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현정, KSMC 대표·Acclime Korea Part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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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자회사나 지점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이라면 올해 꼭 챙겨야 할 새로운 세무 의무가 생겼다. 바로 ‘글로벌 최저한세(Global Minimum Tax)’ 제도다.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다국적기업이 어느 나라에서 사업을 하든 최소한 15%만큼의 세금은 내도록 하자는 국제적 합의다. 일부 기업이 세율이 낮은 나라에 법인을 세워 세금 부담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일을 막기 위해, OECD와 G20 주요국이 함께 만든 규칙이며 싱가포르도 2025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다.
1. 우리 회사도 해당될까
먼저 두 가지를 확인하면 된다.
첫째, 그룹 전체의 연결매출이 한 해 약 7억5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1조 원을 넘는 규모인지 여부이다. 다만 한 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최근 4개 사업연도 가운데 2개 연도 이상 이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본다. 원화를 유로화로 환산할 때는 직전 캘린더연도 12월의 유럽중앙은행(ECB) 평균환율을 적용한다.
둘째, 싱가포르에 자회사나 지점, 또는 합작법인이 하나 이상 존재하는지 여부이다. 합작법인의 경우, 본사의 연결재무제표에 지분법으로 반영되고 지분율이 50% 이상인 JV(Joint Venture, 합작법인)를 의미한다. 위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해당 기업은 본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다.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따로 두지 않고 지점 형태로만 진출한 경우라도, 지점은 본사와는 별개의 독립된 사업체로 취급되기 때문에 적용 대상이 된다. “우리는 법인이 아니라 지점이니 괜찮겠지” 하고 지나치기 쉬운 부분이므로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2. 추가로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걸까
대부분의 한국 기업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로, 최저 기준인 15%보다 이미 높다. 따라서 세금 감면 혜택 없이 정상적으로 법인세를 납부해 온 일반 사업법인이라면, 추가로 더 낼 세금은 발생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으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법인, 지식재산을 보유한 법인, 그룹 내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금융 목적 법인, 또는 단순 지주회사처럼 실제 부담하는 세율이 낮게 나오는 법인은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싱가포르는 다국적기업의 실효세율이 15%에 미달할 경우, 그 부족분을 해당 소득이 발생한 국가가 우선적으로 징수하는 Domestic Top-up Tax(DTT)를 시행 중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 싱가포르 내 실효세율이 15%에 못 미치면 그 차이만큼을 싱가포르에서 추가로 징수하게 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싱가포르에 실제 직원을 두고 사무실과 설비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만큼 공제를 받아 추가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법인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 활동을 하고 있다면 불이익을 덜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3. 세금을 안 내도 ‘신고’는 해야
이 제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추가로 낼 세금이 없더라도, 대상에 해당하는 그룹은 싱가포르 국세청에 등록을 하고 신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세금이 0원이라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임박한 일정은 등록이다. 12월 결산 법인을 기준으로, 대상 그룹은 2026년 6월 30일까지 싱가포르 국세청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등록은 처음 한 번만 하면 되며, 한국 본사가 직접 하기보다는 통상 싱가포르 현지 법인이나 현지 자문사가 본사로부터 위임을 받아 대리로 진행한다. 만약 등록 기한을 놓치면 추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일정 관리가 중요하다.
등록할 때는 싱가포르 내에서 신고를 대표할 법인 하나를 함께 지정해야 한다. 이 대표 법인이 향후 신고와 납부를 책임지게 되는데, 만약 이 법인이 기한 내에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싱가포르 내 다른 계열사들이 함께 책임을 지게 되므로 신중히 정해야 한다.
본격적인 신고서 제출은 그 이후다. 보통 본사 회계연도가 끝난 뒤 15개월 안에 하면 되지만, 제도를 처음 적용받는 첫해에는 3개월의 여유가 더 주어진다. 또한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에는 정보를 자동으로 주고받는 협정이 있어, 본사가 한국에서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는 경우 싱가포르에서는 같은 내용을 다시 낼 필요 없이 “한국에서 신고했다”는 사실만 알리면 된다. 실제로 상당수 기업이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주요 일정 - 12월 결산 법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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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 |
해야 할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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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0일 |
싱가포르 국세청에 그룹 등록, 싱가포르 내 대표 신고법인 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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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3월 31일 (첫 적용연도는 6월 30일) |
신고서 제출 - 낼 세금이 없어도 신고는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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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3월 31일 (첫 적용연도는 6월 30일) |
관련 정보 보고서 신고 또는 통지 - 본사가 한국에서 신고한 경우 싱가포르에서는 통지만 제출 |
주) 신고 기한은 본사 회계연도 종료 후 15개월이 기본이며, 제도를 처음 적용받는 첫해에는 18개월이 적용된다(괄호 안 일자)
4. 복잡한 계산을 피해 가는 길도 있다
이 제도는 정식으로 따지면 계산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다. 그래서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은 까다로운 계산을 생략하고 추가세를 0으로 간주할 수 있는 간이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이미 국가별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있는 그룹이라면, 그 수치만으로 간단히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실용적이어서 많은 대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 내 사업 규모가 매우 작은 경우에는 아예 계산 대상에서 제외하는 소규모 면제도 적용할 수 있다.
5. 지금 점검해야 할 것
복잡해 보이지만, 실무적으로는 다음 순서로 차근차근 확인하면 된다. 먼저 그룹 연결매출이 기준을 넘는지를 본사 재무팀에서 확인하고, 싱가포르에 있는 자회사·지점·합작법인의 전체 목록과 사업자번호를 정리한다. 그 다음 각 법인이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지, 실제 세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해 추가세 가능성을 미리 가늠한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 내 대표 신고법인을 정하고, 본사가 대리 등록을 위한 위임장을 발행하는 일정을 확정하면 된다.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추가로 낼 세금이 없는 기업이라도 등록과 신고 의무 자체는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막연히 “우리는 해당 없겠지”라고 넘기기보다는, 이번 기회에 싱가포르 법인 구조를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적용 여부 판단이나 등록 절차에 대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현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본 기고문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기업의 구체적 상황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을 구성하지 않습니다. 실제 적용 여부 및 납세의무는 개별 상황을 고려한 별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