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너지 시장 현황
인도는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 중 하나다. 석유 소비 3위, LPG 소비 3위, LNG 수입 4위, 정제 능력 4위를 기록하고 있다. FY2024-25 기준 1차에너지공급(TPES)은 전년 대비 약 3% 증가한 93만 2816Ktoe였다. 에너지원별로는 석탄(갈탄 포함)이 59.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원유 29.79%, 천연가스 7.12%가 뒤를 이었다.
인도는 4007억2000만 톤에 달하는 방대한 석탄 매장량을 보유했으나 석유와 가스는 수입 의존도가 높다. 석탄 수입은 국내 부존이 부족한 원료탄과 고품위 연료탄에 집중돼 있다. FY2024-25 석유 수입은 전년 대비 3.83% 늘어난 2억4322만 톤, 천연가스 수입은 전년 31.80BCM에서 35.72BCM으로 증가했다.
발전 부문에서는 총 설비용량이 55만6912MW에 도달했고 발전량은 2059TWh를 기록했다. 재생에너지 잠재량은 2025년 3월 기준 4704GW로 추산되며 태양광(71.1%)과 풍력(24.7%)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라자스탄, 마하라슈트라, 구자라트, 안드라프라데시, 카르나타카, 마디아프라데시 6개 주가 전국 잠재량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발전설비 용량 추이>

[자료: 인도 통계기획부(MoSPI), 「에너지통계 2026」]
생산 측면에서는 석탄이 여전히 국내 공급의 근간이다. FY2024-25 석탄 생산량은 10억4700만 톤으로 국내 1차에너지 생산의 79%를 담당했다. 반면 원유 생산은 2.22% 감소한 2870만 톤으로 구조적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요 대비 생산 부족은 높은 수입 의존으로 이어져, FY2024-25 순수입 의존도는 원유 89.44%, 천연가스 49.73%, 석탄 23.50%였으며 전체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40.63%였다. 다만 인도는 석유제품(6508만 톤 수출)과 전력(순수출 3163.54GWh)에서는 순수출국이며, 구자라트주 자므나가르 정유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소비 측면에서 FY2024-25 총 에너지 소비는 3만9847페타줄(PJ)이었고 석탄이 1차에너지 소비의 60%, 원유 29%, 천연가스 7%를 차지했다. 전력 소비는 162만2969GWh였으며 산업용이 40.4%로 가장 컸고 가정용 25.2%, 농업용 16.0%, 상업용 8.3% 순이었다. 지난 10년간 1인당 에너지 소비는 2만2629MJ에서 2만8300MJ로, 1인당 전력 소비는 780kWh에서 1153kWh로 늘어 생활수준 향상과 산업 성장을 동시에 보여준다.
<1차에너지공급(TPES) 내 에너지원별 비중>

[자료: 인도 통계기획부(MoSPI), 「에너지통계 2026」]
주목할 대목은 에너지 전환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점이다. TPES 내 석탄 비중은 2015-16년 57.41%에서 FY2024-25 59.21%로 오히려 높아졌고, 원유 비중은 36.29%에서 29.79%로 꾸준히 낮아졌다. 천연가스는 6.7~8.0% 범위를 유지해 FY2024-25에는 7.12%였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합쳐도 TPES의 10%에 크게 못 미치는데, 재생에너지는 3.84%, 원자력은 1.58%로 지난 10년간 거의 정체 상태다. 최근 몇 년간 재생·원자력 설비 증설이 이어졌지만 전체 1차에너지 공급에서 석탄과 석유의 지배적 비중을 아직 유의미하게 낮추지 못했다는 뜻이다. 전력은 전체 에너지 사용의 일부일 뿐이며, 석탄화력과 석유 기반 수송이 여전히 인도 에너지 시스템의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
인도의 에너지 정책은 2030년 비화석 발전설비 500GW, 2047년 에너지 독립, 2070년 넷제로라는 세 가지 약속을 축으로 짜여 있다. 2025년 11월 기준 비화석 설비는 262.74GW로 총 설비 509.64GW의 51.5%를 차지해 50% 이정표를 목표보다 5년 가까이 앞당겨 통과했다.
1. 화석연료
석탄가스화 미션은 2030년까지 1억 톤 가스화를 목표로 메탄올·암모니아·요소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겨냥한다. 코킹콜 미션은 FY2029-30까지 국내 생산을 1억4000만 톤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석유·가스 부문에서는 탄화수소 탐사·라이선스 정책(HELP)과 개방구역 라이선스 정책(OALP)이 대규모 탐사 라운드를 이끌었고, 2025년 유전(규제·개발) 개정법이 라이선스 제도를 현대화했다. 에탄올 혼합 프로그램은 2025년 말 평균 혼합률 20%를 달성해 목표를 5년 앞당겼고 207억4000만 달러의 외환을 절감했다.
2. 재생에너지
PM 수리아 가르 무프트 비즐리 요자나는 FY2026-27까지 1000만 가구에 지붕형 태양광을 보급하는 사업으로, 설치 가구에 매월 300유닛의 전력을 무상 공급하며 총사업비는 78억9000만 달러 규모다. PM-KUSUM은 농업용 태양광을 지원해 2026년까지 210만 농가 이상에 보급됐다. 국가그린수소미션은 초기 사업비 20억8000만 달러로 2030년 연 500만 톤 수소 생산을 목표하며, 수전해 설비 제조에 대한 생산연계인센티브(PLI)가 이를 뒷받침한다. PLI는 태양광 모듈에도 적용된다. 해상풍력에는 총 7억8405만 달러 규모의 사업타당성격차보전(VGF) 제도가 마련됐고, 그린에너지 코리도(GEC-I·II) 사업으로 재생에너지 계통연계를 위한 송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3. 원자력
'비크시트 바라트를 위한 원자력에너지미션'은 2033년까지 자국 기술 기반 소형모듈원자로(SMR) 5기 가동을 목표로 하며, 이는 2047년 원자력 100GW를 향한 큰 그림의 일부다. 원자력법과 원자력손해배상책임법 개정이 완료됐고 SHANTI법이 시행되면서 민간 부문 참여의 길이 열렸다.
4. 산업 탈탄소 및 공급망
탄소배출권거래제(CCTS)는 인도의 규제 준수형 탄소시장을 겨냥하며, 그린스틸 택소노미는 저탄소 철강 인증을 위한 기준치와 별점 등급제를 규정해 철강산업의 배출 저감을 유도한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FY2024-25 국채형 그린본드(SGrB)를 통해 22억8000만 달러를 조달해 재생에너지와 청정 수송 사업에 투입했고, 국가핵심광물미션이 탐사에서 재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을 포괄해 30종 핵심광물의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업계 논의 지형
이러한 정책 흐름 속에서 산업계의 관심사가 어디에 놓여 있는지는 최근 열린 업계 행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8월 6일부터 7일까지 뉴델리에서 열린 제7회 CII 국제에너지회의·전시회(IECE 2026)에는 5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인도산업연합회(CII)가 신재생에너지부(MNRE),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forALL)와 공동 주관했으며 'Transitioning with Energy Security – The New Global Order'를 주제로 정책 당국자, 산업계, 금융권, 학계, 주정부, 국제기구가 모였다. 석유천연가스부와 신재생에너지부, 비하르·오디샤·마디아프라데시주 에너지부, Hindustan Power, Suzlon, INOX Clean Energy, Hero Future Energies 등이 참여했고 아르헨티나·부탄·브라질 국가 세션도 병행됐다.
논의의 중심에는 청정에너지 밸류체인의 제조 역량 확대가 있었다. 태양광 모듈, 배터리, 수전해 설비 같은 최종 기술은 물론 핵심 부품·장비까지 아우르는 제조 확대, 물류·인프라망 개선, 자유무역협정 활용을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가 다뤄졌다. 에너지 외교를 통해 핵심광물 접근성을 확보하고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논의됐다.
전력 부문에서는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와 저장장치가 화두였다. 태양광·풍력·저장을 통합한 시스템이 계통 안정성을 높이고 확정 급전 가능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논의가 이어졌고,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와 양수발전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통합, 24시간 상시(RTC) 및 확정급전 재생에너지(FDRE) 조달 모델 강화가 핵심 논점으로 제시됐다. 풍력에서는 설비용량 50GW를 넘어선 가운데 신규 증설과 노후 자산 리파워링, 송전·연계 인프라 현대화가 다음 단계 성장의 조건으로 지목됐다.
<주정부 세션 및 원자력 세션 전경>


[자료: KOTRA 뉴델리무역관 직접 촬영]
원자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공급망 교란 속에서 저탄소 에너지의 초석으로 자리매김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4세대 원자로, 마이크로 원자로, 첨단 핵연료 주기가 논의됐고 발전 외 활용처로 청정수소, 산업용 열, 담수화가 거론됐다. 인도를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원자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국제 협력과 국내 제조 역량 확보가 과제로 제시됐다.
디지털 전환도 주요 의제였다. AI 기반 예지보전, 디지털 트윈, 고급 분석이 계통 신뢰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논의됐고, 자동화와 AI 고장 검출을 통한 자가치유형 계통 구축이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사이버보안이 함께 부각되면서 안전한 SCADA 시스템 구축과 통신망 복원력 확보가 강조됐다. 이 밖에 그린수소·배터리·스마트그리드 확산에 따른 전문 인력 수요와 산학협력, 다자개발은행 개혁과 그린본드·혼합금융을 통한 자금 조달 확대도 논의 대상이었다.
주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확인됐다. 비하르, 라자스탄, 오디샤, 구자라트 등의 에너지부 장관들이 자기 주를 에너지 잉여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라자스탄은 총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2위, 태양광 설비용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고, 카르나타카는 2070년 넷제로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농촌 지역의 재생에너지 인식 제고 필요성과 함께 저장·수송·송전을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지속적 병목으로 지목했다. 행사 기간에는 CII와 EY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 「India's Energy Security in a Volatile World: Independence, Efficiency and Resilience」도 발간됐다.
현장 인터뷰
행사 네트워킹 세션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한-인도 협력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참가 기관·기업 관계자들은 고속철도, 태양광 셀과 배터리저장장치, 산업용 가스 설비, 계통 제어 시스템 등에서 한국 기업·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현장 인터뷰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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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기업 |
기관·기업 개요 |
관심 분야 |
한국 기업·제품에 대한 의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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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관 |
인도 철도 정책·투자·운영을 총괄하는 연방 부처 |
고속철도(HSR) |
인도 고속철도 개발 사업을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해당 분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 참여 가능성에 관심을 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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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 |
그린수소·재생에너지 분야 EPC 및 솔루션 기업 |
태양광 셀, 리튬이온 BESS |
한국의 태양광 셀 제조 역량과 리튬이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기술에 관심을 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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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사 |
질소·산소 발생장치 등 산업용 가스 설비 제조 기업 |
수증기 메탄 개질기, 로터리 스크류 압축기 |
수증기 메탄 개질기(SMR)와 로터리 스크류 압축기 도입에 관심을 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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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사 |
인도 지방 주(州)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 |
SCADA 시스템 |
한국산 SCADA(감시제어 데이터수집) 시스템 도입에 관심을 보임 |
[자료: KOTRA 뉴델리무역관 직접 인터뷰, 응답자 요청에 따라 기관·기업명 비공개]
시사점
인도 에너지 시장은 우리 기업이 참여를 넓힐 수 있는 지점을 여러 층위에서 보여준다. 2025년 비화석 발전설비 비중 50%를 5년 앞당겨 넘어서고 2030년 500GW 목표를 향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이 밸류체인 여러 구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첫째, 청정에너지 제조와 공급망 현지화다. 인도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으나 태양광 모듈, 배터리, 수전해 설비 전반에서 국내 제조 기반이 아직 얕고, 정부는 태양광 PV와 배터리저장장치(BESS)에 대한 PLI로 이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태양광 PV와 배터리 셀 제조에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이 인도의 공급망 자립 노력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 저장장치와 계통 연계에 특화된 기업은 이미 태양광·풍력·저장을 결합한 통합 단지로 사업 방향을 돌리고 있는 현지 사업자와의 제휴를 검토할 만하다.
둘째, 원자력이 중장기 기회로 부상했다. 원자력에너지미션이 2047년 100GW를 향해 나아가는 가운데 소형모듈원자로와 첨단 핵연료 주기에 대한 관심이 확인됐다. 특히 SHANTI법 시행으로 민간과 외국 기업의 참여 폭이 넓어진 만큼, 우리 원자력 기술 기업에는 눈여겨볼 변곡점이다.
셋째, 그린수소다. 국가그린수소미션은 20억8000만 달러를 투입해 2030년 연 500만 톤 생산을 목표로 하는데, 현재 생산 실적은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 국제 파트너십이 우선 과제로 거론되는 만큼 인도가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 수소 기술 기업이 참여할 공간이 있다.
넷째, 스마트그리드와 계통 운영이다. 전력 시스템이 디지털화되면서 예지보전과 상호운용 가능한 계통 인프라 수요가 커지고 있어, 우리 스마트그리드·SCADA 기술 기업이 라이선스 계약이나 시범사업 형태로 인도 전력회사와 협력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이번 인터뷰에서도 현지 주(州) 전력공사 관계자가 한국산 SCADA 시스템에 관심을 표명했다.
다만 유의할 점도 있다.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합쳐도 1차에너지공급의 5%를 조금 넘는 수준이고 석탄 비중은 오히려 지난 10년간 높아졌다. 발전설비 기준의 성과와 실제 에너지 믹스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으므로, 전력 부문 지표만 보고 전체 에너지 전환 속도를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정부 세션에서 지적됐듯 저장·수송·송전 병목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과제로, 이는 우리 기업에 제약인 동시에 진입 기회이기도 하다.
자료: 인도 통계기획부(MoSPI) 「에너지통계 2026」, 인도 신재생에너지부(MNRE), 인도 언론정보국(PIB), 인도 재무부 예산문서, 인도산업연합회(CII), CII-EY 공동보고서, 제7회 CII 국제에너지회의·전시회(IECE 2026) 현장 취재, KOTRA 뉴델리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