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용권리법(Employment Rights Act 2025) 개정안, 2026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

영국 노동당 정부는 노동시장 개혁 정책 ‘노동을 가치 있게 하라(Make Work Pay)’의 일환으로 2026년 4월부터 고용권리법(Employment Rights Act 2025)* 개편안의 주요 조항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이번 개편안은 병가·출산휴가 제도부터 해고 보호, 제로아워 계약(Zero-hour Contract)**규제와 관련한 폭넓은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저 임금이 인상되고 공정노동기구(Fair Work Agency, FWA)가 2026년 4월 7일부터 공식 출범하면서 영국 내 고용 환경 전반에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우선, 입사 직후부터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된 휴가 혹은 휴직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이른바 ‘입사 첫 날(Day One)’ 권리가 도입된다. 기존에는 일정 기간 이상을 근무해야지만 신청할 수 있었던 법정 배우자 출산 휴가(Paternity Leave) 또는 육아 휴직(Parental Leave) 등이 입사 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권리로 격상된 것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을 통해 ‘배우자 사별 휴가(Bereaved Partner’s Paternity Leave)’***제도가 신설되면서 출산 또는 입양 직후 배우자를 잃은 근로자에 대한 보호가 강화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개인의 위기 상황이 고용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보다 포용적인 고용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휴가권 확대와 더불어, 법정 병가 수당(Statutory Sick Pay, SSP)을 지급받기 위한 조건도 완화되었다. 이전에는 법정 병가를 사용할 경우 처음 3일 간은 무급으로 진행되고 병가를 신청한 4일 차부터 수당이 지급되었다. 그러나 2026년 4월부터는 법정 병가를 사용한 첫 날(Day One)부터 즉시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 또한 법정 병가 수당(SSP)의 지급 대상도 확대된다. 수당을 지급받기 위한 주당 평균 소득 하한선(Lower Earning Limit, LEL)****이 폐지되면서, 근로 소득이 주당 125파운드(약 23만 2500원, 2025/26년 기준 LEL) 미만인 임시직 혹은 단기 인력 또한 법정 병가 수당(SSP)을 수령할 수 있게 되었다.


<개정 고용 권리법(Employment Rights Act 2025) 시행에 따른 주요 노동 제도 신청 조건 변화>

제도명

기존 신청 조건

개편 이후

배우자 출산휴가

(Paternity Leave)

동일 고용주 하에 최소 26주 이상 근무했을 경우

최소 근로 기간 조건 폐지

육아휴직

(Unpaid Parental Leave)

동일 고용주 하에 1년 이상 근무

최소 근로 기간 조건 폐지

법정 병가 수당

(Statutory Sick Pay, SSP)

① 연속 4일 이상 결근(최초 3일 무급 휴가)

② 주당 소득 125GBP***** 이상

병가 사용 일수 및 주당 소득 조건 폐지

배우자 출산 휴가 수당

(Paternity Pay)

동일 고용주 하에 최소 26주 이상 근무했을 경우

변동 없음

배우자 사별 휴가

(Bereaved Partner’s Paternity Leave)

-

2026년 DAY 1 제도에 신설

[자료: 영국 정부(GOV.UK)]

*주: 근로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1996년 제정된 영국 고용법. 노동당 정부에서 발의한 새로운 고용권리법안 (Employment Rights Bill)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2025년 12월에 최종 승인을 받아 정식 법률로 확정됨

**주: 정해진 최소 근무시간 없이 고용주가 필요할 때만 근로자를 호출하고, 근로한 시간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급하는 불안정 고용 계약 형태

***주: 출산 또는 입양 후 1년 이내에 자녀의 어머니 혹은 주 양육자가 사망한 경우, 남겨진 파트너가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최대 52주 쓸 수 있는 휴가 권리

****주: 영국의 국가보험(National Insurance) 체계 하, 근로자가 법정 수당을 받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최소 소득 금액

*****주: GBP 1 = KRW 2013(2026.7.08.)

이와 함께 영국 정부에서는 2026년 국가생활임금(National Living Wage, NLW)* 인상도 추진한다. 2026년 4월 1일부로 21세 이상 근로자의 최저 국가생활임금은 전년 대비 4.1% 인상되어 시간당 12.71파운드(약 2만 3600원)다. 국가생활임금뿐만 아니라 청소년 노동자 및 수습 직원(Apprentice)**에게 적용되는 국가최저임금(National Living Wage, NLW)***도 함께 인상되었다. 영국 정부는 최저임금 조정을 통해 실질 임금을 보호하고 생활비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이 경제적 불안 상태에 내몰리는 것을 방지하고, 생계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영국 국가생활임금(NLW) 및 국가최저임금(NMW) 인상 현황>

구분

2025/26

2026/27

인상액

인상률

국가생활임금(NLW)

21세 이상

GBP 12.21

£12.71

£0.50

4.1%

국가최저임금(NMW)

18~20세

GBP 10.00

£10.85

£0.85

8.5%

16~17세

GBP 7.55

£8.00

£0.45

6.0%

견습생(Apprentice)

GBP 7.55

£8.00

£0.45

6.0%

[자료: 영국 정부(GOV.UK)]

*주: 영국 내 만 21세 이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가장 높은 수준의 법정 최저 임금. 정부와 저임금위원회(Low Pay Commission)에서 매년 물가 상승률과 중위 소득의 3분의 2수준을 반영하여 고시함

**주: 기업의 정규 직원으로 채용됨과 동시에 국가에서 인증한 직업 교육 및 기술 훈련을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받는 근로자. 견습생의 최저임금은 기업이 견습생의 교육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일반 근로자와 별도로 책정됨

***주: 영국의 가장 기본적인 법정 최저임금으로, 만 16세부터 만 20세 이하의 노동자 및 수습직원에게 적용되는 하한선

한편, 고용권리법(Employment Rights Act 2025) 중 일부 개정안은 2027년부터 시행된다. 대표적으로 부당해고(Unfair Dismissal)에 대한 법적 보호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수습 기간(Probation)*을 포함하여 동일한 고용주 아래에서 최소 2년 이상 근속했을 때에만 부당해고에 대한 법적 보호 권리가 발생했으나, 2027년 1월 1일부터는 해당 요건이 6개월로 단축되며 부당해고 보상금에 대한 상한선 또한 폐지된다. 즉 수습기간이 1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가 근속한지 6개월이 지났다면 고용주는 공정한 절차 없이 자의적으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기업이 근로자를 해고한 뒤 기존보다 더 낮은 임금 혹은 불리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하는 이른바 ‘해고 후 재고용(Fire and Rehire)’ 관행도 법적으로 강력하게 제한된다.

특히, 영국 정부는 대표적인 불안정 고용 형태인 ‘제로아워 계약(Zero-hour Contract)’에 대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근로자의 근무 안정성과 소득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027년부터 고용주는 12주 이상 정기적으로 근무한 제로아워 계약 근로자에게 실제 근무 스케줄을 반영한 ‘보장 시간 계약(Guaranteed Hours Contract)’**체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카페나 식당에서 제로아워 계약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12주 동안 매주 4일, 하루에 5시간씩 정기적으로 근무했다면, 고용주는 해당 근무 패턴을 반영한 고정 근로시간 계약을 우선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또한 근무 일정 변경과 관련된 보호 장치도 강화된다. 만일 고용주가 합리적인 사전 고지 없이 교대 근무(Shift)를 취소·변경하거나 예정된 근무 시간을 단축시켰다면, 근로자에게 발생한 소득 손실에 대해 현금으로 보상해야 한다. 즉, 고용주의 필요에 따라 근무 일정이 일방적으로 조정되던 기존의 관행에 일정 부분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이다. 다만 영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제로아워 계약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가 기존의 유동적 근무 형태를 유지하기를 원할 경우 이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유지하되, 저임금·단기 근로자에 대한 보호 수준을 강화하는 데 이번 제도 개편의 목적이 있음을 밝혔다.

*주: 기업이 신규 채용 인원을 대상으로 업무 적합성, 기술 수준, 조직 적응력 등을 평가하기 위해 설정한 일정 기간

**주: 고용주가 근로자에게 매주 혹은 매월 최소한의 근무 시간과 그에 따른 급여를 의무적으로 보장하는 고용 형태

노동 감독 체계를 통합한 ‘공정노동기구(Fair Work Agency, FWA)’ 정식 출범

이번 개편의 또다른 핵심은 파편화돼 있던 노동 감독 기능을 단일 체계로 묶어낸 새로운 감독기관, 공정노동기구(FWA)의 출범이다. 그간 영국의 노동 감독 체계는 노동착취·취약근로자 단속국(Gangmasters and Labour Abuse Authority, GLAA), 고용대행사 표준감독국(Employment Agency Standards Inspectorate, EAS), 노동시장 집행국장(Director of Labour Market Enforcement, DLME)의 총 3개 기관으로 분산되어 있었으며, 최저임금 단속은 국세청(HM Revenue & Customs, HMRC)에서 별도로 수행해 왔다. 2026년 4월 7일을 기점으로 출범한 공정노동기구(FWA)는 기존 3개 기관(GLAA, EAS, DLME)의 고유 기능과 권한을 전면 흡수·통합하고, 국세청(HMRC)에서 최저임금 감독 기능만을 분리·이관 받아 통합 운영된다. 영국 정부는 이를 통해 복합적인 노동법 위반 사례에 대한 조사 및 감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노동기구(FWA) 출범 이전 노동감독기관별 기능 및 개편 이후 변화>

기관명

기능 및 역할

개편 이후

노동착취·취약근로자 단속국 (GLAA)

농업, 식품가공, 물류 등 취약 산업에서 발생하는 강제노동, 인신매매, 노동착취 단속

기능 이관 후 폐지

고용대행사 표준감독국(EAS)

인력 파견업체, 채용대행사, 헤드헌팅 업체 등의

불법 행위 감독

기능 이관 후 폐지

노동시장 집행국장(DLME)

영국 노동시장 감독 전략 수립 및 감독기관 간 조정

기능 이관 후 폐지

국세청(HMRC)

최저임금(NMW/NLW) 위반 조사를 비롯한

세금·관세 행정 총괄

최저임금 집행 기능만 FWA로 이관

[자료: 영국 기업 통상부(DBT), 각 기관 홈페이지 종합]

공정노동기구(FWA)의 출범의 가장 큰 특징은 노동법 위반 단속에 대한 패러다임이 기존의 ‘근로자 주도의 사후 분쟁 대응 중심’에서 ‘정부 주도의 선제적 감독 체계’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근로자가 직접 고용 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야 분쟁 해결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구조였으나, 앞으로는 공정노동기구(FWA)가 선제적으로 노동법 위반 징후를 직접 조사·감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근로자가 사안별로 여러 감독 기관을 찾을 필요 없이 공정노동기구(FWA) 한 곳으로 민원을 통합 접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행정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기존에는 근로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해야 했던 유급 휴가 수당(Holiday Pay) 미지급 문제 또한 공정노동기구(FWA)의 직접 감독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공정노동기구(FWA)는 근로자의 문제 제기 없이도 선제적으로 노동법 위반 징후를 조사할 수 있으며, 조사관은 사전 예고 없이 사업장을 방문해 급여 대장, 근로 계약서 등 인사·노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위반 사항이 확인될 경우 시정 권고 및 과태료 부과(최대 2만 파운드, 약 4000만 원)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를 통해 노동법 집행 효율성을 높이고, 취약 노동자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사점

영국 정부의 이번 고용권리법 개편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근로자 보호 수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병가·휴가 제도를 비롯하여 최저임금 인상 및 공정노동기구(FWA) 출범 등이 단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영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역시 변화하는 노동법 체계에 맞춰 인사·노무 운영 방침을 사전에 점검하고 대응 체계를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병가·출산휴가 등 주요 권리가 입사 초기부터 적용되면서 채용 단계에서의 검증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일정 기간의 수습 및 근속 기간을 통해 직무 적합성과 조직 적응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입사 초기부터 다양한 법정 권리가 발생하는 만큼 앞으로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직무 역량을 보다 정교하게 검증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부당해고 보호 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채용·평가·징계·해고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과 기록 관리의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는 근로자의 수습 기간부터 정량적 성과 관리 및 평가 제도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인사 관련 사항에 대한 문서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법정 병가 수당(SSP)의 대기기간 폐지 및 소득 하한선 철폐, 제로아워 계약의 규제 강화에 따라 단기·임시직 근로자에 대한 권리 보호 수준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인력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단기·임시직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유통·물류·요식업의 경우 즉각적인 인건비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보다 정교한 근무 스케줄 및 인력 운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정노동기구(FWA)의 출범으로 기업에 대한 정부 주도의 선제적 단속 집행이 예고됨에 따라, 기업의 노동법 법규 준수에 대한 중요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공정노동기구(FWA)에서 강력한 조사·감독 및 과태료 부과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영국 현지 진출 우리 기업에서는 변경된 노동법 체계에 맞춰 취업 규칙, 근로 계약서 및 내부 인사 체계를 사전에 점검하고, 현지 노무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자체 감사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료 출처: 영국 정부(GOV.UK), 영국 저임금위원회 (Low Pay Commission), 영국 기업통상부 (Department for Business and Trade), 영국 보건부 (Department of Health and Social Care), 노동착취·취약근로자 단속국(Gangmasters and Labour Abuse Authority), 고용대행사 표준감독국(Employment Agency Standards Inspectorate), 노동시장 집행국장(Director of Labour Market Enforcement), 영국 국세청(HM Revenue & Cus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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