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급격한 인구 유입에 따른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주택 공급 정책을 펼쳐왔으나 고질적인 인력난에 부딪히자, 이를 해결하고자 2026년 4월 '팀캐나다 스트롱(Team Canada Strong)' 정책을 도입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추가 재정 투입까지 단행한 가운데, 착공 가속화와 주정부별 친환경 건축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우리 기업들에게 친환경 건축자재 수출 및 스마트 건축 솔루션 부문의 시장 진출 기회가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현지 동향과 시장 기회를 살펴보고자 한다.
캐나다 주택공급 확대 정책의 시행 배경: 폭발적 인구 유입과 주택난
캐나다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누적된 만성적 주택 부족 이슈다. 지난 몇 년간 캐나다는 급격한 인구 유입에 비해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심각한 주거난을 겪었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 통계에 따르면, 연간 약 130만 명의 인구가 유입되었던 과거('22~'23년)의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2025년 전국 주택 착공 건수는 25만 9,028건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하는 데 그쳐 이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공급이 정체되면서 토론토와 밴쿠버 등 대도시 중심의 부동산 매매가와 월세 임대료가 폭등했고, 두 도시 중심지의 방 1~1.5개짜리 콘도 월세가 3,000~3,800 캐나다 달러를 웃도는 동시에 임대주택 공실률은 1% 안팎까지 떨어졌다.
< 연도별 캐나다 인구 증가 및 신규 주택 착공 현황 >
(단위: 개, 명)
*주: 파란색은 단독주택(하우스), 노란색은 콘도·아파트, 빨강은 인구 증가를 나타냄
[자료: 캐나다 통계청]
정책 추진의 한계와 원인: 해소되지 않은 공급 부족과 전문 숙련공 부족
캐나다 정부는 그동안 다방면으로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다. 대표적으로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을 짓고 노숙 위기를 해소하는 10개년 종합 계획인 ‘국가 주택 전략(National Housing Strategy, NHS)’이 있다. 이와 함께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토지 용도 규제를 풀어 주택 착공 속도를 높이는 ‘주택 가속화 기금(Housing Accelerator Fund, HAF)’, 민간 개발업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 다가구 임대주택 건설을 유도하는 ‘신축 임대주택 상품서비스세 면제(Enhanced GST Rental Rebate)’ 제도가 시행되었다. 아울러 설계 및 인허가 심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자 정부가 미리 승인한 표준 도면을 보급하는 ‘표준 주택 설계 카탈로그(Housing Design Catalogue)’ 도입 등도 적극 추진되어 왔다.
2026년 들어 정부의 강력한 이민 통제와 임시 거주자 제한 정책으로 임대 수요가 둔화되고 과거 착공 물량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대도시 임대료가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간 누적된 주택 부족분을 해소하기에는 현행 공급 속도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처럼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적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대책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결정적 원인은 바로 건설 현장의 '전문 숙련공 부족'이었다. 주택과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현장에 투입할 용접기사, 목수, 전기원 등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상당수 프로젝트가 착공 전부터 지연되거나 건설비용이 상승했던 것이다. 캐나다 고용경제계발부(ESDC, Employment and Social Development Canada)의 통계에 따르면 2033년까지 주택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확보해야 할 신규 숙련공 규모만 140만 명이 넘는다. 이처럼 고질적인 인력난이 주택 공급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한 캐나다 정부는, 현장의 근본적인 인력을 육성하고 공급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대대적인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서게 되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한 '팀캐나다 스트롱(Team Canada Strong)' 정책의 도입
캐나다 정부는 건설 현장의 인력난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4월 총 6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숙련공 양성 종합 계획인 '팀캐나다 스트롱(Team Canada Strong)'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향후 5년간 총 60억 캐나다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8만 명에서 10만 명의 신규 레드실(Red Seal) 전문 숙련공을 집중 양성하고 현장에 조기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정책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을 넘어 채용, 훈련, 고용 유지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을 연결해 현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숙련공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첫 번째 축인 '채용' 부문에서는 청년층이 현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2억 캐나다 달러를 배정해 유급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정식 수습 과정으로 연계했다. 이는 초기 진입 장벽과 소득 불안정성 때문에 건설업 입문을 망설이던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이다. 또한 빌드 캐나다 수습 서비스(Build Canada Apprenticeship Service)를 통해 고용주가 수습생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장기 훈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첫해 급여 지원과 밀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숙련공 채용에 부담을 느끼던 기업들은 인건비 지원을 받아 신규 인력을 부담 없이 받아들이고, 현장은 젊은 인재를 원활히 수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두 번째 축인 '훈련' 부문은 레드실 자격 취득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온라인 시험 도입, 디지털 로그북 적용, 단일 국가 수습 등록 번호 부여 등 교육·자격 제도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한편, 노조 산하 훈련 센터의 노후화된 시설과 장비를 전면 현대화하여 전체적인 교육 수용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 축인 '고용 유지' 부문에서는 수습생들이 훈련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부담과 이탈을 막기 위해 34억 캐나다 달러 이상을 투입한다. 자격 취득 시 5,000 캐나다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하고, 의무 교육 기간에는 주당 400 캐나다 달러의 수당을 고용보험 더해 지급함으로써 학업과 실습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2026년 7월 발표된 '20억 캐나다 달러 추가 투입'을 통한 정책 확장
연방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종합 계획의 틀을 바탕으로, 7월에 20억 캐나다 달러의 예산을 추가 투입하며 지방정부와의 공조를 한층 강화했다. 4월의 발표가 거시적인 큰 그림을 그렸다면, 7월의 추가 조치는 정책을 현장 구석구석까지 확산하는 실질적인 재정 공급이다. 연방정부는 주 및 준주와의 노동시장 장관 회의 직후 향후 5년간 양자 협약을 통해 추가 20억 캐나다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연방정부의 목표와 각 지역의 현장 상황 사이 간극을 좁히고, 지역 맞춤형 인력 수급 체계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투입되는 추가 예산은 교육·훈련 현장의 물리적, 행정적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데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우선, 수습 교육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직업전문학교와 기술 대학, 노조 산하 훈련 센터의 정원을 확대하고, 야간반, 주말반, 단기 집중 코스 등 탄력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한다. 또한 대도시 외곽이나 소도시의 훈련 시설 부족을 보완하고자 이동식 실습 장비와 시뮬레이션·VR 시설을 확충하고, 현장 숙련공 출신의 전문 강사를 확보하여 교육 회전율을 높인다.
또한 지역별 산업 수요를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탄력적으로 개편한다. 주택 공급이 시급한 지역에는 주거용 목공 및 전기 배선 등 맞춤형 단기 과정을 신설하고, 전통적인 장기 학기제 대신 필요한 기술만 골라 배우고 실무 능력을 검증하는 모듈형·역량 중심 교육을 도입한다. 나아가 지역 건설 협회와 대형 시공사의 실제 수요를 반영해, 교육 이수가 곧바로 현장 채용으로 이어지는 연계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 기업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친환경 자재 및 스마트 건축 협력 기회
팀캐나다 스트롱 정책은 현장 인력을 보완하여 캐나다 건축 시장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방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으로 인력 공백이 완화되면, 그동안 정체되었던 대형 프로젝트들이 실제 공사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따라 해당 정책은 한국기업들에게 친환경 건축자재 수출 및 스마트 건축 솔루션 협력이라는 두 가지 핵심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 강화된 친환경 건축 규제에 발맞춘 고효율 자재 수요 확대와 수출 기회 확보
그동안 캐나다는 건축 허가를 받았음에도 현장 인력이 부족해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대형 다가구 및 아파트 프로젝트는 목수, 전기공, 철근공 등의 주요 숙련공 확보가 어려워 착공이 평균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연되곤 했다. 공사가 진행되지 않음에 따라 건축자재 수요 역시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인력 병목 현상을 해소하는 것은 지연되던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인 착공 단계로 나아가도록 만드는 전제 조건이다. 현장에 인력이 투입되어 본격적인 시공이 시작되면 철강, 단열재, 창호 등 필수 건축자재 소비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특히 캐나다는 연방 차원의 '국가에너지건축법(NECB, National Energy Code of Canada for Buildings)'을 바탕으로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BC Energy Step Code'나 토론토시의 'Toronto Green Standard' 등 주정부와 대도시 중심의 친환경 건축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신축 건물이 일반 건축물 대비 에너지 소비량을 20%에서 40% 이상 감축하도록 단계별 에너지 효율 등급을 의무화하는 한편, 외벽과 지붕의 단열 기준치를 상향하고 준공 전 기밀성 테스트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캐나다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신축 건물의 탄소중립(Net-zero) 준공 의무화 기조를 강력히 추진함에 따라, 신축 건축물은 화석연료 난방 의존도를 낮추고 운영 단계의 온실가스 배출을 실질적인 '제로(Zero)' 수준으로 감축하거나 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순배출량을 없애야 한다. 여기에 건물 운영 중 배출뿐만 아니라 콘크리트와 철강 등 자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재탄소(Embodied Carbon) 규제까지 복합적으로 적용되는 추세다.
이처럼 강화된 환경 규제와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추어 현장에서는 강화된 단열 기준을 충족하는 고성능 단열재와 열관류율이 낮은 삼중유리 창호, 저탄소 철강 등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엄격한 현지 환경 규격을 충족하는 우수한 품질의 한국산 친환경 건축자재 기업들에게는 북미 시장 점유율을 넓힐 수 있는 실질적인 수출 기회가 열리게 된다.
▸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모듈러 주택 및 스마트 건축 솔루션 부문의 협력 기회 확대
캐나다 정부가 수만 명의 기술자를 양성한다고 해도, 2033년까지 캐나다가 필요로 하는 전체 숙련공 규모가 140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정부 지원만으로는 현장의 인력 부족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 특히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의 보고서인 "주택 위기 해결은 마라톤과 같다(Solving the housing crisis is a marathon not a sprint)"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집을 짓고 가격이 안정화되기까지 최대 2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기존 방식만으로는 주거난을 해결하기에 물리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는 현장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대안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장에서 구조물을 미리 제작해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 공법이나 프리패브리케이션(Prefabrication) 기술, 3차원으로 설계·시공 오류를 줄이는 빌딩정보모델링(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및 현장 자동화 솔루션의 현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지의 이러한 시장 변화는 첨단 스마트 건축과 제조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북미 진출 기회가 된다. 한국은 스마트 공장 기술과 정밀 자재 제조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캐나다에는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제조 기반이 부족해 외부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모듈러 주택 완제품 및 부품의 직접 수출과 더불어, BIM 솔루션과 자동화 기술을 앞세운 현지 건설사와의 기술 제휴를 적극 모색해 볼 수 있다.
시사점
캐나다의 '팀캐나다 스트롱' 정책과 대규모 재정 투입은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인해 정체되었던 주택 착공을 가속화하며 우리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정부별로 대폭 강화되는 친환경 건축 규제와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추어 고효율 단열재, 삼중유리, 저탄소 철강 등 친환경 자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통적인 방식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듈러 주택, 프리패브리케이션, BIM 등 스마트 건축 솔루션 부문에서도 현지 건설사와의 기술 제휴 및 협력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캐나다 연방정부,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 캐나다 고용경제계발부(ESDC), KOTRA 토론토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