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업, 수주 경쟁보다 먼저 ‘만들 사람’이 부족해졌다
일본 조선업이 다시 정책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탈탄소 선박 수요 확대, 경제안보 관점의 선박 공급망 재정비, 미·일 조선 협력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일본 정부와 조선업계는 조선업의 생산 기반 유지와 재강화를 주요 과제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일본 조선업이 직면한 가장 현실적인 제약은 대형 수주 확보 이전에 ‘누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지방 조선소를 중심으로 숙련 인력 고령화와 청년층 유입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노동집약형 건조 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조선업은 대부분 지방권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국내 생산에서 지방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는다. 조선업은 세토내해와 북부 규슈 지역 등에서 지역 제조업과 고용의 중핵 역할을 담당해 왔다.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 자료(2024년 2월 19일 발표)에 따르면 일본 내 조선업 전체 매출은 약 2조6000억 엔, 사업자 수는 922개, 종업원 수는 6만3000명이며, 조선소에 기자재를 공급하는 선박용 기계·부품 산업도 약 1000개 사업자와 4만6000명의 고용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업은 고용하는 인력의 숫자도 많고 제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즉 조선업은 단일 조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제조업 생태계 전반과 연결된 산업이다.
문제는 이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인력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조선업 취업자는 2018년까지 8만 명대를 유지했으나, 건조 수요 침체와 업계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2022년에는 6만3000명 수준까지 감소했다. 협력회사 기능 인력도 2016년 4만8000명에서 이후 3만3000명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구조 역시 우려 요인이다. 조선업 취업자 중 10~20대 비중은 2010년경 35%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22%까지 하락했다. 향후 중장기적으로 고령화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일본 조선소가 위치한 지역의 인구 감소도 부담이다. 국토교통성은 주요 조선소가 입지한 사이카이시, 다마노시, 구레시, 시모노세키시, 이마바리시, 이마리시, 사카이데시 등의 생산연령인구가 2020년부터 2050년까지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은 용접, 도장, 곡가공, 배관, 조립, 검사 등 현장 숙련도가 중요한 공정이 많아 인력 부족의 영향이 곧바로 생산 능력의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조선업 인력 구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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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주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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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취업자 수 |
'18년 8만명대 → '22년 6만3000명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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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회사 기능인력 |
'16년 4만8000명 → 이후 3만3000명 수준으로 감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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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비중 |
10~20대 비중 2010년경 약 35% → '22년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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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리스크 |
주요 조선소 입지 지역의 생산연령인구 감소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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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과제 |
숙련 기술 전승, 공정 자동화, 생산성 향상, 작업환경 개선 |
[자료: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를 바탕으로 KOTRA 도쿄무역관 정리]
탈탄소 선박은 더 복잡해지고, 현장 인력은 줄어드는 구조
일본 조선업의 자동화 필요성은 단순히 인력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앞으로 건조해야 하는 선박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각국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LNG 연료선, 메탄올 연료선, 암모니아 연료선, 수소 연료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선박은 기존 중유 연료 선박보다 설계, 배관, 탱크, 연료공급 시스템, 안전장치, 시운전 등에서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선박 연료 전환에 따라 엔진, 연료탱크, 연료공급 시스템 등의 생산설비와 공급체제 정비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가스 연료는 저온·고압, 휘발성, 가연성, 독성, 부식성 등의 특성을 가질 수 있어 설계·조달·시공 전반이 고도화·복잡화된다. 이에 따라 공수 증가, 의장 공정 장기화, 시운전 장기화, 전문 인력 확보가 동시에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단순히 인력을 더 채용하는 방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숙련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선박은 더 복잡해지고, 공정 품질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 조선업계의 대응 방향은 인력 보강과 함께 공정 자동화, 로봇화,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 품질검사 자동화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수행해 온 반복적·고난도·위험 작업을 로봇과 센서, 소프트웨어로 보완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토교통성, DX 오토메이션 보조금으로 7개 실증사업 채택
일본 국토교통성은 2025년 5월, 선박산업의 인력 부족과 공정 효율화에 대응하기 위해 ‘DX 오토메이션 보조금’ 대상 실증사업 7건을 채택했다. 이 사업은 선박·선박용 기기 제조 공정에서 사람이 수행해 온 복잡한 작업을 로봇과 기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자동화·최적화하고, 이를 통해 공수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채택 사업의 범위를 보면 일본 정부가 조선소 자동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다. 단순한 산업용 로봇 도입을 넘어, 배관 생산 데이터 수집, 해상 시운전 계측 자동화, 현장 치수 측정과 CAD 연계, 신연료 탱크 단열 시공 자동화, 용접 로봇 현장 적용, 소조립 공정 자동화, 대형 구조물 도장 로봇 개발 등 조선소의 핵심 병목 공정을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DX 오토메이션 보조금 채택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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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
채택 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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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 중공업 |
선박 건조 배관 제조의 생산 데이터 수집 시스템 고도 활용 및 디지털 플랫폼 연계 최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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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힌도크·류타이테크노 |
해상 시운전 시 계측업무 DX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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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기자이 |
선박용 엔진 단열재 현장 치수 측정 및 CAD 데이터 이행 자동화 시스템 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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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
신연료 탱크 방열·단열 분사 오토메이션 기술 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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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쿠루시마도크·신쿠루시마고치중공 |
용접 로봇의 현장 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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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라조선소 |
선박 소조립 공정 자동화를 위한 상위 티칭 시스템 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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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조기 |
대형 워크용 도장 로봇 시스템 개발 |
[자료: 일본 국토교통성 자료를 바탕으로 KOTRA 도쿄무역관 정리]
이 중 가장 직접적으로 현장 인력 부족과 연결되는 분야는 용접과 도장이다. 조선소의 용접 작업은 선체 구조, 블록 조립, 배관 등 다양한 공정에 걸쳐 넓게 분포하며,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과 속도가 좌우된다. 그러나 선박은 자동차나 전자제품처럼 동일 규격 제품을 대량 반복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종과 선형, 블록 구조, 작업 공간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조선소 현장에서는 기존 제조업용 로봇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현장 조건에 맞는 로봇 경로 생성, 티칭(작업 순서 프로그래밍), 센싱(감지), 작업 보정 기술이 중요하다. 도장도 자동화 수요가 큰 공정이다. 대형 철 구조물을 대상으로 하는 도장 작업은 작업 면적이 넓고, 작업 환경이 열악하며, 품질 균일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방청·방식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에 선박 수명과 유지보수 비용에도 영향을 준다. 일본이 대형 워크용 도장 로봇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것은 단순히 인력을 줄이기 위한 차원을 넘어, 품질 표준화와 작업환경 개선을 동시에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계측·검사 분야의 DX도 주목된다. 해상 시운전 계측업무 DX화, 엔진 단열재 현장 치수 측정과 CAD 연계 자동화는 현장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기록·정리하던 기존 방식을 줄이고, 측정값을 바로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조선소의 생산관리, 품질관리, 설계 변경 대응, 납기 관리와 연결될 수 있다. 일본 조선업계가 추진하는 스마트 야드는 로봇 단독 도입이 아니라, 설계 데이터와 생산 데이터, 현장 계측 데이터가 연결되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자료: KOBELCO 조선 홈페이지]
스마트 야드의 핵심은 로봇보다 ‘데이터 연결’
일본 조선업의 자동화 논의에서 중요한 점은 로봇 장비 자체보다 데이터 연결 기반의 생산체계 구축이다. 조선소는 설계, 조달, 생산관리, 블록 제작, 의장, 도장, 시운전 등 공정이 복잡하고, 부서별·협력사별로 정보가 분산되기 쉽다. 국토교통성은 조선업에서 경리, 조달, 설계, 생산관리, 건조 부문이 개별적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의 부족과 지연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물자·비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일원화하고, 공정 개선과 경영 판단에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조선업은 설계 변경과 공정 변동이 빈번한 산업이다. 국토교통성은 기존 CAD 정보를 활용해 생산계획 단계에서 건조공정의 사전 검증, 비용 예측, 공정 최적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현장에서 태블릿과 센서 등을 활용해 건조 실적을 가시화하고, 계획과 실제를 비교해 실시간으로 개선하는 체계가 생산성 향상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한국 조선업계가 추진해 온 스마트 야드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 대형 조선사는 이미 용접 자동화, 블록 물류 최적화, 디지털 트윈, 생산계획 고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중국 대비 생산 규모가 작고 조선소별 시스템이 분산돼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지만, 반대로 고부가가치 선박과 기자재, 지역 조선소 네트워크, 선주·해운사와의 관계라는 강점을 활용해 점진적인 자동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제시하는 자동화의 범위도 넓다. 로봇에 의한 용접, 곡가공, 도장, 운반 자동화뿐 아니라 3D 모델 데이터를 활용한 건조 지원, AR·VR 기반 작업 지원, 프로젝션 매핑, 품질검사 자동화, 품질관리 디지털화, IC 태그와 드론 활용, 장비 원격조작 등이 포함된다. 즉 일본 조선업의 자동화는 단일 공정의 기계화가 아니라, 설계·생산·검사·관리 전반을 연결하는 단계적 전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조선소 자동화가 만드는 기자재·솔루션 수요
일본 조선소의 자동화 움직임은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우선 가장 직접적인 분야는 용접 자동화다. 선박용 용접은 작업 대상이 크고 형상이 복잡하며, 현장 조건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로봇 암, 주행장치, 용접 전원, 토치, 센서, 비전 시스템, 용접선 추적 소프트웨어, 자동 티칭 솔루션 등이 함께 요구된다. 특히 중소형 조선소는 대형 조선소처럼 자체 개발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현장 적용성이 높은 패키지형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도장 자동화 분야에서는 대형 구조물용 도장 로봇, 방청·방식 코팅 장비, 도막 두께 측정기, 표면처리 장비, 분진·휘발성유기화합물(VOC) 저감 설비, 작업자 안전관리 시스템 등이 유망하다. 일본 조선소는 품질 안정성과 작업환경 개선을 동시에 중시하기 때문에, 단순히 로봇 장비를 판매하기보다는 도장 품질 데이터 관리, 유지보수, 소모품 공급,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한 제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
계측·검사 DX 분야도 진출 가능성이 있다. 3D 스캐너, 레이저 트래커, 휴대형 계측기, 비전 검사 장비, 드론 점검 솔루션, 비파괴검사 장비, 현장 데이터 자동 기록 소프트웨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측정 결과를 CAD·자재명세서(BOM)·생산관리 시스템과 연계하는 기능은 향후 일본 조선소의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 수요와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생산관리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플랫폼 분야도 중요하다. 일본 조선업계는 조선소별로 시스템이 개별화돼 있고, 협력사와의 데이터 연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공정 진척 관리, 자재 위치 추적, 작업자 배치, 협력사 납기 관리, 원가 관리, 품질 이력 관리 등을 통합하는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이미 조선·플랜트·중공업 분야에서 검증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면, 일본 조선소의 기존 시스템과 연동 가능한 모듈형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본 시장 진입 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
일본 조선소 자동화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접근 방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첫째, 조선소별 현장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일본 조선업은 대형 조선소뿐 아니라 중견·중소 조선소와 협력사가 함께 구성하는 구조다. 각 조선소의 선종, 건조 방식, 설비 배치, 협력사 활용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범용 장비보다는 현장 맞춤형 튜닝과 사후 지원이 중요하다. 둘째, 단품 판매보다 실증형 제안이 효과적이다. 조선소는 공정 중단 리스크에 민감하기 때문에 새로운 로봇과 소프트웨어를 곧바로 본공정에 투입하기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는 일부 블록, 특정 용접선, 특정 도장면, 특정 계측 업무를 대상으로 개념검증(PoC)을 실시하고, 공수 절감률, 품질 안정성, 작업자 부담 감소, 유지보수 비용 등을 수치로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셋째, 일본어 기반 매뉴얼과 현장 교육 체계가 중요하다. 조선소 자동화는 장비 설치 후 현장 작업자가 실제로 사용하고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어 UI, 작업자 교육자료, 보전 매뉴얼, 원격 지원 체계, 현장 출장 대응 능력이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일본 파트너사와 협력해 현지 유지보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신뢰 확보에 도움이 된다. 넷째, 일본 조선소의 기존 CAD·생산관리 시스템과의 연동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방향은 로봇 도입 그 자체가 아니라 설계·생산·검사 데이터의 연결이다. 따라서 장비 기업도 데이터 출력 형식, API 연계,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 보안 대응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시사점
일본 조선업의 자동화 투자는 단순한 비용 절감책이 아니라 인력 부족, 탈탄소 선박의 복잡화, 경제안보상 선박 공급망 유지라는 세 가지 과제가 결합된 구조적 변화다. 일본 정부가 2025년 DX 오토메이션 보조금을 통해 용접, 도장, 계측, 단열 시공, 생산 데이터 관리 등 현장 공정을 직접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업의 생산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중장기 경쟁력 유지가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기업에는 두 가지 시사점이 있다. 하나는 일본 조선업의 자동화가 한국 조선업과 경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이 조선소 생산성 향상과 차세대 선박 대응력을 높일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중·일 조선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친환경 선박과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는 설계·생산·검사 공정의 디지털화가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하나는 협력 기회다. 일본 조선소가 자동화와 DX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로봇, 센서, 계측장비, 생산관리 소프트웨어, 안전 솔루션 등 외부 기술 수요가 생길 수 있다. 한국 기업은 대형 조선소와 중공업 현장에서 축적한 자동화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조선소의 특정 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실증형 제안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용접·도장·검사처럼 인력 부족과 품질 안정성 문제가 동시에 존재하는 영역은 진입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향후 일본 조선업의 경쟁력 회복 여부는 단순히 정부 지원 규모나 수주량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일본 현지 조선 업체에서 공정혁신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문가 A씨는 도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핵심은 줄어드는 인력으로 더 복잡한 선박을 안정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으며, 조선소 현장의 로봇화와 데이터 연결이 본격화될수록 관련 기자재와 솔루션 시장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우리 기업은 일본 조선소의 자동화 수요를 단순 장비 판매가 아닌 공정 개선, 품질 관리, 인력 부담 완화까지 포함한 종합 솔루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료: 일본 국토교통성 해사국 자료, 니혼게이자이신문, 일본 조선업계 및 관련 기업 발표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