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라이브가 동시에 커지는 인도 엔터테인먼트 시장


인도에서 K-POP의 사업기회가 확대되는 배경에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자체의 구조 변화가 있다. FICCI와 EY에 따르면 인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 산업은 2025년 전년 대비 9% 성장한 2조7800억 루피(약 32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디지털 미디어는 처음으로 매출 1조 루피를 넘어 전체 M&E 산업에서 가장 큰 세부 분야로 올라섰으며, 라이브 이벤트 부문은 전년 대비 44% 성장했다.


음악 소비에서도 유료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 인도의 유료 음악 구독자는 1440만 명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음악산업 매출도 약 10% 늘었다. 2026년 EY와 Indian Music Industry(IMI)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이용자의 96%가 음악을 듣고 있으며, 80%는 하루 1시간 이상 음악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5년 말 기준 유료 음악 구독은 약 1400만 건으로 유료 영상 구독 2억 건 이상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 EY-IMI는 현재의 유료화 노력이 이어질 경우 인도의 유료 음악 구독이 2028년 2800만~3000만 건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도 정부도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정보방송부(Ministry of Information & Broadcasting)는 2025년 7월 Live Events Development Cell(LEDC)을 설치했으며, India Cine Hub(ICH) 포털에는 라이브 이벤트 인허가를 위한 온라인 시스템이 구축돼 운영되고 있다. 2026년 7월 기준 29개 주·연방직할지가 라이브 이벤트 인허가 담당자를 지정했으며, 정부는 규제 간소화, 공연 인프라 확충,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인도를 글로벌 라이브 이벤트 허브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흐름은 K-POP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온라인 스트리밍과 SNS를 중심으로 형성된 팬덤을 콘서트·팬미팅 등 오프라인 경험과 공식 상품 소비로 연결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K-POP 팬덤, 주요 대도시 넘어 중부·동북부에서도 참여 확대


인도의 한류 수용도는 높은 수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인도의 한류 콘텐츠 경험자 중 한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83.8%로 필리핀(87.0%)에 이어 조사 대상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해당 조사는 30개 국가·지역의 한류 콘텐츠 경험자 2만74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K-POP 관련 활동의 지역적 확대도 확인되고 있다. 주인도한국문화원이 개최한 2025 전인도 K-POP 경연대회에는 총 1278개 팀이 참가 신청했으며, 첸나이, 벵갈루루, 콜카타, 이타나가르, 보팔, 뉴델리, 뭄바이, 아마다바드, 코히마, 하이데라바드 등 10개 도시에서 지역예선이 진행됐다. 이는 인도 내 K-POP 관련 참여가 델리·뭄바이 등 주요 대도시뿐 아니라 중부와 동북부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4월 뉴델리에서 열린 K-Dream Stage: All India K-Pop Grand Championship 2026에도 약 3000명의 현지 한류 팬이 참석했다. 2011년 시작된 전인도 K-POP 경연이 2026년 16회째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인도 내 K-POP 팬 커뮤니티가 장기간 축적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팬덤을 활용한 소비 접점도 음악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5년 전인도 K-POP 경연대회에서는 K-POP 그룹 NOMAD의 공연과 팬미팅과 함께 K-fashion, K-beauty 스킨케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운영됐다. K-POP 행사가 음악과 공연뿐 아니라 화장품·패션 등 한국 소비재를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하는 접점으로도 활용되는 모습이다.


HYBE INDIA 진출, ‘한국 아티스트 수출’에서 ‘현지 IP 개발’로


최근 주목할 변화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현지화 움직임이다. HYBE INDIA는 인도를 대상으로 현지 인재 발굴과 아티스트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뭄바이를 중심으로 관련 인력 채용도 확대하고 있다.


HYBE INDIA의 채용 현황을 보면 현지 사업의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채용 직군에는 A&R(Artists and Repertoire·아티스트 발굴 및 음악·콘텐츠 기획), 캐스팅, 퍼포먼스, 트레이닝·개발, 신규 아티스트 마케팅, 전략적 파트너십 및 라이선싱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단순 홍보·마케팅 기능을 넘어 아티스트 제작 생태계 전반에 필요한 인력을 현지에서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특히 Training & Development Manager는 인도 전역의 잠재 아티스트를 발굴·평가하고 온라인·오프라인 오디션, 캠퍼스 투어, 댄스·보컬 아카데미 등과의 협력을 통해 연습생 후보군을 확보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Audition & New Artist Marketing Manager는 전인도 오디션 캠페인과 이를 통해 발굴된 신규 아티스트의 시장 출시를 담당하며, 해당 업무가 새로운 지식재산(IP) 확보와 시장 정착에 기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제작된 K-POP 콘텐츠를 인도에 유통하는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도 현지 인재와 한국식 아티스트 발굴·육성·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결합해 현지 IP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 간 문화협력도 이러한 시장환경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6년 4월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뭄바이에 Mumbai Korea Center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실은 해당 시설이 K-POP 상설 공연장과 K-컬처 해외거점 역할을 담당하고, K-POP과 Bollywood가 만나는 문화협력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식 음반·MD도 K-POP 연관 수출상품으로 주목


K-POP 산업은 음악과 공연뿐 아니라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음반, 포토카드, 포스터, 의류,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공식 MD(Merchandise)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K-POP만을 대상으로 한 인도의 공식 음반·MD 시장 규모를 별도로 집계한 공신력 있는 공개 통계는 제한적이다. 다만 전인도 K-POP 행사에 대한 지역별 참여가 이어지고 있고 인도 라이브 이벤트 시장 자체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공연·팬 경험과 연계한 공식 음반 및 MD의 사업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기업의 진출 시에는 IP 라이선싱뿐 아니라 현지 소비자의 지불 수준을 고려한 상품 구성과 가격전략,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채널 확보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품목

HS CODE(6단위)

내용

K-POP CD·실물 음반

852349

기타 광학매체 ※ 인도 ITC(HS) 85234910: 오디오 CD

공식 티셔츠

610910

면제 티셔츠·싱글렛 등

포토카드·사진형 인쇄물

491191

사진·디자인·사진 인쇄물

기타 MD

품목별 상이

캐릭터·응원용품·가방 등 소재·기능에 따라 별도 분류

[자료: Government of India, Ministry of Commerce & Industry, DGFT 공개자료 종합]


콘텐츠 분야 한-인도 B2B 협력도 확대


한국과 인도 콘텐츠 기업 간 B2B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6년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뉴델리에서 개최한 ‘2026 한-인도 K-콘텐츠 비즈위크’에는 한국 콘텐츠 기업 20개사와 인도 기업 67개사가 참가했다. 행사 기간 중 329건의 수출상담, 2881만 달러 규모의 상담, 수출계약 3건, 업무협약 31건이 이뤄졌다.


행사에서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방송, 게임 분야의 IP 피칭과 함께 콘텐츠 제작·유통, 지식재산권, 현지 사업화 등에 관한 상담이 진행됐다. 이는 K-콘텐츠의 인도 진출 방식이 완성 콘텐츠 판매뿐 아니라 IP·제작·유통 등 기업 간 협력으로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해당 행사 실적은 K-POP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전체 K-콘텐츠 분야의 성과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지 업계에서도 한국 콘텐츠 수요 확대와 이에 따른 협력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CelluloidPact의 Brand and Marketing Strategist인 Manav Paul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인도 내 한국 콘텐츠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의 협력도 늘고 있으며, 한국 영화와 시리즈 분야에서는 양국 업계 간 보다 체계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어도 Duolingo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인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힌디어·타밀어 등 현지 언어 더빙과 자막을 확대하고 있다”며 “Viki 등 한국 콘텐츠 플랫폼의 인도 이용자 구독과 시청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K-POP 분야에서도 대형 아티스트의 인도 공연만을 시장기회로 보기보다 공연기술, 음반·MD, IP, 팬덤 플랫폼, 아티스트 제작서비스 등 관련 산업을 현지 파트너와 연결하는 B2B 사업모델을 검토할 수 있다.


<인도 K-POP 시장 유망 비즈니스 분야>

구분

주요 분야

시장 확대 요인

한국 기업 기회

공연·팬미팅

콘서트, 페스티벌, 팬미팅

라이브 이벤트 시장 급성장

공연기획, 음향·조명·영상, 무대설비

음반·공식 MD

CD, 포토카드, 의류, 굿즈

팬덤 전국화·오프라인 경험 확대

정품 유통, OEM·ODM, 라이선싱

IP 사업

캐릭터, 브랜드협업

콘텐츠의 상품화 확대

IP 라이선스, 공동상품 개발

팬덤 플랫폼

커뮤니티, 멤버십, 커머스

높은 모바일·SNS 이용률

플랫폼·결제·커머스 솔루션

아티스트 제작

캐스팅, A&R, 트레이닝

HYBE INDIA 등 현지 제작 본격화

안무·보컬·영상·음악 제작

연계 마케팅

K-beauty·food·fashion

K-POP과 소비재 간 교차 소비

팝업, 공연 연계 프로모션

[자료: 인도 정보방송부, FICCI-EY, 주인도한국문화원, HYBE INDIA 공개자료 종합]


시사점


인도 K-POP 시장은 아직 한국, 일본이나 일부 동남아 시장처럼 대규모 음반·MD 소비와 반복적인 대형 공연이 정착한 성숙시장으로 보기는 어렵다. 높은 음악 소비량에 비해 유료 음악 이용자 비중이 제한돼 있고, 지역별 언어·문화·소득 수준의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성공한 상품과 가격구조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디지털 팬덤을 오프라인 경험과 상품구매로 전환하는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최근 흐름은 주목할 만하다. 전국 단위 K-POP 팬덤 확대 → 라이브 공연과 팬 경험 증가 → 공식 음반·MD와 연계 소비 → 현지 아티스트 발굴·제작으로 시장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HYBE INDIA가 현지 인재발굴, 트레이닝, A&R, 콘텐츠 제작과 라이선싱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인도 시장에서 한국식 엔터테인먼트 제작 시스템 자체가 하나의 사업모델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콘텐츠 자체로 경쟁하기보다는 공식 음반·MD 공급, IP 라이선싱, 공연 음향·조명·영상 기자재, 콘텐츠 제작 솔루션, 팬덤 플랫폼, 트레이닝 및 제작 서비스 등 K-POP 산업의 후방 B2B 시장을 우선 공략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인도의 인재·소비시장·현지 유통망을 결합하는 공동제작(Co-production) 모델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026년 뭄바이 Korea Center 설립 합의와 한-인도 콘텐츠기업 간 B2B 교류 확대는 이러한 협력을 지원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Government of India Ministry of Information & Broadcasting, Press Information Bureau(PIB), Ministry of Commerce & Industry·DGFT, FICCI-EY,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주인도한국문화원,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HYBE·HYBE INDIA 공개자료, 벵갈루루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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