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레살람항-SGR 직결 운송 시대 개막


탄자니아가 동아프리카 물류 지형도를 바꿀 한 걸음을 내디뎠다. 탄자니아 정부는 2026년 6월 1일부터 다레살람항과 표준궤철도(SGR)를 직접 연결하는 화물운송 서비스를 공식 개시했다. 항만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부두에서 곧바로 철도 화물열차에 실어 내륙으로 보내는 포트링크(Port Link) 체계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그동안 SGR을 이용하려는 상당수의 화물은 항만에서 푸구 내륙컨테이너기지(Pugu Inland Container Depot)로 먼저 옮겨진 뒤 다시 화물열차에 적재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던 이중하역이 이번 직결 운영으로 사라지면서, 탄자니아 교통부는 물류비용 절감과 화물 처리시간 단축, 항만 혼잡 완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규 서비스는 초기 단계에서 50량의 화차에 컨테이너 100개를 적재할 수 있는 규모이며, 향후 처리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카메 음바라와(Makame Mbarawa) 교통부 장관은 이번 조치의 핵심 목표가 항만의 컨테이너 적체 해소와 내륙지역∙인접국으로의 화물 운송 효율 개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직결 운송은 갑작스러운 조치가 아니라 단계적 준비의 결과다. 2024년 8월 다레살람-도도마 구간에서 SGR 운행이 시작된 이후 2025년에는 콸라(Kwala) 드라이포트와 SGR 전기 화물열차 서비스 운영이 본격화됐으며, 2026년 들어서는 화물열차가 추가로 투입되며 항만-내륙 연계가 꾸준히 강화되어왔다. 6월 1일 직결 서비스 개시는 이러한 흐름이 정식 상용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이정표인 셈이다.


항만에서 철도로 화물이 곧장 넘어가는 구조는 단순한 운송 단계의 단축을 넘어, 다레살람항을 처리 능력이 높은 항만에서 내륙까지 빠르게 연결되는 통로로 바꾸는 의미를 지닌다. 내륙국 이용 비중이 높은 다레살람항의 특성상, 항만 효율만큼이나 내륙 연계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해 온 만큼 이번 조치가 갖는 전략적 함의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중 하역 제거.. 도로 의존 낮추고 철도 분담 확대


그간 다레살람항을 빠져나가는 화물의 상당 부분은 협궤철도(Metre Gauge Railway, MGR)나 도로(트럭)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협궤철도는 수송 능력과 운행 효율이 제한적인 데다, 도로 운송 역시 항만 주변의 만성적인 트럭 혼잡으로 인해 내륙 화물 반출 속도를 저하시키는 병목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전기로 운행되는 표준궤철도(SGR)는 기존 협궤철도보다 수송 능력과 정시성이 크게 향상된 철도망이다. 항만과 철도가 직접 연결되면서 해상으로 입항한 컨테이너를 곧바로 내륙으로 운송할 수 있는 일관 물류체계가 구축됐다. 탄자니아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SGR의 화물운송 분담률을 현재 약 2% 수준에서 2030년까지 약 3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다레살람에서 므완자까지의 화물 운송시간도 도로 이용 시 약 50시간에서 철도 이용 시 약 12시간 수준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만 운영 측면의 개선도 이러한 철도 연계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레살람 해양관문 프로젝트(Dar es Salaam Maritime Gateway Project)를 통해 항로와 선석 수심이 14.5m까지 확장되면서 대형 선박의 접안이 가능해졌고, 평균 선박 체류시간도 종전 약 10일에서 3일 수준으로 단축됐다. 선박 회전율이 높아져 화물이 더욱 빠르게 항만에 도착하는 만큼, 이를 신속하게 내륙으로 운송할 수 있는 철도 연계 체계의 중요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항만 처리 속도와 내륙 반출 속도의 불균형은 그동안 항만 혼잡과 컨테이너 적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입항 화물이 빠르게 증가하더라도 내륙으로 운송할 수 있는 물류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부두와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적체될 수밖에 없다. 이번 항만∙철도 직결 운송은 이러한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도로 중심이던 내륙 운송체계에 대량 수송이 가능한 철도를 추가함으로써 화물 흐름을 분산하고 물류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레살람 소재 물류기업 관계자는 KOTRA 다레살람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곧바로 SGR로 운송할 수 있게 되면 환적 과정이 줄어 물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러한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화물열차의 안정적인 운행과 철도·도로를 연계한 내륙 운송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레살람항 화물 처리량 추이>

*주: 2024/25는 잠정치

[자료: (실적)탄자니아 중앙은행(BoT), Consolidated Zonal Economic Report(2025.6월), (목표)The Chanzo(2025.12.31)]

중앙회랑 경쟁력 강화, 몸바사 북부회랑과 물류 경쟁 본격화


다레살람항은 탄자니아 최대 항만으로 국가 교역의 대부분을 처리하는 동시에 르완다, 부룬디, 우간다,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DRC) 등 동아프리카 내륙국의 주요 수출입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다레살람항을 기점으로 하는 중앙회랑(Central Corridor)은 르완다와 부룬디 등으로 연결되는 대표 구간 기준 약 1300km로, 케냐 몸바사항을 중심으로 한 북부회랑(Northern Corridor)보다 운송 거리가 짧아 물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항만∙SGR 직결 운영으로 항만과 내륙을 연결하는 운송 시간이 단축되면서 탄자니아는 동아프리카 물류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콩고민주공화국(DRC)은 2020년 이후 중앙회랑 이용 화물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간다 국영석유회사(UNOC)가 석유제품 수입을 위해 다레살람항을 대체 운송 경로로 활용하는 등 내륙국이 물류 경로를 다변화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경쟁이 탄자니아 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아니다. 케냐와 우간다를 중심으로 한 북부회랑 역시 도로와 철도 등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역내 물류 효율화를 위한 현대화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결국 향후 회랑 경쟁력은 운송 거리뿐 아니라 통관 절차의 신속성, 운송 정시성, 총물류비 등 화주가 체감하는 물류 효율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두 회랑의 경쟁은 운송 거리보다 통관 속도, 정시성, 총물류비 등 실제 운영 성과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랑과 북부회랑 비교>

구분

중앙회랑(Central Corridor)

북부회랑(Northern Corridor)

기점 항만

다레살람항(탄자니아)

몸바사항(케냐)

대표 연결국

DRC, 르완다, 부룬디, 우간다, 잠비아

우간다, 남수단, DRC, 르완다

주요 운송수단

도로, SGR, MGR, 내륙항만

도로, MGR, SGR(일부)

최근 동향

항만-SGR 직결 운송 개시, 중앙회랑 기능 강화

회랑 현대화 및 도로·철도 개선 지속

주: *대표 목적지 기준으로 거리는 목적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자료: Central Corridor Transit Transport Facilitation Agency(CCTTFA), Northern Corridor Transit and Transport Coordination Authority(NCTTCA), EAC, Bank of Tanzania 등 종합]

23.3억 달러 추가 금융으로 철도망 확장 가속


철도망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레살람과 므완자를 연결하는 표준궤철도(SGR) 본선(총 연장 약 1219km)은 탄자니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 가운데 하나로, 국가 경제 전환 전략의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2026년 4월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은행은 SGR 잔여 핵심 구간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총 23억3000만 달러 규모의 신디케이트 금융을 주선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금융은 스웨덴, 폴란드, 이탈리아 등의 수출신용기관(ECA) 지원과 상업은행, 개발금융기관(DFI) 자금이 결합된 구조로 조성됐다.

구간별로는 마쿠투포라(Makutupora)-이사카(Isaka) 구간(Lots 3&4, 약 430km)을 터키의 야피 메르케지(Yapi Merkezi)가 시공하고 있으며, 이사카-므완자(Isaka-Mwanza) 구간(Lot 5, 약 249km)은 중국토목공정집단(CCECC)이 담당하고 있다. 탄자니아 정부는 다레살람-므완자 본선 완공 이후 SGR 네트워크를 총 약 2561km 규모까지 확장해 국내 서부지역은 물론 르완다, 부룬디, 콩고민주공화국(DRC) 등 내륙국과의 철도 연계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다레살람항과 SGR로 연결되는 콸라(Kwala) 드라이포트는 항만 물량을 분산하고 내륙 화물 반출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물동량 증가 속 동아프리카 물류 허브 도약…안정적 운영이 향후 성패 좌우

항만 현대화와 철도 건설이 맞물리면서 다레살람항의 물동량과 운영 실적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탄자니아항만청(TPA)의 2024/25 회계연도 총수입은 약 1조280억 탄자니아실링(약 4억 달러)을 기록했다.


항만과 철도의 직접 연결은 도로 운송 의존도를 낮추고 화물 흐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주 입장에서는 항만 체화(滯貨)에 따른 보관료와 체선료(demurrage)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운송 일정의 정시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광물, 농산물, 소비재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 안정성 향상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내륙국을 포함한 역내 교역 참여자의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회복력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는 탄자니아가 단순한 통과(transit) 거점을 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복합물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항만 배후 산업단지와 물류센터, 철도로 연결되는 내륙물류기지가 함께 성장하면 보관·가공·재포장 등 물류 부가서비스 수요도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관련 산업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물류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운영 효율 제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향후 처리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화물열차와 화차 확보, 환적 작업 효율화, 내륙물류기지의 처리 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하며, 항만 도착 화물이 증가하는 만큼 통관(clearance)과 내륙 반출(evacuation)을 포함한 전체 물류체계의 운영 효율이 실질적인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항만요율(port tariff) 체계 도입과 선석별 운영사가 구분된 터미널 운영체계 등 제도적 변화도 화주의 물류비와 항만 이용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동아프리카 역내 항만 간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항만 이용 비용 변화가 화주의 항만 선택에 미치는 영향도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운영 초기에는 화물의 종류와 목적지에 따라 직결 운송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수개월간의 실제 처리량과 운송시간, 화물 분담률 등 운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향후 항만 운영 효율과 SGR 운송 안정성이 계획대로 확보되고, 항만·철도·드라이포트를 연계한 물류체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다레살람항은 탄자니아를 넘어 동아프리카 내륙국을 연결하는 핵심 물류 허브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탄자니아는 「Vision 2050」과 「제4차 국가개발계획(FYDP IV)」의 추진 방향에 따라 동아프리카 물류·제조 허브 구축을 국가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다레살람항-SGR 직결 운송은 항만과 철도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륙물류기지까지 이어지는 통합 물류망 구축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항만과 철도의 연계가 확대되면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시스템(TOS), 게이트 자동화, 화물추적시스템, 통합 물류 플랫폼, 창고관리시스템(WMS) 등 물류 디지털화·자동화 분야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GR 운행 확대에 따라 철도 신호·관제 시스템, 화물열차 운행관리, 관련 기자재와 유지보수(O&M) 분야에서도 사업 기회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리 기업은 단순 기자재 공급보다 시스템 구축과 운영·유지보수를 결합한 패키지형 솔루션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세계은행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 다자개발은행(MDB)이 지원하는 항만·철도 현대화 사업도 관련 프로젝트 참여 경로가 될 수 있다. 다만, MDB 사업은 국제경쟁입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 자격심사(PQ) 대응, 현지 파트너 발굴, 발주기관 및 주요 시공사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 중장기적인 준비가 요구된다. 기존 사업 수행 경험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해외 기업의 참여가 활발한 만큼, 우리 기업은 기술 차별화와 현지 사후관리 역량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탄자니아의 항만-철도 직결 물류망 구축은 동아프리카 내륙국으로 이어지는 화물 운송 경로와 공급망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우리 기업으로서는 항만·철도 현대화와 물류 디지털화 사업의 발주 동향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사업 초기부터 발주기관·시공사·현지 파트너와 협력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자료: TPA, BoT, Ecofin Agency, Railways Africa, CCTTFA, NCTTCA, EAC, 현지 언론 및 KOTRA 다레살람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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