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인프라 분야 전문 전시회인 '아비장 인프라 박람회(SIA, Salon des Infrastructures d'Abidjan) 2026년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아비장 국제전시장(Parc des Expositions d'Abidjan)에서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박람회는 '건설 분야의 디지털화, 순환경제 및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를 주제로 열렸다.
동 전시회는 코트디부아르 건설협회(GI-BTP)가 현지 마케팅 기업 악스 마케팅(Axes Marketing)과 공동 주관했으며, 현지 및 외국 기업, 공공기관, 투자자, 기술 전문가, 학생 등이 참가했다. 전시 외에도 건설장비 시연, B2B·B2G 상담회, 패널 토론이 함께 진행됐다. KOTRA 아비장 무역관은 전시기간 내 현장을 방문해 주재국 공공기관, 현지 및 외국계 기업 참가부스와 인터뷰를 하며 현지 인프라 시장 동향과 한국 기업의 협력 가능 분야를 살펴봤다.

[자료: KOTRA 아비장 무역관 직접 촬영]
국가개발계획(PND 2026-2030)이 견인하는 인프라 수요
현장에서 만난 참가 기업들은 코트디부아르 전역에서 대규모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철도 등 공공 인프라 사업과 빌딩 건설, 부동산 개발, 신규 주거단지 조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건설장비, 자재, 엔지니어링 서비스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 상당수 인터뷰 대상자는 이러한 흐름의 주요 배경으로 정부의 국가개발계획(PND 2026-2030)을 꼽았다.
PND 2026-2030은 2026년 2월 국무회의에서 방향이 공개된 코트디부아르의 중기국가개발전략으로, 5년간 약 2065억 달러(총 114조8385억 CFA 프랑)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중 70.2%를 민간이 부담하도록 설계돼 있어 민관협력사업(PPP) 활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6대 전략축 가운데 하나인 '전략 인프라 구축'에는 아비장-야무수크로-부아케-코로고-페르케세두구를 잇는 고속철도, 아비장 메트로 1호선, 요푸공-뱅제르빌 간선급행버스(BRT) 등 대형 교통 사업이 포함돼 있다. 도로 부문에서는 포장도로를 2024년 약 8500km에서 2030년 1만5000km로, 고속도로를 400km에서 700km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택 부문에서도 정부는 2030년까지 사회·경제형 주택 15만 호 공급을 목표 아래, 2만5000호 규모의 긴급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건설장비 기업 SDLG의 영업 담당자는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인프라 사업 추진이 빨라지고 국가개발계획과 부동산 건설이 맞물리면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트디부아르 시장 진입 초기에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했다"며, 초기 진출 과정에서 겪었던 장비 운송과 행정 절차 상의 어려움도 점차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수요 확대는 건설업뿐 아니라 연관 산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건설기업 SIYO BTP의 안전보건환경 책임자는 "건설·부동산 개발 붐이 건축 설계, 인테리어, 배관, 지반조사 등 연관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건설장비 임대, 가로등·신호등, 도로 주소 체계, 건물 자동화 등 연관 시장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이다.
공공 프로젝트 진출, 정부 협력 채널과 PPP 활용이 중요
공공기관 부스에서는 주요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트디부아르 도로공사(AGEROUTE)는 아비장 메트로, 4개 입체교차로, 간선급행버스(BRT) 등 이미 착수한 사업의 완수를 우선순위로 제시했다. 코트디부아르 인프라·도로유지관리부는 아비장–우앙골로두구(Ouangolodougou) 축 도로·철도와 아비장 메트로를 핵심 과제로 꼽으며, 재원 조달이 필요한 우선 인프라 사업 목록을 소개했다. 아비장 자치항(Port Autonome d'Abidjan) 역시 항만 우선 사업이 국가개발계획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코트디부아르 민관협력사업 추진위원회(CNP-PPP)는 홈페이지(ppp.gouv.ci)에 공개된 PPP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내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한국 기업도 관심 사업에 대한 참여 의사를 위원회에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 프로젝트 진출을 검토하는 기업은 해당 포트폴리오를 통해 관심 사업을 파악하고, 소관 기관과 구체적인 참여 방식 및 절차를 협의할 필요가 있다.
(웹사이트: https://ppp.gouv.ci/portefeuille-projet)

[자료: KOTRA 아비장 무역관 직접 촬영]
수요는 풍부하지만 기존 공급망의 진입장벽은 높아
국가개발계획에 힘입어 시장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신규 기업의 진입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인터뷰에 응한 기업 대부분은 이미 안정적인 공급업체와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취급 브랜드와 물류·유통망도 확보하고 있었다.
미국 건설장비 기업 캐터필러(Caterpillar)의 현지 공식 딜러인 NEEMBA 관계자는 "공공·민간 공사가 많아 장비 임대 시장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다만 캐터필러와의 파트너십 구조상 한국 등 타 브랜드와의 공급 협력은 고려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건설장비 딜러 Tracto Lena의 영업이사는 시장 안착의 성공 요인으로 안정적인 물류, 역량 있는 현지 인력, 탄탄한 유통망, 장비 성능을 꼽았다. 이 회사는 현지인의 지분 참여 없이 현지법인을 직접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그는 "현대(Hyundai) 건설장비는 성능이 우수하지만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 자사가 취급하는 현대 장비는 한국에서 포르투갈을 거쳐 코트디부아르로 들어오는 간접 유통 구조라고 덧붙였다.

[자료: KOTRA 아비장무역관 직접 촬영]
현장 인터뷰를 종합하면, 코트디부아르 시장에 안착하려면 초기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철저한 납기 관리와 현지 또는 역내 부품 재고 확보가 중요하다. 프랑스어로 제공되는 A/S·유지보수·기술지원 체계와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도 필요하다. 아울러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반조사·신호등 관련 부품·스마트시티에서 협력 기회 확인
일부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과의 신규 거래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가 확인됐다. 대표적인 분야가 지반조사다. 코트디부아르는 일정 층수 이상 건물에 대해 엔지니어링 컨설턴트나 감리기관의 구조 안정성 검토를 거치도록 하는 등 건축허가 요건을 강화해 왔으며, 2025년에는 건축허가·도시관리 통합창구(GUPCCU)를 신설해 불법 건축과 건물 붕괴 예방을 위한 감독체계를 강화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 강화로 지반조사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반조사 기업 AGTS의 실험실 책임자는 현장 인터뷰에서 "가격과 납기가 경쟁력 있다면 새로운 공급업체와도 거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분야의 LEEC 소속 엔지니어도 한국 기업의 솔루션 구매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호등·가로등 및 주소 체계 사업을 하는 INDIGO 관계자는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한국 공급업체로부터 조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코트디부아르 스마트빌딩·스마트시티 솔루션 기업 N-SOCITECH 관계자는 해당 분야는 코트디부아르 내에서 아직 경쟁이 적은 '블루오션'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개별 기업의 현장 의견인만큼, 실제 진출에 앞서 구체적인 수요와 경쟁 환경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료: KOTRA 아비장무역관 직접 촬영]
시사점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가개발계획(PND 2026-2030)에 따른 공공 프로젝트, 부동산 개발, 도시 현대화가 코트디부아르 인프라 시장의 수요 확대를 이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주요 건설장비 분야에서는 기존 브랜드와 유통망이 공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 제품 공급만으로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기업은 지반조사 실험장비, 신호등 부품 및 교통신호 솔루션처럼 현지 기업이 신규 공급업체와의 거래 의향을 밝힌 분야를 우선 검토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의 구체적인 구매 품목과 요구 사양을 확인하고, 가격·납기·기술지원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력 가능성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빌딩·스마트 시티 분야 역시 현지 수요에 맞는 솔루션과 파트너를 발굴하며 진출 가능성을 살펴볼 만하다.
대형 공공사업에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입찰 정보 모니터링과 CNP-PPP 포트폴리오 검토를 바탕으로 사업별 추진 단계와 재원 조달 구조를 파악하고, 정부 및 발주기관과의 협력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장비·기자재 공급 분야에서는 현지 파트너 확보와 부품 재고, 프랑스어 A/S 체계 구축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시장 안착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SIA 2026 공식 홈페이지, 코트디부아르 인프라·도로유지관리부, CNP-PPP, KOTRA 아비장 무역관 현장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