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일부로 일본의 주세 제도가 다시 개편된다. 이번 개편은 2017년도 세제개정에 따라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주세 개편의 마지막 단계이다. 가장 큰 변화는 맥주, 발포주, 이른바 ‘제3의 맥주’로 불려온 '신장르'*의 세율이 동일하게 통합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본 주류업계에서는 기존 저가 '신장르(맥주 맛 음료, 제3의 맥주 등 새로운 유형)'의 맥아 비율 등을 바꿔 맥주로 전환하거나 주력 맥주 브랜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 맥주는 일본 주세법에서 원료 중 맥아의 무게가 물을 제외한 원료 무게의 50% 이상인 것을 맥주, 50% 미만인 것을 발포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맥아 사용률이 50% 이상이라도 과즙 등 맥주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을 첨가한 것은 발포주로 분류된다. 제3의 맥주는 맥아 대신 콩이나 완두콩을 사용하거나 보리 등을 발효시킨 증류주를 발포주에 첨가해 만든 맥주 맛이 나는 주류를 말한다.
일본 재무성은 유사한 주류임에도 세율 차이가 제품 개발과 판매량에 영향을 미쳐온 점을 개선하고 주류 간 세 부담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세 체계를 단계적으로 개편해 왔다. 신장르 제품에 대해서는 2020년 10월, 2023년 10월에 이어 2026년 10월 최종 조정이 실시된다. 2026년 10월부터 신장르 제품의 주세는 1㎘당 15만5000엔, 350ml 기준 54.25엔으로 통일된다. 현재 맥주는 350ml당 63.35엔이 부과되고 있어 9.10엔 낮아진다. 반면 맥아 비율 25% 미만의 발포주 및 신장르 제품은 현재 46.99엔에서 54.25엔으로 7.26엔 상승한다. 신장르 제품은 2023년 주세 개정 이후 세법상 발포주로 편입돼 현재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또한 츄하이를 비롯한 발포성 주류는 1㎘당 8만 엔에서 10만 엔으로 인상돼 350ml 기준 주세가 28엔에서 35엔으로 오른다. 저알코올 증류주와 리큐르에 적용되는 특례세율도 함께 인상된다.
이번 개정으로 기존의 ‘맥주는 세금이 높고 제3의 맥주는 세금이 낮다’는 구조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맥아 사용량이나 제조방식을 조정해 신장르 제품을 개발해 온 일본 맥주업계의 상품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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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20년9월 |
2020년10월~ |
2023년10월~ |
2026년10월~ |
증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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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맥아 비율 50% 이상) |
77엔 |
70엔 |
63.35엔 |
54.25엔 |
△9.1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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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주(맥아 비율25%이상 50% 미만) |
62.34엔 |
58.49엔 |
54.25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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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주(맥아 비율25% 미만) |
46.99엔 |
46.99엔 |
46.99엔 |
7.26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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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발포성 주류(신장르, 제3의 맥주) |
28엔 |
37.8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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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일본주) |
42엔 |
38.5엔 |
35엔 |
35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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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주(와인등) |
28엔 |
31.5엔 |
35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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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의 발포성 주류(리큐르 등) |
28엔 |
28엔 |
28엔 |
7.0엔 |
[자료: 재무성, KOTRA오사카무역관]
SUNTORY 등 맥주 메이저 4개사 제3의 맥주를 맥주로 전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형 맥주업체들이 신장르 주력제품을 정식 맥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율이 동일해지는 상황에서 신장르라는 분류를 유지할 세제상 이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SUNTORY는 대표적인 신장르 제품인 ‘긴무기(金麦)’의 제조방식을 변경해 10월부터 ‘맥주’로 전환한다. 기존보다 맥아 비율을 높여 ‘긴무기’와 ‘긴무기 당질 75% 오프’를 10월 6일부터 맥주로 판매하며, ‘긴무기 호준(豊潤)’도 10월 13일부터 맥주로 출시한다.

[자료: SUNTORY 홈페이지]
SUNTORY는 이를 단순한 품목 변경이 아닌 새로운 저가 맥주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2026년 사업방침에서도 10월 이후 프리미엄 맥주인 ‘더 프리미엄 몰츠’, 스탠더드 제품인 ‘산토리 생맥주’, 기능성 맥주인 ‘퍼펙트 산토리 비어’와 함께 맥주로 전환된 긴무기를 저가격 수요 대응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긴무기는 맥주로 전환되지만 가격은 세금이 오른만큼만 오르며 가격은 저가격을 유지한다는 말이다.
KIRIN도 신장르 주력 브랜드 ‘혼키린(本麒麟)’을 11월 4일부터 맥아 100% 생맥주로 전환한다. 알코올 도수는 기존 6%에서 5%로 변경하고, 장기 저온숙성 방식은 유지한다. 기린은 2026년 주세 통합을 맥주시장의 전환점으로 보고 기존 주력 맥주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SPPORO는 ‘GOLD STAR’와 ‘무기토홋푸(麦とホップ)’를 10월 20일부터 신장르에서 맥주로 변경한다. 주세 개편 이후 맥주 시장을 프리미엄, 메인스트림, 이코노미의 복수 가격대로 구성하며, 이 두 제품을 이코노미 가격대의 중심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ASAHI는 ‘클리어 아사히’를 맥주로 전환한 ‘클리어 아사히〈생〉’을 10월 27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나 주세 개편 이후에도 ‘아사히 슈퍼드라이’를 중심으로 맥주 카테고리에 경영자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가격대별 경쟁 심화 전망
일본 맥주 시장에서 신장르가 성장한 배경에는 높은 맥주 주세가 있었다. 제조사들은 맥아 사용량이나 원료를 조정해 맥주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발포주와 신장르를 개발했고, 이러한 제품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였다.
그러나 2026년 10월부터 신장르의 세율이 동일해지면서 제품 분류 자체보다 브랜드, 맛, 기능, 가격대별 경쟁이 중요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기존 신장르를 폐지하지 않고 제조방식을 변경해 맥주로 전환하는 것도 기존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면서 저가 맥주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삿포로는 향후 맥주 포트폴리오를 프리미엄·메인스트림·이코노미 가격대로 구분한다는 방침을 명시했으며, 산토리 역시 긴무기를 ‘데일리 비어’에 해당하는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육성하고 있다.
시사점
실제 매장 판매가격은 소매상에 따라 다르지만, 주세만 놓고 보면 350ml 기준 맥주의 세 부담은 9.1엔 낮아지는 반면, 발포주·신장르의 세금 부담은 7.26엔 상승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저가격을 강점으로 판매해 온 신장르와 일반 맥주 간의 가격 차이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주류를 수입하는 I사 담당자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는 품질과 맛뿐만 아니라 제품의 스토리성 등 외국산만이 지닌 부가가치를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팬 층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본 제품과 가격이나 품질만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해당 제품만의 음용 장면이나 문화적 배경을 전달하는 것이 차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류 붐을 배경으로 한국의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일본에 수입되고 있다. 한국산 맥주는 맥주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한국 음식과 함께 현지의 분위기를 즐기는 방식의 소비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 슈퍼마켓에서 한국산 맥주를 접할 기회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한국 소주는 편의점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일본 소비자에게 점차 보급되고 있다.
향후 한국 주류기업이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할 경우, 제품의 법적 분류와 적용 주세율을 면밀히 확인하는 것은 물론, 목표 가격대를 명확히 설정한 뒤 맛, 원료, 기능성, 브랜드 콘셉트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주세 개정으로 제품 카테고리 간 가격 차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는 가격 경쟁에만 의존하기보다, 한국산만의 스토리와 음용 경험을 포함한 부가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 재무성, 기업 홈페이지, KOTRA오사카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