11억4000만 달러)를 투입해 인도를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생산 허브로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국립약학교육연구원(NIPER) 3곳 신설과 기존 7곳 고도화, 인증 임상시험기관 1000곳 이상의 네트워크 구축, 의약품 규제기관(CDSCO)의 전문 심사인력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인도 정부는 이 사업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점유율 5% 확보라는 국가 비전과 연계해 설명하고 있다.
4. 원료의약품 산업단지(Bulk Drug Parks) 지원 (2020년)
KSM·DI·API 제조 클러스터에 전력·용수·폐수처리·물류 등 공동 기반시설을 제공해 개별 기업의 초기 투자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발효 기반 품목 생산시설도 입주 대상이다.
5. BioE3 정책과 Bio-RIDE 사업 (2024년)
인도 최초의 바이오제조 전담 국가정책인 BioE3(Biotechnology for Economy, Environment and Employment)는 2024년 8월 내각 승인을 받았다. 정밀발효, 바이오 기반 API, 효소, 바이오의약품을 우선 분야로 두고, 919억7000만 루피(약 10억5000만 달러) 규모 Bio-RIDE 사업(FY2021-22~FY2025-26)을 통해 바이오파운드리·바이오제조 허브·바이오AI 허브를 구축하고 있으며, 2026년 4월 기준 바이오파운드리 6곳과 바이오 지원시설 21곳이 운영 중이다. 외국 기업도 이 공용 시설을 활용해 실험실 단계에서 상업 생산 사이의 규모 확대(scale-up)를 시험해 볼 수 있다. 주정부 차원에서는 아삼주와 시킴주가 처음으로 '주 BioE3 전담조직'을 고시해 중앙·주정부 공동 투자 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
제도 |
규모 |
주요 내용 |
외국 기업 활용 시 유의점 |
|
원료의약품 PLI(2020) |
694억 루피 |
발효 품목 순매출의 20~5%, 41개 품목 |
인도 법인·그린필드 투자만 신청 |
|
의약품 PLI(2021) |
1,500억 루피 |
바이오의약품·복합 제네릭 등 |
인도 법인 기준 신청 |
|
바이오파마 샥티(2026) |
1,000억 루피(5년) |
NIPER 신설·임상시험 네트워크 등 |
현지 연구기관·기업과 협력 경로 |
|
원료의약품 산업단지 |
- |
공동 기반시설 제공 |
입주 조건 주별 상이 |
|
BioE3·Bio-RIDE(2024) |
919억 7,000만 루피 |
바이오파운드리·제조 허브 |
공용 시설 활용 가능 |
[자료: 인도 화학비료부 의약품국, 생명공학부, 2026-27년 연방예산 발표 종합,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외국인직접투자 규정과 진입 방식
제약·바이오 제조 분야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정은 신규 투자에 유리하게 짜여 있다. 공장을 새로 짓는 그린필드 투자는 외국인 지분 100%까지 정부 사전승인 없이 자동승인 경로로 허용된다. 노보네시스처럼 단독 법인으로 생산시설을 세우는 경우 지분 구조상 현지 파트너가 필요 없다는 뜻이다.
반면 기존 인도 제약사를 인수하는 브라운필드 투자는 74%까지만 자동승인이고, 그 이상은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인수합병(M&A)으로 진입하려면 승인 기간을 일정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PLI나 원료의약품 산업단지 지원은 인도에 등록된 법인만 신청할 수 있으므로, 지분 100% 투자라도 현지법인 설립이 전제가 된다. 경제특구(SEZ)나 지정 제약 클러스터에 입주하면 중앙정부 제도와 별도로 주정부의 세제·보조금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
투자 유형 |
외국인 지분 한도 |
승인 경로 |
|
그린필드(신규 공장 설립) |
100% |
자동승인(정부 사전승인 불요) |
|
브라운필드(기존 법인 인수) |
100% |
74%까지 자동승인, 74% 초과 시 정부 승인 |
|
의료기기 제조 |
100% |
자동승인(그린필드·브라운필드 모두) |
[자료: 인도 상공부 산업국내교역진흥국(DPIIT) 통합 FDI 정책,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분야별 주요 현지 기업
인도 발효산업은 원료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역량이 집중돼 있다. 협력 상대를 찾는 외국 기업이라면 분야별로 아래 기업들을 우선 살펴볼 만하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위탁연구생산(CRAMS) 분야는 인도 기업이 이미 복합 API 생산 경험을 쌓고 있어, 직접 공장을 짓기 전 단계에서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시장을 시험해 볼 수 있다.
|
분야 |
주요 기업 |
특징 |
|
의약 원료(비타민·효소) |
Fermenta Biotech |
비타민 D3 주요 생산기업, 1951년 설립(타네) |
|
복합 API·면역억제제 |
Concord Biotech, Neuland Laboratories |
발효 기반 복합 API, 위탁생산(CRAMS) |
|
바이오의약품 |
Biocon |
1978년 효소 수출기업으로 출발, |
|
대형 제네릭(PLI 참여) |
Sun Pharmaceutical, Aurobindo Pharma, Dr. Reddy's |
의약품 PLI 주요 참여기업 |
|
산업용 효소 |
Advanced Enzyme Technologies, Antozyme Biotech |
섬유·식품·사료·양조용 효소 |
|
바이오연료 기술 |
Praj Industries |
바이오에탄올 공정기술, 바이오플라스틱 연구개발 |
|
압축바이오가스 |
EverEnviro, GPS Renewables, Verbio India 등 |
국영 정유사(IOCL·BPCL·HPCL·GAIL)가 주요 구매처 |
|
프로바이오틱스 |
Unique Biotech |
프로바이오틱스 발효 생산 |
|
바이오플라스틱 |
Praj Industries, India Glycols 등 |
PHA·PLA 기술개발 및 생분해 수지 생산 |
[자료: 각 사 홈페이지 및 공시 종합(2026.9월 조회), KOTRA 뉴델리무역관 정리]
시사점
인도의 발효·바이오제조 인센티브는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집행되고 있다. 원료의약품 PLI는 약정 투자액을 넘어섰고 의약품 PLI는 목표의 2.7배가 투자됐다. 여기에 바이오파마 샥티와 BioE3라는 새 사업이 더해지면서 지원 범위가 원료의약품에서 바이오의약품·정밀발효로 넓어지고 있다.
진입 방식별로 보면, 첫째로 발효 기반 원료의약품은 PLI 품목이 명확히 지정돼 있고 이미 국산화 성과가 나오고 있어 가장 검증된 분야다. 다만 인센티브율이 해마다 낮아지는 구조이므로 진입 시점이 늦을수록 혜택이 줄어든다. 둘째로 산업용 효소는 노보네시스의 사례처럼 인도의 생산비 경쟁력과 식음료·바이오연료·생활용품의 내수 증가, 중동·아프리카 수출 거점이라는 세 가지 이점을 함께 노릴 수 있다. 셋째로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는 새로 대규모 예산이 배정됐으나 생태계가 원료의약품보다 초기 단계여서, 현지 스타트업·중소기업과의 공동 연구나 기술 협력부터 시작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정밀발효·대체단백질은 현재 시장 규모가 1억5000만~2억2000만 달러 수준으로 작고 성장률 전망도 기관마다 크게 다르다. 대규모 설비 투자보다는 BioE3 바이오파운드리 등 공용 시설을 활용한 소규모 실증이나 지분 투자로 접근하는 편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투자 구조를 설계할 때는 두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신규 공장은 100% 단독 투자가 가능하지만 인센티브를 받으려면 인도 법인으로 신청해야 하고,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 74%를 넘는 지분은 정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 또한 주정부별 인센티브와 산업단지 입주 조건이 서로 달라 후보지를 정하기 전에 비교 검토가 필요하다.
자료: 인도 화학비료부 의약품국(PIB), 생명공학부(DBT), 상공부 DPIIT, 2026-27년 연방예산, IMARC Group, Research and Markets, Novonesis, 각 사 홈페이지, KOTRA 뉴델리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