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당류음료세 조정 논의, 세율·과세체계 재검토 본격화
필리핀 정부가 2018년 도입한 당류음료(Sweetened Beverages) 소비세의 인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재무부(Department of Finance, 이하 DOF)는 세제개편안인 ‘Promoting Growth, Revenue, and Equity towards Socio-Economic Sustainability(ProGRESS)’에 당류음료 소비세 조정을 포함하고 2026년 9월부터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에 착수했다. 다만 현재 제시된 세율은 확정된 법률이 아니라 정책 협의 단계의 안으로, 향후 의견수렴과 입법 과정에서 세율과 과세범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행 조세개혁법(Tax Reform for Acceleration and Inclusion Act, 이하 TRAIN법)에 따르면 설탕 등 열량 감미료 또는 비열량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에는 리터당 6페소, 고과당옥수수시럽(High-Fructose Corn Syrup, 이하 HFCS)을 사용한 음료에는 리터당 12페소의 소비세가 부과된다.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이를 각각 리터당 20페소와 40페소로 인상하는 내용이다. 순수 코코넛수액당과 순수 스테비올배당체 등 일부 감미료를 사용한 제품에는 현행법상 예외가 적용된다.
(단위 : 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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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현행 세율 |
인상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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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량·비열량 감미료 사용 음료 |
6페소/L |
20페소/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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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CS 사용 음료 |
12페소/L |
40페소/L |
[자료 : Republic Act No. 10963, 필리핀 재무부(DOF)]
세제도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세율 자체보다 세 부담이 최종 판매가격에 어느 정도 전가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Chinabank Research는 정부안이 현행 형태로 시행되고 추가 세 부담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될 경우 당류음료 가격이 약 30%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음료 부문의 가격 조정을 통해 2027년 소비자물가에도 일정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책 목적은 세수 확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정부는 당류 섭취와 연관된 보건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제도 개편의 주요 배경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필리핀 통계청(Philippine Statistics Authority, 이하 PSA)에 따르면 2025년 당뇨병은 필리핀의 주요 사망원인 가운데 하나로 집계됐다. 이와 별도로 필리핀 하원 의회정책예산연구처(Congressional Policy and Budget Research Department, 이하 CPBRD)는 현행 용량 기준 과세가 제품별 당 함량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논의가 단순 세율 인상을 넘어 과세기준의 정교화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과세대상 음료 출고량 감소,세수와 판매량 간 흐름도 차별화
세제 개편 논의에 앞서 필리핀 당류음료시장에서는 이미 과세대상 제품의 판매량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필리핀 국세청(Bureau of Internal Revenue, 이하 BIR)에 따르면 소비세가 부과되는 당류음료 출고량은 2024년 65억9108만6784리터에서 2025년 59억8124만195리터로 9.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류음료 소비세 징수액은 376억3875만 페소에서 364억227만 페소로 3.29% 감소했다. 출고량 감소폭이 세수 감소폭보다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은 제품별 과세구조와 판매구성 변화가 세수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BIR은 경쟁 심화, 건강지향 음료로의 소비 이동, 높은 소매가격, 대체제품 수요 확대 등을 출고량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단위 : 리터, PHP 백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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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24년 |
2025년 |
증감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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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세대상 음료 출고량 (리터) |
6,591,086,784 |
5,981,240,195 |
-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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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세 징수액 |
37,638.75 |
36,402.27 |
-3.29 |
[자료 : 필리핀 국세청(BIR), 2025 Annual Report]
다만 과세대상 당류음료의 출고량 감소를 필리핀 전체 음료수요의 위축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청량음료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두 통계는 집계 범위와 제품 분류가 상이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소비자의 수요가 음료시장 내에서 가격대와 제품 특성에 따라 재배분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는 참고할 수 있다.
특히 가격 부담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확대되는 시장에서는 전체 소비량의 증감보다 어떤 가격대와 어떤 제품군으로 수요가 이동하는지가 기업 전략에 보다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체 시장은 확대, 가격 접근성과 제품 구성의 중요성 부각
국제 시장조사기구 Euromonitor International(이하 Euromonitor)에 따르면 2025년 필리핀 청량음료의 소매점 판매량(Off-trade Volume)은 84억5610만 리터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탄산음료가 48억5080만 리터로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생수가 23억4120만 리터로 뒤를 이었다.
(단위 : 백만 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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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
판매량 |
|
탄산음료 |
4,8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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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
2,3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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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 |
46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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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D 차 |
3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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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음료 |
244.2 |
|
스포츠음료 |
195.4 |
|
RTD 커피 |
39.7 |
|
농축음료 |
5.2 |
|
전체 |
8,456.2 |
[자료 : Euromonitor International, 2026.09.24.]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업체 간 경쟁에서는 단순한 판매량 확대보다 소비자가 실제 구매시점에서 부담하는 금액과 제품 구성의 조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Euromonitor는 물가 부담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주요 업체들이 제품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동시에 소비자의 1회 구매금액을 낮출 수 있는 소용량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는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소용량 탄산음료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4년 출시된 Predator Energy Drink 역시 15페소의 가격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 진입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저가 경쟁보다는 구매단위를 세분화함으로써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층의 접근성을 유지하려는 대응에 가깝다.
건강지향 제품의 확대도 같은 흐름에서 나타나고 있다. Tang은 스테비아를 사용한 ‘Tang Fruit+’를 선보였으며, Asia Brewery의 Cobra는 기존 제품보다 당과 카페인 함량을 낮춘 ‘Cobra Rise’를 2025년 출시했다. Del Monte Philippines 역시 100% 파인애플 주스를 비롯해 건강 이미지를 강조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 변화가 향후 당류음료세 인상과 결합될 경우 업체의 대응은 판매가격 인상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세가 제품 용량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현행 구조에서는 용량 조정, 감미료 구성 변경, 저당 제품 개발, 가격대 세분화 등 여러 방식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동시에 검토될 여지가 있다.
특히 현행 TRAIN법에서는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등 비열량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도 원칙적으로 과세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단순히 설탕 함량을 낮추거나 ‘제로 슈거’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소비세 부담이 해소되는 구조는 아니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감미료의 종류, 과세 여부, 용량과 최종 판매가격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상위 4개사가 시장 83.5% 차지, 유통채널별 가격·용량 설계가 경쟁 변수
2025년 소매점 판매량 기준 Coca-Cola Beverages Philippines의 시장점유율은 43.7%, 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는 18.4%로 집계됐다. Philippine Spring Water Resources와 Asia Brewery가 각각 11.0%, 10.4%를 기록하면서 상위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3.5%를 차지했다.
(단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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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
기업 |
점유율 |
|
1 |
Coca-Cola Beverages Philippines |
4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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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 |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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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Philippine Spring Water Resources |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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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Asia Brewery |
10.4 |
|
5 |
Asiawide Refreshments |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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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Universal Robina Corp. |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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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Del Monte Philippines |
1.7 |
|
8 |
Zest-O Corp. |
1.4 |
[자료 : Euromonitor International, 2026.09.24.]
높은 시장집중도와 함께 필리핀 특유의 유통구조도 가격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에도 사리사리 스토어* 등 소규모 지역 식료품점이 청량음료의 주요 판매채널로 기능하고 있으며, 특히 농촌과 준도시지역에서는 소비자가 한 번에 지출하는 금액과 제품 접근성이 구매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주 : 사리사리 스토어(Sari-sari Store) - 필리핀 주거지역에 널리 분포한 소규모 동네 소매점으로, 식품·음료·생활용품 등을 소량 단위로 판매한다. 대형 유통망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주요 생활소비재 구매채널로 기능한다
Euromonitor는 이러한 유통환경에 대응해 업체들이 지역별·채널별 구매력에 맞춰 가격과 포장용량을 세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세 인상 이후에도 모든 제품의 가격을 동일한 폭으로 조정하기보다는 용량별 가격대를 재설계하거나 특정 채널에 공급하는 제품 구성을 달리하는 방식의 대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장지배력이 높은 대형업체는 제품 규격과 유통망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제 변화에 대한 대응수단이 상대적으로 넓을 수 있다. 반면 제품군이나 판매채널이 제한적인 중소 브랜드와 수입업체는 소비세와 유통마진이 최종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입시장도 확대...한국산 음료, 세제 변화 영향권
필리핀 비알코올음료 수입시장도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Global Trade Atlas(GTA)에 따르면 설탕이나 기타 감미료 또는 향을 첨가한 물과 탄산음료 등을 포함하는 HS 2202.10의 2026년 상반기 수입액은 1143만12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산 수입액은 170만2341달러로 21.39% 증가했으며, 전체 수입액의 14.89%를 차지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기타 비알코올음료가 포함되는 HS 2202.99의 2026년 상반기 수입액은 1억4953만732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24% 증가했다. 한국산 수입액은 413만3998달러로 12.09% 늘었으며, 수입시장 점유율은 2.76%로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단위 : 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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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코드 |
구분 |
2023년 상반기 |
2024년 상반기 |
2025년 상반기 |
2026년 상반기 |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
|
2202.10 |
전체 |
6,776,526 |
7,689,256 |
8,349,900 |
11,431,200 |
36.9 |
|
한국 |
689,257 |
718,581 |
1,402,358 |
1,702,341 |
21.39 |
|
|
2202.99 |
전체 |
95,279,812 |
105,890,410 |
125,413,772 |
149,537,329 |
19.24 |
|
한국 |
1,645,402 |
2,241,759 |
3,688,065 |
4,133,998 |
12.09 |
[자료 : Global Trade Atlas, 2026년 6월 누계 기준]
HS 2202.10에는 감미료나 향을 첨가한 물과 탄산음료가 포함돼 있어 당류음료 소비세 개편과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품목군이다. 반면 HS 2202.99에는 과세대상과 비과세대상 제품이 함께 포함될 수 있어 해당 수입액 전체를 당류음료세 적용시장과 직접 대응시키기에는 통계상 제약이 있다.
한국산 음료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세 개편은 현지 제조업체뿐 아니라 수입제품의 가격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입제품은 관세·물류비·유통마진 등에 소비세까지 더해질 경우 현지 생산제품과의 상대가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격민감도가 높은 대중 유통채널을 목표로 하는 제품의 경우 세제 변화가 소비자가격과 적정 포장단위 설정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시사점
필리핀의 당류음료 소비세 개편 논의는 단순한 세율 조정보다 현지 음료시장의 가격 형성과 제품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변수로 볼 필요가 있다. 과세대상 음료 출고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전체 청량음료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업체들은 소용량·저당·건강지향 제품을 확대하며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세율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에도 시장 조정은 일률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포장용량 세분화, 원재료 구성 변경, 제품군 재편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업은 당 함량뿐 아니라 감미료의 종류, 제품 용량, 소비세 적용 여부와 최종 판매가격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필리핀에서는 일부 비열량 감미료를 사용한 음료도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제품 개발과 수출 준비 단계에서 원재료 구성과 필리핀 식품의약품청(FDA) 등록정보, 필리핀 국세청(BIR)의 과세분류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소규모 근린 소매점인 사리사리 스토어의 비중이 높은 유통환경을 고려하면 소비자가 한 번에 지출하는 금액을 낮출 수 있는 소용량 제품과 가격대 세분화 전략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산 비알코올음료는 HS 2202.10과 HS 2202.99 모두에서 최근 수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당류음료세와 연관성이 높은 HS 2202.10에서는 2026년 상반기 수입시장 3위를 기록했다. 향후에는 건강지향 제품이라는 특성만을 강조하기보다 과세구조에 적합한 제품 설계, 현지 구매력에 맞춘 가격 설정, 유통채널별 제품구성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현재 제시된 소비세 인상안은 입법 논의 단계에 있어 최종 세율과 과세범위는 향후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료 : 필리핀 재무부(DOF), 필리핀 국세청(BIR), 필리핀 통계청(PSA), 필리핀 하원, Republic Act No. 10963, Euromonitor International, Global Trade Atlas, BusinessWorld 및 현지 언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