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 트레이 재활용 시장, 순환경제 시대의 새로운 성장 동력
-순환경제 전환과 ESG 경영이 이끄는 시장 변화
-재생소재·재활용 기술 분야의 한일 협력 및 진출 기회
최근 일본 식품 트레이 시장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와 기업들의 ESG 경영 추진을 배경으로, 기존의 대량생산·대량소비형 모델에서 자원 순환형 모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식품 트레이 업계에서는 용기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주요 경쟁 요소였으나, 현재는 재생원료 사용률과 CO₂ 배출 저감 효과 등 환경적 가치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대 기업인 에프피코(FP코퍼레이션)가 추진하는 ‘트레이 투 트레이(Tray to Tray)’ 재활용 시스템은 일본 식품 포장 산업의 대표적인 순환경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규모 및 수요 동향
일본 식품 트레이 시장은 주요 제조업체인 에프피코와 중앙화학, CP화성 등의 매출 규모, 식품용기 산업 관련 통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2026년 기준 약 3400억~3800억 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주요 제조업체의 생산량, 시장점유율 및 용기포장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추산한 연간 사용량은 약 28만~32만 톤 수준으로 분석된다.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했으나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일본의 중식(中食) 시장 확대가 있다. 일본에서는 1인 가구와 고령자 가구의 증가, 맞벌이 가구 확대에 따라 도시락과 반찬 등 조리식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본반찬협회에 따르면, 2025년 일본 반찬 시장 규모는 약 11조7000억 엔에 달해 지난 20년간 약 1.5배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중식 수요 증가가 식품 트레이 수요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전자상거래(EC)와 배달 서비스의 보급, 소용량 포장 수요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위한 개별 포장 수요 증가 역시 식품 트레이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의 식품 트레이 시장은 성숙 시장에 해당하므로 물량 기준의 큰 폭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반찬 및 중식 수요 확대와 친환경 제품으로의 전환을 배경으로 시장 규모는 금액 기준 연평균 약 2% 내외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식품 트레이 시장 규모(2026년 추정)>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작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촉진하는 업계 구조 변화
식품 트레이의 주요 원재료인 폴리스티렌(PS)과 PET 수지는 석유 기반 소재로, 원유 가격과 국제 정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근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프피코, 중앙화학, CP화성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원자재 비용 상승은 식품 제조업체와 유통업계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생원료 활용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재생원료 사용은 환경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인식되면서 기업 경영 전략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에프피코 공장의 트레이 재활용 과정>

[자료: 아사히신문]
에프피코가 주도하는 순환형 재활용 모델
일본 식품 트레이 재활용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에프피코이다. 에프피코는 1992년 재생 식품 트레이인 ‘에코트레이(Eco Tray)’를 출시한 이후, 사용 후 트레이의 회수부터 재자원화, 제품 생산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독자적인 순환형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에프피코 사업내용>

[자료: 에프피코 공표 자료]
현재 전국 규모의 회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3월 결산 기준 약 1만1000톤(약 23억 개)의 식품 트레이 및 투명 용기를 회수했다. 이 가운데 약 7800톤은 다시 식품 트레이 원료로 재활용되는‘트레이 투 트레이(Tray to Tray)’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약 7만9000톤의 PET병을 회수해 이를 식품 트레이로 재활용하는‘보틀 투 트레이(Bottle to Tray)’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 매출은 2025년 3월 결산 기준 913억 엔에 달했으며, PET 용기 제품의 친환경화 비율은 100%를 달성했다. 에프피코의 사례는 식품 용기 제조업체가 단순한 제품 공급 기업을 넘어 자원순환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식품 트레이 재활용 시스템>
[자료: 일본용기포장재활용협회]
다이에이와의 협력 확대가 보여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2026년 4월, 에프피코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다이에이와의 협력을 확대해 기존 정육 코너에 이어 수산물 및 반찬 코너에서도 에코트레이 사용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소비자가 매장 내 회수함에 투입한 사용 후 트레이를 회수한 뒤 재자원화하여 다시 식품 트레이로 활용하는 구조로, 제조업체·유통업체·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스토어 투 스토어(Store to Store)’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다이에이 입장에서는 ESG 경영과 탄소중립 대응을 추진할 수 있는 수단이 되며, 에프피코는 회수 물량 증가를 통해 자원순환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가 자원순환 활동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환경 의식 제고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이 사례는 일본 시장에서 향후 경쟁의 중심이 단순한 ‘용기 판매’에서 ‘회수·재활용까지 포함한 순환형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스토어 투 스토어(store to store) 구조>

[자료: 닛케이MJ신문]
정책 동향과 ESG 경영의 영향
일본에서는 2022년 4월 「플라스틱 자원순환 촉진법」이 시행되면서 제품 설계부터 회수·재자원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자원순환 노력이 기업에 요구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국가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요 식품 제조업체와 유통기업들은 Scope 3를 포함한 공급망 전반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에 맞춰 이온, 다이에이, 라이프코퍼레이션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용기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재생원료 사용 비율, CO₂ 감축 효과 등 환경 관련 데이터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시장 경쟁 구도의 변화
일본 시장에서는 에프피코가 재활용 분야를 선도하고 있으나, 중앙화학과 CP화성 등 주요 업체들도 친환경 제품 개발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특히 재생 PET 용기, 바이오매스 플라스틱, 경량화 용기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향후에는 가격과 품질뿐만 아니라 회수 네트워크 구축, 재자원화 역량, CO₂ 감축 실적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자원순환 솔루션 제공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일본의 식품 트레이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한 시장으로, 기존 제품을 통한 단순 가격경쟁만으로 신규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시장이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환경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은 재생원료 사용 비율 확대와 CO₂배출량 감축을 중요한 경영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고품질 재생 PET 및 재생 플라스틱 소재 공급, 재활용 설비 및 자원순환 기술, 바이오매스 소재 등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LCA(전과정평가) 및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산정과 같이 환경 가치를 정량적으로 가시화할 수 있는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식품 트레이 제조업체 B사는 인터뷰에서 “재생원료 사용 확대에 대한 고객사의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품질이 안정적인 재생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현재도 품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공급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높이면서도 제품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업계 전체의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환경 대응 역량과 자원순환 체계 구축 여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기업은 “재생원료 사용률 ○%”, “CO₂배출량 △% 감축”, “트레이 투 트레이(Tray-to-Tray) 재활용 대응 가능”등 정량적인 환경 가치를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일본 기업과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다. 특히 재생소재, 재활용 기술, 바이오매스 소재, 탈탄소 솔루션 분야에서는 일본 기업과의 협력 및 공급망 진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 식품 트레이 시장 공략의 핵심은 가격 경쟁이 아니라 순환경제 대응 역량과 환경 가치 제공에 있다. 한국 기업은 소재·기술·환경 데이터를 결합한 고부가가치 제안을 통해 일본 시장 내 사업 기회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자료: 아사히 신문, 에프피코 공표자료, 일본용기포장재활용협회, 닛케이MJ신문, KOTRA 도쿄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