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国补)이 떠받친 세계 최대 손목 착용 기기 시장, AI 안경이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
2026년 5월, 국내 토익(TOEIC) 정기시험에서 카메라와 생성형 AI가 결합된 'AI 글라스(스마트 안경)'를 착용하고 시험을 치르다 적발된 응시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5월 10일과 31일 시험에서 각각 1명씩 2명이 적발돼 성적이 무효 처리되고 4년간 응시 자격이 제한됐다. 한 명은 온라인 직구로 살 수 있는 제품을, 다른 한 명은 국내 미출시 제품을 썼다. 카메라로 비춘 대상을 AI가 분석해 렌즈나 스피커로 답을 알려주는 이 기기는 외형이 일반 안경과 거의 구별되지 않아, 수능 등 국가시험 반입 금지 여부까지 논의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에 가깝던 '답을 알려주는 안경'이 현실의 시험장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스마트 웨어러블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빠르게 파고 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 AI 안경 열풍의 진앙이자 세계 최대 격전지가 바로 중국이다. 스마트 워치와 손목밴드, 무선 이어폰을 넘어 AI 안경과 스마트 링까지, 중국의 스마트 웨어러블(智能穿戴) 시장은 노령화와 건강 관리 수요, 온디바이스 AI의 확산, 소비재 보조금 정책이 맞물리며 새로운 도약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2025년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백경대전(百镜大战;수백종의 안경 전쟁)'이라 칭하는 AI 안경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웨어러블의 무게중심이 손목에서 얼굴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손목 착용 기기 시장으로 올라선 중국
중국은 스마트 워치와 손목밴드를 합한 손목 착용 기기(腕戴) 부문에서 세계 최대 시장의 지위를 굳혔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슴중국 손목 착용 기기 출하량은 6,116만 대로 전년 대비 19.3% 늘며 전 세계 출하량의 약 32%를 차지해 미국을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1위 시장에 올랐다. 같은 해 글로벌 시장이 1.4% 역성장한 가운데 중국만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간 결과다. 2025년에는 출하량이 7,390만 대로 20.8% 더 증가해, 사실상 전 세계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품목별로 보면 2025년 중국 스마트 워치 출하량은 5,061만 대로 17.2% 늘었고, 손목밴드(手环)는 2329만 대로 29.4% 증가했다. 가격 진입 장벽이 낮은 손목밴드의 성장률이 워치를 앞선 점이 특징이다. IDC는 2026년 중국 손목 착용 기기 시장이 7958만 대로 5.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성인용 스마트 워치(3,747만 대, +8.2%)와 회복기에 접어든 키즈 워치(1,791만 대, +5.4%)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손목 착용 기기 시장 규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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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24년 |
2025년 |
2026년(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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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출하량 |
6,116만 대 |
7,390만 대 |
7,958만 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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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증감 |
+19.3% |
+20.8% |
+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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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치 |
4,317만 대 |
5,061만 대 |
성인 3,747만 키즈 1,791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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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밴드 |
1,799만 대 |
2,329만 대 |
2,421만 대 |
[자료: IDC 「중국 웨어러블 기기 시장 분기별 추적 보고서」]
금액 기준으로도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중상산업연구원(中商産業研究院)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 규모는 2024년 926억 위안에서 2025년 약 1053억 위안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1126억 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역시 2025년 약 7977억 위안에서 2026년 8043억 위안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무선 이어폰을 포함한 '이어웨어' 시장도 견조해, 캐널리스(Canalys)는 TWS·무선 이어폰을 아우르는 글로벌 스마트 오디오 기기 출하량이 2024년 4억5500만 대에서 2025년 5억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귀를 막지 않는 개방형 이어폰(OWS)이 가파르게 성장해 중국에서는 2024년 상반기에만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넘게 급증했다. 여기에 신흥 폼팩터인 스마트 링(智能戒指)이 2025년 글로벌 출하량 400만 개를 넘기며 49% 성장해, 스마트 워치(약 12%)·손목밴드(약 8%)의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착용 부위가 손목에서 손가락·귀, 그리고 얼굴로 다변화되는 흐름이 시장 전반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국가보조금과 노령화·건강 수요가 끌어올린 성장
최근 성장의 가장 직접적인 동력은 '보상판매(以旧换新)'로 대표되는 소비재 보조금, 이른바 국가보조금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 1월 상무부 등 5개 부처 합동으로 《휴대폰·태블릿·스마트 워치(밴드) 구매 보조 실시방안》을 발표하며, 소비 가전을 넘어 디지털 제품으로 보조 범위를 처음 확대했다. 개인 소비자가 판매가 6000위안 이하의 휴대폰·태블릿·스마트 워치(밴드)를 구매하면 판매가의 15%를, 품목당 1대에 한해 최대 500위안까지 지원하는 구조다.
보조 대상은 2026년 들어 한층 넓어졌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재정부는 2025년 12월 30일 《2026년 대규모 설비 갱신 및 소비재 보상판매 정책 시행에 관한 통지》를 통해, 기존 3개 품목에 '스마트 안경(智能眼镜)'을 신규로 추가해 디지털·스마트 제품 4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여기서 스마트 안경은 AI 안경·AR 안경·VR 안경을 포괄한다. 보조율 15%·품목당 최대 500위안(단가 6000위안 이하) 기준은 유지됐으며, 정부는 정월·춘절 성수기 수요에 대응해 2026년 1차분으로 625억 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를 지방에 우선 배정했다. 신흥 웨어러블 품목이 출시 초기부터 국가 보조의 직접적인 수혜권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스마트 웨어러블 관련 주요 정책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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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제도 |
시기 |
주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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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제품 구매 보조(国补) 1차 확대 |
2025년 1월 |
휴대폰·태블릿·스마트 워치(밴드) 3개 품목, 판매가의 15%·최대 500위안 지원(단가 6,000위안 이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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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보상판매 정책(보조 2차 확대) |
2025년 12월 |
'스마트 안경(AI/AR/VR)' 신규 편입으로 디지털 4개 품목화, 보조 기준 동일 유지, 1차 625억 위안 특별국채 배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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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경 평가지표·전문 테스트 |
2025년 2월~ |
공업정보화부 직속 중국정보통신연구원(信通院)이 AI 안경 전문 테스트 착수, 7개 모듈·60여 항목의 '글로벌 첫 AI 안경 평가체계' 발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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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인증 제도(2급) |
지속 |
혈압·심전도(ECG) 등 건강 측정 기능 탑재 기기를 2급 의료기기로 등록·관리(화웨이 WATCH D 등) |
[자료: 국가발전개혁위원회·재정부·상무부·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 발표 자료 종합]
정책 효과는 시장 구조를 바꿔 놓았다. IDC는 보조금이 판매 시점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해져 시장의 가격 민감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그 결과 1000위안 이하 보급형과 2000위안 이상 중·고급형이 동시에 성장하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정책 변수 외에도 전 국민적 건강 의식 제고와 노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 수요, 젊은 층과 고령층 모두에서 높아진 수용도가 구조적 성장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시장이 보조금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어, 정책 강도 변화에 따른 수요 변동 가능성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AI 안경이 연 '백경대전(百镜大战)', 차세대 입구를 둘러싼 각축
2025~2026년 중국 웨어러블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스마트 안경이다. IDC에 따르면 2026년 중국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450만 8,000대로 전년 대비 77.7% 급증할 전망이며, 이 가운데 음향·촬영 안경이 343만 4,000대(+68.1%), AR/VR 기기가 107만 3,000대(+62.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해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은 2,368만 7,000대 규모로 커지고, 중국 업체가 전 세계 출하량의 약 45%를 점할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도 2025년 글로벌 AI 안경 출하량을 1,280만 대, 중국 시장을 275만 대로 집계하며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평가했다.

주: 2024·2025년은 실적치, 2026년은 IDC 전망치
[자료: IDC, 중상산업연구원(中商産業研究院)]
시장에는 '백경대전'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붙었다. 2025년 한 해 중국에서 출시된 AI 안경 신제품만 40종을 넘고, 출시를 준비 중인 업체는 70곳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인터넷 대기업의 대거 진입이 특징이다. 샤오미가 '젊은이의 첫 스마트 안경'을 표방하며 불을 지폈고, 알리바바는 2025년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자체 개발한 '콰크(夸克) AI 안경'을 선보였으며, 바이두는 11년 만에 'AI 안경 Pro'로 시장에 재진입했다. 여기에 텐센트·OPPO·레노버 등 빅테크와 완성차 업체 리샹(理想)자동차까지 가세하며 이종 산업의 진입이 이어졌다.
전문 AR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였다. TCL 계열의 레이냐오(雷鸟, RayNeo)는 카운터포인트 기준 2025년 글로벌 AR 안경 시장에서 27%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양산형 풀컬러 마이크로LED 광엔진과 광도파관 기술을 앞세웠다. 최근에는 통신사 계열 펀드 등으로부터 10억 위안이 넘는 신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XREAL·Rokid 등도 대형 AI 모델과 연계해 추격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① 40g 안팎까지 낮춘 경량화, ② 마이크로LED·광도파관 기반 디스플레이 고도화, ③ 대형 AI 모델 탑재를 통한 실시간 번역·물체 인식·1인칭 기록이 핵심 경쟁 축으로 부상했고, 가격도 999~1,800위안대까지 빠르게 내려왔다.
<샤오미 AI 안경>

[자료: 샤오미 홈페이지]
다만 화려한 외형의 이면에는 '높은 화제성, 낮은 판매량'이라는 한계가 공존한다. 2025년 광군제(双11)에서 톈마오(天猫)의 스마트 안경 거래액은 전년 대비 25배, 징둥(京东)은 346% 급증했지만,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메타(Meta)가 80%대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다(시장조사기관 SAG 기준 2025년 84%). 중국 업체들은 그 뒤를 빠르게 추격하는 구도다. 업계에서는 음성 인식 오류, 30~50%에 이르는 높은 반품률, 프라이버시 우려, 운영체제·표준 미비 등을 과제로 꼽는다. 이에 중국정보통신연구원은 2025년 2월 레이밴-메타 제품을 기준 삼아 7개 모듈·60여 개 항목으로 구성된 '글로벌 첫 AI 안경 평가체계'를 내놓고 전문 테스트에 착수하는 등, 난립 단계의 시장을 규범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화웨이 독주 속 샤오미·애플의 추격
손목 착용 기기 시장의 경쟁 구도는 화웨이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중상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손목 착용 기기 시장에서 여러 해 연속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2024년 점유율은 34.6%에 달했다. IDC 집계에서도 2025년 화웨이는 2,510만 대를 출하해 34% 점유율로, 중국에서 유일하게 30%를 넘긴 브랜드가 됐다. Watch GT 시리즈가 2급 의료기기 인증과 심전도 측정 등 의료급 기능을 갖추고 배터리 지속 시간을 끌어올린 점, 훙멍(鸿蒙) 생태계 기반의 기기 간 연동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 뒤를 샤오미(2024년 22.6%), 키즈 워치 1위 브랜드 샤오톈차이(小天才)를 보유한 부부가오(步步高, 15.7%), 애플(7.6%), 룽야오(荣耀, 2.2%)가 이었다. 2025년 증감률로 보면 샤오미(+47.8%), 애플(+40.9%), 룽야오(+29.0%)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고, 특히 애플은 국가보조금 정책의 수혜를 크게 받았다. 샤오미는 2025년 1분기 중국 손목밴드 출하량 1위에 오르며 스마트폰·전기차·가전을 잇는 생태계 전략에 속도를 냈다.
반면, 무선 이어폰 부문에서는 애플(Beats 포함)이 글로벌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샤오미가 2025년 1분기 처음으로 단일 분기 900만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2위로 올라섰다. 대형 AI 모델 기반의 실시간 번역 이어폰이 화제를 모으는 등, 이어웨어 역시 '소리 기기'에서 'AI 단말'로 진화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자료: 중상산업연구원(中商産業研究院)·치차차(企査査)]
건강 모니터링 고도화: 혈압·심전도에서 비침습 혈당으로
기술 트렌드의 또 다른 축은 건강 모니터링의 의료급 고도화다. 화웨이는 손목 착용형 혈압계 'WATCH D'를 선보이며 중국에서 2급 의료기기 등록 인증을 받았고, 해당 기기는 《중국 고혈압 예방·치료 지침(2024년 개정판)》에도 포함됐다. 후속작 WATCH D2는 2024년 8월 광둥성 약품감독관리국의 2급 의료기기 심사를 통과했다. 화웨이 측에 따르면 자사 웨어러블은 7개의 국내 의료 인증과 13개 해외 국가·지역의 의료기기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TruSense' 시스템 고도화로 측정 가능한 신체 지표를 17개로 늘렸다.
<화웨이 WATCH D2>

[자료: 화웨이 홈페이지]
업계가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주목하는 분야는 채혈이 필요 없는 비침습 혈당 측정(无创血糖)이다. IDC는 비침습 혈당 측정 등 만성질환 관리 기능이 향후 시장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온디바이스 AI도 본격화하고 있다. 퀄컴이 전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처음 탑재한 웨어러블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기기 자체의 AI 처리 능력이 강화되고 스마트 워치·이어폰·안경 간의 협동이 차세대 자연어 상호작용 생태계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 링도 건강 데이터의 새로운 접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화면과 대형 센서가 없어 가볍고 배터리 지속 시간이 길다는 장점을 앞세워 수면·심박·활동량 측정에 특화된 형태로 성장 중이다. 중국 대표 브랜드 링콘(RingConn)은 2급 의료기기 인증을 받고 80여 개국에 진출했으며, 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의료급 정밀도를 강조하고 있다.
공급망 강국 중국, 표준 정비와 해외 시장 확대
중국은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제조 공급망에서도 영향력이 크다. IDC에 따르면 2025년 AR/ER(증강현실 계열) 세분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글로벌 출하 비중은 87.4%에 달했고, 무선 이어폰·웨어러블 위탁생산(ODM)은 물론 스마트 워치용 OLED 패널, 마이크로LED 칩 등 핵심 부품까지 폭넓은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이러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동남아·중동·유럽 등으로 해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다만 AI 안경이 빠르게 커지면서 광도파관 렌즈,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모듈, 고성능 AI 칩 등 핵심 부품의 생산 능력과 수율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산업 표준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중국 당국과 업계는 AI 안경 평가체계 제정, 보조금 통일 기준 적용 등을 통해 시장 질서를 정비하고 표준을 마련해 가고 있다.
시사점 및 전망
중국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은 국가보조금이라는 정책 변수, AI 기능의 빠른 침투, 건강 관리 수요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성장해 왔다. 거대한 내수와 폭넓은 공급망, 선두 기업의 기술·생산 역량이 결합된 결과다. 향후에는 손목 착용 기기의 의료급 건강 기능 고도화와 함께, AI 안경이 '차세대 인간·기계 상호작용의 입구'를 둘러싼 격전지로서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IDC는 2026년을 중국 스마트 안경 시장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는 해로 규정했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산업계에도 여러 접점을 시사한다. 우선 글로벌 빅테크 간 경쟁 구도가 빠르게 짜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10월 4K 마이크로OLED 기반의 '갤럭시 XR'(프로젝트 무한)을 공개하고, 2026년 퀄컴 스냅드래곤 AR1을 탑재한 첫 스마트 안경을 준비하며 구글 안드로이드 XR 진영에 합류했다. 메타가 주도하는 시장에 안드로이드 XR 생태계가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도입부의 토익 사례에서 보듯 한국에서도 AI 안경에 대한 수요와 사회적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양국 시장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품·소재 측면의 접점도 주목된다. 특히 스마트 안경의 성능과 착용감을 좌우하는 초소형 디스플레이와 광학 모듈이 관건으로, 중국 업체들도 일부 핵심 부품의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관련 기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 모니터링 분야에서는 혈압·심전도·비침습 혈당 등 의료급 측정 기술과 인증이 차별화 요소로 부상하고 있어, 하드웨어를 넘어 건강 데이터·서비스와 결합한 모델이 새로운 경쟁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급 웨어러블 기기 L社의 P씨는 "웨어러블 기기는 더 이상 단순한 '데이터 기록기'가 아니라, 연속적이고 정확한 의료급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의 건강 위험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스마트 헬스 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드웨어의 정밀도와 함께, 이를 분석할 수 있는 AI 모델의 임상적 사고 능력이 결합되어야만 수면, 혈압, 혈당 등의 데이터를 개인 맞춤형 건강 솔루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의료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모니터링-평가-개입'의 완전한 폐쇄 루프(Closed Loop)를 구축하는 것이 차세대 웨어러블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중국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은 국가보조금 정책의 향방, AI 안경 표준화의 진전, 비침습 혈당 등 차세대 건강 기능의 상용화 속도에 따라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관련 기업과 기관으로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며 협력 기회를 모색해 볼 만하다.
자료: IDC, 중국정보통신연구원(中国信通院·CAICT), 중상산업연구원(中商産業研究院),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재정부·상무부, 중국광학광전자행업협회,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캐널리스(Canalys), SAG, 21세기경제보도, 펑파이(澎湃), 신화사, 증권시보, 연합뉴스, 샤오미, 화웨이 등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상하이무역관 종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