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화장품 시장의 경쟁 축이 매장 매대에서 물류와 판매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 러시아계 전문 체인이 물류센터를 잇달아 넓히는 가운데 마켓플레이스는 판매자 수수료를 낮추고 물류 투자를 늘렸으며, 약국 체인은 현지 소매업 전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점포를 늘리고 있다.
러시아계 전문 체인, 매장 경쟁에서 물류 경쟁으로
러시아계 향수·화장품 전문 체인 골든애플(Золотое яблоко)은 2026년 6월 알마티주 내 물류센터를 9500㎡ 규모로 확장했다. 2022년 진출 당시 2500㎡였던 이 시설은 2024년 5000㎡로 한 차례 확장된 데 이어 2년 만에 다시 두 배 가까이 넓어졌다. 처리 능력은 45% 늘어 하루 최대 1만5000건의 주문을 소화하며, 공급업체 입고 처리 시간은 36시간에서 48시간이다. 아스타나·쉼켄트 매장으로의 상품 보충은 24시간으로 단축되었다. 아스타나 제2 물류센터도 9월에 가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도되었다.
투자 배경에는 가파른 실적 성장이 있다. 포브스 카자흐스탄에 따르면 골든애플의 카자흐스탄 매출은 2022년 217만 달러에서 2023년 770만 달러, 2024년 2830만 달러, 2025년 5370만 달러로 늘었다. 현지 전자상거래 사업자 순위도 2024년 41위에서 2026년 16위로 올라섰다.
현지 체인의 정체와 입점 창구의 변화
반면 2006년 알마티에서 출발한 현지 토종 뷰티 체인 몬아미(Mon Amie)는 29개 점포에서 6만여 개 품목을 운영하고 있지만 2025년 매출은 62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물류와 브랜드 구성을 앞세운 대형 체인과 현지 체인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기업의 입점 경로에도 영향을 준다. 그동안은 알마티 소재 중소 수입·유통상을 거쳐 개별 매장에 들어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대형 전문 체인은 본사가 구매를 일괄 결정하는 만큼 한 번에 다루는 물량이 크고, 초도 물량과 납품 기일은 물론 매대, 판촉 비용 분담까지 함께 확인한다. 이에 따라 단일 품목보다 제품군 단위의 제안이, 단발성 거래보다 연간 공급 계획이 상담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
채널 |
최근 동향 |
진입 시 확인 사항 |
|
대형 전문 체인 |
골든애플 알마티 물류센터 9500㎡로 확장(2026.6.) |
제품군 구성, 연간 공급 물량·납기, 마케팅 비용 분담 |
|
마켓플레이스 |
오존 수수료 7~15%로 인하, |
현지 계약 주체, 품목별 수수료, 가격 경쟁 강도 |
|
약국 체인 |
약국 9659개(+1126개), 체인 매출 비중 76.3%(2025) |
국가등록증(СГР) 대상 여부 |
[자료: KOTRA 알마티 무역관 종합]
화장품, 마켓플레이스보다 자사 인터넷몰에서 강세
카자흐스탄 국가통계국(BNS)의 전자상거래 통계는 채널 선택에 참고가 된다. 2024년 기준 마켓플레이스 판매 상위 3개 품목에 화장품은 들지 못한 반면, 브랜드나 유통사가 직접 운영하는 자사 인터넷몰에서는 화장품·향수가 22.4%로 1위 품목이었다.
|
구분 |
마켓플레이스 |
자사 인터넷몰 |
|
1위 |
휴대폰·가젯(27.4%) |
화장품·향수(22.4%) |
|
2위 |
가전(13.3%) |
가전(13.4%) |
|
3위 |
의류·신발·스포츠용품(10.3%) |
의약품(11.8%) |
|
평균 결제액(상품) |
KZT 17,572 |
KZT 39,179 |
[자료 : 카자흐스탄 국가통계국(BNS), Inform.kz]
평균 결제액 차이도 뚜렷하다. 상품 기준 1회 평균 결제액은 자사 인터넷몰이 3만9179텡게(약 83달러)로 마켓플레이스 1만7572텡게(약 37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가격 비교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마켓플레이스보다 성분과 사용법을 함께 전달할 수 있는 전문몰에서 화장품 구매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구매 경로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이 크다. 골든애플이 2025년 6월 발표한 현지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29세 미만이 전체 구매의 63%를 차지했고, 응답자의 80%가 블로거 추천을 보고 제품을 구매했으며, 47%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이용했다. 인스타그램·틱톡 콘텐츠로 관심을 끌고 전문몰과 매장에서 구매가 이뤄지는 흐름이다. 카자흐스탄 국가통계국(BNS)에 따르면 2025년 카자흐스탄 상품 전자상거래 규모는 3조8000억 텡게(약 73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4% 늘어 소매판매액의 14.3%를 차지했다.
마켓플레이스, 판매자 조건 잇달아 개선
다만 마켓플레이스의 판매자 조건은 최근 1~2년 사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오존(Ozon)은 2025년 판매자가 카자흐스탄 현지법인과 직접 계약 시 판매 수수료를 기존 20~35%에서 7~15%로 낮춰주기로 했다. 판매자가 자체 창고를 쓰는 방식에 먼저 적용되었고, 같은 해 오존 창고를 쓰는 방식으로 확대되면서 요율은 5~13%로 정해졌다. 이러한 정책 개선에 힘입어 2025년 화장품과 생활용품, 인테리어·수리용품 판매가 60% 늘었다고 밝혔다.
현지 소매업 확장 속도 1위, 약국 체인
오프라인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채널은 약국이다. 2025년 카자흐스탄 소매 의약품 시장은 6677억 텡게(약 1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7% 성장했고, 전국 약국 수는 9659개로 1년 새 1126개 늘었다. 체인 약국 4522개가 소매 매출의 76.3%를 차지한다.
약국은 더모코스메틱과 자외선 차단제, 각질 제거제 등 기능성 제품이 소비자 신뢰를 얻는 통로다. 다만 이들 품목 상당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규정상 적합성 선언이 아닌 국가등록증(Свидетельство о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й регистрации, SGR) 취득 대상이어서, 채널 진입 전 인증 요건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입 통계로 본 시장 구조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및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대카자흐스탄 화장품 수출은 1억2211만 달러로 전년 대비 25.0% 늘며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섰고, 카자흐스탄은 한국 화장품 수출 대상국 중 19위를 기록했다.
(단위: US$ 백만, %)
|
순위 |
국가 |
HS 33 수입액 |
비중 |
HS 3304 수입액 |
|
- |
총계 |
839.3 |
100.0 |
- |
|
1 |
러시아 |
214.2 |
25.5 |
82.3 |
|
2 |
프랑스 |
139.8 |
16.7 |
47.1 |
|
3 |
폴란드 |
41.4 |
4.9 |
17.9 |
|
4 |
중국 |
38.3 |
4.6 |
22.0 |
|
5 |
한국 |
25.8 |
3.1 |
17.9 |
[자료: UN Comtrade]
같은 해 카자흐스탄이 집계한 한국산 수입액 2581만 달러는 한국이 집계한 수출액 9781만 달러와 차이가 크다. 제 3국을 거친 재수출, 소액 특송·병행수입 물량의 집계 여부 등 양국 통계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현지 정식 유통망을 통한 직거래 물량이 아직 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사점
카자흐스탄 뷰티 시장은 여전히 성장 국면에 있지만 경쟁의 축은 제품 인지도에서 채널 운영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채널마다 요구 조건이 다른 만큼 목표 채널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갖추는 접근을 검토할 수 있다. 대형 전문 체인은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지만 제품군 구성과 연간 공급 능력을 요구하므로, 상담 전 물량과 납기 계획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골든애플의 구매 담당자 인터뷰에 따르면 "입점 신청 주체는 카자흐스탄에 등록된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여야 하며, 등록 상표 또는 브랜드 사용권 증빙이 필요하다. 제품은 EAEU 기술규정(TR CU 009/2011)에 따른 적합성 선언 또는 국가등록증을 갖추고 카자흐어·러시아어 표시를 마쳐야 하며, 초도 물량은 골든애플 물류센터로 납품하되 최소 수량은 품목별로 개별 협의한다. 판촉 조건과 수수료도 신청 후 담당 매니저와 협의하며, 오프라인 매장 입점은 온라인 판매 실적과 수요를 평가한 뒤 검토된다고" 전달했다. 결국 한국 제조사가 직접 신청할 수는 없고 현지 수입·유통 파트너를 통해야 하며, 인증·라벨링을 마친 품목 목록과 대표 제품, 타 시장 판매 실적, 현지 마케팅 계획을 갖춘 제안이 상담의 출발점이 된다.
마켓플레이스는 수수료 인하와 물류 투자로 진입 부담이 낮아진 만큼 소량 테스트 판매와 소비자 반응 확인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약국 체인은 기능성 제품의 신뢰 확보 통로로 검토할 수 있으나 인증 요건의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규제 일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 이사회 결정 제74호에 따라 향수·화장품 안전에 관한 기술규정(TR CU 009/2011) 개정안이 2026년 10월 28일 발효된다. 금지 물질 14종이 추가되고 산화형 염모제에는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과 16세 미만 사용 금지 경고 문구가 요구된다. 수출 예정 품목의 성분과 표시 사항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6년 1월부터 카자흐스탄 부가가치세율이 12%에서 16%로 오른 점도 현지 판매가격 책정 시 고려 요소다.
K-뷰티 엑스포 코리아 수출상담회에 참가하는 우리 기업이라면 제품 소개와 함께 목표 채널, 공급 가능 물량, 인증 준비 현황을 정리해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주: 텡게 환산은 연평균 환율 적용 — 2024년 USD 1 = KZT 469.6, 2025년 USD 1 = KZT 521.3, 2026년 상반기 USD 1 = KZT 486.3(카자흐스탄 국립은행)
자료: 카자흐스탄 국가통계국(BNS),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 UN Comtrade,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Forbes Kazakhstan, Bluescreen.kz, Kursiv.media, Pharmnews.kz, Tks.ru, KOTRA 알마티 무역관 자료 종합