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 증가와 함께 커지는 FDA 수입 거부 리스크


미국 내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식품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 식품의약국(FDA)의 수입 거부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FDA가 집계한 한국 식품의 수입 거부 건수는 지난 1년간(회계연도 기준 2024년 10월 ~2025년 9월) 91건이었으나 올해는 168건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회계연도가 3개월가량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수입 거부 건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식품류의 대미 수출이 늘면서 FDA 수입 리스크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3~2026년 FDA의 한국 식품 수입 거부 건수>

(단위: 건)

주: 회계연도 기준(매년 10월 1일에 시작하여 다음 해 9월 30일에 종료)

[자료: 미 식품의약국]

<2023~2025년 한국 식품의 수입 거부 현황 및 품목별 구성>

주: 회계연도 기준(매년 10월 1일에 시작하여 다음 해 9월 30일에 종료)

[자료: 미 식품의약국]

수입이 거부된 사례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제과∙제빵류, 수산물, 소스∙양념류, 면류 등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대표적인 K-푸드 품목 전반에 걸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미 식품 수출에서 FDA의 수입 거부는 특정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수출을 준비하는 모든 식품기업이 사전에 대비해야 할 과제다. 성분 기준, 첨가물 규정, 라벨링 요건 등 FDA의 식품 수입 규정은 한국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으며, 이에 대한 충분한 사전 준비가 요구된다.

전문가가 말하는 FDA 수입 거부 리스크 경감 전략

미국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 FDA가 요구하는 식품 수입 조건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첫 단계다. 아무리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이라도 FDA의 수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KOTRA 뉴욕무역관은 미국 현지 규제와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통합 물류 컨설팅 전문기업인 글로파이(GLOFI)의 강민형 대표를 만나 미국 식품 수출 시 사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과 FDA 수입 절차, 수입 거부를 예방하기 위한 실무 대응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강민형 글로파이 대표>

[자료: 글로파이]


Q: 미국 수출을 준비한 식품 기업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실질적인 인증 절차'와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A: 미국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미 FDA 시설 등록(FDA Food Registration, FFR)과 식별 번호 확보가 필요하다. 미국에 식품을 수출하려면 해당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책임자가 누구인지 등을 등록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그 첫걸음은 DUNS 번호라 불리는 고유 식별 번호를 받는 것인데, 사실 정보 입력만으로 생성이 가능하지만, 많은 국내 기업이 이에 익숙하지 않아 대행업체에 큰 비용을 지출하기도 한다. 이후 시설 등록(FFR)을 마치고 나면, 현지에서 FDA의 요청에 대응할 미국 대리인(US Agent)을 지정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흔히 현지 지인이나 수입업체를 대리인으로 세우곤 하는데, 이들이 갱신을 누락하거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수입 지연이나 대응 불가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준비 기간은 기업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미 수출 경험이 있어 라벨 수정만 하면 되는 곳은 2~3주면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시설 등록부터 시작해 최소 7~8주는 잡아야 한다. 만약 수출하고자 하는 식품의 원재료가 미국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포뮬러를 수정해야 한다면 3개월 이상의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맛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다가 결국 수출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미국 수출을 원한다면 철저한 사전 진단이 중요하다.

Q: 한국에서는 문제가 없던 성분이 미국에서는 수입 거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데, 특히 '성분 표시'와 관련하여 기업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가장 큰 문제는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거나, 한국 기준의 라벨을 그대로 사용하려는 경우다. 미국은 알러지 유발 성분과 14대 영양 성분 표시에 대해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근 수출이 급증하는 소스류에서 관련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첨가제 중 미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성분이 많고, 육류나 유당 성분이 포함된 경우 규제가 훨씬 까다로워진다.


한·미간 식품 성분 규정이 달라 같은 제품이라도 현지 기준에 맞춰 성분이나 표시 방식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로 박카스나 신라면을 들 수 있다. 많은 소비자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한국 제품과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데, 이는 미국의 성분 규제와 원산지 증명 요구에 맞춰 원료 배합(포뮬러)을 현지 기준에 맞게 변경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관행적으로 표시하지 않아 성분표시를 누락했다가 향후 이 같은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곶감이 대표적인 사례다. 곶감의 색을 먹음직스럽게 내기 위해 사용하는 이산화황 성분이 문제가 되어 수입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미국의 요구에 따라 10ppm 미만임을 명시하거나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품 개발 단계부터 미국 시장의 규제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미국 수출 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Q: 만약 FDA 수입 과정에서 물품이 홀딩(Holding)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업이 입게 되는 손실과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A: FDA 검사관이 의심 성분을 발견해 상품을 홀딩시키면 비즈니스적으로는 매우 치명적이다. 수입업체는 물건을 빨리 팔아야 이익인데,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품을 창고에 묶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선택지는 두 가지다. 반송하거나 전량 폐기하는 것이다. 반송은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현지에서 전량 폐기하게 된다. 예를 들어 1억 원 상당의 곶감을 수입했는데 성분 표시 문제로 폐기 명령이 떨어지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수출업체와 수입업체가 부담하게 될 것이다.


전량 폐기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다시 성분 분석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이 한국의 7~8배에 달하고 기간도 두세 달씩 걸려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최선의 대응책은 '사전 예방'뿐이다. 최근 미-중 무역 전쟁 등 국제 정세와 맞물려 미국의 식품 규제법은 동맹국인 한국에도 예외 없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막대한 재산 손실과 거래처 단절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다. 처음 시작할 때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전문가의 리뷰를 통해 미국 수출에 요구되는 절차와 정확한 라벨링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시사점

미국 식품 시장 진출의 성패는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FDA 규제 대응 역량에 달려 있다. 최근 K-푸드의 인기로 미국 수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그만큼 FDA의 수입 심사도 강화되는 추세다. 성분 기준, 라벨링, 시설 등록 등 미국의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을 경우 수입 지연이나 폐기 등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국 수출을 준비하는 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미국 기준을 반영하고, 전문가의 사전 검토를 통해 수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미 식품의약국, 글로파이 및 KOTRA 뉴욕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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