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는 노후 군사장비 교체와 NATO 표준에 부합하는 전력 강화를 위해 국방 현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군 전력의 상당 부분이 과거 냉전기에 구축한 것이기에 아직도 구소련제 무기가 많다. 전차·장갑차는 T-72와 BMP 계열, 전투기는 MiG-29와 Su-25가 주력이고 소총 등 개인화기도 AK 계열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한다. 이에 대응하여 불가리아는 최근 몇 년 사이 F-16 도입 등 현대화에 속도를 내어왔다. 공군은 2019년 F-16 Block 70 전투기 8대 구매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추가 8대 구매 건 또한 2022년 체결하였다. 육군은 Stryker 장갑차 183대 구매계약을 2023년에 체결하였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라인메탈과 함께 국영기업 VMZ Sopot에 탄약 생산시설을 짓는 합작 계약도 맺었다. 이러한 군 현대화 수요를 배경으로 지난 6월 플로브디프에서 불가리아 최대 방산전 'HEMUS 2026'이 열렸다. 28개국 250여개사 기업이 참가한 이 전시회 현장에서 확인된 협력 수요 및 불가리아 방산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보고자 한다.
글로벌 기업 속 빛난 K-방산, 최대 관심사는 역시나 드론·무인기
< HEMUS 2026 국제방산전시회 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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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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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명 |
HEMUS 2026 국제방산전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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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기간 |
2026.6.3.(수)~6.6.(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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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불가리아 플로브디프(Plovdiv, 불가리아 제2 도시), International Fai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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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28개국(한국, 미국, 독일, 프랑스, 튀르키예 등), 258개사(KAI, Lockheed Martin, Rheinmetall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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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
격년 개최(직전 전시회 : HEMUS 2024), 2년 연속 한국 홍보관(20㎡) 운영 |
HEMUS는 격년으로 열리는 불가리아 대표 방산전으로, 6월 3일부터 나흘간 플로브디프에서 열렸다. HEMUS 공식 안내에 따르면 폐막일 기준 258개 기업, 28개국 참가로 최종 집계됐다. 불가리아를 주최국으로 한국 포함 미국, 독일, 프랑스, 등 28개국이 통합국가관 및 기업별 개별 부스를 차렸다. 록히드마틴(미국), 라인메탈(독일), KNDS(프랑스), 레오나르도(이탈리아), IAI·라파엘(이스라엘), 아셀산(튀르키예), 제너럴다이내믹스랜드시스템즈(캐나다)와 같은 굵직한 글로벌 방산기업도 대거 참가했다. 소피아무역관은 HEMUS 기간 동안 한국 홍보관을 운영하여 K-방산의 위상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한국관에는 KAI, 다산기공, 파인브이티 등 10개 기업·기관이 참가해 군용 항공기부터 통신시스템, 드론, 고품질 총기류 등 다양한 방산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관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조성된 국가관으로, 현지 정부·군 관계자와 바이어 등 많은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자료: 무역관 촬영]
여타 방산전에서도 그러하듯이, 가장 돋보인 분야는 역시나 무인기·드론이었다. 완제품 드론 제조사부터 안티드론, 자율주행 로보틱스, 무인기용 통신·항법 솔루션까지 미국·독일·오스트리아·그리스·불가리아 등 여러 나라 기업이 출품하면서, 개별 무기체계 전시가 중심이던 과거 방산전과 달리 무인체계 관련 부스가 유독 많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인상이었다. 실제로 HEMUS 기간 내 개최한 포럼의 주제 자체가 '딥테크와 국방'이었고, 무인기·안티드론·통신·전자전·감시정찰·지휘통제 같은 첨단 분야 전시가 특히 두드러졌다. 또 한가지는 기존 드론과 무관하던 방산기업들의 드론 분야 진출이었다. 전차·장갑차·미사일을 주력으로 해온 업체들도 이번엔 무인체계 라인업을 함께 들고 나왔으며, 항공기 제조사가 무인기 사업부를 별도로 꾸리거나 유도무기 기업이 자폭드론·요격드론을 병행 전시하는 식이었다. 지상무기 기업들 사이에서도 전차·자주포에 대(對)드론·무인체계를 결합해 후속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중동 사태의 여파로 각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드론·무인기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불가리아 국방장관 Dimitar Stoyanov 또한 HEMUS 개막식에서 드론 기술과 차세대 지능형 시스템이 특히 눈에 띈다고 언급하였다.
<(좌)체코공화국 LPP社 무인기 전시, (우) 불가리아 국방장관 개회사>


[자료 : (좌)무역관 촬영, (우) Joint Forces.com]
방산 트렌드 ① - 단순 완제품 공급에서 산업·기술협력으로
최근 EU 회원국들이 앞다투어 국방비를 증액하고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향후 EU의 방산시장은 확대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이러한 산업 또는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기존 방산기업들은 방위산업 내 새로운 분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또 비방산기업들은 방산 분야로의 새로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협력, 공동생산, 관련 부품조달 등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링 수요도 같이 증가하는 것을 전시회 현장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이 있었다. 불가리아 기업들에게 있어서, 기존 유력 방산 유럽기업들과 경쟁하여,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및 핵심부품을 공급해줄 파트너가 필요한데, 비유럽인 아시아 지역에서 유일하게 전시회에 참여한 한국 기업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드론·무인기 분야의 확대도 기술협력의 활성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드론이 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면서, 전통 방산기업은 물론 항공·로보틱스·통신 스타트업까지 구분 없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과 플레이어들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통신·탑재장비·안티드론 등의 기술을 상호 협력하고자 하는 수요가 자연스레 증대된 것이다. 더불어 드론과 안티드론 기술은 서로 맞대응하며 빠른 속도로 진화하기에, 지속적인 공동 연구개발과 업데이트가 필요한 사실 또한 산업·기술 협력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HEMUS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도 현지 기업들로부터 공동연구, 부품 공급, 기술이전 등 산업협력 제안을 다수 받았으며, 앞으로도 범국가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HS 8806(무인항공기·드론) 수입 동향 >
(단위 : 천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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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25년 기준) |
국가 |
2022 |
2023 |
2024 |
2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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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
5,435 |
6,644 |
7,395 |
10,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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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슬로베니아 |
2,596 |
3,035 |
3,239 |
3,7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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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중국 |
1,457 |
1,567 |
1,509 |
3,075 |
|
3 |
그리스 |
224 |
422 |
1,132 |
1,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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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미국 |
12 |
77 |
10 |
956 |
|
5 |
루마니아 |
227 |
363 |
309 |
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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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프랑스 |
0 |
131 |
7 |
260 |
|
7 |
헝가리 |
352 |
408 |
390 |
246 |
|
8 |
폴란드 |
1 |
21 |
44 |
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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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네덜란드 |
17 |
3 |
62 |
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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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이탈리아 |
5 |
1 |
160 |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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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한국 |
0 |
0 |
1 |
1 |
(단위 : 천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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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25년 기준) |
국가 |
2022 |
2023 |
2024 |
2025 |
|
- |
전세계 |
1,109 |
1,665 |
2,361 |
5,570 |
|
1 |
가나 |
- |
- |
- |
3,477 |
|
2 |
루마니아 |
115 |
102 |
122 |
450 |
|
3 |
폴란드 |
138 |
213 |
261 |
323 |
|
4 |
독일 |
- |
0 |
41 |
143 |
|
5 |
스위스 |
39 |
32 |
0 |
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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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이탈리아 |
- |
- |
114 |
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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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스페인 |
- |
17 |
- |
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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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세르비아 |
- |
117 |
- |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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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남아공 |
- |
12 |
17 |
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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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아랍에미레이트 |
212 |
52 |
- |
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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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
- |
- |
- |
- |
[자료 : Global Trade Atlas, '26.7.6 조사]
현재 불가리아의 드론 및 무인기 수입은 3년 새 90% 넘게 늘었지만, 수입 구조 자체는 슬로베니아·중국 2개국이 2025년 기준 66%를 차지하는 과점 형태다. 불가리아의 무인기·드론은 3년 사이 5배로 늘며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완제품 수출입만 놓고 보면 한국의 자리는 아직 작지만, 시장 자체가 커지가 커짐에 따라 산업 및 기술협력의 문도 함께 넓어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 트렌드 ② - HEMUS 중 깜짝 속보, 신정부의 자국우선주의 행보
이번 HEMUS 2026은 장기간의 정치적 불안정(5년간 8차례 총선 진행) 이후 루멘 라데프 총리 단독정부가 맞이하는 첫 번째 방산전이라는 사실에 의의가 있었다. 그리고 현장 속에서도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전시회 기간(6.3~6.6)과 겹친 6월 4일 국무회의에서, 라데프 총리는 미국 정부가 6월 1일 판매 승인한 F-16 미사일(총 9억 5700만 달러 규모)을 재정 이슈로 도입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총리는 "전임 정부가 신청만 해놓고 국고를 텅 비운 채 물러났다"라며 전 정권 책임론을 내밀며 미사일 구매를 보류하였다. 방산 현대화 열기가 한창이던 전시장 밖에서, 정작 정부는 대형 무장 사업에 제동을 걸었으며 이 소식은 HEMUS 현장 곳곳에서도 화제에 올랐다. 이러한 재정 신중론과 자국우선정책은 불가리아 방산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형 플랫폼 도입은 나토·동맹 논리보다 재정 여력과 실익을 기준으로 사안별로 저울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F-16 미사일 보류가 보여주듯, 이미 결정된 사업이라도 예산이 부족하면 언제든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재정 신중론이 방산시장 전반의 정체를 뜻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불가리아는 최근 국방비를 GDP 대비 5%까지 증액하여 NATO 신규 표준을 따를 것을 발표하였으며, 오히려 단독 과반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년간의 정치 불안정 해소 → 방산시장 활성화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정치적 진영 논리보다 가격·기술·현지 산업 기여도와 같은 실질적 조건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멘 라데프 정부, F-16 미사일 구매 철회 관련 기사>

[자료 : BGNES News Agency 기사 캡쳐]
방산 트렌드 ③ - EU SAFE 기금 활용 확대
세 번째 트렌드는 EU의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기금이다. 최대 1500억 유로 규모의 저금리 대출 기반 공동조달 프로그램으로, 불가리아는 지난 1월 1차 승인 8개국에 이름을 올렸다. 스토야노프 국방장관은 HEMUS 개막식에서 SAFE 기금이 국방 현대화와 방산 기술력 강화를 동시에 뒷받침한다고 밝혔는데, 지난해 11월 채택된 불가리아의 국가 SAFE 계획에는 9개 핵심 국방 프로젝트가 담겨 있고 EU 집행위 승인도 이미 마쳤다. 총 32억 유로 규모의 투자 협정 체결도 예정돼 있다. SAFE로 방산 프로젝트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문제는 원산지 규정이다. SAFE 기금 활용 시 비EU·EEA·EFTA·우크라이나산 부품 비중이 35%를 넘을 수 없어 완제품 수출만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다연장로켓 사업이 좋은 예인데, 불가리아는 당초 미국제 HIMARS 12기를 검토했지만 지난 4월 독일·이스라엘 합작 MARS 3(EuroPULS)로 선회했다. SAFE 원산지 규정이 실제로 작동한 사례다. 한국은 EU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국가로 이미 이름을 올리고 있어, 제도적으로는 SAFE 공동조달 참여가 가능하다. 다만 35% 원산지 규정 때문에 완제품 수출보다는 현지 생산법인 설립이나 유럽 부품사와의 공급망 구축이 현실적 경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불가리아 방산시장은 노후 무기체계의 현대화 수요와 맞물려 드론 및 무인기 중심의 첨단 기술 분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과거 완제품 구매 중심의 조달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이전, 부품 공급, 공동 연구를 포함한 산업 및 기술협력형 파트너십이 강력히 요구되는 추세다. 특히 불가리아 신정부가 대형 무기 도입 시 동맹 논리보다 재정 여력과 실익을 우선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진출 시 가격 경쟁력과 현지 산업 기여도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불가리아 방산 관계자는 KOTRA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신정부 출범으로 다년 사업이 가능해진 현재가 현지 공략의 적기" 라며, "비EU 국가들의 진입장벽이 비록 높지만 한 번 사업 진행이 확실시되면 지속적인 파트너십 유지가 가능한 시장이며, 그중 한국은 가장 유력한 방산파트너 중 하나"라고 평가하였다.
자료: BTA, Global Trade Atlas, BGNES, Joint Forces.com, HEMUS 공식 사이트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