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는 33%, 그 빈자리 채운 모바일머니
모잠비크 금융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은행에서 휴대폰으로 옮겨가고 있다. 모잠비크 중앙은행(Banco de Moçambique)이 2025년 9월 발표한 금융포용 뉴스레터에 따르면 M-Pesa, e-Mola, mKesh 등 모바일머니 활성 계좌 수는 1200만 개를 넘어섰다. 2009년만 해도 사실상 존재하지 않던 서비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등록 계좌 기준 보급률은 2024년 말 인구 대비 10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 은행 계좌 보유율이 인구의 33%에 그친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인구 약 3510만 명, 1인당 GDP 623달러의 저소득 경제에서 모바일머니가 사실상 다수 국민의 '첫 금융계좌' 역할을 하며 금융포용을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세계은행 글로벌 핀덱스(Findex) 등도 모바일머니가 아프리카 즉시결제 확산과 금융 접근성 개선의 핵심 동력임을 짚고 있어, 모잠비크는 은행 단계를 건너뛴(leapfrog) 디지털 금융 확산의 대표 사례로 부상하고 있다.
현금 사회의 끝, 농촌과 청년이 만든 디지털 전환
성장을 이끄는 주역은 그동안 제도권 금융 밖에 있던 신규 소비층이다. 2025년 초 기준 모잠비크의 이동통신 가입은 1770만 건에 이르지만 인터넷 이용자는 696만 명(보급률 19.8%)에 그친다. 인구의 약 60%가 농촌에 거주하고 은행 지점망이 얕은 환경에서, 피처폰에서도 작동하는 모바일머니는 농촌 주민과 청년층을 빠르게 디지털 금융으로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비은행 대리점(에이전트) 수는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1158.5% 늘어 22만4704개에 이르렀고, 2024~2025년에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송금·요금납부·소액저축이 동네 대리점을 통해 현금처럼 오가면서, '현금 사회'였던 모잠비크의 일상 결제 습관 자체가 바뀌는 중이다.
M-Pesa·e-Mola 삼파전과 토종 스타트업의 부상
플랫폼 경쟁도 치열하다. 보다콤 계열 M-Pesa가 2025년 9월 기준 활성 이용자 600만 명, 대리점 5만4000개로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모비텔의 e-Mola는 2024년 상반기 가입자가 169% 급증해 약 600만 계좌로 맹추격하고 있다. 국영 m셀(mcel) 계열 mKesh도 한 축을 형성한다. 2023년 한 해 이들 플랫폼이 처리한 이체는 4억1000만 건, 금액으로는 3400억 메티칼(MZN, 약 53억 달러)에 달했다.
경쟁은 단순 결제를 넘어 디지털 금융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남아공계 B2B 디지털 대출 기업 쿤다(Kuunda)가 모잠비크에 진출했고, 전통 계(契) 문화인 시티크(xitique)를 앱으로 디지털화한 토종 스타트업 로스카스(Roscas)는 저축·보험·소액대출을 묶은 포용금융 상품을 선보였다.
<모잠비크 모바일머니·디지털 금융 주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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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주요 수치(기준 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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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머니 활성 계좌(전체) |
1200만 개 (20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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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sa 활성 이용자 |
600만 명, 대리점 5만 4000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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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la 계좌 |
약 600만 (2024년 상반기 169%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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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체 건수·금액 |
4억 1000만 건 / 3400억 MZN(약 53억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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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좌 보유율 |
인구의 33% (2024년 말) |
[자료: Banco de Moçambique 금융포용 뉴스레터(2025.9.), 현지·국제 언론 종합]
<모잠비크 모바일머니·디지털 인프라 규모(2024~2025년)>

[자료: Banco de Moçambique(2025.9.), DataReportal Digital 2025]
규제 샌드박스와 국가 금융포용 전략 2025-2031
제도 기반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2018년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혁신 서비스를 통제된 환경에서 시험할 수 있게 했고, 스타트업·규제기관·금융사를 잇는 이노베이션 허브도 운영 중이다. 2025년 8월에는 국가 금융포용 전략 2025-2031을 발표해 디지털 금융서비스 확대, 데이터 보호·디지털 보안 강화, 국가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1단계(2025~2027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거시 환경은 변수로 남는다. IMF는 2025년 성장률을 0.5%로 추정하고 2026년 2% 내외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외환 부족과 재정·부채 취약성을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현지 업계가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
현지 모바일머니 사업자 A사 관계자는 "모잠비크에서 경쟁력의 핵심은 앱이 아니라 전국에 깔린 대리점망"이라며 "농촌까지 닿는 현금 입출금 접점이 곧 신규 고객 확보의 관건"이라고 밝혔다. 핀테크 스타트업 B사 관계자도 "규제 샌드박스 덕분에 소액대출·보험 같은 실험이 가능해졌지만, 전자화폐기관(IME: Instituição de Moeda Eletrónica) 라이선스 문턱은 여전히 높다"며 "외국 기업에는 단독 진출보다 현지 사업자와의 제휴가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결제 인프라 분야의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본인인증과 가맹점 결제 연동 부문에서 외부 기술에 대한 수요가 특히 크다"고 전했다.
<모잠비크 마푸투 모바일머니 시내 대리점>

[자료: Diarioeconomico]
신용카드가 안 될 때도 가능한 모바일머니
이런 변화는 사업 기회 이전에 현지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업과 주재원에게 이미 일상이 됐다. 모잠비크에서 모바일머니는 현금 다음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결제수단으로, 카드 단말기가 없거나 통신·승인 문제로 카드 결제가 막히는 상황에서도 대체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주재원도 식당·상점 결제, 공과금 납부 등 곳곳에서 모바일머니를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계정 개설에는 현지 통신사 가입과 신분 확인이 필요하고, 모바일머니는 어디까지나 현지통화(메티칼) 기반 소액결제 수단이어서 외화 송금이나 대규모 결제를 대신하지는 못한다.
자료: 모잠비크 중앙은행, 국가 금융포용 전략, IMF, FinTech Startups in Mozambique, FurtherAfrica 등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