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유치원부터 평생학습까지 국가 단위 AI 소양 체계 마련
중국은 2026년 4월 교육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신식화부, 과학기술부, 국가데이터국 등 5개 부처 공동으로 ‘AI+교육 행동계획(人工智能+教育行动计划)’을 발표했다. 해당 계획은 기초교육부터 고등교육, 직업교육, 평생학습에 이르기까지 전 교육 단계에서 AI 교육과 활용을 확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주요 정책 방향은 학생 및 교원의 AI 리터러시 향상, 교육자원의 스마트화, 교육 거버넌스의 지능화 등이다.
또한 초·중·고 단계에는 보편적 AI 소양 함양을, 대학 및 직업교육 단계에는 고급 융합형 인재 양성을 각각 중점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과 교육의 심층 융합을 실현해 전 사회적 AI 교육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주목할 점은 이 계획이 특정 학령이나 특정 과목에 국한된 조치가 아니라, 유치원부터 평생학습까지 전 주기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국가 단위 설계라는 점이다. 이는 개별 학교나 지역의 자율적 시도로 진행되던 AI 교육이 국가 표준 체계 안으로 편입되었음을 의미하며, 교구·커리큘럼·플랫폼·교원 연수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표준화된 대규모 수요가 발생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방정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대도시 중심으로 확산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단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2025년 3월 '초중고 AI교육 추진 업무계획(北京市推进中小学人工智能教育工作方案, 2025~2027)'을 발표했다. 같은 해 9월부터 1,400여 개 초·중·고교 학생 183만 명을 대상으로 'AI 일반교양(通識)’ 교육을 개설하고 학년당 연간 최소 8시간 이수를 의무화했다. 초등학교 단계는 체험 위주로 흥미를 유발하고, 중학교는 인지형 과정으로 학생이 AI를 학습·생활에 활용하도록 유도하며, 고등학교는 종합·실천형 과정으로 응용 능력과 혁신정신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학령별로 차등 설계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AI 전문교사 100명과 핵심교사 1,000명을 양성하여 일선 담당교사 전반으로 역량을 확산하도록 했으며, 온라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160개의 AI 교육 자료를 무료 공개하는 등 교과과정 규범화에도 힘쓰고 있다.
상하이시는 2025년 1월 ‘초중고 인공지능 교학 실시 요구(上海市中小学人工智能教学实施要求)’를 발표하고 이에 근거한 ‘초중고 인공지능 과정 지침(上海市中小学人工智能课程指南)’을 통해 4학년과 7학년에 '인공지능 기초'를 지방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매주 1시간·학년당 최소 30시간의 수업을 2024년 가을학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광저우시는 2025년 4월 ‘초중고 인공지능·교육 융합혁신 심화 조치(关于深化广州市中小学人工智能与教育融合创新的若干措施, 2025~2027)’를 통해 '1+8 모델*' 기반의 3개년 계획에 착수하였다. 이를 통해 1~2학년은 학기당 최소 3시간 이상, 3~8학년은 2주에 1번 이상의 AI 수업을 받는데, 수업에서는 광저우시가 자체 개발한 AI 교재 및 초·중등학교 AI 교육 플랫폼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한다.
* 1+8모델: 1개 통합 플랫폼(광저우 초중고 AI 교육 플랫폼)과 8대 시스템(정책·자원·교육·설비·교원·교연훈련·경진대회·협동추진)을 통한 교수 모델
선전시는 AI 선두 기업 본사가 위치한 지역적 강점을 바탕으로, 2025년 4월 ‘교육 AI 선봉도시 건설 행동계획(深圳市建设教育人工智能先锋城市行动计划, 2025~2027)’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사회 자원이 AI 교육을 지원하는 구도를 조성하고 있다. 선전시는 2025년까지 100개 학교를 AI 교육 시범학교로 선정하고, 선전 미래 학습 센터를 설립하여 최소 10개의 AI 교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주요 도시별 초·중·고 AI 교육 정책 추진 현황>
|
도시 |
발표 시기 |
정책명 |
적용 학년·시수 |
|
베이징 |
2025년 3월 |
- 초중고 AI교육 추진 업무계획(2025~2027) |
- 모든 학년 연간 최소 8시간 이수 의무 |
|
상하이 |
2025년 1월 |
- 초중고 인공지능 교학 실시 요구 - 초중고 인공지능 과정 지침 |
- 4학년·7학년 매주 1시간, 학년당 최소 30시간 |
|
광저우 |
2025년 4월 |
- 초중고 인공지능·교육 융합혁신 심화 조치(2025~2027) |
- 1~2학년 학기당 최소 3시간 이상 - 3~8학년 2주 1회 이상 |
|
선전 |
2025년 4월 |
- 교육 AI 선봉도시건설 행동계획(2025~2027) |
- 약 100개 시범학교 운영 |
[자료: 베이징·상하이시 교육위원회, 광저우·선전시 교육국, KOTRA 칭다오무역관 정리]
즉, 베이징은 대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괄 개설과 교원 양성에, 상하이는 특정 학년의 필수과목 지정을 통한 제도화에, 광저우는 자체 교재·플랫폼 개발에, 선전은 기업 자원을 끌어들인 시범학교 모델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다. 같은 'AI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요구되는 콘텐츠 형태가 도시마다 달라지는 셈이다.
빅테크가 직접 만드는 교실, 'AI 사용법'이 아니라 'AI에 일 시키는 법'을 가르친다
정부 주도의 표준화 작업과 별도로, 민간 기업들은 훨씬 더 밀도 높은 AI 교육을 직접 설계하고 있다. 텐센트가 2025년 9월 개교한 선전 밍완학교(明湾学校)는 텐센트 글로벌 본사가 위치한 '펭귄 아일랜드(企鹅岛)' 단지 북단에 캠퍼스를 세워 기업의 기술 자원을 교육에 직접 끌어들였다. 알리바바가 세운 항저우 윈구학교(云谷学校)는 2017년 개교 당시 AI를 겨냥한 학교는 아니었으나, 2026년 2월 누적 22억 위안을 투자하고 같은 해 4월 고등학교에 Vibe Coding·머신러닝·로봇공학 등을 가르치는 'AI 창신응용 특색반(人工智能创新应用特色班, 정원 16명)'을 신설하는 등 AI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반면 학교를 새로 세우지 않고, 기존 학교 안에 AI를 심어 넣는 '침투형' 모델도 있다. 이 모델을 대표하는 곳이 커다쉰페이(科大讯飞·iFLYTEK)이며, 한때 하드웨어 완제품 공급에 주력하다 결국 초중고 시장에서 철수한 DJI(大疆)와 자주 비교된다.
이들의 방식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학교를 직접 세웠고, 커다쉰페이는 기존 학교 안에 AI 학습기·스마트 칠판·교사 보조 시스템을 심었다. 방식은 하드웨어 제공에서 시작한 DJI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결정적 차이는 도구를 얼마나 보급했느냐가 아니라 그 도구를 어떻게 쓸지를 교사와 학생이 스스로 설계하는 역량까지 교육 과정 안에 심었느냐에 있었다. 특정 AI 도구의 조작법이 아니라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를 설계하는 능력 자체를 교육 시스템 안에 내재화하려 했는지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이 중 밍완학교, 그리고 커다쉰페이·DJI의 사례를 아래에서 순서대로 자세히 살펴보자.
텐센트 캠퍼스 안에 자리잡은 15년제 실험학교 ‘선전 밍완학교(明湾学校)’
선전의 밍완학교는 텐센트(腾讯), 천이단(陈一丹) 재단, 상하이 징즈(上海景致)가 공동 설립한 비영리 민간학교로, 텐센트 글로벌 본사 '펭귄 아일랜드(企鹅岛)'가 위치한 선전 다찬완(大铲湾) 과학기술섬 북단에 자리 잡았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5년을 한 학교에서 다닐 수 있는 K15* 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중국 국가 교육과정과 IB** 국제 디플로마 과정을 병행하는 이중언어 학교다. 2025년 9월 개교했고 학비는 연 24.8만~26.8만 위안으로 선전 최상위권 국제학교 수준이다. 교사 초봉을 연 60만 위안으로 책정하고 중국인·외국인 동일 임금 정책을 시행한 결과, 채용 초기부터 3,000건 이상의 이력서가 몰렸다. 학교 측 공식 발표에 따르면 창교팀 성원의 80%가 석·박사 학위 소지자이며, 프린스턴대·MIT·칭화대·옥스퍼드대·컬럼비아대 출신이 창교팀에 포함돼 있다.
* K15: 유치원 3년과 초·중·고 12년을 합친 15년을 한 학교에서 끊김 없이 다닐 수 있는 통합 교육과정
**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암기보다 탐구·비판적 사고력을 중시하는 국제 표준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160여 개국 학교에서 채택, 이수 시 해외 대학 입학에 활용 가능한 졸업 자격을 취득함
밍완학교가 제시하는 인재상은 'AI 원주민', '미지 탐험가', '독특한 창조자'의 세 가지이다. 먼저, 'AI 원주민'은 AI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질문 능력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미지 탐험가'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디자인씽킹*과, 신속한 반복 실험으로 길을 찾는 인재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독특한 창조자'는 자신의 고유성을 인식하고 주변의 실제 문제를 발견해 나·친구·공익단체를 위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인재를 뜻한다. 종합하면, AI를 비판적으로 활용하고(AI 원주민) 불확실성 속에서 실험을 반복하며(미지 탐험가) 그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를 실제 해결책으로 만들어내는(독특한 창조자) 인재상이다.
종합하면, AI를 비판적으로 활용하고(AI 원주민) 불확실성 속에서 실험을 반복하며(미지 탐험가) 그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독특한 창조자)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실제 생활에서 해결해야 할 구체적이고 비정형적인 문제는 평균에서 벗어나 있어 AI가 대신 발견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 문제를 포착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사용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문제 정의, 다양한 해결책 구상, 프로토타입 제작·검증을 반복하는 문제해결 방법론
이는 밍완학교가 2026년 7월 개교 이래 처음 개최한 '마이크로라이트 해커톤'의 진행방식에서도 잘 나타난다. 나흘간 전국에서 모인 학생 230여 명과 멘토 60여 명은 시·청각 장애인, 자폐증 환자, 사별한 노인, ADHD 등 서비스 대상자와의 심층 인터뷰에서 출발해 AI 도구로 맞춤형 솔루션 프로토타입 67개를 완성했다. 시각 장애인이 호텔 객실을 빠르게 찾도록 돕는 도구, 사별 후 노인들의 주간 모임 운영 프로그램 등이 여기 포함된다. 문제 정의부터 구현까지를 학생이 주도하게 하는 이 방식은 '단 한 명을 위한 코드 한 줄도 가치 있다'는 행사 메시지에 압축돼 있다.
6만여 개 학교에 AI를 심은 ‘커다쉰페이(科大讯飞, iFLYTEK)’
커다쉰페이는 20년 이상 교육 분야에 특화해온 AI 기업답게, 학교를 짓는 대신 기존 학교 전체에 AI 솔루션을 침투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커다쉰페이의 핵심 제품은 ‘AI 칠판’이다. AI칠판의 ‘입체 기하학(立体几何)’ 기능은 판서로 도형을 대충 그리면 이를 자동 보정해 주고, 평면의 도형을 한 번의 클릭으로 3D 모델로 변환시켜준다. 손가락으로 간단히 스와이프하는 것만으로 점, 선, 면 사이의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고 관련 지식도 연계하여 볼 수 있다. 또다른 기능인 ‘멀티 시나리오 가상인물(百景虚拟人)’ 기능은 공자, 아인슈타인 등 수백 명의 역사적 인물들을 교실에 ‘등장’시킨다. 학생들은 가상인물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으면서 해당 인물에 대해 보다 깊이 학습할 수 있다. 교사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싱훠 교사 비서(星火教师助手)’는 수업준비, 학급관리, 수업분석/피드백 등 기능을 제공한다.

[자료: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이미지(Gemini)]
또 다른 제품인 ‘싱훠 스마트 채점기(星火智能批阅机)’는 숙제를 자동으로 스캔하여 채점·첨삭하고 인쇄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국어 작문, 수학 계산, 영어 독해 등 다양한 문제 유형 채점 가능하며 시연에서는 과제 15부를 30초 만에 처리했다. 실제 적용 결과로는 기존에 90분 걸리던 채점 시간이 5분으로, 60분 걸리던 학습 상황 통계 분석이 1분으로 단축되었다. 학급/개인별 학습 분석도 가능한데, 학급 공통 오답과 학생 개인별 오답을 분석해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학습 방향을 제시해 교사는 이를 기반으로 수업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커다쉰페이는 ‘모든 교사가 AI 수업 보조 도구를 갖게 되고, 모든 학생이 전속 AI 학습 동반자를 갖게 되는’ 시대가 왔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커다쉰페이의 스마트교육 제품군은 전국 33개 성급 행정구역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심층 적용 학교만 6만여 곳, 누적 서비스 대상 교사·학생 수는 1억 6000만 명을 넘어섰다. 커다쉰페이의 또다른 상품인 AI 학습기 역시 2021~2025년 5년 연속 전국 고급형 학습기 판매액·판매량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으며, 사용자 순추천지수(NPS*)도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실질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순추천지수(NPS, Net Promoter Score): 고객이 해당 제품·서비스를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 하는지를 수치화한 고객 충성도·만족도 지표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마케팅 지표
[싱훠 스마트 채점기를 이용하는 모습]

<자료: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이미지(Gemini)>
이러한 확장세는 완제품 하드웨어에만 주력했던 DJI의 사례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뚜렷하다. DJI는 드론·로봇 키트와 경진대회를 결합해 한때 화제를 모았지만, 결국 교사 연수·커리큘럼·학습 데이터로 이어지는 후속 서비스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 하드웨어를 팔고 나면 학교와의 관계가 거기서 끊겼고, 교육을 핵심 사업으로 두지 않은 채 사업 자원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2023년 12월 초중고 대상 판매를 접었다.

[자료: DJI]
반면 커다쉰페이는 처음부터 하드웨어(AI 칠판·학습기)를 소프트웨어(자동 첨삭·개인화 학습경로)와 서비스(교원 연수, 학교 단위 통합 도입)로 묶어 팔았다. 학생이 학습기를 쓸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가 다시 개인화 추천으로 돌아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한 번 도입된 학교는 이탈하기 어렵다. 여기에 국가 및 지방정부의 'AI+교육' 정책 방향과 제품 로드맵을 맞춰가면서, 민간학교 대상 B2B 사업이 2025년 한 해 약 350% 성장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즉, 하드웨어는 시장에 진입하는 입구일 뿐이고, 실제 수익과 잠금 효과는 소프트웨어·데이터·서비스의 반복 루프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명암이 갈린 것이다.
시사점
① 단품 하드웨어 수출에서 '패키지형 솔루션'으로 전환 필요
중국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기기의 성능은 물론 '학생이 실제 문제를 정의하고 AI로 해결해가는' 학습 경험의 설계다. 밍완학교의 해커톤 사례가 보여주듯, 서비스 대상자 인터뷰에서 출발해 프로토타입 구현까지 학생이 주도하게 만드는 구조는 정교한 시나리오 구성과 단계별 몰입 장치를 요구하는데, 이는 대규모 하드웨어 생산 없이도 승부가 가능한 영역이라 기획력을 갖춘 민첩한 한국 중소기업에 오히려 유리한 지점이다. 실제로 커다쉰페이와 DJI의 명암이 이를 뒷받침한다. 태블릿이나 학습기기 자체만 파는 방식으로는 커다쉰페이식 통합 서비스 앞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즉, 하드웨어를 소프트웨어 구독·콘텐츠 업데이트·교원 연수와 묶은 패키지 형태로 접근하는 편이 지속 가능하며, 이를 통해 일회성 판매를 반복 매출로 전환할 수 있다. 베이징이 AI 전문교사 100명·핵심교사 1,000명 양성에 별도로 투자하는 데서 보듯, 중국 학교 현장은 기기 도입만큼이나 교사가 이를 다룰 수 있게 만드는 연수 체계를 중시하므로, 제품 공급과 교원 연수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도입 패키지로 제안하는 방식이 채택 가능성을 높인다.
② 교구 단품이 아닌 '검증된 커리큘럼·콘텐츠' 단위 접근, 지식재산권 보호는 진출 전략의 일부로 선제 관리
중국은 당국의 교육과정 관리가 엄격한 시장이지만, 교구 단품이 아닌 검증된 커리큘럼·콘텐츠 단위로 접근하고 지식재산권 보호와 현지 파트너 확보에 유의한다면 실제 공교육 진입이 가능하다. 타임교육은 놀이형 수학교구 '플레이팩토'로 중국에 진출했으나, 3년간 수출을 대행하던 업체가 제품을 그대로 베낀 유사 교구를 만들어 판매하면서 초기에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2019년 8월부터 중국 공립 초등학교 16곳에 시범 도입되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교육에 사용됐고, 같은 해 중국 출판 유통 허가를 받아 출판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에누마의 '토도수학'도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자리 잡은 사례다. 이 두 사례는 콘텐츠 경쟁력만으로도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과 동시에, 유통 대행 과정에서 제품이 그대로 모방되는 리스크가 실재한다는 것을 함께 보여준다. 진출 초기부터 상표·저작권 등록, 계약상 권리 범위 명확화, 콘텐츠·플랫폼 연계를 통한 모방 난이도 제고 등을 사업 설계 단계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③ 시범학교 레퍼런스 확보 후 단계적 확산, 지방정부별 커리큘럼 차이 대응
중국은 커리큘럼 편성과 교재 채택에 대한 당국의 관리 범위가 넓고, 시범학교를 거쳐 확산되는 구조다. 선전이 2025년까지 100개 학교를 AI 교육 시범학교로 지정한 방식이 대표적이며, 처음부터 전국 단위 확산을 노리기보다 특정 성·시의 시범학교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넓혀가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이 각기 다른 시수와 방식으로 AI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표준 콘텐츠 하나를 그대로 들고 들어가기보다 지역 교육과정에 맞춰 콘텐츠를 재구성할 수 있는 유연성이 사실상의 진입 조건이 될 수 있으며, 특히 광저우처럼 자체 교재와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하는 지역에서는 기존 플랫폼과의 연동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종합하면, 중국의 'AI+교육' 시장은 국가 정책과 지방정부 시행, 민간 기업의 자체 실험이 동시에 진행되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 요구되는 것은 하드웨어 그 자체가 아니라 커리큘럼·소프트웨어·교원 연수를 하나로 묶는 '통합 설계력'이며, 바로 이 지점이 대규모 생산 역량 없이도 한국 기업이 파고들 수 있는 여지다.
자료: 중국 교육부,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상하이시 교육위원회, 광저우시 교육국, 선전시 교육국, 밍완학교 교육 설명회 발표자료(2026), 커다쉰페이 공식 교육 사이트(edu.iflytek.com), 경제외교활용포털, 커다쉰페이 주식유한공사 2025년도 연차보고서 , KOTRA 칭다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