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애프터마켓 산업을 한자리에

세계 각국의 자동차 부품 및 애프터마켓 기업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우토메카니카 프랑크푸르트 2026(Automechanika Frankfurt 2026)' 전시회가 2026년 9월 8일부터 12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됐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자동차 부품과 정비∙진단 장비를 비롯해 디지털 서비스, 차체∙도장 등 자동차 애프터마켓 전반의 기업들이 참가해 관련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80개국에서 4400개사가 참가했으며, 173개국에서 11만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전체 방문객의 66%가 해외 방문객으로 집계됐으며, 독일 방문객 수도 2024년 대비 18.5% 증가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연결형 차량(Connected Car),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대체동력 등이 주요 화두로 제시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기술 변화가 정비∙서비스 및 차량의 전체 생애주기에 미치는 영향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전시회명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자동차 부품 및 애프터마켓 전시회

(Automechanika Frankfurt 2026)

개최 기간

2026년 9월 8~12일 (총 5일)

개최 장소

Messe Frankfurt 전시장

개최 규모

80개국 4,400개 업체 전시 참가, 173개국 112,000명 이상 방문

전시 품목

자동차 부품, 정비∙진단 장비, 차체∙도장, 디지털 솔루션 및 서비스 등

공식 홈페이지

https://automechanika.messefrankfurt.com/frankfurt/de.html

AI∙소프트웨어∙차량 데이터 활용 확대,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디지털 전환 가속

아우토메카니카 전시회 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에서는 AI와 소프트웨어, 차량 데이터 활용 확대와 전동화에 따른 정비∙부품 시장의 변화가 주요 흐름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전자화∙소프트웨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기존의 기계적 정비뿐만 아니라 차량 데이터를 활용한 고장 진단과 유지보수 역량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 마련된 '첨단 모빌리티(HighTech4Mobility)' 기술관에서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연결형 시스템 및 디지털 서비스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소프트웨어 기업과 스타트업, 정비∙유통∙산업 관계자들이 차량 데이터, AI, 사이버보안 및 애프터마켓 비즈니스 모델을 논의했다.

[자료: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체 촬영]

자동차 정비 분야에서도 AI와 차량 데이터 활용이 주요 관심사로 나타났다. 말레(Mahle)의 프란츠(Arnd Franz) CEO는 이번 전시회에서 진행된 독일 국제자동차제조사협회(VDIK) 포럼에서 배터리 상태 측정 등을 예로 들며 관련 업계의 공동 데이터 표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량 내 전자장치와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비 과정에서도 차량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고장 원인을 파악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확산과 차량 구조 변화로 달라지는 정비∙부품 시장

전기차 보급 확대와 차량 구조의 복잡화도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변화를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독일 자동차정비업협회(ZDK)는 2026년 독일의 배터리 전기차(BEV) 신규 등록대수가 약 81만 7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개인 고객의 전기차 신규 등록도 37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가 확대되면서 정비업계에서도 배터리 상태 진단과 고전압 시스템 점검 등 새로운 영역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차량의 전자화∙소프트웨어화로 자동차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정비업체와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자료: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체 촬영]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들도 기존의 개별 부품 공급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디지털 기술을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셰플러(Schaeffler)는 FAG, INA, LuK 등 기존 자동차 애프터마켓 브랜드를 2027년 2분기부터 하나의 ‘Schaeffler’ 브랜드로 통합하고, 애프터마켓 사업인 '차량 수명주기 솔루션(VLS, Vehicle Lifetime Solutions)'을 중심으로 제품과 서비스, 디지털 솔루션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관련 새 패키지 디자인은 이번 아우토메카니카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한편, 전시회 공식 프로그램에서는 미래형 자동차 정비소를 주제로 한 ‘미래 정비소(Zukunftswerkstatt) 4.0’ 공동관에 30개사가 참여해 실제 정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Zukunftswerkstatt 4.0 담당자는 2024년 전시회와 비교해 올해는 참가기업과 업계 관계자 간 전문적인 논의가 한층 깊어졌으며, 실제 정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존 자동차 부품과 정비∙서비스 분야가 여전히 큰 축을 이루는 가운데, 전동화와 디지털화에 대응한 제품과 솔루션이 함께 소개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들어본 독일 자동차 시장과 미래 모빌리티 변화

전시회 전체 흐름과 함께 독일 자동차 산업 관계자들의 시각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봤다. 9월 11일 KOTRA는 전날 ‘2026 GP(Global Partnering) 유럽 미래차 상담회’에 참가한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독일 국제자동차제조사협회(VDIK)의 라베(Imelda Labbé) 회장이 진행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앞서 행사 첫날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2026 GP 유럽 미래차 상담회’는 KOTRA가 마련한 미래차 협력 포럼 및 현지 앵커기업 수요 맞춤형 상담회로, 국내 40여 개사와 해외 OEM 및 부품기업 25개사가 참여했다.

[자료: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체 촬영]

독일 국제자동차제조사협회는 독일에서 활동하는 해외 완성차 브랜드를 회원사로 두고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단체다. 최근에는 아우토메카니카와 협력해 완성차 제조사의 공식 서비스망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애프터세일즈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동화와 디지털화로 차량 정비와 서비스 환경이 변화하면서 배터리∙고전압 시스템, 차량 데이터, 디지털 서비스 등 새로운 애프터세일즈 영역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국제자동차제조사협회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브랜드 애프터세일즈를 주제로 세 차례의 포럼을 개최했다.

KOTRA와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약 30분간 진행된 세미나 발표와 질의응답에서는 전동화에 따른 자동차 시장 변화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독일 시장 내 입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라베 회장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독일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독일 국제자동차제조사협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유럽 시장 진출 확대에 대해서는 중국 업체 역시 협회의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만큼 특정 국가나 기업의 관점보다는 회원사 전반의 입장에서 시장 변화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EU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와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향후 정책 방향을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협회 역시 관련 정책 동향과 업계에 미칠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 모빌리티 파크(Future Mobility Park)’ 특별 전시공간에서는 독일 여러 공과대학의 기술개발팀이 제작한 다양한 미래형 차량이 소개됐다. 이 가운데 독일 A대학 기술개발팀이 선보인 고효율 전기차는 2023년 한 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2,573.79km를 주행해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바 있다. 2025년에는 자체 개발한 태양광 차량으로 호주에서 열린 ‘브리지스톤 월드 솔라 챌린지(Bridgestone World Solar Challenge)’에 참가해 3,021km를 주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개발팀 관계자는 차량의 무게와 공기저항을 줄이는 등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기술개발의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105개 한국 기업 참가, 자동차 부품 경쟁력과 사업 다변화에 주목

이번 전시회에는 KOTRA를 포함해 총 105개의 한국 기업 및 기관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KOTRA 한국관에는 41개사가 참가했으며, 충청남도관과 경상북도관에도 각각 8개사가 참여해 자동차 부품과 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관 외에도 일부 국내 기업들은 별도의 독립 부스를 운영하며 전시회에 참가했다. 한국 기업들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자동차 부품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주력 제품을 소개하는 한편, 전동화와 디지털화 등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제품과 사업 분야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료: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체 촬영]

KOTRA 한국관에서 만난 B사는 자동차 공조시스템(HVAC) 부품을 중심으로 샤시, 엔진 및 전장 부품 등을 글로벌 애프터마켓에 공급하는 기업이다. 주요 취급 품목으로는 차량용 에어컨 컴프레서와 열교환기, 라디에이터, 송풍장치 등 자동차 냉난방 및 냉각시스템 관련 부품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공조시스템 분야에서 축적한 해외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취급 품목을 다양한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관에서 만난 C사는 카메라와 영상분석 기술을 활용한 자동검사 및 공장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산업에 검사∙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부품의 치수∙외관 검사와 센서 성능검사, 전기차 부품 자동 적재, 로봇을 활용한 정밀검사 등 관련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자동차 부품의 외관 검사에 활용할 수 있는 AI 딥러닝 기반 비전검사 기술을 소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기술이 국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경쟁 환경 속에서 유럽 시장에 진출해 사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전환기 맞은 자동차 애프터마켓, 기존 경쟁력과 미래 시장 대응의 균형 필요


이번 아우토메카니카 전시회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용 부품과 정비∙진단 제품이 여전히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가운데, 전기차 확산에 따른 새로운 정비 수요와 AI∙소프트웨어, 차량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과 서비스도 함께 소개됐다. 특히 배터리∙고전압 시스템 관련 정비와 차량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 등 전동화∙디지털화에 대응한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자동차 부품과 정비 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독일 경제 일간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에 따르면, EU는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 일본, 영국 등 주요 파트너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공급망 재편은 국내 기업의 현지 협력 기회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가격과 품질은 물론 기술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간 축적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전동화∙디지털화에 따라 달라지는 현지 수요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를 자사의 제품과 연결해 나가는 것이 향후 유럽 시장 확대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Automechanika Frankfurt 공식 홈페이지, 독일 국제자동차제조사협회(VDIK), 독일 자동차정비업협회(ZDK), Handelsblatt, 전시회 참가 기업 홈페이지, 관계자 인터뷰 및 KOTRA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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